아이들이 텃밭의 빈 공간에 열무 씨를 뿌려두었는데
어느새 쑥쑥 자랐네요.
오늘은 제법 자란 열무를 수확하기로 해요.
"이렇게 뽑아요?"
하는 방법을 알려주니 손을 꼭 잡고
쏙쏙 뽑아봅니다.
"어? 이건 잘 뽑혀요." "왜 그렇지?"
"음~ 약해서?" "어디가?"
"아하~ 뿌리가! 요!"
"선생님 상추처럼 잎이 연해요."
한 두개 수확하고 놀다가 와서 "더 할래요."하고는 또 뽑고, 놀다와서 또 뽑고 하더라고요.
"선생님 이거 뭐 해 먹어요?"
"음~ 열무김치?" "열무 나물" "열무 전?" ㅎㅎㅎㅎ
오후에는 삼색 칼국수를 만들어 먹기로 해요.
절기로 처서 때에는 과일과 채소가 충분히 익고 밀과 보리도 먹을 수 있게 되요.
밀이 나오는 때라 예전에는 밀로 음식을 만들어먹었대요.
조리사 선생님께서 전날 부터 반죽을 만들어주셨어요.
그래서 아이들과 발로 밟아보면서 반죽을 했지요.
반죽을 보여주니 "어제 반죽한거 맞지요?" 합니다.
세가지 색의 밀가루 반죽을 보고는 "이건 뭐가 들어갔을까?"
"음~ 보라 색이니까~~ 가지?"
"노란 색은~ 안되겠다. 냄새를 맡아보자."
보라색은 비트, 노란색은 호박
자기가 하고 싶은 반죽 색을 골라 얇게 밀어 면을 만들어보기로 합니다.
선생님 저 얇게 했지요~
면을 뽑는 기계에 넣고 면이 나오는 모습을 살펴봅니다.
"나온다 나온다~~~"
옆에서 놀이하던 건영이도 신기한듯 살펴봐요.
"나도 얼른 하고 싶어요."
밀가루를 솔솔 뿌려서~
"밀가루는 왜 뿌려요?"
"면이 서로 붙으면 안되니까 뿌려주지."
"저도 뿌릴래요."
만들어먹기를 좋아하는 우리 해림이는 엄청 재밌어해요.
"선생님 이거 혀같지 않아요?"
"세게 밀어서 얇게 할꺼에요."
"엄청 얇죠."
"와~ 지렁이 같애."
직접 면을 밀고 뽑고 하니 이런 과정들이 엄청 신기하고 재밌어요.
면끼리 붙지말라고 정성스럽게 만져줍니다.
와~ 이렇게 골고루 삼색 칼국수 면이 준비가 되었어요.
비트 면이 달콤 할 것 같아.
호박 면은 고소할 것 같아.
칼국수가 끓여 나올때까지 기대하는 모습입니다.
면이 익어가는 동안 우리는 글놀이를 해요.
오늘은 어떤 소리일까?
이야기를 듣고 손가락으로 획순에 따라 써보기도 하고
'ㅠ' 가 들어간 친구이름, 단어들을 생각해보고 이야기 해요.
몸으로 만드는 홀소리 'ㅠ'
놀잇감으로 만들어보고
하민이는 2층 침대 입구의 모양에서 발견했네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커다란 'ㅠ'
친구 이름 속에서도 찾아보고
책속에서도 찾고
'ㅠ' 를 생각하며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이야기도 꾸며요.
'우유를 'ㅠ' 자 책상에서 유유유~ 울면서 먹었어요.'
ㅎㅎㅎㅎ 간단하지만 재밌지요.
어느새 칼국수가 다 익었네요.
애호박, 당근이 들어가서 더 알록달록 해졌대요.
"맛있어요~"
"너는 어떤 맛이 더 맛있어?"
"나는 비트 면이 맛있어."
"나는 호박. 내가 만들었거든."
"나는 다 맛있어. 또 먹을래요. 더 주세요."
정말 맛있어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답니다.
맛나게 끓여주신 조리사 선생님께도 감사합니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