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4.25~4.50% 동결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하향,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상향 조정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3월 19일(현지시각)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 29일 회의에 이어 2회 연속 동결이다.
트럼프의 관세폭탄이 연준의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다. 1)관세 인상 → 물가 상승 가능성, 수입품 가격 상승 →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연준의 금리 동결이 유지되기 어려워질 수 있음, 2)관세 인상 → 경기 둔화 가능성, 무역 전쟁 심화 → 글로벌 경기 둔화, 연준이 금리를 내릴 가능성, 3)연준의 금리 동결(혹은 인하) → 경기 부양 효과, 관세로 인한 경기 둔화를 방어하기 위해 연준이 금리를 유지하거나 인하할 가능성 등이다. 즉,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면 연준이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경기 둔화 우려로 금리를 동결 또는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4.25~4.50%로 동결하면서 한국 경제에도 여러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미 금리 차이, 환율, 자본 유출, 물가, 수출 환경 등이 핵심 변수다.
요약하면, 1)환율 상승(원화 약세) 가능성 → 수입 물가 부담 증가, 인플레이션 압력, 2)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 증시 및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3)한국은행 금리 인상 압박 완화 → 가계부채 부담 감소 가능, 4)수출기업에는 유리하나, 글로벌 경기 둔화는 위험 요소, 5)미국 인플레이션 전망 상승으로 한국 물가 부담 증가 등이다.
1. 한미 금리 차이 확대 → 원화 약세 및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월 25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여 연 2.75%로 결정하였다. 미국 간 금리 차는 상단 기준 1.75%까지 벌어졌다. 미국 금리가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자본이 미국으로 이동하면서 원화 약세(환율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가 상승하여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한국은 원유, 천연가스, 곡물 등 필수 원자재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은 기업 생산비와 소비자 물가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미국 금리가 더 높다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과 채권에서 자금을 빼 미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증시 하락 및 금융시장 변동성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 한국은행 금리 인상 압박 완화
미국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으면, 한국은행도 급하게 금리를 올릴 필요가 줄어든다. 현재 한국 경제는 가계부채 부담, 내수 둔화, 기업 투자 위축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 한국 가계부채는 2024년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0.7%로, 조사 대상 44개국 중 5위에 해당한다. 신흥시장 평균(49.1%)이나 주요 20개국(G20) 평균(61.2%), 조사 국가 평균(61.9%)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 금리를 올리면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여 소비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한미 금리 차이가 더 벌어지면 환율이 불안정해져 한국은행이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3. 수출 환경 변화: 원화 약세의 득과 실
• 달러 강세(원화 약세)는 수출기업에는 유리하다. 삼성전자, 현대차 등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다.
• 하지만 미국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는 점은 글로벌 경기 둔화를 의미한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 한국의 주요 수출품(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4. 미국 인플레이션 전망치 상승 → 한국 물가 부담 증가
미국이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는 것은,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한국은 에너지와 식량을 대부분 수입하기 때문에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원유,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국내 전기·가스 요금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
• 식량 가격이 오르면 가공식품·외식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따라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해진다. 1)환율 상승 우려 → 원화 약세로 수입 물가 상승 가능성, 2)외국인 자금 유출 위험 → 증시·채권시장 불안정성 증가, 3) 가계부채 부담 → 금리 인하 시 부동산·자산시장 거품 위험, 4)인플레이션 관리 필요 → 물가 상승 위험 고려 등으로 연내 1~2회 정도 추가 금리 인하가 가능하지만, 속도를 조절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