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는 남자 단식경기.
말레이지아의 리총웨이 선수와 중국의 린단 선수의 대결입니다.
세계 랭킹 1위는 리총웨이 선수지만 이번 경기에 많은 관련 전문가들이 남자 단식 우승을 점치는 것은 린단선수더군요.
이유는 린단이 큰 대회에 유난히 강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우승을 했었구요.
해서 모두들 린단 선수의 우승을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 있는 말레이지아 사람들이 리총웨이를 응원하기 위해 많이 왔더군요.
바로 우리 앞자리에서 저렇게 자국기를 들고 열심히 응원을 했습니다.
먼 타국에서 자기나라 선수의 게임을 보는 것, 게다가 그가 세계 랭킹 1위라는 사실은 얼마나 가슴 뿌듯한 일이겠습니까?
저 역시 중국이 거의 모든 우승을 싹쓸이 하는 것이 얄미워서 리총웨이를 응원하기로 했습니다. ^^*
나중에 보니 이번 대회 입장료를 외국인에게는 받지 않았다고 해요. 배드민턴은 동남아 선수들이 많고 우리나라에 동남아 사람들이 많이 체류하고 있으니 그들에게 자국 선수들을 응원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지요.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 대개가 노동자로 한국에 온 사람들이라서 아무래도 경제적 여유가 그리 많지 않을테니까요.
아까도 말했지만 남자단식이야 말로 배드민턴 경기의 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온갖 묘기와 기술을 다 보여주는 두 선수더군요.
잔기술에 있어서는 리총웨이가 한 수 앞서는 것 같았고, 파워 면에서는 린단이 조금 앞서는 느낌이었지만, 어쨌거나 두 사람의 실력이야 말로 누가 더 잘한달 것 없이 정말 대등하였습니다.
하지만, 마지막 셋트에서 리총웨이가 넣은 드롭이 넷트에 걸리고, 린단에게 띄워준 콕이 스매싱으로 내리 꽂히면서 아쉽게 리총웨이가 지고 말았습니다.
말레이지아 국민들이 그렇게 응원을 했것만 말이죠. 또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도 나같은 마음이 있어서 그런지 리총웨이를 더 응원했습니다만, 결과는 린단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승자는 정해졌지만, 역시 이 두 선수...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듯.
시상식 끝나고 다정히 대화를 하면서 걸어 오네요.
뭐..세계 대회에서 얼마나 자주만나겠어요? 또...랭킹 1-2위를 다투니 늘 만나서 싸울것이구요.
오늘은 린단이 이겼지만 내일은 또 리총웨이가 이길 것이고....그들에게는 이기고 지는 것은 일상사 일테니까요.
하지만 역시..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일 테지요.
일단 선수는...시합에서 이겨야 하니까요.
이번에 국제경기를 보면서 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았습니다. 물론 실전에서는 아직 못써먹을테지만요. ㅎㅎ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에 배드민턴 동호회 회원들이 많고 또 우리나라에서 국제경기를 하는 것인데 메인 방송사에서는 언급이 거의 없다는 것과 중계도 SBS 스포츠 방송에서 아주 일부만 해주는 것이 너무 아쉽더라구요.
테니스 같은 것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본선에 하나도 못올라가도 중계를 해주면서 말이죠.
다음에는 경기장에 못가도 TV에서라도 볼 수 있으면 좋겠네요.
내년에는 이대회가 1월 초순에 열린다고 하네요.
이번에 못가서 아쉬웠던 분들...시간 되는 분들은 내년엔 꼭 가보시길....^^
지루한 관람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와우~ 책한권을 읽은듯...
현장에서 경기를 직접 본 것 같은 생생함~~~ 자세하게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려요^**^
정말 글도 이쁘게 잘 쓰네요.. 사진 잘 보았습니다..^^
사진이면 사진, 글이면 글 모두 조중동 스포츠기자보다 한수 위입니다. 민턴을 사랑하는 전문가(?)로서의 애정이 돋보이네요. 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
집안에 일이 있어 경기장 못가본게 내심 아쉬웠는데 이렇게 관람후기까지..넘 감사하네요.누님은 제가 아는 어떤 분과 비해보아도 배드민턴 열정이 뒤지지 않은데 결정적으로 누님이 짱.클럽을 사랑하는 마음!! 못간 사람들을 위해 거의 방송을 보는 것 같은 정보를 주시니 말이죠.
에고...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
뭐 애정은 남못지 않은데...실력이 영..따라주질 않으니..ㅎㅎㅎ
그래도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가는 조금씩 나아지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