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병준씨는 자신의 여권과 비행기 티켓, 주민등록증, 의료보험증만을 남기고
이국땅 태국 카오락에서 실종된 후 드라마<모래시계>주제곡 ‘백학’처럼
약혼녀 이근순 씨와 함께 훨훨 날아갔다.
고병준 씨(41.본명 고흥선)의 영혼은 끝내 신(神)이 거둬 들인 것인가.
남아시아 지진 해일 재앙으로 이역 만리 태국 카오락에서 실종된
젊은 음악 감독 병준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1일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가 살아오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러나 병준 씨는 끝내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1950, 60년대 <황성옛터> <타향살이> <알뜰한 당신> 등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원로가수 고(故) 고복수, 황금심 씨 부부의 막내 아들이다.
병준 씨는 그런 부모님의 음악적 재능을 타고나면서 음악감독으로 천재성을 발휘했다.
그가 남긴 드라마 삽입 편곡은 지금도 많은 팬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대표적인 곡이 고현정.최민수가 주연했던 SBS TV드라마 <모래시계> '백학'이다.
이 드라마가 대히트할 수 있었던 것도 '우우우우우~'하며
무겁게 깔린 배경음악이 결정적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드라마 <다모> <애인> <여인천하> <호텔리어> 등
그가 남긴 드라마 삽입곡은 수없이 많다.
음악 작곡가로 2001년에는 한국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음악감독상을 받았던 기대주였다.
그의 드라마 음악은 장르에 따라 눈물샘을 자극하고,
또 엔도르핀을 치솟게 하는 힘이 묻어났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진이 그와 함께 드라마를 제작하고 싶어했던 것이다.
그러나 팬들은 이젠 그의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그는 구랍 19일 팬으로 만나 결혼을 약속한 10세 연하의 이근순 씨(31)와
친구 등 5명과 함께 푸껫으로 단체관광을 갔다.
당초 24일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카오락에서 며칠 더 지낸 뒤
27일 귀국하기로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날이 마지막 세상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가족들은 그가 카오락에서 실종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고 큰 형 영준 씨(51)가
31일 카오락으로 건너가 호텔과 병원 등지를 돌며 백방으로 찾아다녔다.
그러나 여권만 발견했고, 4일에는 동생의 주민등록증, 의료보험증,
27일 새벽 1시발 대한항공 항공기 티켓이 추가로 발견됐다.
병준 씨는 발견되지 않았다.
현지에선 "참사 10일째를 넘겨 모든 시신이 부패해 육안으로 찾을 수 없다"는
최종통보를 영준 씨에게 전하고 한국행을 권했다.
대신 현지에서 만난 죽마고우 서울경찰청 감식반 박희찬 경사가
"최선을 다해 찾겠다"고 약속했다.
영준 씨는 이역만리 카오락을 뒤로 한 채 5일 오전 서울에 도착했다.
영준 씨는 가족과 협의한 후
"동생과 약혼녀의 영혼 결혼식을 치러 주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주변 사람들은 병준 씨가 <모래시계> 주제곡처럼 신의 곁으로 간 것 같다고 한다.
'피비린내 나는 들판에서 돌아오지 않은 병사들이 언젠가 우리 조국 땅에 묻히지 않고,
백학으로 변해 버렸다고, 때가 오면, 백학의 무리와 함께
나도 저 회청색 안개 속으로 흘러가리라….'
병준 씨는 이국땅에서 백학이 되어 신의 곁으로 훨훨 날아갔으리라.
* 병준씨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국가와 종교를 초월하여 희생된 모든분들도 백학처럼 아름답게
신의 곁으로 날아가길 기도합니다.
원곡은 체첸공화국의 민요.. 러시아 가수 Losif Kobzon가 리메이크한 곡입니다
드라마 <모래시계>에 사용된 이후 널리 유명해 졌으며,
지금도 장중하고 엄숙한 분위기에 삽입되거나 그런 분위기에 자주 애청되는 곡이다.
또한 최근에 체첸공화국의 민족독립운동의 소식을 들으면서
그때의 분위기를 다시 살아나게 하는 노래입니다.
** 백학(zuravli) 가사와 해석 내용 **
나는 가끔 이런생각이 들곤합니다.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돌아오지 못한 병사들은
이국땅에서 전사하여 흰 학으로 변했습니다.
그렇게 오랜시간동안 그리고 지금까지도
그들은 하늘을 날며 우리들에게 애원합니다.
우리는 그러나 하늘을 쳐다보며 침묵합니다.
피곤에 지친 깃털이 하늘을 날아다닙니다.
밤 안개 속을 뚫고 날아갑니다.
날아가는 대열속에 조그만 자리가 있습니다.
아마 나의 자리일것입니다.
그날이오면 나는 그들과 함께 저 하늘을 날게 될 것입니다.
저 하늘의 천국에서 이 땅에 남아있는 그대들을 부를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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Мне кажется порою, что солдаты,
므녜 까쥇샤 빠로유 쉬또 쌀다뜨이 (나는 가끔 병사들을 생각하지)
С кровавых не пришедшие полей,
스 끄라바브이흐 녜 쁘리쉐드쉬에 빨례이 (피로 물든 들녘에서 돌아오지 않는 병사들이)
Не в землю нашу полегли когда-то,
니 프 지믈류 나슈 빨리글리 까그다 떠 (잠시 고향 땅에 누워보지도 못하고)
А превратились в белых журавлей.
아 쁘리브라질리쓰 프 벨르이 주라블레이 (힌 학으로 변해버린 듯하여)
Они до сей поры с времен тех дальних
아니 다 쎄이 뽀르 스 브레멘 쩨흐 달리니흐 (그들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날아만 갔어)
Летят и подают нам голоса.
리쨧 이 빠다유뜨 남 갈라싸 (그리고 우리를 불렀지)
Не потому ль так часто и печально
니 빠따물 리 따그 차스떠 이 삐찰리너 (왜, 우리는 자주 슬픔에 잠긴 채)
Мы замолкаем, глядя в небеса?
쁘이 자말까옘 글랴쟈 프 녜볘싸 (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잃어야 하는지?)
례찟, 례찟 빠 녜부 끌린 우스딸리, (날아가네,날아가네 저 하늘의 지친학의 무리들)
례찟 브 또마녜 나 이스호졔 드냐, (날아가네 저무는 하루의 안개 속을)
이 브 똠 스뜨라유 예스찌 쁘라몌주똑 말리, (무리 지은 대오의 그 조그만 틈 새)
븨찌 모짓 에떠 몌스떠 들랴 미냐. (그 자리가 혹 내 자리는 아닐는지)
나스따녯 졘, 이 스 주라블리노이 스따예이 (그날이 오면 학들과 함께)
야 빠쁠릐부 브 따꼬이 졔 시자이 므글례, (나는 회청색의 어스름 속을 끝없이 날아가리)
이즈 빠드 녜볘스 빠-쁘띠치 아끌리꺼여 (대지에 남겨둔 그대들의 이름자를)
브셰흐 바스 까보 아스따빌 나 졔믈례. (천상 아래 새처럼 목 놓아 부르면서)
첫댓글 에고 너무 슬프네요 ㅡ.ㅡ;;아무쪼록 꼭 좋은소식이 있었으면 좋겟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