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나절에 장보러 나가려는데, 나가기 전에...
'근데, 돈이 어딨다지?' 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뭔가를 사오는데 잔돈이 부족해서 5만원 지폐를 헐어야만 했고, 그렇기 때문에 근 5만원 정도의 돈이 남아있어야 하는데, 아무리 찾아 보아도... 그 돈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제 수중에 돈이 얼마 있는지 모르는 사람인데, 이번 경우는 그 며칠 전에 3백원인가가 부족해서 '5만원 권'을 헐었기 때문에, 그건 확실히 기억하고 있었던 거지요.
제 휴대용 가방을 아무리 뒤져도 없었고, 그래서 장롱에 있는 상의 두어 개도 호주머니를 다 뒤져봐도... 발견이 되지 않았답니다.
'이상하네? 분명 있어야 하는데......' 하면서, 또 다시 샅샅이 뒤져봤는데...
여전히 그 돈의 행방을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거, 귀신이 곡할 노릇이네. 내가 다른 데에 쓴 것도 아닌데......'하면서 곰곰히 생각해 봐도, 딱히 지피는 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30여 분을 허비하다, 결국엔...
세탁기를 뒤져보기로 했습니다.
한파로 약 1주일 정도 세탁기를 돌리지 못해, 세탁기 통에 가득 차있던 빨래를 뒤지기로 했던 거지요.
우선 상의부터 뒤지기 시작했는데 잡히는 게 없어,
마지막으로 하의를 점검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사실 제가 밖에 잘 나가기 않기 때문에 '츄리닝' 바지가 세 갠가 들어있드라구요.
그런데 그것도 맨 나중에 끄집어 낸 바지 호주머니가 빳빳하더니,
그 돈이 그 안에 들어있는 거 아니었겠습니까?
물론 반가웠지요. 그리고 다행이었구요.
근 5만 원 돈을 찾은 거니까요.(없는 처지에...)
근데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 게, 평상시 저는 돈은 휴대용 가방 속주머니에 넣는 게 보통인데, 어쩌다 그 돈은 츄리닝 바지에 있는지도 의문이었고,
그것도 양쪽 호주머니에 나뉘어진 상태드라구요.
그래서 생각해 보니, 그 때 제가 물건을 살 때... 가지고 있던 돈으론 부족해서 그건 한 쪽 호주머니에 넣었고,
5만원 권을 새로 꺼내 거슬러 받은 건 다른 쪽 호주머니에 넣었다는 걸 추리할 수 있었는데요,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 '없어질 뻔한 돈'을 찾았다는 얘기가 아닌, 제 '돈 간수'에 대한 얘기를 하려는 거랍니다.
만약 이 일 전에 미리 세탁기를 돌렸다면, 그 돈은 세탁기에서 물에 젖어...꾸깃꾸깃 난리가 난 상태로 발견되겠지만,
요즘엔 돈의 재질이 좋아선지 다시 써먹을 수는 있었겠지요?(저는 세탁기를 '급속'으로 돌리기 때문에 긴 시간 돌리지는 않는답니다.),
그래서 그 돈을 날려보내기까지는 않았겠지만,
제가요,
이 호주머니를 뒤지면 돈이 나오고, 저 호주머니를 뒤져도 나오는...
(그렇기 때문에 제가 지니고 있는 돈의 총액수도 정확히 모르고 지내는 사람인데요,(평생을))
그렇다고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이라면 또 모를까, '기초생활수급자' 주제에... 돈에 대한 애착(?)도 없는 사람이다 보니,
이런 일도 이따금 생기긴 하지만,
어떤 때는,
장롱 속의 옷 호주머니에서도, 생각지도 않았던 돈들이(그래봤자 푼돈이지만) 나오기도 하는데...
아, 일흔이 되는 나이에도(돈이 없어서 고통을 당하기도 많이 했는데)... 그 점은 전혀 변하지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