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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장편소설
윤고은 지음 | 민음사 | 2013년 10월 11일 출간
영국 추리작가협회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 수상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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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한국소설 > 한국소설일반
이 책의 주제어
#한국소설 #재난 #폐허 #여행
재난과 재건의 한복판에서 벌이는 괴이한 모험!
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 문학성과 다양성, 참신성을 기치로 한국문학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작품을 엄선한 「오늘의 젊은 작가」의 세 번째 작품이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서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저자의 두 번째 장편소설로 EBS 《라디오 연재소설》을 통해 방송된 작품이다. 독특한 상상과 놀라운 현실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재난으로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수석 프로그래머 고요나가 사막의 싱크홀 ‘무이’로 떠나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무이’를 떠나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일행에서 낙오된 요나는 일행들과 묵었던 리조트 ‘벨에포크’로 돌아가 그곳의 매니저의 부탁을 받고 퇴출 위기에 놓인 무이를 되살리기 위한 인공 재난 시나리오에 동참하게 되는데…….
저자소개
저자 : 윤고은작가
저자 윤고은은 1980년 서울에서 태어나 2004년 대산대학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소설집 『1인용 식탁』과 장편소설 『무중력증후군』이 있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했다.
목차
1 정글 7
2 사막의 싱크홀 37
3 끊어진 열차 75
4 3주 후 99
5 마네킹의 섬 131
6 표류 167
7 일요일의 무이 201
0 맹그로브 숲 221
작가의 말 233
작품 해설_ 강유정(문학평론가)
정오의 그림자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235
책 속으로
북상하는 것.
고기압, 벚꽃, 누군가의 부음.
남하하는 것.
황사, 파업, 쓰레기.
지난 한 주간 가장 빠른 속도로 움직인 것은 부음 소식이었다.
발인이 지나면 효력을 잃어버릴, 유통기한이 짧기에 신속한 것.
소식이 시작된 곳은 경남 진해였다. 하필 벚꽃의 발원지와도 같은 곳. 어느 오후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꽃 마중을 갔던 사람도, 걷던 사람도, 일광욕을 하던 건물도, 해변의 가로등도, 모두 점. 점. 점. 난파당했다. -9~10쪽
그때 김이 엘리베이터에 함께 올라탔다. 그리고 문이 닫히자마자 요나에게 말했다.
“존슨이 자네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군.”
“누구요?”
“존슨 말일세, 내 존슨.”
김의 손가락이 가리킨 건 자신의 사타구니였다. 그곳은 21층에서 3층을 향해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안이었고, 김과 요나 두 사람만 있었다. 김의 손은 요나가 놀랄 틈도 주지 않고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요나의 엉덩이였다. 실수가 아니라 고의였고, 고의인 것을 들켜도 상관없다는 투의 몸짓이었다.
“자네 아직 젊지 않나? 근데 왜 이렇게 말을 못 알아들어?”
요나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몸을 돌려 김의 손길을 피했다. 이번에는 김이 요나의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요나의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김의 다른 모습을 봐서가 아니었다.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해서가 아니었다. 요나가 아는 바에 의하면, 김은 늘 퇴물들만 성추행 대상으로 삼았다. 옐로카드를 받았거나, 곧 받을 예정인 사람들. 어쩌면 김의 성추행자체가 옐로카드인지도 몰랐다. -18~19쪽
사막의 싱크홀은 5박 6일짜리 상품이었다. ‘무이’라는 곳이 목적지였는데, 그곳이 어디인지는 인터넷으로 조금 찾아봐야 했다. 무이는 크기가 제주도만 한 섬나라였다. 무이로 가려면 베트남 남부를 거쳐야 했다. 비행기를 타고 호찌민 공항으로, 버스를 타고 다시 해안 도시인 판티엣으로, 그리고 판티엣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달려야 다다를 수 있었다. 왜 이 상품이 인기가 없는지 알 것도 같았다. 가는 데 하루, 오는 데 하루를 들여서 볼 수 있는 풍경은 다른 재난 여행 상품들보다 미약해 보였다. 상품 이름처럼 사막에 싱크홀이 생긴 것은 사실이고, 홍보물에 쓰인 설명처럼 그것은 꽤 ‘두렵고 슬픈 풍경일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게 지금은 호수로 변해서 딱히 무서워 보이거나 독특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사람들은 이제 ‘싱크홀’이라고 하면 적어도 2010년 과테말라 시티에 생겨난 깊이 500미터의, 도심 한복판을 강타한 괴 구멍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과연 이 지역이 그런 기대감을 충족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
재난이 한 세계를 뚝 끊어서 단층처럼 만든다면, 카메라는 그런 단층을 실감하도록 돕는 도구였다. 카메라가 찰칵, 하는 순간 그 앞에 찍힌 것은 이미 인물이나 풍경이 아니다. 시간의 공백이다. 때로는 지금 살고 있는 시간보다 짧은 공백이 우리 삶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요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모든 여행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출발선을 넘은 게 아닐까, 하고. 여행은 이미 시작된 행보를 확인하는 일일 뿐. -33~35쪽
세상에는 하인리히 법칙을 믿는 사람들도 있다. 하나의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는 작고 작은 수백 가지 징조가 미리 보인다는 것. 그러나 그것은 재난의 발생에 주목한 것일 뿐, 재난을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런 규칙이 있을 리 없다. 재난은 그저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다. 어느 날 발밑이 갑자기 폭삭 무너지는 것처럼 우연이라기엔 억울하고 운명이라기엔 서글픈, 그런 일. 그런데 그런 일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는 사진을 찍었죠. 원본을 카메라로 찍는 건 너무 많은 사람들이 해서 별로 흥미가 없었고, 그래서 전 그 반대를 하기 시작했죠. 사진을 보고, 원본을 복원해 내는 거죠. 한때는 인터넷에서 의뢰가 많이 들어와서 일주일에 하루도 쉬지 못했어요. 디카를 들고 와서 그대로 이미지를 복원해 달라고 한다든지, 인테리어를 재현해 달라고 한다든지, 어떤 경우는 비슷한 사람들을 섭외해서 디카 속 졸업 사진 현장을 복원한 적도 있었어요. 그러다 이젠 재난 재해 쪽에서 일을 하죠. 싱크홀도 처음은 아니에요. 모든 재난 재해가 다 신의 영역은 아닙니다. 그 밑에는 인간의 지분도 있게 마련이죠.”
(……)
“불안하지 않나요?”
“예술가에게 불안은 신발 같은 거니까요. 어딜 가든 걸으려면 신발이 필요하죠.”
“나중에 싱크홀의 원인에 대해 파고드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요.”
“원인은 기초공사죠. 요나 씨, 난 아마추어가 아니에요. 싱크홀은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지반이 약해서 일어나기도 하고,
지진 등의 내부 충격 때문에도 일어나고
출판사 서평
“어느 오후의 거대한 쓰나미 아래서, 그곳의 모든 생활들이
갑자기 점. 점. 점. 으로 끊어졌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윤고은이 펼치는 전혀 새로운 상상력
‘재난 여행’ 상품 수석 프로그래머 ‘고요나’의
기상천외하고 스펙터클한 재난 사용법
윤고은이 마지막으로 남겨 두고 싶었던 유토피아와 결별하는 소설적 공간이며 지독한 현실의 중압감을 다른 방식으로 허구화한 첫 작품이자 자신의 어떠한 문학적 기록을 거절하는 첫걸음.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
■ 한겨레문학상·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윤고은
-전혀 새로운 상상력의 무한 열전
“상상력이라는 것이 근거 없는 공상이 아니라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삶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라고 하는 절박한 인식의 방법임을 분명히 보여”(문학평론가 김경수) 준 소설가 윤고은의 등장으로 인해 “한국 소설의 밀도는 더욱 깊어졌고, 상상력의 자기장은 더욱 넓어졌”(문학평론가 이명원)다. 문단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작가 윤고은의 『밤의 여행자들』이 ‘오늘의 젊은 작가’ 03으로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1인용 식탁』 이후 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은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상찬했다. “기발한 인공 현실의 창안과 신랄한 현실 비틀기에 있어서 타의 추종을 불허해 온 작가 윤고은의 아주 특별한 재난 여행기”(문학평론가 백지은)이며, 또한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 인기리에 방송된 작품이기도 한 『밤의 여행자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 어떤 소설이나 영화에서보다 더욱더 놀랍고 독특한 상상과 현실의 세계를 경험케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독자들이라면 단언컨대, 진한 감동과 전율의 소용돌이에서 한동안 헤어날 수 없을 것이다.
■ 기상천외하고 스펙터클하며 버라이어티한 윤고은의 아주 특별한 재난 사용법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고요나’. 직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그녀가 이번에 향한 곳은 사막의 싱크홀 ‘무이’다. 요나는 뜻하지 않게 여행지에서 고립되며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작가 윤고은은 어딘지 불미스럽게 재난과 여행을 한데 모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종말의 위기의식, 묵시록적 음울함 등으로 채색된 흔하디흔한 종말 서사들 틈에서 윤고은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은 확실히 자별한 데가 있다.
재난 여행을 떠남으로써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크게 ‘충격 → 동정과 연민 혹은 불편함 → 내 삶에 대한 감사 → 책임감과 교훈 혹은 이 상황에서도 나는 살아남았다는 우월감’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어느 단계까지 마음이 움직이느냐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결국 이 모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재난에 대한 두려움과 동시에 나는 지금 살아 있다는 확신이었다. 그러니까 재난 가까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안전했다, 는 이기적인 위안 말이다. -61쪽
윤고은은 재난 그 자체가 아니라 재난의 이미지가 상품이 되는 세상을 통해 묵시록적인 세계를 그려 낸다. 중요한 것은 윤고은이 그려 낸 이 공간이 단순히 재난을 추앙하는 종말의 묵시록이 아니라, 그마저도 이미지로 소유하고 상품으로 소비하는 후기 자본주의사회의 섭리를 형상화했다는 사실이다. 재난 여행이란 허구는 이곳의 현실보다 더 개연적이며 때로 핍진하다. 여기의 일상이 정글의 각축장인지, 저기의 여행지가 정글의 미로인지도 모른 채 무작정 길을 떠난 주인공 요나와 함께 독자들은 ‘예기치 않은 하루’들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상품 사회의 풍속도에 민첩한 이야기인가 싶으면, 어느덧 설렘과 낯섦, 흥겨움이 생생하게 풍기는 여행기 안에 들어와 있다. 한 치 앞을 추측하기 어려운 사건, 사고 들이 드라마틱하게 밀어닥쳤다가는, 어느새 땅이 휘말려 들어가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이 추락하고 경보음이 시끄럽게 울어 대는 재난의 한복판이다. 이 버라이어티한 소설을 횡단하는 동안 우리가 익히게 되는 것은 재난 대처법이 아니라 재난 사용법이다. 그녀와 함께 길을 나서자 곧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질문들을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재난이란 우리가 바라볼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은 자연의 재해인가, 인간의 파국인가. 재해의 ‘불운’과 그 불운이 비껴간 ‘행운’을 공존시키는 이 사태는 불가피하므로 공정한 것인가, 불가피하지만 불공정한 것인가. 그 무차별성은 신의 섭리인가, 예기치 못한 운명인가. 혹은 그 차별성은 인간의 기획인가, 예기한 필연인가. 재난이라는 시나리오 안에서 누가 주인공이고 누가 엑스트라인가. 누가 불행하고 누가 불행하지 않은가. 재난 안에서 ‘나’의 재난과 ‘남’의 재난은 구별될 수 있는가. 과연 재난이란 무엇이고 재난 아닌 것은 무엇인가. 정글은 어디이고, 또 정글 아닌 곳은 어디인가. 재난과 재건의 한복판에서 이토록 괴이쩍은 모험에 동승한 우리 모두에게 부디, 희망 있으라.
추천의 말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밤의 여행자들』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야기지만, 어디에도 있지 않은 이야기다. 책을 덮고 눈을 감으니 ‘무이’의 파도 소리가 들리고,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반짝이는 하늘의 별들이 그려진다. 소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섬 무이를 배경으로 한다. 실재하진 않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은 미지의 섬. 무이의 풍경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질수록 그곳에서 벌어지는 음모의 윤곽도 뚜렷해진다. 그리고 알 수 없는 존재들에게 위협을 받기 시작하면서 ‘요나’의 여행은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는다. 사람들이 조장한 무시무시한 사건을 외면한 채 나의 안위만 생각하던 등장인물들은 결국 인간이 꾸며 낸 일보다 훨씬 더 거대한 힘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그들의 모습이 마치 나 혹은 우리와 같아서 소름이 돋는다. 장을 넘길 때마다 퍼즐이 맞춰지듯 명확해지는 소설. 작가의 치밀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혜나(영화배우)
■ 작품 해설 중에서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이 마지막으로 남겨 두고 싶었던 유토피아와 결별하는 소설적 공간이며 지독한 현실의 중압감을 다른 방식으로 허구화한 첫 작품이자 자신의 어떠한 문학적 기록을 거절하는 첫걸음이다.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 ―강유정(문학평론가)
■ 줄거리
재난과 여행의 결합 상품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 고요나. 잘나가던 그녀에게 어느 날 위기가 닥쳐온다. 상사인 ‘김조광’ 팀장이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녀를 노골적으로 성추행한 것. 그러나 성추행 자체보다 더 문제적인 것이 있다. ‘김’이란 인간은 여태껏 자리가 위태로운 사람들만 골라 성추행을 일삼아 왔기에 그것은 일종의 옐로카드와 마찬가지인 셈이다. 퇴출 위협을 느끼는 요나. 그렇다고 계속되는 김의 성추행을 참아 주고 있을 수만도 없다. 모 아니면 도다. 요나는 결국 사표를 제출한다. 뜻밖에도 김은 사표를 수리하는 대신, 요나에게 한 달간의 휴가를 제안한다. 다섯 개의 퇴출 후보 여행지 중에서 하나를 골라 소비자 입장에서 여행을 다녀온 후 보고서를 제출하면 출장으로 처리해 주겠다는 것이다.
요나는 사막의 싱크홀 ‘무이’로 떠난다. 5박 6일 일정으로 다른 관광객들과 함께 무이를 여행하면서 그녀는 그곳이 왜 퇴출 후보지인지 절감한다. 그런데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요나는 일행에서 낙오되고 만다. 열차의 앞뒤가 분리되어 각기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순간에 2번 객차의 화장실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원래 자리인 7번 객차로 돌아가기 위해 5번 객차의 끝 문을 열었을 때, 요나 앞에 펼쳐진 것은 긴 꼬리처럼 따라붙고 있는 빈 철로뿐이었다. 짐도 일행도 저편으로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요나는 우여곡절 끝에 그들이 묵었던 리조트 ‘벨에포크’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요나는 뜻하지 않게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요나가 정글의 직원임을 알게 된 벨에포크의 매니저는 퇴출 위기에 놓인 무이를 되살리기 위한 인공 재난 시나리오에 그녀가 동참해 줄 것을 제안한다. 디데이는 8월의 첫 번째 일요일. 계획은 차근차근 준비되고, 이제 남은 것은 실행뿐인데…….
wl**lQh 2021-06-18 09:52:33
밤의 여행자들 젊은작가 유고은의 장편소설 여행사의 고요나 과장은 상사로부터의 성추행을 당하지만 이를 묵과하고 김팀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무이로의 출장아닌 여행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재난 여행'을 상품화할 수 밖에 없는 미지의 섬 무이 거대한 쓰나미처럼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끔찍하고 처참한 결과를 가져오는 반전을 선사한다. 중간까지는 술술 익혀갔던 것 같은데 후반부 들어 럭을 알고 위협적인 폴 앞에 무이의 재난 시나리오에 원치않는 악어75로 고용되며 요나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재난여행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현실속에서도 존재하지 않나 싶은데 싱크홀처럼 빨려들어가는것이 밤의 여행자들을 읽은 느낌이랄까 싶다. 4월 독서모임에서 거론된 책이어서 구매 후 접하고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것 같다. 시나리오 속 한국인 여성 고요나의 죽음 또한 자신이 재난여행에 상품화가 된 것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
북로그 리뷰 (10)
밤의 여행자들 ia**2 | 2017-05-13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밤의 여행자들
윤고은 지음
민음사
요즈음 내가 집중적으로 찾아서 읽고 있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시리즈 3권이다. 한겨레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수상 작가 윤고은의 장편소설. 2010년에 출간된 첫 소설집 『1인용 식탁』 이후 3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장편소설이다. 문학평론가 강유정은 "단언컨대 『밤의 여행자들』은 윤고은의 소설적 세계의 전회이자 또 다른 도약임에 틀림없다. 아마도 우리는 이 책, 『밤의 여행자들』 이후 달라진 윤고은을 만나게 될 것이다."라고 상찬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5반 12번인 작은 딸의 생일인 5월 12일에 이 책을 겨우겨우 다 읽었다. 대통령 선거일에 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활동하고 있어서 물심양면으로 신경을 많이 써야했고, 데카엄마들 모임과 운영위원회 모임에, 고양시모니터단 위촉식과 고등학교 반모임까지 연일 쉬지않고 일정이 빡빡하게 채워져 있어서 책 읽을 시간을 내기가 참으로 어려웠다. 모두 핑계가 될 뿐이지만 말이다. 뭐, 기본으로 반번호를 잘 기억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특별히 절대로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을 듯 싶다. 두 딸이 다 중고등학생이던 시절에도 번호를 외우고 있지 않으면 아이가 서운해하고 자꾸 물어보면 성가셔하기 때문에 꼭 기억하고 있어야만 했기 때문이다. 재난으로 인해 폐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 여행' 상품만을 판매하는 여행사 '정글'의 10년차 수석 프로그래머인 주인공 '고요나'가 등장한다. 직장에서 밀려날 위기에 처한 그녀가 이번에 향한 곳은 사막의 싱크홀 '무이'다. 요나는 뜻하지 않게 여행지에서 고립되며 엄청난 프로젝트에 휘말리게 된다. 베트남 쪽에 사막이 있다는 사실도 생소하고, 재난 여행 상품도 너무 새로워서 쉽게 융화되지 못하고 이 책을 잡고 대통령 선거일인 화요일에서부터 시작해서 금요일까지 4일 동안을 씨름해왔다.
'교살자무화과나무' 라는 것이 정말 실제로도 존재하는 것일까? 앙코르 유적지에서도 본 적이 있다는, 건물도 잡아먹는 나무를 말한다고 하는데, 섬뜩하고 무서워진다. 결국 새드엔딩으로 끝나고 마는 고요나와 무이인인 럭의 러브스토리도 잔잔하고 서글프게 그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낯설고 무미건조하게 느껴지던 다음의 목차도
1 정글 2 사막의 싱크홀 3 끊어진 열차 4 3주 후 5 마네킹의 섬 6 표류 7 일요일의 무이 0 맹그로브 숲
5장까지 읽고나서 다시 한 번 들춰보니 그 의미가 새롭게 이해되고 진전이 더 수월해졌다. 책을 읽다말고 책 속으로 뛰어들어가 김조광 팀장을 찾아가 멱살잡이라고 하면서 한 때 되게 때려주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다. 이 책의 작가 윤고은은 어딘지 불미스럽게 재난과 여행을 한데 모아 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종말의 위기의식, 묵시록적 음울함 등으로 채색된 흔하디흔한 종말 서사들 틈에서 윤고은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은 확실히 남다르고 특별한 데가 있다. 윤고은은 재난 그 자체가 아니라 재난의 이미지가 상품이 되는 세상을 통해 묵시록적인 세계를 그려 낸다.
137족 4행에 '등에도 표정이 있다고 요나는 생각했다.' 라는 글귀가 인상적이어서 책 한 귀퉁이를 접어두었다. 살면서 보면 뒷모습에 그 사람에 감정이 실려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고, 손가락에 그 사람의 의지가 보일 때도 있었는데, 등에도 표정이 있다는 말이 새삼스레 화~악 와 닿았다. 다음에는 『천국보다 낯선』 을 찾아서 읽어야 할 차례이다~
인간의 거대한 욕망과 얼굴 없는 자본 wa**er01 | 2013-11-29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처음 읽는 작가다. 그녀의 다른 책이 한 권 정도는 집에 있는 것 같다. 언제나 시간이 지난 책에는 손길이 가지 않는다. 이 책에 관심이 간 것은 재난 여행을 설계하는 주인공의 직업 때문이다. 이미 다른 소설 등에서 재난지나 폐허를 여행 상품화한 것을 읽은 적이 있기에 마냥 낯설지만은 않다. 일본 소설에 가끔 폐허 마니아들이 등장하여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는 것을 읽은 적이 있다. 하지만 재난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여행사와 직원이 주인공인 경우는 처음이다. 소개글에 나온 몇 가지 정보가 아주 흥미로웠다. 주인공 이름은 고요나다. 요나란 이름을 보면서 성경에 나오는 요나가 떠올랐다. 이 둘이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녀의 직업은 여행설계사다. 여행 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이다. 그 중에서 특히 재난당한 곳. 현실에서 이런 상품을 판다면 아마 사람들의 비난을 엄청 받을 것이다. 물론 뒤로는 이곳을 가보고 싶어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지만. 어느 날 그녀의 업무가 바뀌고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다. 불쾌감보다 불안감이 먼저 온다. 그에게 성추행 당한 사람들이 짤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불확실은 그 무엇보다 그녀를 뒤흔들어 놓는다. 이 여행사 이름은 정글이다. 그냥 지은 이름일까? 이름처럼 이 여행사는 강자존의 세계다. 성추행을 규탄한 사람들이 오히려 처분 받는다. 기업 문화는 사내 연애를 장려한다. 화목한 외양 속에는 누군가의 피와 땀이 깔려 있다. 적자생존이라고 했던가. 회사가 바라는 인재로 자라지 못한 사람은 언제 짤릴지 모른다. 이것은 대부분 회사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정글은 더 심해 보인다. 그리고 여행 상품의 경우 금방 그 실적이 드러난다. 잘 팔리지 않는 상품은 사라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상품이 사라진다는 것은 그 여행지 사람들에게는 재앙과 다름없다. 이 소설의 배경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사표를 던진 그녀에게 성추행 상사가 제안 하나 한다. 한 달 동안 회사 여행지 중 한 곳을 선택해 둘러본 후 보고서 한 장을 제출하면 출장으로 처리하겠다는 달콤한 제안이다. 이 제안을 받아들여 선택한 곳이 무이다. 사막에 싱크홀이 생긴 것 때문에 재난 여행지로 발탁된 곳이다. 하지만 이곳은 이제 그 수명이 다되었다. 볼거리가 거의 없다. 그녀와 함께 간 여행자들을 제외하면 큰 리조트는 다른 손님은 아무도 없다. 몰락한 여행지의 풍경이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녀가 적어낼 조사서의 내용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마찬가지다. 보통의 재난 여행에서 일상으로 돌아와야 하는 순간이 있다. 그런데 요나는 이 순간을 놓친다. 바로 기차 속 화장실 때문이다. 분리된 열차는 그녀를 두고 떠났다. 돈도 여권도 없다.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 홀로 남겨졌다. 이 순간 그녀에게 조그만 도움의 손길이 온다. 리조트 매니저다. 요나의 정체를 처음에 몰랐는데 정글의 직원이란 사실을 알고 난 후 완전히 바뀐다. 적극적으로 이 여행 상품을 팔아달라고 요청한다. 요나 기준으로 볼 때 상품의 가치가 없는 곳이다. 이때 놀랍고 무시무시한 계획을 듣게 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재난이 없다면 만들겠다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카프카가 떠올랐다. 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몇 장면 때문이다. 폴은 그 실체를 파악하려고 할수록 멀어진다.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의 가장 첨예한 모습이다. 공정 무역을 내세우고 그 지역의 경제를 앞세우지만 실제 모든 이익의 주체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자본이다. 무이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자본 앞에 하나의 부품이 되어 소모되어진다. 결국에는 요나도. 인간의 욕심이 만들어낸 거대한 설정과 계획도 결국 자연의 힘 앞에 너무나도 무력해지는 반전은 놀랍다. 이 반전으로 처음의 욕망은 사라진다. 하지만 그 뒤에 다시 고개를 들고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역시 자본이고 인간들의 욕망이다.
[서평] 밤의 여행자들 ci**bard | 2013-11-16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신인작가인 줄 알았는데 이번이 두번째 장편소설이란다. 그리고 이미 2004년 제2회 대산대학문학상, 2008년 제13회 한겨레문학상, 2011년 제12회 이효석문학상을 수상할만큼 작가적 역량도 문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작가가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혀듯이 '밤의 여행자들'은 결국 당신 얘기라며 그 말을 하고 싶어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얘기라는거다. 밤의 여행자들의 설정은 한마디로 독특하다. 가까운 미래에 있을법한 이야기면서도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소설만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고요나는 33살로 재난전문여행사의 과장이다. 최근에는 고객만족센터에서 고객들로부터 컴플레인이 들어오는 일을 맡겨된 것이다. 한때는 회사에서도 잘나가는 유능한 수석프로그래머로 인정을 받았지만 퇴물취급을 받을 정도로 밀려나는 상황이 오게 된다. 자신을 지금의 위치까지 오게 도와준 김팀장으로부터 성추행까지 당하지만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김팀장을 몰아내자는 제의까지 받아 당황하는데 그 모임에서 빠져나온 그녀는 고민끝에 사직서를 제출하러 김팀장에게 찾아간다. 뜻밖에도 사직서를 수리하는 대신에 그간 공로도 있으니 1년간 머리 좀 식히고 오라고 한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떄부터 시작하는데 '정글'의 직원이면서 '정글'이 주관하는 여행을 떠나게 된 것이다. 마치 재난 현장을 온 듯 생생한 필체가 돋보이는 순간인데 싱크홀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다. 여섯명의 다른 여행객들과 베트남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다. 첫 여행지인 무이에서 머리 사냥터도 보고 싱크홀도 보곤 하는데 하루는 운남족 코스로 여행을 하던 중 카메라를 분실하는 일이 생긴다. 다시 찾았지만 이상한 기분이 들었는데 다시 사진을 보기 위해 카메라의 재생버튼을 눌렀을 떄도 지워버린다.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갔는데 중간 기착점에서 분리된다는 기차였다. 너무 화장실이 급했던 요나는 문이 열린 곳까지 가다가 다시 돌아왔을 떄는 이미 기차가 분리된 뒤였다. 겨우 가이드와 연결이 되었지만 자신의 캐리어는 모두 열차칸에 있어서 홀로 동떨어진 상황까지 오게 된다. 친절한 현지인의 도움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선착장까지 간 그녀는 처음 묶었던 호텔과 연결이 닿아서 하루의 숙박은 해결할 수 있었다. 산책하기 위해 나왔을 때 이전에 찾아왔을 때와 전혀 다른 마을 분위기를 느끼게 되고 할아버지가 폴의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목격하게 된다. 돌아서려던 순간 호텔 매니저가 마주치게 되고 호텔로 돌아와 함부로 나가지 말라고 경고했지 않냐며 내일 떠나라고 한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그녀가 '정글'의 직원이라는 것이 밝혀진 뒤였다. 퇴출여행 1순위였던 '무이'에 여행설계자로 뜻하지 않은 출장여행을 떠나게 된 것인데 '정글'로 부터 퇴출 위기까지 몰린 그녀의 상황과 아이러니하게 딱 들어맞는 부분이다. 꽤 탄탄한 문체와 치밀함이 돋보인다. 재난 여행지도 어느새 관광객들을 위한 역할까지 맡게 된 것인지. 산책 나오다가 마주쳤던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다. "제발 좀. 우리도 휴일은 필요하다고." 여행도 상업적인 상품이자 패키지가 되면서 관광지에서 사는 사람들은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된 것처럼 저마다 사람들을 맞이하기 위한 역할을 도맡으면서 수행해왔던 것이다. 재난이 진행되는 곳을 위주로 생명까지 위협할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비싼 돈을 지불하고 떠나는 여행. 모험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는 있겠지만 과감하게 떠날 수 있을까? 도시에서의 삶도 재난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을텐데 말이다. 민음사에서도 이렇게 좋은 작가를 발굴해내면서 책을 출간해주고 있다는 점은 상당히 긍정적인 일이다. 책을 덮고나면 휘발유처럼 사라지는 책이 있는 반면 장면 하나하나가 떠오르는 책이 있는데 '밤의 여행자들'이 바로 그런 책인 것 같다.
밤의 여행자들 le**2001 | 2013-11-12 | 추천: 0 | 5점 만점에 5점
꿈속에나 나올법한 한순간의 꿈...
어느 오후 쓰나마같은 바람, 파도 물결이 몰려와 한순간에 모든 물건 건물 이 세상모든 것이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되고 죽음의 공포가 되고 이 지구상이 쓰레기장이 되고 맙니다. 그리고 재난으로 인해 페허가 된 지역을 관광하는 재난여행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여행사가 생겨 요나는 뜻하지 않게 어떤 한 여행지에 떨어져나와 홀로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섬 무이를 배경으로 실재하지 않는 어딘가에 있을 건만 같은 미지의 어떤 섬을 통하여
그 곳에서 벌어지는 있을법한 어떤 일을 통하여 희노애락을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 지구상에서의 종말 과연 지구가 종말이 되었을때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집니다.
건물이 무너진 잔해 사람이 죽은 무덤 동물이 죽은 잔해etc.
우리는 살아가면서 한번쯤 지구의 종말 아니 내 자신의 종말에 대하여 한번쯤은 꿈을 꿉니다.
과연 내 자신이 없다면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살아갈까 물론 지금과도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은 살아가고 있겠지하면서
혼자 소설을 쓰면서 웃고는 합니다.
윤고은의 두번째 소설!
작가 윤고은은 어딘지 불미스럽게 재난과 여행을 모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종말의 위기의식과 종말을 상품을 통하여 사람들의 두려움과 공포를 스릴화하고 즐기게 하고 있습니다.
종교계에는 요즘을 말세지말이라고 합니다.
즉 말세중에 말세라고 하는데 소설속에 밤의 여행자의 배경 즉 어느날 여행을 하다가 이 지구상이 모두 헤체가 되어진 곳을 여행하였다고 하였을때 과연 어떤 기분이 들까하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통하여 한번쯤 꿈꾸어 보고 스트레스를 풀어 볼수 있는 허황되나 한번쯤 생각해볼수 있는 있을법한 생각일것이라 봅니다.
무엇이 진정한 재난이며, 퇴로와 안식에의 길은 어디인가
[밤의 여행자즐] mn**tn | 2013-11-12 | 추천: 0 | 5점 만점에 4점
타인의 재난- 그것이 과거 한 때의 상흔이어서, 다시는 반복될 우려가 없는 고정된 박제라고 해도 말이죠- 을 관광상품으로 만든다는 발상, .... 좀 잔인하기도 하고, 곳곳에서 혁신을 강조하는 작금의 비즈니스 세태에 비추어 한편으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면도 없진 않네요. 여태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를 주로 붓끝으로 빚어왔던 윤고은 작가의 작풍에 비추어, 이 신작은 다소 충격으로 다가왔다는 말을 하고 싶기도 하고요. 재난 여행이 컨셉이라고 해서,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설정이나 펼쳐질 것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첫 페이지부터 폭풍의 연발로 쏟아지는 리얼리즘 터치 탓에, 초점과 시야를 어디에 둬야 할지가 난처했을 정도였습니다."이게 뭐지? 이러다가 또 화성인 등장하는 시츄에이션일까?""벌써 '고요나'라는 이름부터가 도로시랜드 진입 예고 제스처란 말이지."그래도 이런 기대를 접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윤고은이라는 이름, 상표로부터 지레 떠올리는 작풍이란, 다 알고 있던 대로 특유의 풍만하고 풋풋하면서도 선명한 채도의 원더월드, 바로 그의 전개와 담백한 드라마의 버무림이었죠. 그런데 이거 첫 페이지부터가 영 심상치 않습니다. 30대 초반, 모르긴 해도 아직 미모가 시들진 않았을, 동시에 그만큼이나 세계와 자아에 대한 찌들지 않은 시선, 눈빛을 간직했을, "브레인레벨" 과장 고요나, 주인공은 그 등장의 댓바람부터 직장 내에서의 퇴출 위협 전조로 여겨진다는, 김 모 부장의 저열한 성추행 피해자로 우리 앞에 대뜸 디밀어집니다. 이건 그냥 읽어도 좀 충격입니다. 뭐 작품이 첨부터 김영하표나 달고 있었다면 모르지만, 윤고은은 문단에서의 지위나, 우리 일반 독자로부터의 평균적 대접으로나, "아직 애" 레벨 아니었습니까? 갑자기 왜 이러는 걸까요? 뭐 나중에 그녀다울 새콤한 반전을 예비하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전 소설을 다 읽은 후라 결론을 알고 있지만 일단 짐짓 모르쇠 모드로 나가겠습니다) , 그것도 뭐 나쁠 것 같지만은 않습니다. 아직 젊은 그녀라서이죠. 만약, 지극한 나이의 방송작가 임성한이 이런다면 어떨까요? 가정법이 아니라 지금 실제로 그러고 있으며, 대충 시청자들의 공감은 이뤄진 바라서 저 질문에 대한 대답은 구태여 하지 않겠습니다.암튼 윤고은은, 재롱을 부려도 괜찮은 나이입니다. 좀 안 하던 짓을, 진지열매를 따 먹고 우리 앞에서 퍼폼 좀 하기로서니, 우리가 이해 못 할 것도 없습니다. 좀 어색하고 안 어울리기는 하지만, 애가 어른짓좀 하기로서니 당혹할 것까진 없습니다. 어른이 체신 없이 애들 짓거릴 하면 그게 문제고 큰일이지만요. 본디 (어린) 여자의 변신은 무죄고, 작가의 변신은 더더군다나 결백합니다. 아닐까요?거참, 아무리 그러려니 해도, 대뜸 회사(그 이름도 정글이랩니다)에서의 살벌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깔질 않나, 질 나쁜 중년남성이기가 당연할 직장 상사의 성추행 모티브가 등장하질 않나(수위도 별반 낮다고 말 못합니다), 이거 아무래도 책을 잘못 골랐나 하는 주저함이 떠나질 않네요. 그녀가 풀어주는 이야기 보따리의 외관이 어떠하건, 이런 자락에서, 통상 가질 법한 엉큼한 상상의 부력을 받아 가며 계속 책장을 넘겨도 되는 걸까요? 조금 가책이 느껴집니다. 고요나는 정말 냉정한 플레이어입니다. 브레인으로 평가는 받아 왔으나, 나이도 들고 감각도 떨어져가는 게 말로는 표현 안 해도 본인이나 타인에게나 어느 정도 살을 쑤시는 현실로 다가오는 판인데, .... 미국의 오랜 격언 중에 그런 게 있죠. "직구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면 체인지업을 시도하라." 대체로, 정직한 실력의 발휘로 직장 내 입지를 다져 왔던 그녀였고, (더 젊은 나이에 벌써 퇴물 취급을 받기 시작하는) 하급 직원들로부터는 존중과 선망의 대상으로 아직도 꼽히는 그녀지만, 심상치않은 분위기는 도처에서 감지됩니다. 퇴물만 골라 괴롭힌다는 오랜 상사(유능한 부하)로부터 더 뚜렷한 신호를 받은 그녀는, 이제 승부수를 던집니다. 일단 고충처리부서에 분위기를 타진하였으나, 차분히 주판알을 팅궈 보니 섣불리 몸을 담글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 길이야말로, 사내의 퇴물로 자타공인의 낙인을 찍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는 채널임을, 그녀는 예민하게 캐치해냅니다.제가 리얼리즘의 징그러운 발현이라고 한 건, 성희롱을 사내 정치, 약육강식의 수단으로 삼는 타락한 중년 사내의 등장 따위를 두고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30대 초반의 미혼 여성이라면, 작중에서 어떤 옷을 입고 있더라도 작가 윤고은의 페르소나 반영 의혹을 벗기 힘듭니다. 이, 아직은 젊고 순수한 태를 털어내지 않은 고요나라는 주인공이, 이런 감당 못할 분위기의 옥죔 속에서, 저런 냉정한 계산 하에 행동 방침을 정할 수 있다는 그 세팅이 섬뜩했고, 이것이 역사와 자연의 정면 투입이라는 본격 장편 구성을 위한 대담한 시도보다 제게는 더 큰 이물감으로 다가왔어요.김과 고요나는 묘한 지점에서 타협점을 잡습니다. 김 역시 오랜 부하이자 만만찮은 비중의 프로그래머를 함부로, 내키는 대로 다뤘다간 그간의 곡예 진로가 앞을 점치기 힘든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음을 압니다. 고요나는 물론 회사에서의 최소한 현상 유지를 도모하기 위해, 김과의 절연이 엄청난 모험임을 이미 진단한 상태고요. 일종의 냉각기 마련, 혹은 포상을 가장한 전선 재포진을 위해, 김과 고요나는 부하의 해외 여행( 바로 그녀의 솜씨인 재난 여행 코스) 주선 쪽으로 대립 해소의 실마리를 잡습니다. 감당 못할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직장과 인간관계의 대파국이라는 재난을, 가상의 설정으로 엔터테인먼트화한 코스 상품을 통해 모면하겠다는 발상, 이는 도피라고 치부하기에는 지나치게 영악합니다. 쉽게 말해, 재난으로 재난을 중화하겠다는 거죠.고요나는 자의반타의반으로, 자신의 기획에 몸을 맡겨 먼 타국으로 떠나는데, 역사적 재난인 인종청소와 때맞춰 일어난 싱크홀 디재스터로 유명한, 베트남 남단의 무이 섬이 그 배경입니다. 여행 중 일행에게는, 프로그래머로서의 신분을 철저히 숨깁니다. 이는 타인들에 대한 일종의 배려이기도 하고, 업무 수행을 위한 방편, 그리고 무엇보다 여행 자체의 의미를 다지기 위한 수단입니다. 이러니 그 영악함에 혀가 내둘러질 밖에요.제가 자꾸 찜찜한 마음으로 되뇌는 건, 이 고요나가 정녕 작가 윤고은과 무관한 존재일 수가, 그럴 리가 없다는 점에서입니다. 아니, 대체 그녀의 어느 정신 한 구석에서 이런 캐릭터를 창작해 낼 생각이 났던 걸까요? 거듭 이야기하지만, 김 같은 이는 차라리 피해의식의 발로이건, 모종의 상해 예방심리이건 여성들이 떠올리고 상상하기 쉬운 캐릭터입니다. 그런 자라면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비현실적인, 어찌 보면 흔해서 드문 파충류 같은 존재입니다. 헌데, 고요나 같은 페르소나는 다른 이도 아닌 윤고은의 솜씨로부터 빚어졌기에, 정말이지 실감과 해독이 어려운 미궁 같은 영혼입니다. 미궁이 가는 곳에 미궁의 얽힘이 빚어지고, 곳곳에 파인 싣크홀은 그 미궁의 굽이와 요철을 맞춥니다. 적당히 갈등이 봉합되고 균열이 가라앉았다 싶은 바로 그 순간, 자초한 낙오(낙오야말로 쿨하게 영악한 그녀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상태어입니다. "여행사 직원이 어떻게 낙오를 하죠?" 많이 부족한 이야기입니다. "왜 고요나라는 존재가 낙오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거죠?" 이 정도는 되어야 격에 맞습니다)와 끔찍한 재앙은 기묘한 반전과 충격으로, 재앙 이상의 쇼크를 독자에게 안깁니다. 저는 책을 덮으며 그저 이 의문이 떠올랐습니다. "도대체 윤고은에게 무슨 일이 생겼던 걸까?" (이상)
윤고은 소설 '밤의 여행자들' 영국 대거상 수상
2021년 7월 2일
연합뉴스/ 이승우기자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이 영국 추리작가협회(CWA)에서 주관하는
대거상(The CWA Dagger) 번역추리소설상을 받았다고 2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전했다.
대거상은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1955년 제정한 영미권 주요 추리문학상 중 하나로 매년 픽션과 논픽션을 대상으로
11개 부문에서 시상한다.
번역추리소설 부문은 영어로 번역된 외국 추리 문학 중 뛰어난 작품을 뽑는 상으로, 지난 2019년까지
인터내셔널 대거상(CWA International Dagger)으로 불렸다. 올해는 6개 작품을 최종 후보로 올려 수상작을 뽑았다.
- 밤의 여행자들(The Disaster Tourist)' 영문판
번역원은 윤고은의 대거상 번역추리소설 부문 수상이 아시아 작가로는 처음이라고 밝혔지만, 이스라엘 출신의 도브 알퐁이 지난 2019년에 이미 수상한 바 있다. 현재 프랑스에서 활동 중인 알퐁은 이스라엘과 프랑스 이중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윤고은 소설 '밤의 여행자들' 영국 대거상 수상 - 1
'밤의 여행자들'은 재난 지역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회사의 프로그래머인 주인공이 사막에 있는
싱크홀로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국 프로파일 북스(Profile Books) 출판그룹의 임프린트인 서펀츠 테일 출판사에서 프리랜서 번역가인 리지 뷸러의
번역으로 출간했다. 뷸러는 윤고은의 소설집 '1인용 식탁'도 번역해 미국 컬럼비아대 출판부에서 출간을 앞두고 있다.
영미권 번역출간 이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 현지 언론과 독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고
번역원은 전했다.
번역원 관계자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윤고은 작가의 국제 문학 시장 내 활동 영역이 확장될 뿐 아니라
한국 장르문학이 더 많은 세계 독자들에게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