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톡스 2회] 수레바퀴 아래서 / 2024.06.11.
6월 모임(기록자 장경호)은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었습니다.
대전대학교 추억의 분식집 ‘왕돈가스’에서 가볍지 않게? 먹고
인근 스타벅스에서 생각을 나눴습니다.
15년 만의 방문한 분식집 분위기와 맛은 그대로였습니다.
변한 건 세월을 품은 건물과 사람이었습니다.
잊지 않고 알아봐 주신 사장님 부부도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우리 모임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신규 회원 조아라 사회사업가가 함께했습니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먹고 나눴습니다. 내일도 오늘만큼만 조아라~ 했습니다.
수레바퀴 아래서 후기는
정돈된 지난 시간과 다르게 감정선이 흐르는 대로 나눴습니다.
이 책이 주는 감흥은 우리를 정처 없이 흐르게 했습니다.
타인의 기대에 맞춰 살다 비극을 맞이한 한스의 아련하고 비통한 삶을 보며
각자 인생에서 수레바퀴는 무엇인지, 타인의 기대가 아닌 온전한 나를 만나는 시간은 언제인지,
나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등을 나눴습니다.
서연)
저는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으면서 물론! 잘 읽히고 매우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조금은 답답한 느낌이 들었어요.
뭔가 책의 세계관이 제가 겪어온 어린 시절과 상당히 유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에요.
책을 덮을 시점 즈음엔 책 속 한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했어요.
한스가 머리로 하는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에 머무르는 시점들이 2번 나오더군요.
글의 초반 강에 빠져 헤엄칠 때, 한 여자에게서 사랑을 느낄 때.
“지금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충분히 그 감정을 느끼렴, 한스!”라고 말해주고 싶었달까요???
또 한편으론 지금 현재 저를 비롯한 저의 둘레 사람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그들 덕분에 다양한 경험과 생각을 하면서
지금의 '박서연행 열차'를 타고 인생의 여행을 즐기고 있는
제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게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어린 시절 본능적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모습을 기특하게 여겨주고,
부모님이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를지라도,
사랑과 같은 감정을 어떻게 주고받는지 경험할 수 있는 관계의 장을 열어주는 것,
장으로 당도하는 문으로 이끌어주는 것!
지금 나의 수레바퀴는 우스갯소리로 “평가”라고 했지만, 조금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25살, 무겁게 짊어지고 있던 당시 수레바퀴를 내려놓기 위해 많은 시간 동안 스스로와 이야기해왔고,
그 수레바퀴는 이제 굴렁쇠처럼 굴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굴렁쇠가 넘어질 땐, 여전히 저도 같이 넘어지곤 하지만요..!)
지금의 수레바퀴는 무엇인지 오랜만에 스스로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네용:)
금요일 밤 진짜 먹고 싶지만 참고 있는 엽기떡볶이와
인생 영화 해리포터를 다시 보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면서요!^.^!
책 소감은 여기서 마무리 해보겠습니다 ,, ! 총총 ,,!
P.S. 이런 좋은 기회 만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최근 삶의 활력소여요~ 쿡쿡
다음 달에 뵙겠습니다~~~~~~!!
지윤)
한스의 삶은 우리가 경험한 청소년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한스의 아빠도, 동네 어른(목사님)들도 그에게 신학교라는 목표를 강요한다.
스스로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고민할 시간 없이 어른들이 규정해준 길에 따라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벼랑 끝에 도달하게 될 거다.
벼랑 끝에 도달해서야 내가 진정 무얼 원했는지 생각하게 되면 미치지 않을 수 있을까?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나는 한스가 안쓰러웠다. 한스를 순수한 의도로 걱정해주는 사람이 있었을까?
교장 선생님도, 아빠도 한스가 무사히 일등하고
학교를 졸업하기를 원하는 목적을 가지고 한스의 건강을 걱정했다.
“아무것도 효과가 없었다는 건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건강한 생활에는 내용과 목표가 없으면 안 되는데, 젊은 기벤라트는 그것을 상실하고 만 것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한스를 서기로 취직시키든가 기술이라도 가르쳐보려고 했으나 아들이 아직 허약했기 때문에 먼저 원기를 북돋아 주어야 했다. 그것보다 우선은 진심으로 그의 앞날을 걱정해야 좋았을 것이다.”
“어째서 그는 가장 감수성이 예민하고 위험한 소년 시절에 매일 밤늦게까지 공부를 해야만 했던가? 왜 그에게서 토끼를 빼앗아버렸던가? 왜 라틴어 학교 시절 그를 친구들에게서 떨어뜨려놓았던가? 왜 낚시질이며 돌아다니며 노는 것을 금지했던가? 왜 심신을 갈가리 찢어놓을 뿐인 쓸데없는 공명심을 부추겨 공허하고 저속한 이상을 불어넣었던가? 왜 시험이 끝나고 나서도 마땅히 누려야 할 휴식조차 허락하지 않았던가? 이제 지칠대로 지친 노새는 길가에 쓰러져서 아무 쓸모도 없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
인간의 안식처는 자연이다. 독특한 아이들을 품어주는 것이 자연일까?
자연에서 자란 아이들이 독특해지는 걸까?
“헤세가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독특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교외의 넓은 들판을 늘 혼자서 돌아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갖가지 들꽃과 나비가 어린 헤세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따라서 자연과 자연의 노래가 일찍부터 그의 마음속에 배어들었다.”
자기 고집대로 사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깨달았다.
우리는 남이 깔아준 궤도를 살고 있는가? 아니면 내가 만든 궤도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가?
과연 남이 깔아준 궤도에 따라 살고 있다고 하여 비난받을 일인가?
“자기 고집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 자신의 본질을 스스로 파악하고, 자신이 걸어갈 궤도를 스스로 개척해야만 한다. 이것은 남이 깔아준 궤도를 걷든 경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힘든 일이다.”
경호)
‘수레바퀴 아래서’를 읽고 떠오르는 느낌 생각들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부르듯이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 봐 그래 나도 변했으니까
변하지 않는 건 추억이 깃든 자연뿐이네
어린 시절 뛰놀던 석양에 빛나던 황금빛 모래와
울적한 가슴 뚫어준 동해의 힘찬 파도 소리가 그립네
허망한 삶이여 그 삶을 위로하고 어루만져주는 건
그 언젠가 사라져버려 감당하지 못할 두려움에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우정과 사랑뿐이네
그 어디든 옹기종기 모여앉아 시시콜콜 재잘재잘 떠들던 벗들이 그립네
곁에 있어도 그리운 가족, 우리는 어찌 엮여 속절없이 마음 쓰는지
내 것이라 여길수록, 아끼고 사랑할수록 그리움만 쌓이네
충동과 허영으로 가득 찬 나의 하루는 누구의 것인가?
어쩌면 나는 한스를 동정하면서도 부러워했는지 몰라
차가운 달빛과 검푸른 숲속의 강물이 한스의 영혼을 어루만지고 품었듯이
그리움과 열등감으로 가득 찬 나의 영혼도 그리해주길 바랄 뿐이네
밤의 요정만이 알겠지. 나의 진심을
p.s. 새벽이 아니었는데... 왜이리 오그라드는지... 문학의 마법인가?
# 7월엔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나눕니다.
# 함께 하고픈 분은 댓글달아주세요.
첫댓글 제가 너무 사랑하는 서모싯 몸의 책이로군요!
함께하고싶은데.. 일정이 어떻게 될까요?
안녕하세요 송현진 선생님 반갑고 감사합니다 7월16일 저녁 7시에 진행되며 장소는 아직 미정이에요. 대전인데 참여가 가능하실지요? 구체적인 사항은 010 4560 4438로 연락주세요^^
장경호 선생님, 직접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북톡스, 7월 모임도 응원합니다.
안녕하세요 정수현 선생님 만나봬서 반가웠습니다. 짧은대화였지만 현장에 대한 애정과 후배들 사랑이 가득 느껴져서 감동이었어요. 저도 본받아 실천하겠습니다^^
서연 선생님 '박서연행 열차', 굴렁쇠로 굴린다는 비유 좋네요.
지윤 선생님 '자기 고집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은'이라는 전제가 붙은 걸로 봐서는 궤도와 삶은 사람마다 다른 것 같아요.
경호 선생님 봄여름가을겨울 노래 인용에서 저희 세대구나 싶네요. 소감은 거의 시인 같습니다. 잘 봤습니다.
제 독후감 올려요.
https://blog.naver.com/binson79/221944048243
김상진 선생님의 묵직하고 깊이 있는 독후감 인상깊습니다. 감사합니다 7월활동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