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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 디딜 틈 없는 승강장 - 지난해 김포도시철도 ‘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플랫폼에 퇴근길 시민 수백명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들어차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퇴근 시간인 오후 5시부터는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계단 위까지 줄을 서야 할 만큼 승객들로 붐빈다고 한다. 이 노선을 이용하는 출퇴근길 승객은 하루 평균 280명으로, 최다 수송 인원의 2배 이상이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실
4년 전 개통 후 ‘지옥철’로 불렸던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상황이 악화 일로다. 지난 11일엔 10대 여고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119구급대의 응급처치를 받았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드문 일도 아니고 일주일에 한두 번은 벌어진다고 한다. 대형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다. 승객들은 “당장이라도 압사 사고가 터질 것 같다”고 하소연한다. 6개월 전 ‘핼러윈 참사’를 겪고도 크게 달라진 게 없다.
김포 한강 신도시와 서울을 잇는 김포도시철도가 이처럼 심각한 혼잡을 보이는 것은 애초 출퇴근 시간대 수요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탓이다. 3량 열차용 승강장을 설치하려 했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2량 승강장이 됐다. 그런 2량짜리 경전철에 출퇴근길 승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열차가 콩나물시루처럼 되는 것이다. 열차 한 칸의 최다 수송 인원은 115명인데 실제 출퇴근길 평균 이용자는 280명이라고 한다. 배 이상이 타고 있는 것이다. 핼러윈 참사 당시 군중 밀집도는 1㎡당 9~10명이었는데 김포도시철도는 7~8명 수준이라고 한다. 언제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
이곳뿐만이 아니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2호선 강남역 등도 퇴근길 북새통이 일상이다. 열차와 승강장이 사람들로 꽉 들어차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울 때가 많다. 안전 전문가들은 1㎡당 6명 이상이면 ‘위험 단계’로 본다. 그런 위험이 현재 지하철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일단 출퇴근 시간만이라도 안전 요원 배치를 늘려 사고 위험을 줄여야 한다. 근본적으로는 인프라 투자가 불가피하다. 김포도시철도 측은 내년 9월 열차를 추가 도입해 배차 간격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결국은 김포에서 서울을 잇는 GTX 건설이나 지하철 5호선 연장 같은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정치권은 이런 문제에는 손을 놓고 있다. 야당은 이미 다 나와 있는 핼러윈 참사 진상을 또 규명하겠다며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난 사고가 더 늘어난 것은 사고에서 교훈을 얻기보다 정치에 이용하고 끝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