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가을에서야 젊었을 적 내 향기가 너무 짙어서 남의 향기를 맡을 줄 몰랐습니다
내 밥그릇이 가득차서 남의 밥그릇이 빈 줄을 몰랐습니다
사랑을 받기만 하고 사랑에 갈한 마음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세월이 지나 퇴색의 계절 반짝 반짝 윤이나고 풍성했던 나의 가진 것들이 바래고 향기도 옅어 지면서 은은히 풍겨오는 다른 이의 향기를 맡게 되었습니다 고픈 이들의 빈 소리도 들려옵니다 목마른 이의 갈라지고 터진 마음도 보입니다
이제서야 보이는 이제서야 들리는 내 삶의 늦은 깨달음.! 이제는 은은한 국화꽃 향기 같은 사람이 되겠습니다
내 밥그릇 보다 빈 밥그릇을 먼저 채우겠습니다 받은 사랑 잘 키워서 풍성히 나눠 드리겠습니다 내 나이 가을에 겸손의 언어로 채우겠습니다
- 좋은글 -
아침에 빗질을 하지 않아도 저녁 햇살에 하훼탈 같은 주름이 넘쳐 나더라도 내 마음속에 사랑으로 채색된 아름다움 바로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이기에 지울 수 없고 눈물과 기쁨으로 마음속에만 간직되는 아름다움 아니었던가. 세상과 씨름하고 삶을 위한 발버둥이 나를 지치게 할지라도 나의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말없이 그저 힘없는 웃음일지라도 곱게 곱게 만들어 가을 곱게 지는 노을에 동화되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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