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은 2018. 1. 10. 수요일.
인터넷으로 날씨를 검색하니 무척이나 춥고, 서해안 해변가쪽으로는 눈이 많이 내려서 국도와 지방도로에서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일어났다는 뉴스가 뜬다.
내 고향마을은 어찌 되었을까 하고 인터넷으로 적설량을 확인했더니만 서해안 15cm.
보령 서산지방은 5 ~10cm 예상하고, 서천은 대설주의보를 발령했다고 한다.
내 시골집은 서천군에서 북쪽으로 조금만 오르는 해변쪽에 붙었기에 서천지방의 일기예보에 예의주시한다.
내일 1월 11일에는 강원도 대관령 영하 19도, 파주 영하 18도, 서울 영하 13도 강추위가 예상된다. 보령지방은 영하 10도에서 영하 5도.
종일 영하권이라서 엉청나게 춥겠다. 더군다나 갯바람도 몰아칠 터이고...
내 산골마을은 대천시내에 있는 기상관측소와는 달리 더 추운 곳에 있다.
서울보다도 개나리꽃이 10일 정도나 뒤늦게 필 정도로 현지의 기온은 서울보다도 한참이나 낮다.
지난해 11월 말에 시골집 다녀온 지도 벌써 50일째, 처자식이 있는 서울에서 산다.
시골텃밭이 어쨌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면서도 걱정된다.
서울에서는 어찌 할 방도가 없어서 책이나 봐야 했다.
'체험여행, 즐거운 서해안' 허시명 글. 2003년 판. 오래된 책.
서천군, 보령시, 태안군의 해안지방과 여행지, 관광지, 특히 바다를 중심으로 집중으로 보았다.
책 114 ~115쪽 사진이 이채롭다.
저녁노을로 하늘이 온통 불타는 듯이 붉고. 둥근 해가 밝다. 해가 마악 수평선 너머로 지려는 순간에 찍었다.
대천해수욕장, 무창포해수욕장, 용두해욕장, 남포방조제, 대천 남곡동 갯벌체험장, 보리섬(신라말 고운 최치원의 유적지), 오천항, 보령섬(원산도, 삽시도, 효자도, 장고도, 고대도, 호도, 다보도 등), 성주사, 무량사 등이 줄줄이 나온다.
서해안은 해안선이 무척이나 복잡해서 해수욕장으로 이용된다. 모래언덕이 많기에. 태안반도의 만리포, 몽산포, 안면도의 삼봉, 방포, 보령의 대천, 무창포, 변산반도의 변산, 격포 등이다.
대천과 무창포는 바다모래가 많이도 사라졌다. 모래층이 깎여나간 대천해수욕장과 무창포해수욕장의 갯벌을 보면 욕이 나온다. 하나의 예로써 오래 전, 령시 남포면 용머리해수욕장에서는 전형적인 모래채취 행위가 있었다. 무창포 아래 서천군의 비인 갯벌도 그렇고...
대형 모래채취 공장을 세워서 갯바다 모래를 깡그리 긁어간 피해는 고스란히 후손에게 떠넘겼다. 텅 빈 흔적만 남기고.
또 가고 싶다.
겨울철이기에, 지금 겨울철, 서울 올라왔기에 생각만으로도 여행 떠난다.
한 겨울철이기에 이런 여행도 할 만하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서산나들목으로 빠져나와 태안반도로 떠난다.
32국도를 타고 소원면으로 나가면 지명이 예쁜 어은돌, 파도리 바다가 이어진다.
북쪽으로는 모항, 만리포, 신두리, 학암포, 만대포구가 있다.
다시 내려와 77번 국도를 타면 몽산포, 당산포 등를 거쳐 꽃지해수욕장, 바람아래해욕장, 영목항에 이른다.
상상으로도 춥다. 갯바람이 얼굴을 때린다. 갯바다 하늘을 나르는 새들이 보인다.
안면암, 황도포구를 거쳐서 서산방조제, 간월암을 거치고, 보령시 남당리 해변가로 내려간다. 대천항, 무창포어항쪽으로 더 내려가고.
지금쯤 간월암, 서산방조제, 천수만에는 수 많은 겨울철새가 하늘을 뒤덮겠다.
이른 새벽이면 일제히 비상하겠다.
눈이 엄청나게 많이 내리면 시골집 낡은 함석지붕은 눈이 가득 쌓인다. 북향 쪽 함석지붕에는 눈이 잘 녹지 않기에 30cm, 40cm도 되고.
함석지붕 처마에는 고드름이 길게 늘어난다. 1m도 더 넘다가 한낮 햇볕에 처마 끝의 고드름이 녹다가 뚝 부러져 땅바닥에 떨어진다. 부러지고 뿌러지고.
겨울철새, 작은 새들은 햇볕 잘 드는 처마 밑에서 낮게 난다. 눈 덮은 텃밭에서 먹을거리를 찾아낼까? 텃밭 세 자리. 과수밭이기에 늘 작은 동물이 들락거리고, 새들이 날아온다. 숨고, 먹을거리를 찾고... 산이 바로 코앞인 산골이라서 더욱 그러하다.
서울 송파구 잠실.
오늘은 엄청나게 추웠다.
독감 걸려서 일주일도 더 넘게 끙끙 앓던 아내는 오늘 바깥으로 나갔다. 잠실새마을시장, 재래시장에서 동태, 생오징어 등을 샀다. 남해안 광양 골약면 갯마을 출신이라서 그럴까. 생선비린내를 엉청나게 즐긴다.
시장 배달꾼이 아파트 현관에 홍시 두 박스, 배, 사과 등을 내려놨다.
'홍시가 무척이나 싸네요. 개당 500원씩 해요'라고 아내는 나한테 말했다.
누가 물어나 봤어?
아내는 갯비린내에서 남해안 갯가마을이었다가 광양제철소 공장부지로 고향을 잃어버린 옛 친정을 떠올리는 것일까?
2.
오늘 저녁밥상에 명태국이 또 올랐다.
'낮에도 먹었잖여?'
'언제요? 오늘 낮에에는 볶은라면 먹었어요.'
'그려, 라면 먹었지, 아침에 명태국 먹었나?'
하면서 생선비린내에 고개를 흔들고는 호박김치찌개를 찾았다.
아내가 급히 뎁혀서 내놨다. 호박 특유의 맛을 없애려고 묵은김치 넣고, 벌겋게 빻은 고추가루를 잔뜩 넣은 국.
나는 이게 낫다.
그러면서 충남 보령 서천 갯바다에서 나오는 생선을 또올렸다.
대하(큰새우), 꽃게, 도다리, 대천어항의 박대, 무창포의 쭈꾸미, 서천 홍원항의 쭈꾸미를 떠올린다. 생선비린내가 덜 비리기에 나는 또 먹고 싶다. 대천해수욕장 앞 해물탕집에서 끓여내는 알탕(명태)을 무척이나 즐긴다. 입맛 까다로운 나도 알탕은 좋아한다. 싸고도 푸짐하니까.
오늘 아내는 재래시장에서 구운 김 여러 박스나 샀다.
나는 구운 김은 별로이다. 파래가 30% 든 김이 훨씬 낫다. 쌉쌀한 갯냄새가 배어 있기에.
대천어항에 나가면 파래김을 잔뜩 사련만 지금은 서울에 있으니...
첫댓글 김도 맛이 조금씩 다르지요
저는 그냥 선물 들어오면 먹어요
김 종류도 여럿이군요.
서해안에서는 충남 광천김을 알아주는데 사실은 이제는 광천김 별로 안 나오지요.
가공기술이 발달했고요. 충남 서천군에서 김을 많이 생산하는데 저는 별로이거든요.
김에는 파래라는 다른 풀이 많이 달라붙지요. 갯물에서 같이 사니까요. 이 따래만을 죽이는 약품을 뿌린다면?
파래가 많이 든 김은 값이 싸지요. 맛은요? 훨씬 낫지요.
시중에서 나온 구이김은 지나치게 이것저것 발라서 구었기에 먹기는 좋아도 맛은요? 나한테는 별로이지요.
예전 충남 보령서천 간사지를 막기 이전에는 광암에서 나오는 김이 최고였지요. 지금은 모두 논이 되었네요.
김은 지금도 순천쪽에서 많이 나오나요?
@최윤환 예전 처가(광양군 골약면)에서는 김농사를 졌지요.
지금은 광양제철소 땅이 되었기에 제 처가는 모두 사라졌지요. 광양김도 사라졌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