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온 표면상의 목적은 시동생의 박사과정 졸업을 축하하러 온 거다.
어려서부터 가장 좋아하는 것도 공부, 취미도 공부, 특기도 공부인 시동생 얘긴 많이
들었으나 형의 결혼식에 논문심사 기간이어서 내가 이렇게 말을 했었다.
"동생이 있긴 있나? 혹시 동수 아냐?"
더구나 전화통화도 한 번도 못했어서 그랬는데 와서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았다.
무뚝뚝의 진수를 보여줌.
말도 내가 먼저 걸어서 겨우 대화 시작.
물어보는 말에 네, 아니오로만 대답한다.
나 : 내가 하는 말에 네, 아니오로만 대답하는 거 같아요.
시동생 : ............(묵묵부답이라고들 한다.)
나 : 혹시 다운타운에 스윙바나 살사바 있어요?
시동생 : 몰라요. 술을 안 먹어서요.
울 시동생의 취미는 ㅋㅋㅋ 건담 만들기다. 좋아하는 음료는 딸기우유.
한 14시간 쯤 비행기를 탔나.....자다가 먹을 때 되면 먹고....꼼짝 할 수 없으니
독서하긴 좋더라.
공항과 비행기 안에서 느낀 건 우리나라 스튜어디스가 가장 이쁘고 늘씬하더라는....
그리고 나의 그나마의 콩글리시에 비애를 느꼈다는......
뭘 마시겠냐는 질문에 조카는 애플쥬스
나 : 오렌지 주스....
스튜어디스 : 아.....세임.....애플쥬스....
이러면서 갔다. 그래서 그냥 애플쥬스 마셨다. ㅠ.ㅠ
꼭 요새 개그프로 '개그야~~'에서
"뭔 말인지 알지?" (나 : 오렌지, 쥬스..)
"뭔 말인지 알겠다" (스튜어디스 : 아....애플쥬스~~)
를 하는 듯.....ㅠ.ㅠ

조카가 찍은 수십 장의 사진은 거의 먹을 거다.
나 : 촌스럽게 마트에 있는 먹을 거 다 찍어갈라 그러나? 옥션에 내다 팔게?
그 중 칩 몇 개를 샀는데 특히 이것이 입맛에 안 맞더라는.....

하이마트와 비슷한 전자상가인 것 같은데 좀더 컸다.
인상적인 건 우리나라 전자상가는 거의 최신식을 갖다놓는 데 비해 여긴 턴테이블도 있고
TV도 우리나라에선 중고상에서도 안 팔 것 같은 옛날 물건도 있더라는 거다.
물론.....최신식 전자제품도 번쩍거리고 있었고...
두 남자는 전자부품이나 기계에 사족을 못 쓰는지라 두 여자는 여독에, 시차에 졸고 있건만
신나라 돌아다니고 있다. -_-

자수정인데 플래시를 못 터트리는 관계로.....
찜질방에 있는 것과 매우 흡사하다.

오늘은 보기드문 날씨란다. 햇볕은 쨍쨍했는데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나사에 가려고 했는데 일정을 바꿔 'Moody Gardens'이라는 델 갔다.
규모나 시설이 정말 부럽더라는......
특히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 좋았다.

난 쟤네들이 저렇게 서있는 줄만 알았는데 수영도 곧잘 했다.
엄청난 속도에 놀랐다.

백조를 찍으려고 했는데 외면하고 뒤돌아서 가버렸다. ㅠ.ㅠ

조카는 식물원이 젤 맘에 들어라 했다.
얼마나 식물과 동물을 찍어댔는지 메모리칩 하나가 거의 동물로 채워졌다.
조카는 특히 독이있는 개구리들을 맘에 들어했다. 색깔이 참 이쁘더만...
나는 음악과 악기체험을 하는 곳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우리나라에 그런 체험장이 있음 미어터졌을 텐데.....여긴 비교적 한산했다.
적어도 줄서서 두 시간을 기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ㅠ.ㅠ
온갖 악기를 방음처리된 방에서 느껴볼 수 있고 오래된 악기도 있었다.
난 거기서 엄청나게 신나서 혼자 놀고 다녔는데 결국 남편에게 끌려나와야했다.
아이멕스영화도 봐야하고 배도 타야 하고 가상체험도 해야한다나....
아기들은 백인이나 흑인이나 모두 이쁜 거 같다.
미국에서 아이들을 이쁘다 잘못 만지면 신고할 수도 있다고 해서 눈으로만 이쁘다 했다.
바닷 속 풍경을 아이멕스 영화로 봤는데 유치원 아기들은 니모가 나왔다면서
난리가 났다. 난 영화보다 이 아기들이 더 재밌었다.
저녁은 울 시동생 룸메이트의 초대로 집에서 먹었다.
요리가 취미인 매우 매력적인 70대 할아버지다.
후추를 전혀 치지 않고 고추만 써서 정말 개운한 파스타를 만들었다.
거기에 시동생이 직접 만들었다는 김치.
정말 전문가의 솜씨가 느껴져서 감탄 연발.....
다이어트는 저리 치워두고 두 그릇이나 먹었다. -_-
그 할아버지가 가장 기뻐하는 것이 자신의 요리를 두 번째 갖다 먹는 거란다.
요리에 대한 칭찬을 하자 한국요리에도 관심이 많다면서
이천쌀 보여주지....생강차 보여주지.....떡국용 떡에....
고려인삼차.....만두.....오징어....
특히 오징어, 낙지는 할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서 그 매운 낙지볶음요리도
엄청 좋아하신다고 한다.
가만 있으면 냉장고 속을 다 비워내서 가져오실 것 같았다. ㅋㅋㅋ
70대 노인은 룸메이트의 손님을 너무나 반겨준다.
젊었을 때 사진, 부모님사진, 조부모님 사진을 쭉 보여주었다.
지금은 비가 많이 온다. 룸메이트 할아버지는 40분 정도 거리의
호텔에 직접 자신의 차로 바래다 주고 싶다고 해서 새로산
닛산자동차에 5명이 탔다.
헉....그런데 뒷좌석 쪽으로 비가 새다니.....
난 일본의 닛산자동차를 무시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혹시 기분이 상하셨을까봐 마음이 쓰였다.
손님에게 대접을 잘 하고 싶었던 마음에 손상을 입으셨을까봐서.
우리 아빠를 보나, 남편을 보나, 남동생을 보나 남자들은 어쩔 땐
여자들보다 더 여린 동물이니까.
아직도 비가 많이 온다.
1차집단보다 2차집단에게 배려를 더 잘하는 어느 한 인간 때문에 쫌 맘 상해있다.
지난 코칭수업 시간에 배운 '완전성'을 키우려고 노력 중이다.
내 피어코칭 파트너 중 한 분은 남자는 정서적으로 여자들보다 하등한 동물이므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섭섭한 게 있으면 당장 화를 내기보다 일단 마음을 접고 화를 낼 만한 일인지
생각해 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이성적으로 걸러진 감정을 말하게 되면 감정의 보복은 잘 하지 않게 되니까.
그리고 그 싸움은 내가 이기게 되어있다.
낼 아침 나는 승리할 거다. ㅋㅋㅋ
첫댓글 ㅋㅋ 자랑그만하고 언제오는데? 빨랑 엠튀 신청하라굿 이건강요도아니고 협박도아녀 ㅎㅎ
미쿡 갔구나 언냐.. 부럽다~~ ㅠㅠ 어여 돌아와~
ㅋㅋㅋ 자랑이제~??언냐~내 시동생도.. 무뚜뚝햐~~~!!! 덩치도 기철이보다 더커서....포스가 장난아님..
엄청 무뚝뚝....시동생 : (조카를 바라보며) 음식은 괜찮니? (울신랑보며) 맛있었어? 나 : 왜 나한테는 안 물어봐요! 시동생 : 그냥 알아서 잘 드시길래..... 헐.....강적을 만났다.
미쿡가서 죠으시겠당...미쿡사진 더더 마니마니 올려주세여 ^^
대략 부럽구나야...
그 시동생 연구할 가치가 많군~ 내가 요즘 한참 연구중인 C타입 인간의 전형적인 모습이야~ 한국에 나오면 꼭 우리 동호회에 데리고 나오슈~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DISC하냐? 당신도 C타입 아녀?
이렇게 자세한 미국여행 후기는 첨 봅니다....재밌네요...누님도 보고싶구요.
내가 원래 설명이 좀 많잖어....ㅋㅋ 별것도 아닌데 좀 길지....
언냐...정말 오랜만이네요~ 미쿡..ㅋㅋ 나도 가보고프다....근데..언제가지? ㅋ
열심히 영어공부한 거 표내러 가야 할 텐데....여기서 느낀 건....또 놀러오려면 영어공부 좀 해야겠다....는 거지. ㅠ.ㅠ
언니 ^^*언제 미국 가셨어요

^^*

넘좋겠당 ^^* 머나먼미국도 갔음 

가까운 턴바도 오시죵 ^^* 넘보고싶어요 





신혼얘기도 좀해주고 ^^* 

여행많이 하고오세요 ^^*
여자들의 남편이나 남친 얘기는 100% 믿을 건 못 되는 듯....왜냐하면 양극단을 얘기하니까. 자랑이거나, 험담. 둘 중 하나임. 그러나 대부분은 평범한 일상이므로......
아이쿠 배야!~
Why? 할 줄 아는 영어도 별로 없는데 그나마 하는 영어도 얘들은 못알아듣는다. 이 비애감이라니...ㅠ.ㅠ
재밌었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