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도 비켜간 교동도 나들이
향수에 젖게 한 조양방직 카페
가슴 설렌 소풍길 앤돌핀 만끽
흩날리던 눈도 멈추고 토요일 아침 서울은 나 들이 하기에 딱 좋은 날씨, 우리들 영화모임 일행(최귀조 정운종 장옥)은 지난 1월 30일 장옥 회우의 기획으로 멀리 김포군 교동 대룡시장을 향해 악세레다를 밟았다. 마치 어릴 적 소풍 길을 떠나던 때처럼 설레는 가슴을 안고 강화도를 지나 교동으로 가는 길은 너무도 한산했다.
강화도와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는 작은 섬 교동도, TV에서 본대로 6.25 전쟁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한 실향민들이 터전을 잡은 동네로 중심에 자리한 대룡시장은 벌서 문전성시, 얼마 전 방영된 ‘동네 한 바퀴’ 탓인가 코로나 19가 무색 할 정도다
구경삼아 한 바퀴 돌다보니 금강산도 식후경, '대하젓국갈비탕'(대 35,000원)으로 입맛을 돋우고 '미워도 다시한번'을 상영 중인 교동극장을 지나 본격적인 시장 구경, 붐비는 ‘강아지 떡’ 가게를 지나니 줄을 서 기다리는 손님들로 발길을 옮길 수 없을 정도다.
일 제 시대 때 일본은 군량비로 쌀을 빼앗기 위해 당시 우리 민족이 즐겨먹던 떡과 술을 만들어 먹지 못하게 하였다. 이에 우리 부모님들은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마을 어르신들과 자식들이 맛있게 인절미 떡을 먹을 수 있도록 인절미라는 이름대신 "갓 낳은 강아지 모양의 강아지 떡" 이라는 이름의 떡을 만들어 먹게 한 것이 오늘의 강아지 떡, 북한에선 개떡으로 통한단다. 강화에 왔으니 보문사를 안 가 볼 수 없다. 불자들인가 싶은 손님들이 극락보전에 들러 절하는 모습이 정겹고 존경스럽다. 간 김에 신고는 필수, 약간의 불전참배로 가족의 건강을 비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강화에는 또 얼마 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가을철 숨은 여행지’로 꼽은 조양방직카페가 여행객을 부른다. 우리나라 최초의 방직회사였던 ‘조양방직’을 그대로 살려 2018년 7월 문을 연 곳이다.
조양방직은 일제강점기인 1933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초이자 최대의 방직회사로, 국내 섬유산업을 주도하며 최고 품질의 인조직물을 생산하다 1958년 폐업한 공장이다. 이후 수십 년 동안 방치됐던 폐건물을 건물 골조를 그대로 살려 옛 느낌이 살아있는 미술관 카페로 되살려 도시재생의 성공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그러니까 건물을 완전히 허물어 버리고 새 건물을 지은 게 아니라 옛 건물을 고스란히 품고 국내 최초 방직회사라는 스토리를 살렸다. 오래된 창고의 벽 모습을 그대로 두고, 대형 영사기로 벽에 흑백영화를 상영해 벽 자체가 미술품이다. 카페 안쪽에는 빈티지한 소품, 가구들이 놓인 상신상회 코너도 소창체험관으로 리모델링했다. 이런 방직카페가 하루 수천 명이 찾는 명소로 변했으니 세상 일이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언제 또 그런 명소를 알아두었는지 하루 일정을 기획한 장옥 회우가 안내한 저녁 메뉴는 대명포구 회 정식, 오랜만에 앤돌핀 상승을 맛본 하루였다. 시종일관 안전운행으로 교통편을 제공해 준 김홍운 이사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글 정운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