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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윤관석(왼쪽), 이성만 의원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스1
검찰이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돈 봉투’가 뿌려졌다는 단서를 잡고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송영길 후보를 도운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자택·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두 의원은 이미 구속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을 통해 6000만원을 받아 민주당 의원 10명에게 나눠주는 데 관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대의원들 사이에서도 수십만원이 든 봉투가 오간 정황도 있다고 한다.
민주당은 당시 압도적 의석을 가진 집권당이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가 넘는 나라의 집권당 대표를 뽑는데 돈을 주고 표를 사려고 했다는 의혹이 믿어지지 않는다. 두 사람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이 이정근 전 부총장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확보한 녹취록에는 “봉투 10개가 준비됐으니 윤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 “전달했다” 등의 내용이 나온다고 한다. 송 대표 당선 후 윤 의원은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 이씨는 사무부총장이 됐다.
민주당만이 아니다. 국민의힘도 2008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터졌다. 국민의힘은 이후 전당대회 투·개표 등 선거관리를 선관위에 맡겼다. 그러나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를 선관위 도움 없이 자체 관리했다고 한다.
전당대회 돈 봉투는 1960년대부터 이어진 악습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여야 공히 30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20억원을 쓰면 낙선한다는 ‘30억 당(當)·20억 낙(落)’이라는 말이 나왔다. 그동안 우리 선거 풍토도 많이 맑아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였다. 하지만 이런 추문이 또 터졌다. 선진국 중에 이런 악습을 21세기에도 지속하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나. 혀를 찰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