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칠리아 메시나1 - 타오르미나에서 기차로 바다 끼고 북상하여 메시나에 가다!
5월 17일 아침에 시칠리아섬 동부 해안가 절벽위에 자리한
옛 그리스 극장으로 유명한 관광 도시
타오르미나 의 호텔에서 일어나 휴대한 전기남비로 미역국을 덥혀 아침을 먹는다.
호텔을 나오는데 오래된 탓인지 방문이 열리지 않아 고생을 하여
겨우 열고는 배낭을 메고 두오모 광장 에서
산 아래 해안 풍경을 구경하다가 고개를 들어 산 정상을 바라 보노라니....
산 정상에 세워진 San Madonna della Rocca 성당과
타오르미나 성채 사라체나 성 Castello Saraceno 이 보이는 데...
그 너머로 1년중 6개월 이상을 눈을 이고 있다는....
시칠리아 섬의 상징인 애트나 화산 은 구름에 쌓여 있다.
움베르토 1세 거리 Corso Umberto 1 거리를 걸어
타오르미나의 중심이자 전망대 테라스가 있는 4월 9일 광장 을 지나....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광장 에서 배낭이 무겁기도 하거니와....
버스 정류소도 너무 멀고 시간도 없으니 택시를 잡는다.
택시는 구절양장 꼬불꼬불한 S자 길을 위태롭게 달려 내려가는 데....
택시 기사는 명품 “돌체 & 가바나”가 여기 시칠리아가 만든 상표라며 자랑을 한다?
도메니코 돌체 와 스테파노 가바나 는 재능과 행운으로 1980년대 이후
패션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하였으니...
"시칠리아의 열정" 을 담은 관능적이며 화려한 패션 세계를 선보였다.
돌체 & 가바나 는 “패션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패션이 우리를 쫓아온다”
라는 자부심의 철학을 바탕으로 기이한 옷을
거부하는 대신에 매혹적이고 섹슈얼한 스타일 을 창조하였다고 인정받는다.
도메니코 돌체 는 1958년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태어났으니 아버지가 테일러였으므로
7살 무렵 재킷의 재단을 배웠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옷과 재단에 친숙하였다.
스테파노 가바나 는 돌체보다 4살 아래로 1962년 밀라노에서
출생하였으며 돌체와는 달리 가족이나 주변에 패션과 관련된 사항은 없고
젊어서 부터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커리어를 쌓는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1980년대 초에 돌체가 시칠리아를 떠나
이주한 밀라노 사무실 에 가바나가 찾아오면서
시작되어 채용된후 돌체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재단의 도사가 된 돌체는 그에게 의상 스케치 를 가르쳤으며,
반면에 가바나는 디자인 프로세스를 가르쳐 주었으니
이후 의기투합한 둘은 “돌체&가바나(Dolce & Gabbana)”라는 스튜디오를 열었다.
가바나가 유행하는 문화에 집중했다면 돌체는 장인적 성향을 지니고 있었으니
돌체는 뛰어난 테일러링 기술을,
반면에 가바나는 엘레강스한 스타일링 분야에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1985년 밀라노 컬렉션에서 섬세한 재단은 호평을 받았으며 다음해에
여성복 컬렉션 “리얼 우먼”을 발표하고 뉴욕 진출과 향수 런칭 으로 성공가도를 달린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돌체만이 그것도 타오르미나도 아닌 팔레르모 출신인데도
관광객에게 이런 자랑을 하는 것을 보면
타오르미나의 택시 기사는 “이탈리아인이 아니고 시칠리아인” 이기 때문이리라!
이런 자부심 강한 시칠리아인들의 얘기를 영화로 만든게 있으니 1,962년 피에트로 제르미의 "이혼 광상곡" 이다. 명예와 자존심이 어떻게 시칠리아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는가를 해학과 에로티시즘을 가미하여
만든 코메디로 낡은 인습을 가진 마을에 약탈결혼이 일으키는 희비극 이라!!!
택시에서 내려 타오르미나-지아르디아니 기차역에 내려 역으로 들어가니
선로 저편은 바로 바다라!!!
파도치는 모습이 보이는 데, 임신한 집시 여자 가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을 본다.
구리빛 멋진 근육을 가진 자전거 여행을 하는 젊은이와 함께 기차에 오르니...
오른편으로 이오니아해 바다를 끼고 북상해 한시간도 안되어 해협인 메시나 역 에 도착한다.
그런데 오는 도중에 혼자 여행을 하는 60대 일본인 남자가 울 마눌의 생김새를
보고는 일본인인줄 알고 반갑게 다가오다가
내가 야멸스럽게“와다시다찌와 강고쿠진 데스”라고 하니 돌아서는데...
반가워서 쫓아와 말을 붙이다가 아니라고 하니 실망해서 돌아서는 뒷모습이 애처로운데...
그럼 혹시나 "황혼 이혼" 을 당하고 혼자 외롭게 여행하는 남자일러나?
너무나도 미안해 하는 일본 남자의 뒷모습을 보자니 일본어
“메이와쿠 (迷惑 민폐)” 가 생각나는 데,
일본에서는 어릴때 부터 아이에게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마라”고 가르친다.
미국의 부모들은 아이에게 “정직해라”, 중국에서는 “부자가 되어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보통은“훌륭한 사람이 되어라”라고 가르치는 것이니....
누군가의 글에 히로시마에 갔다가 어느 상점에서 쇼핑중이던 한 일본인 아주머니가
어린 딸의 뺨을 후려치는 끔찍한 광경을 보고 매우 놀랐다나?
이유인즉 공공 장소에서 큰 소리로 큰 소리로 칭얼대는 아이에게
남에게 민폐 를 끼쳤다는 뜻이리라?
한국에서라면 식당에서 멋대로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제대로 제지하지 않는게 보통인데!
몇차례 일본 여행에서 경험하기로는 이 세상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들이 바로 일본인 이니
길을 물으면 자기 방향 반대로 가면서 까지 도와주고 또 모르면 남에게 물어서 가르쳐 준다.
그러나 한가지 일본인들은 남이 도와 달라는 말을 하기 전에는
절대로 먼저 참견하지 않는 것이니....
이는 남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 하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인가 보네?
메시나 기차역 선로변에 디포짓 바기지(레프트 라기지) 가 잠겨있길래
지나가는 여자 승무원에게 이야길 하니 어디 가서 물어보라고 말하다가는....
아무래도 우리가 못알아들은걸로 생각했는지 따라오라며 앞장을 서서 걷더니
어느 사무실에 가서는 근무하는 직원에게 말을 해 준다.
사무직원이 전화로 호출을 하니 5분여 후에 담당 직원이
나타났길래 배낭을 3유로 씩에 맡기는 데,
서로 궁금한게 짐을 찾을 시간 이라 12시 40분에 찾기로 약속을 한다.
10시 20분에 역 인포에 시내지도가 없기로 Piazza Cavalloti 광장을 나와
내가 구글맵 에서 보고 16절지에 손으로 그린 지도를 들고는 카이로리 광장을 찾아간다.
지나가는 행인에게 몇 번이나 물어 직진하다 좌회전하여 Via Tommaso Cannizzaro
거리를 따라 세 블록을 가니 거기에 나무가 우거진 공원이 나온다.
이 공원이 있는 곳이 바로 메시나의 중심인 카이로리 광장 Piazza Cairoli 이다!
잠시 메시나 의 공원 벤치에 앉아 쉬면서
생각하노라니..... 이 도시 이름과 닮은 메세나 운동이 떠오르네?
문화· 예술과 스포츠에 대한 원조를 총칭하는 용어 메세나 는
베르길리우스와 호르티우스등 문화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로마의 마에케나스 에서 유래한단다.
1967년 미국 에서 기업 예술 후원회가 발족하면서 이 용어를 처음 쓴 이후
각국의 기업인들이 메세나 협의회 를 설립하면서
메세나는 기업인들의 각종 지원 및 후원 활동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일본 아키타에서 너무 가난해 화가의 꿈을 접어야했던 재일교포 소년
하정웅은 가전제품 판매점을 하는 중에......
도쿄 미술관에서 빈센트 반 고흐 의 불타오르는 그림을 보고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돈이 벌리는대로 미술품을 사모으던 중에 1,980년 일본 미술잡지에서 화가 이우환 씨를
다룬 특집을 본다. 해서 이우환씨의 유럽전시회를 후원하면서
미술품을 수집하던중에 1,993년 고향에서 가까운
갓 개관한 광주 시립미술관 에 텅빈 전시실을 보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나....
이후 2,300점에 달하는 그림을 광주 미술관에 보냈으며 그외 대전, 포항, 부산, 전주등에
미술품 7,700점과 무용가 최승희씨의 사진등
역사 자료를 포함해 총 1만점 에 달하는 미술품을 고국의 지방 미술관에 기증했단다!
공원에서 메세나 운동 을 생각하며 잠시 쉰후에 다시 행인에게 길을 물어 작은 도로를
건너 중심 대로인 가리발디 대로 Via Giuseppe Garibardi 를 따라 걷는다.
도중에 자그만 쌈지 공원이 나오고 거기에 동네 성당 이 있길래
잠시 앉아 휴식도 취할겸 안으로 들어가니....
여긴 관광지가 아니고 동네 사람들이 다니는 교회인 듯....
소박한 모습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앉아 쉬다가 다시 일어서서 대성당 두오모 를 찾아간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
★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http://cafe.daum.net/bpguide)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메시나!!! 역사에 그 이름이 자주 나오는 도시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