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사회구현' 한다더니, 부패 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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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년 제 5공화국 정권 창출의 소용돌이속에서 "사회정화"라는 미명아래 삼청교육대 입소생들이 봉 체조를 받고 있다. 80년 제 5공화국 정권 창출의 소용돌이속에서 "사회정화"라는 미명아래 삼청교육대 입소생들이 봉 체조를 받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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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구현사제단은 '군부정권 종식을 위한 민주화 대행진' 두번째 주를 맞은 11월 8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는 주제의 〈강론〉을 채택했다. 독재정권에서 자행한 부정부패를 고발하는 내용이다. 야당이나 언론사, 시민사회단체가 하기 어려운 일을 각종 통계와 사례를 들어 고발한다.
〈부정부패로 얼룩진 사회에 정의구현을〉이란 제하의 글머리에서 "현 정권이 내세웠던 '정의사회구현'과 '사회정화'의 결과는 어떻습니까?" 묻고 그 실상을 제시한다.
불행하게도 제5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권력형 부정부패는 날로 늘어만 갔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가히 서민에게는 천문학적 숫자인 수천억 내지 수백억 원 대의 대형사건만 거론해도 이철희ㆍ장영자사건, 삼보증권사건, 정래혁사건, 대지사건, 광명사건, 영동개발사건, 범양사건 그리고 최근에 터진 오대양사건, 새마을중앙본부사건 등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들은 수천, 수만 명의 직접적인 피해자를 낳았을 뿐 아니라 국가정책 자체를 휘청거리게 한 대형사건들입니다. 그렇다면 곳곳마다 '정의사회구현'의 구호가 붙어 있고 '사회정화위원회'가 서슬이 시퍼렇게 버티고 있는 데도 왜 권력형 부정부패는 줄을 잇고 있는 것일까요? (주석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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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0년 9월 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11대 대통령 취임식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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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정치적인 죄과는 수없이 많지만 부정부패도 박정희 정권에 못지 않았다. 특히 친인척과 측근의 부패 사례가 돋보였다. 사제단의 고발장은 이어진다.
장영자 사건은 소위 '큰 손'이란 유행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되었다고 신문지상에 오르내린 사람들은,
이철희 : 장영자의 남편, 일본 나가노 정보학교 출신, 전 중앙정보부 차장(김대중 납치사건에 관련)
이규광 : 육사3기, 영부인의 숙부, 광업진흥공사 사장(80년 5월부터 당시까지)
이규동 : 대한노인회 회장, 영부인 부친
권정달 : 육사 14기, 민정당 사무총장(당시), 공영토건의 변강우 사장과 고등학교 동기동창 등 권력자인 인척이나 측근이었습니다. (주석 5)
〈강론〉은 '벼락부자가 된 권력자', '외화 낭비하는 부정부패'의 항목에서도 구체적 사례를 들고 '묵은 땅을 갈아 정의를 심자'는 항목으로 마무리 한다. 두 부분이다.
역사는 우리에게 부패한 정치집단은 박정희가 그랬고 소모사, 마르코스가 그랬던 것처럼 망하고 만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제 힘을 믿고 멋대로 법을 세운, 무섭고도 영악한 족속인 바빌론"도(하바 1, 6~7) 야훼의 칼에 망하고 말았습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는 말과 같습니다.
"묵은 땅을 갈아 엎고 정의를 심어라"(호세 10.12) 하시는 야훼, 하느님의 말씀대로 '저만 살겠다고 남을 등치는'(하바 2.9) 군부독재를 종식시켜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아모 5.24) 사회를 만들어야만, 우리는 '사랑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호세 10.12) (주석 6)
주석
4> <암흑속의 횃불(8)>, 280~281쪽.
5> 앞의 책, 282쪽.
6> 앞의 책, 286~28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