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께서 ....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마태복음 20:22]
제자들은 주님께 자신들의 진정한 헌신을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이들의 헌신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지로 말미암은 병든 헌신이었습니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행하지 못하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더니 모두 주님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자신들이 어떠한 존재인지를 알게 하려고 위기를 지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성령을 받을 수 있는 자리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영적으로 '거지'라는 사실을 깨달음으로써 성령을 받을 필요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장담하는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시몬아, 시몬아, 보라 사탄이 너희를 밀 까부르듯 하려고 요구하였으나"[누가복음 22:31]. 예수님께서는 베드로가 주를 부인하며 영적인 낭떠러지에 떨어지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 베드로로 하여금 예수님의 제자가 되게 하는지를 깨닫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베드로가 지나갔던 '밀 까부르는' 자리까지 갈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각자에게 해당하는 '밀 까부르는'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합니다. 교훈을 통해 사람의 기질을 개선하려는 설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를 만들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주의 제자를 만드시기 전에 그들이 자신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게 하는 과정을 반드시 지나게 하십니다.
주님을 처음으로 만난 제자들은 정직하였고 진지하였으며 열정이 뜨거웠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렸으며 그들의 영웅의식은 대단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끝은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마가복음 14:50]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어떤 간절함과 진지함도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데 아무 쓸모가 없었습니다. 부활 사건 이후에 예수님께서는 실패한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으라"[요한복음 20:22]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은 비로소 성령을 통해 주의 제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주님의 제자가 되려면 무엇보다 자신의 영적 무능을 깨닫고 성령을 철저하게 필요로 하는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오스왈드 챔버스의 주님은 나의 최고의 선물, 8월 13일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