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섬유인 면은 밭에서 재배하는 목화 씨에 붙은 솜이 원료다. 목화꽃이 지고 난 뒤에 생기는 하얀 솜털 뭉치들을 모아 여러 차례 공정을 거치면서 실을 뽑고, 그것으로 면직물을 만드는 것이다. 면 품질은 목화 종류에서 이미 결정되는데, 그것은 목화 품종에 따라 섬유 색깔과 강도, 광택과 짜임, 섬유 길이 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면섬유는 다시 셔츠나 블라우스를 만드는 포플린, 침구에 많이 쓰이는 옥양목, 남녀노소 베스트 아이템인 청바지를 만드는 데님, 흔히 골덴 또는 코르덴으로 불리며 클래식한 멋과 보온성을 자랑하는 코듀로이, 치밀하게 들어선 섬유털의 고급스러운 광택으로 부의 상징이 된 우단(벨벳, 비로드), 무명실이 보풀보풀 일어나도록 짠 타월, 요즘 유행하는 캔버스 운동화를 만드는 캔버스 등 애초의 모습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종류의 면직물로 재탄생한다. 기원전 3000년에 등장해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면직물 수를 전부 헤아리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무궁무진한 면직물의 쓰임새는 당장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환경만 살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면봉과 거즈, 손수건과 양말, 기저귀 등에서부터 의류, 속옷은 물론 행주, 침구, 커튼, 수건, 냅킨 등에 이르기까지 의식주 전반에 걸쳐 면이 없는 생활을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면이 이렇게 폭넓은 쓰임새를 자랑하는 것은 뛰어난 실용성 때문이다. 피부에 닿는 감촉이 부드럽고 화학섬유에서 느껴지는 끈끈함 없이 보송보송하고 산뜻하다. 흡습성이 좋아 땀을 잘 흡수하면서도 통기성이 좋아 땀의 발산과 통풍에 유연하고 염료 대부분에 대해 염색성도 뛰어나다. 물에 젖으면 강도가 강해져서 세탁하기 좋고, 알칼리와 열에 강해 세탁과 다림질, 고열에 삶는 것도 문제없다.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비율이 낮아 민감한 피부를 위한 제품이나 위생용품 제조에도 면만 한 것이 없다. 게다가 재생면으로 재활용할 수 있고, 폐기 후에는 생분해되기 때문에 지구 환경에도 해가 적다.
구김과 광택, 수축성 등 몇 가지 되지 않는 면의 단점은 강도를 높이는 마, 탄력성을 높이는 합성섬유, 광택을 더하는 실크 등과 혼방하거나 구김방지가공, 실켓가공 등으로 어렵지 않게 해결되고 있다. 면은 남녀노소, 동서고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명행주부터 최고급 패션까지 두루 장악한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건강한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