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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프린세스] 16
S#1. 상태 사장실
15회와 연결해서...
민이사 : (다급하게 들어와) 사장님, 석주토건에서 당장 자재비 결제 안 되면 공사 중단하겠답니다.
상태 : (수화기에 대고) 잠시만요, 아니 왜?
민이사 : 그리고 기일 남은 어음들도 돌아오고 있어요.
상태 : 뭐? (놀라 굳어지는) 도대체, (하다 수화기 보는, 다시 귀에 대고 아무렇지 않은 척) 여보세요? 은행장님.. (탁 끊어진다)
은행, (하다 수화기 내려놓는) 다시 말해 봐, 어음이 돌아오다니, 왜?
민이사 : 신문 보셨어요?
상태 : 새벽부터 일신금고 앞 지켜 겨우 이사장 만나 대출 만기 연장해달라고 진 다 빼고
겨우 들어와 앉자마자 김행장 전화 받았어.
민이사 : 사장님 검찰 조사 받은 게 기사로 났습니다...
상태 : (기겁해서 놀라는) 기사로, 그 그게 났단 말야?... 나라고, 마상태라고 났어?
민이사 : 그건 아니지만 우리 회사에 사장님이라고 소문났답니다.
상태 : (좀 전 통화 내용인 듯 수화기 보며) 그래서 소문이 안 좋네, 어쩌네 그랬구만... 신문 가져와 봐...
(낭패스럽게 생각에 잠기는데)
민이사 : 결제는 어떻게 할까요?
상태 : 당연히 결제해 줘야지! 결제 안 해 주면 소문 기정사실 되고, 그러는 순간 끝장인거 몰라!
S#2. 혜리 검사실
인터넷 포털 메인 화면에 걸려있는 ‘S건설사 사장 15년 전 살해 혐의로 검찰 조사 받아’ 라는 헤드라인 보는 혜리,
차마 내용 보지 못하고 화면 닫는다.
차계장과 정임, 직원들끼리 메신저로 상태 소식 주고 받고 있는 듯 자판 치다가 걱정스럽게 혜리 본다.
혜리 : (초조한) 아직 부장실 회의 안 끝났대요?
차계장 : 기소 여부 수사공소심의위원회에 올리기로 했답니다...
혜리 : (또 한 단계 걱정해야 하는 상황) 네...
S#3. 윤 검사실
야근하려고 배달 온 저녁 음식 앞에 앉는 둘.
진검 : 선배님 일부러 기소 주장 강력하게 하신 거죠?
윤검 : 무슨 소리야.
진검 : 서인우씨 아버님 재심 신경 쓰신 거 아니에요?
윤검 : (그런 면이 있지만) 무슨 소리야? 재심과 무관하게 검사로써 당연히 기소해야 되는 사건이야.
진검 : (속마음 알고 싶어서 유심히 보면) 지금까지 조사한 걸로는 폭행치사로 할 순 없고,
그거 더 조사하다 살인죄 공소시효까지 지나버리면, 서동근씨 재심이 더 어려워지는 건 분명하잖아요.
윤검 : (딴소리하듯) 마검을 위해서도 서인우를 위해서도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는 게 제일 좋은 일이야.
진검 : 네, 억울한 서동근씨를 위해서도 제대로 밝혀줘야 하는 거죠. (먹는)
S#4. 인우 빌라
퇴근하자마자 온 듯 검사실 차림새로 옆에 가방 놓고 앉아있는 혜리와 인우.
인우 : 수사공소심의위원회로 넘어갔다고 꼭 기소되는 건 아니잖아요.
혜리 : (걱정스럽게 끄덕이면)
인우 : 너무 걱정 말아요, 김기환이 진술하기로 했으니까.
혜리 : 대체 어떻게 김기환이 진술한다고 한 거에요?
인우 : (생각에 잠기는)
S#5. 상태 사장실 (인우 회상)
앉아있는 인우에게 김기환 장부 내미는 상태. 손으로 년, 월, 일, 시, 장소 및 액수 등 적혀있다.
인우 : (받아서 펼쳐보는, 자세한 내막 뜻밖인 듯 멈칫하는)
상태 : (자조적인) 내 딸년이... 자네한테 내 창자까지 꺼내 보이게 하는구만...
인우 : (상태 보는)
S#6. 인우 빌라 (저녁)
얘기하고 있는 인우와 혜리.
혜리 : 그럼 있었던 일에 대해서 제대로 다 말한대요?
인우 : (끄덕이며) 말할 거야. 마상태 사장이 유명우를 방어하다 밀치게 됐다는 거,
(잠시 멈칫) 아버지가 용의자로 잡혔다는 걸 알려줬다는 거, 다 말하기로 했어요.
혜리 : (한숨 놓는) 다행이다... (하다) 저기 우리 아빠요... 조금만 기다려줘요. 난 아빠 안 닮았어요.
인우 : 알아.
혜리 : (벙해서) 우리 아빠가 자기 마음 표현 못하는 걸 안다구요?
인우 : 안 닮았다면서요. (하는데)
E 현관 벨 울린다.
둘 : (돌아보는, 모니터에 제니 보인다. 동시에 벌떡 일어서는)
인우 : 있어요, 여기서 일하는 거 알아요. (현관으로 나가서 문 열어주는)
혜리 : (편치 않은 사람이라 어쩔까 망설이다가 가방 집어 들고 현관으로 가는데)
제니 : (들어오는, 목례하며) 일하는데 방해했어요. (유심히 혜리 기색 보는)
혜리 : 아뇨, 괜찮아요... (기분 좋지는 않다. 나가는)
인우 : 내려가요.
제니 : (소파로 가서 앉으며, 빈정 아닌) 마혜리, 생각보다 신기한데? 참 신기하다.
인우 : (앉으며) 오늘 꼭 해야 한다는 얘기부터 듣자.
제니 : 그 얘기하는 거야. (뜻밖이라는) 마혜리씨 너한테 말 안했나 봐? 왜 안 했을까?
인우 : 뭘.
제니 : (반응 예측한다. 정색하고) 내가 보냈거든, 그거. 마혜리 검사가 아버지 사건 덮지 못하게 조사해 달라는 거.
인우 : (놀라) 뭐?
제니 : (반어적으로 빈정대듯) 정말 다행이야, 마검이 검사답게 행동해서. 숨겼으면 큰일 났을 텐데.
인우 : (굳어져) 마상태 사장 사건을 보냈다구? 왜? (버럭 화내는) 나한테 말도 없이 너 무슨 짓이야!
제니 : (예상했다. 담담한) 그러지 마, 약속 위반은 니가 했어.
인우 : 약속 위반이라니, 내 일이었어! 너 나 돕고 싶다 그랬어, 친구로.
제니 : (차분한) 말로 하고 손가락 걸어야만 약속인 거 아냐.
인우 : (멈칫하면)
제니 : 마혜리가 아니라 니가 덮을 거라고... 꿈에도 생각 못했어. 꿈에서도 생각 못할 일을 당하면 그것도 기막힌 거야.
인우 : (아차 싶은) 그건,
제니 : (맘 아픈) 니가 이럴 줄 알았으면, 내가 너 돕는다고 왔겠어?
인우 : (끄덕이는) 그러네, 내가 약속 어긴 거 맞네... 미안하다.
제니 : (보다가) 아냐, 내가 미안하단 말 하러 온 거야... 묻지도 않고 계획대로 해서 미안하고,
마검이 내 예상 벗어나서 다행이구 그래.
인우 : (뜻밖인 듯 보는)
S#7. 검찰청 외경 (다른 날)
S#8. 부장실
회의하고 있는 검사들. 혜리도 있다.
부장 : 그럼 다음은... 윤검하고 진검이 맡은 사건인데...
채검, 이검 : (혜리 보는)
혜리 : (회의를 위해 피해야 한다. 아무렇지 않은 듯 일어서며) 저 먼저 좀 가보겠습니다, 참고인이 오기로 해서요.
부장 : 그래, 가 봐.
혜리 : (인사하고 나가는)
채검 : (안됐다는 듯 보는) 휴...
부장 : 오늘 마상태 사장 2차 조사 있지? 어제 김기환 의원 참고인 조사 했고.
윤검 : 네.
부장 : 그래, 다들 힘들겠지만 잘 해봐...
S#9. 복도
인우와 함께 걸어오는 마상태.
인우 : 전 옆에만 있을 뿐 조사에 관여할 순 없습니다.
상태 : (끄덕이는) ...
S#10. 윤 검사실 몽타주
윤검 앞에서 조사 받고 있는 마상태. 인우, 마상태 옆에 앉아있다.
변호사는 조사에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라 묵묵히 듣고만 있는 인우.
김기환, 윤검 앞에서 조사받고 있다.
윤검 : 전화해서 뭐라고 하던가요?
김기환 : 유명우가 목을 졸랐던가 그래서 밀쳤는데 머리를 부딪혔다고 했던 거 같습니다.
상태 : 유명우가 제 목을 졸라서 밀쳤는데 돌에 머리를 부딪혀서 죽었을 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윤검 : 서동근씨가 현장에서 용의자로 잡혔다는 얘기를 왜 마상태씨한테 해줬나요?
김기환 : (약간 당황하지만 얼버무리는) 알아봐 주면서 잘 생각하라고 해준거죠...
상태 : 서동근이 잡혔으니까, 자수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윤검 : 현장에서 도망쳐서 제일 먼저 왜 김기환에게 전화를 하셨나요?
상태 : ...제가 유명우를 왜 만나러 갔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김기환 : 왜 나한테 전화했는지는 저야 모르죠.
윤검 : (석연치 않다는 듯 예리하게 보는)
S#11. 엘리베이터 앞
휴게실 입구에서 아버지 기다리고 있는 혜리.
상태, 참담한 심정으로 인우와 엘리베이터로 오다가 혜리 본다. 얼른 외면하는 상태.
그런 아버지 눈시울 붉어져 보는 혜리, 다가가는데
동시에 점심 먹으러 우르르 오는 부장과 이검, 채검, 진검 등... 상태와 혜리 보고 부장, ‘윤검은 왜 안와?’... 하며 물러서준다.
상태, 얼른 옆으로 비켜서며 고개 돌리는데
혜리 : (다가온다) 조사 잘 받으셨어요?
상태 : (작게) 얼른 가, 아는 척 말고...
인우 : (시큰해지는)
엘리베이터 타는 상태와 인우.
혜리, 눈물 참으며 보고 있고. 상태 문 닫힐 때까지 고개 돌려 혜리 못본다.
안타까운 미소 짓고 아버지 모습 지켜보는 혜리, 문 닫히면 이 악문다. 기필코!
S#12. 엘리베이터 안
엘리베이터 문 닫히자마자 훅 울음 올라오는 상태. 인우 놀라서 그런 상태 보고.
상태 : 늙으면 이렇게 되는 거야...
인우 : (자기도 모르게 짠해지는) ....
상태 : 미안하네... (눈물 훔치며)
인우 : (뜻밖인, 상태 얼굴 보는) .....
상태 : 서동근이 아들, 미안해...
[프래쉬 백] 인우의 회상... 구치소에서 아빠 창피해하는 줄 알았던 아버지.
지금 스스로 창피해하는 상태.
S#13. 인우 빌라 일각
운동기구 있던 공간이 사건 현장처럼 꾸며놓은 인우. 한쪽에 사건 현장에 있던 캐비닛과 똑같은 크기의 캐비닛 놓여있고
그 옆으로 테이블로 대강 사건 컨테이너 크기로 구분해 놓여있다.
바닥에 유명우가 죽은 위치와 똑같은 유명우 크기 분필로 그려놓고 일어서는 인우. 머리 쪽에 돌대신 쿠션 놓여있고.
혜리, 비닐봉지에서 사진 속 방안에서 보이는 미끄러질 만한 것들 꺼내고 있다.
각종 비닐, 종이, 납작한 소주 팩, 빈 담배 곽, 전화 줄 등 테이블 위에 놓는다. (현장 사진에 있는 것들 추가)
인우 : 어디서 쓰레기 집어왔어요?
혜리 : 현장 사진에 있었던 것들이에요. 한번씩 다 넘어져 보자구요, 어떻게 미끄러지는지.
(비닐봉지 하나 유명우 발치에 놓고 일어서는, 뒤로 확 가서 넘어져 보려는데, 유명우처럼 여자구두 신고)
인우 : (팔 탁 잡으며) 위험하게!
혜리 : (갑자기 잡히자 더 놀라며 비틀하다 중심 잡는, 놀라) 넘어질 뻔 했잖아요?
인우 : (웃음 나오려지만 참고) 잡아줄 테니까 다시 해봐요. (혜리 팔뚝 정도 잡는)
혜리 : (비닐봉지 밟고 미끄러져 보려하지만 구두굽에 비닐 걸려 잘 안 나간다) 안 미끄러지네...
인우 : 내가 할께요... (하다 혜리 보는) 제대로 해봅시다.
혜리 : (영문 몰라 보는)
인우 : (캐비닛 가리키며) 캐비닛 쪽으로 밀쳤다는 건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던 건데, (하다) 내 목 좀 졸라요.
혜리 : 에?
인우 : 마상태 사장 진술대로 유명우처럼 내 목 졸라 보라구요.
혜리 : (비장해져서) 네! (인우 앞으로 가서 바로) 잡습니다! (인우 멱살 확 휘어잡는, 진짜처럼)
인우 : (마상태 진술처럼 혜리 팔 안쪽으로 쳐내려다 멈칫, 밀쳐야 할 대상이 혜리다) 이거 아닌데, 다시.
[시간경과]
인우가 혜리 멱살 꽉 잡고 있다. 둘 다 실제처럼 비장하다.
목 졸려서 얼굴 벌개지던 혜리, 인우 양팔 안으로 손 넣어서 팍 밀쳐낸다.
인우 기세에 혜리 멱살에서 손 떨어져나가면 혜리, 거의 동시에 인우 있는 힘껏 팍 민다.
밀리면서 캐비닛에 가서 팍 부딪히는 인우, 사건 생각하며 의도적으로 튕겼다가 몸 바로하면서
바닥에 미끄러지는 시늉하며 쿠션 있는 자리 본다.
혜리 : (발치께 가리키며) 여기 뭔가 있었네!
인우 : (그 느낌 들었다. 돌아보는) 분명히 있긴 있었는데... (소주팩, 비닐봉지, 종이 등 죽 훑어보는)
혜리 : (현장 사진 보며) 다 해봤는데...
인우 : 사건 당일 유명우하고 술 마셨던 철거민이 유명우가 소주를 사가면서 마상태 사장을 만난다고 했고...
혜리 : 담당 형사가 현장에서 술냄새가 진동했다고 했어요.
인우 : (뭔가 퍼뜩 생각나는, 급히) 가만있어 봐, 가만 가만 조용!
혜리 ; (놀라 입 꾹 다무는)
[13회 41씬에서]
서동근 : (놀라) 우리 사장님을 만난다구요?...
서동근 : (표정 굳어지는) 유대표님, 혹시 술 드셨어요?...
인우 : (현재) 그 때 시간이 9시 넘었을 때였어.
유명우는, 컨테이너에서 당신 아버지를 기다리면서 우리 아버지한테 전화를 했고,
혜리 : 술을 마시고 있었어요.
인우 : 근데... (현장 사진 막 찾아보는 인우, 테이블 위에 아무 것도 없다) 테이블에 왜 술 마시던 흔적들이 없지?
혜리 : 몸싸움 했으니까... (뭔가 생각난 듯 또 사진들 다 뒤져보는데 정상적인 형태의 볼록한 소주팩 안 보인다)
이상하네, 유명우는 팩으로 된 소주만 마셨다는데, 마시다 만 소주팩이 없죠? 납작한 거 밖에 없잖아요.
인우 : (느낌 왔다) 몸싸움하다 밟은 거지. 잠깐 기다려요! (휙 돌아나가는)
혜리 : 어디 가요?...
인우 : (벌써 사라졌다)
[시간경과]
혜리 : (핸드폰 보면서) 법률정보가 어딨더라. (법률정보 어플 실행하고) 여깄네. (법률 정보 메인화면, 검색화면 등 인서트,
검색어에 ‘폭력’ 입력해서 폭행치사에 관한 현행법령 찾아보고) 증명할 수 있을까.
(다시 검색어에 ‘재심’ 입력하고 터치하면, 재심에 대한 법령 나오고)
혜리 핸드폰 보고 있는데 인우 온다. 손에 든 편의점 봉지에 소주팩 10여개 담겨 있다.
인우, 캐비닛 부근 유명우 그려진 발치에 마시다 만 소주팩 놓고 구두발로 팍 밟는다.
소주팩 팍 터지면서 소주 쫙 흘러나오고 소주 냄새 퍼진다.
혜리 : 아! 술 냄새. (하다 멈칫하는)
인우 : (뭔가 확신 드는 듯 눈 반짝이며 씩 웃는다) 해봅시다.
혜리 : (흥분된다, 자기가 해보려고 인우 팔 덥썩 잡아끌고 뒤로 가면)
인우 : (다른 팔로 혜리 팔 떼내며) 내가 해요, 당신은 너무 가벼워. (적당한 위치로 가는)
혜리 : (막 인우 팔 잡아주려는데)
인우 : (한 두 걸음 뒤에서 소주액 위에 놓인 소주팩 밟는, 쫙 미끄러진다)
혜리 : (미끄러지는 기세 장난 아니다. 놀라) 으아!
인우 : (꽈당 넘어지는)
혜리 : (기겁해서 달려가는) 서변!-
인우 : (미끄러져 넘어지며 엉덩방아 찧고 넘어졌다 뻗는다. 머리에 밀려 쿠션 뒤로 가있고. 아찔했던 듯 눈감고 있는)
혜리 : (사색돼서) 괜찮아요? 괜찮아요?
인우 : (눈 뜨는, 혜리 다가와 있는 큰 눈동자 보인다. 흠칫 놀라는)
혜리 : 휴.
인우 : (외면하며 한 팔로 버티고 몸 일으키는) 머리 깨질 뻔 했네... (하다 뚝 멈추는)
혜리 : (동시에 생각나는, 눈 커져 인우 보는)
S#14. 부장실 (다른 날)
의아한 얼굴로 윤검 쳐다보고 있는 부장.
부장 : 수사공소심의위원회가 낼 모렌데, 마상태 변호인이 뭘 설명할 게 있다고?
윤검 : 유명우를 의도적으로 살해한 게 아니라는 입증을 하겠답니다.
부장 : 그래? 뭘로?
윤검 : 한국과학수사연구소에서 만든 영상을 가지고 오겠다는데요.
부장 : 영상?
S#15. 회의실
화이트보드에 컨테이너 내부사진 3789 올려져있고, 그 옆 대형LCD에 똑같은 구조의 컨테이너 방이 그래픽 영상으로 보여진다.
인우 리모컨으로 재생, 정지 시켜가며 설명하면, 5부 검사들 경청한다. (혜리 없음)
인우 : 95년 5월 20일 천지동 재개발지에서 일어난 유명우 살해사건은 피의자 마상태가 살인을 한 게 아니라,
폭행치사로 일어난 사건임을 밝히고자 합니다.
진검 : 뭘 찾았나봐요?
윤검 : 글쎄...
인우 : 마상태는 유명우가 먼저 목을 졸라 공격해오자, 유명우를 밀치고 나가려다 돌아봤을 때 넘어지면서 머리를 돌에 찧는걸
봤다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현장 상황에서, 유명우가 캐비닛에 부딪힌 후 넘어지려면, 뭔가 밟고 미끄러졌어야 합니다.
[프래쉬 컷 - 현장사무실 컨테이너]
*인우 설명 위로 마상태 목 졸려 뒷걸음질 치다가 유명우를 캐비닛으로 밀치고 돌아서는데
유명우의 “어!” 하는 소리에 돌아보면(유명우가 소주팩 밟은 것 못 보고) 유명우 넘어져 머리 찧는 순간 보고 놀란다.
나부장 : 마상태 주장이 사실이라면... (일리가 있겠다 싶은)
인우 : 사건 현장에서 압류된 물품인 전표용지, 비닐봉지, 담배곽, 전화기 등을 모두 테스트해 본 결과,
유명우는 (3844-1 사진 소주팩 가리키는) 이 소주팩을 밟고 미끄러졌습니다.
(3844-2 사진과 유명우의 족적 대조해 보이는) 소주팩에 찍힌 발자국이 유명우의 족적과 일치합니다.
윤검 : 몸싸움 도중에 밟아서 터진 걸 수도 있잖아요?
인우 : 그렇습니다. 몸싸움 도중에 터져서 소주액이 묻은 소주팩을 밟았기 때문에, 미끄러웠던 겁니다.
(LCD에 영상 재생시키며 설명) 피해자 유명우는 키 180센치, 몸무게 89키로의 건장한 체격으로,
캐비닛에 부딪히고 반동으로 몸이 튕겨져나와 (3844-1 유명우 오른쪽 옆구리 정도 가리켜) 이 지점에서 소주팩을 밟고
(현재 소주팩 자리로 선 긋는) 미끄러져 돌 위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캐비닛에 밀쳤다 소주팩 밟고 미끄러지는 동작은
모두 똑같되 유명우가 ①, 조금 더 큰 키를 ②, 조금 더 작은 키를 ③으로 정리합니다)
마상태 인간모형이 캐비닛을 등진 유명우①을 밀치면 캐비닛에 몸을 부딪히면서 캐비닛 우그러져 움푹 패이고,
캐비닛에 부딪혔다가 반동으로 튀어나와 소주팩을 밟고 미끄러지면서 돌 위로 넘어지고, 소주팩은 저만치 밀려가다 멈춘다.
인우 : 사건기록에, 소주팩 4개를 사가는 유명우를 봤다는, 유명우의 동료 진술이 있고, 출동했던 형사 역시,
실내에 술냄새가 진동했다고 했습니다. 현장 압류물품 중, 밟혀서 찌그러진 소주팩은 이거 뿐입니다.
또 하나 (유명우 손의 상처 사진, 긁힌 캐비닛 부분에 피 묻은 사진 가리켜) 유명우가 캐비닛에 부딪힐 때 생긴 상처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프래쉬 컷 - 현장사무실 컨테이너(과거)]
*인우 설명 위로 마상태 유명우와 몸싸움 하다가, 추가컷
1. 누군가의 발에 밟히는 소주팩. 2. 유명우가 캐비닛에 부딪힐 때 움푹 패여 우그러지는 캐비닛 문.
3. 유명우 캐비닛에 부딪힐 때 팔이 캐비닛에 긁혀 상처 생긴다.
4. 유명우 캐비닛에 밀쳐진 후 반동으로 튕겨져 소주팩을 밟아 미끄러진다.
채검 : (추리력에 감탄해 작게 박수치는) 맞어. 나도 저렇게 넘어진 적 있는데.
이검 : (팔꿈치로 옆구리 쿡 찌른다)
인우 : 마상태는 유명우를 캐비닛으로 밀쳤습니다. 사람이 캐비닛에 부딪힌다고 죽진 않습니다.
이 사실만으로도 살해의도가 없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진검 : 캐비닛에 우그러진 자국만으로 부딪힌 게 유명우란 걸 어떻게 알죠?
인우 : 사건 당일, 마지막으로 현장에서 퇴근한 직원이, 집기를 정리하다 캐비닛을 닫을 때까지 구긴 데 없이 반듯했다는 진술을
했습니다. 그후 현장을 다녀간 사람은 유명우, 마상태, 서동근 단 3명뿐이구요. 그래서 다른 조건으로도 실험해 봤습니다.
마상태 유명우보다 키 큰 인간모형②를 위와 같이 캐비닛으로 밀치면 우그러지는 모양이 ①보다 약간 높고 넓게 생기고,
캐비닛에 부딪혔다가 튕겨져 소주팩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면 분재용 돌이 머리 아래 목 쪽에 놓인다.
마상태 유명우보다 키 작은 인간모형③을 캐비닛으로 밀치면 우그러지는 모양이 ①보다 낮고 작게 생기고,
캐비닛에 부딪혔다가 튕겨져 소주팩 밟아 미끄러져 넘어지면 분재용 돌이 머리 바로 위에 놓이게 된다.
①②③의 넘어진 모습의 돌 위치가 각각 다르다.
인우 : 똑같은 힘으로 밀쳤어도 체격에 따라 상황은 달라집니다. (②가리켜) 키 183, 체중 92키로의 사람이 부딪혔을 때와
(③가리켜) 키 176, 체중 84키로의 사람이 부딪혔을 때, 캐비닛 자국은 물론, 넘어지는 위치 또한 바뀝니다.
캐비닛 자국이나, 돌에 찧은 머리 위치는 유명우만이 일치합니다. 때문에 마상태는 밀치는 행위, 즉 폭행만으로
사망할 거란 예측은 할 수 없었으며, 유명우가 먼저 공격하지 않았다면, 밀치지도 않았을 겁니다.
(렌치 사진과 자국 찍힌 돈가방 사진 보이며) 유명우가 먼저 렌치로 공격했다는 증거사진입니다.
검사들 : (술렁이며 진지하게 상의한다)
인우 : 또한 마상태에게 조금이라도 범행의지가 있었다면, 자기 회사 경비가 24시간 근무하는 곳에서
유명우를 만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검사들 반응 긴장되게 보는)
[시간경과 - 인우 없음]
진검 : 당시 신정남은 병원 가느라 근무지를 무단이탈 했어요.
윤검 : (유명우의 손 사진 가리켜) 유명우 상처는, 당시 부검 결과에도 있었습니다.
서동근과 몸싸움하다 생긴 줄 알았는데, 이렇게 되면 얘기가 달라지겠네요.
채검 : 애초 죽일 의도가 있었음 협상하려고 돈 갖고 오지도 않았겠죠.
이검 : (확인하는) 돈가방에 찍힌 게 렌치 자국 확실해요?
윤검 : 감식 결과 렌치인 거 맞고, 당시 렌치에 유명우와 인부들 지문만 있었어.
진검 : 선배님하고 저도 미끄러졌을 가능성 얘기했었거든요. 설득력 있는 가설이에요.
나부장 : 혹시 모르니까 윤검이 면밀하게 검토해 봐.
S#16. 부장실
둘러앉아서 회의하고 있는 부장과 앉아있는 윤검과 진검.
부장 : 그럼 공소 제기를 안 하겠다는 거야?
윤검 : 네, 마상태씨가 유명우를 의도적이나 우발적으로 살해한 게 아니라 밀쳤는데 사망하게 됐다는 게 입증 됐으니까요.
진검 : 마상태 사장이 유명우를 죽일 의도도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부장 : 폭행치사면, 공소시효 지났으니까 마상태 사장은 자유의 몸이고,
진검 : 서인우 변호사 아버님도 재심 거치면 누명 벗으시는 거죠.
부장 : 그럼 수사공소심의위원회는 취소해야 되는 거네.
윤검 : 예, 부탁드립니다...
부장 : 이제 개운하냐? 윤검사?
윤검 : (미소로) 네...
S#17. 윤 검사실
컴퓨터로 결정문 쓰고 있는 윤검사.
제목, 불기소 결정서. 피의자, 마상태. 죄명, 폭행치사. 주문, 공소시효 지나서 공소 권 없음... 등 쓰고 있다.
S#18. 상태 사장실 / 휴게실
사색된 얼굴로 민이사와 소파에 마주 앉아서 얘기하고 있는 상태.
상태 : 무슨 소리야? 나한테 분명 대출 약속했는데! (탁자 위에 놓인 대출 서류들 담긴 서류봉투 턱짓으로 가리키며)
2시에 오라 그래놓고 오지 말라구?
민이사 : 사장님 거취가 불안정한 게 영향이 큰 거 같습니다. 주가도 계속 하한갑니다.
상태 : 사채는 더는 안되는데 (기막힌 듯 하... 하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우리 마검사’ 떠있다. 흠.. 가라앉히고 받는) 애비다.
혜리(휠) : 아빠, 아빠 살았어요.
상태 : 응? 뭐라구?
혜리 : (안도하며) 폭행치사로 최종 결론 났어요...
상태 : (안도하는) 그, 그러냐?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야?
혜리 : 공소시효 지나서 이대로 끝이에요, 재판도 없고 그래요.
상태 : (들었었다) 그렇지, 그렇게 되는 거랬지... (안도하지만 좋아만 할 수 없는)
S#19. 휴게실
핸드폰 내리는 혜리, 마냥 좋아만 할 수 없는 심정이다. 다시 핸드폰 열어 ‘친절한 인우씨’ 찾아서 보는 혜리.
S#20. 인우 빌라 (저녁)
들어와서 서있는 인우와 혜리. 한 고비 넘기자 점점 다가오는 현실의 거리감 더 느껴지는 둘이다.
혜리도 들어가 앉을 생각 못하고 인우도 들어오라고 안 한다.
혜리 : 우선 인사는 해야할 거 같아서요... 정말 고마웠어요, 서변 덕분에 아빠가 무사히... (하다 멈칫하는)
인우 : (남 일처럼) 잘 돼서, 잘 됐어요.
혜리 : 이제 서변 아버님... 재심 신청하면... 되는 거죠?...
인우 : (끄덕이는)
혜리 : 아... 우선 변호사 필요한데 난 안 되고, 재심 재판도 형사재판이니까, 증거 준비할께요.
인우 : (일부러 사무적인) 됐어요.
혜리 : (멈칫하는)
인우 : 우리가 알아서 해도 되니까 이제 신경 안 써도 되요.
혜리 : (당황해) 서변도 나 도와줬으니까 나도 서변 도와줘야죠. 우리 서로 돕기로 했잖아요.
인우 : 당신 아버지가 진범이라는 게 밝혀진 거면 되는 거에요, 나한테는.
혜리 : (확 느껴지는 거리감) 아... 참 그렇죠... 그렇죠... (돌아서다) 혹시라도 내 도움 필요하면... 네... (나가는)
인우 : (맘 아프게 보는)
S#21. 몽타주 (다른 날)
- 인터넷 뉴스 메인에... ‘3선 의원 김기환, 과거 비리 드러나’ ‘ST건설 1차 부도’등 기사 떠있다.
- 인우 빌라. 노트북으로 ‘ST건설 주가 폭락’ 기사 보고 놀라는 인우.
- 상태 사장실. 다급하게 통화하는 상태.
S#22. 인우 빌라 (다른 날)
어두운 얼굴로 앉아있는 인우. 제니, 걱정스럽게 인우 보고 있다.
인우 : (안타까운) 정말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
제니 : 너나 나나 우리 수준으로는... 눈 감고 있어, 그냥.
인우 : 어떻게 그래...
제니 : 한국 경기 전반적으로 안 좋지만 건설 쪽은 더 하잖아.. 삽시간에 휘몰아쳐서 감당할 상황 아니었나봐. 너무 자책하지 마.
인우 : (자기도 모를 자책감) ...
제니 : 인생은 정말 변수와의 싸움이라더니... (기막힌) 이건 정말 생각도 못한 변수네, ST 부도라니... (짠한 듯 인우 보는)
인우 : (괴롭다. 고개 푹 떨구는) ...
S#23. 상태 사장실 (다른 날)
속수무책인 얼굴로 망연히 앉아있는 상태, 이미 모든 상황 절망적이다.
민이사 : (들어와서 고개 숙이는) 최종 부도 처리됐습니다...
상태 : (눈 감는)
S#24. 혜리 집 거실
동그랗게 놀란 눈으로 서있는 애자. 빚쟁이들(남녀 7,8명), 우르르 들이닥친다.
어머 어머... 떨면서 한쪽으로 숨듯이 가는 애자.
빚쟁이들, 각자 방으로 가거나 2층으로 올라간다.
애자, 2층으로 올라가는 사람들 보자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이 악물고 먼저 뛰어서 사람들 잡아 제친다.
[시간경과]
엉망된 집안. 사람들 없고 애자 혼자 흐트러진 매무새로
신발 담긴 헝겊 케이스(부드러운 주머니, 속 안 보이는) 끌어안고 한쪽에 앉아있다.
헐레벌떡 들어오는 혜리.
혜리 : 엄마!... (애자에게 가는) 엄마 괜찮아? 다치지 않았어? 사람들은?
애자 : (눈물 어린) 혜리야...
혜리 : (기막혀 엄마 흐트러진 머리칼 쓰다듬어 정리해 주며) 누가 이랬어? (혹시) 맞았어? 내 얘기하지? 엄마 딸 검사라구!
애자 : 아냐, 그런 거 아냐... 이거 못 갖고 가게 할라구... (내미는)
혜리 : 이게 뭐야?... (꺼내서 보면 그레이스 슈즈다, 뭉클해서 애자 보는) 엄마...
애자 : (울먹이는) 내 딸 행복 티켓인데, 이거는 지켜야지...
혜리 : (가슴 아파 엄마 보는)
S#25. 혜리 드레스 룸
빚쟁이들이 와서 휩쓸고 가서 텅 빈 드레스 룸. 구두며 가방이며 옷이며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다.
들어오는 혜리, 가슴에 그레이스 슈즈 안고 기막혀서 둘러보는데 핸드폰 울린다. 보면 ‘친절한 인우씨’ 떠있다.
S#26. 빌라 뜰 일각 (밤)
인우가 혜리에게 도와줄 게 없냐고 물은 뒷 상황이다.
기막힌 눈으로 인우 쳐다보고 있는 혜리, 한 손에 슈즈 케이스 끈 들고 있다.
혜리 : (내가 어떻게 니 도움을 받아? 보는) 이런 경우에... 말씀만도 고맙다고 하는 거죠?
인우 :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 아니구.
혜리 : (안간힘 쓰듯 자존심 지키는) 알지만, 됐습니다.
인우 : 나보고 보고만 있으라는 겁니까? (내 책임도 있는데?)
혜리 : 네.
인우 : 마혜리.
혜리 : (메여서, 독하게) 세상 모든 사람 도움은 받아도, 서변은 안돼요. 몰라요?
인우 : (멈칫하는, 아는) ...
혜리 : (가라앉히고) 바쁠 텐데... 나한테 신경 안 써도 돼요. (꾸벅하고 가는)
인우 : (더 말 못하고 그대로 있는, 등 돌린 채)
혜리 : (돌아서 가며, 화가 아닌, 기막힌) 어떻게 자기 도움을 받으래...
S#27. 법정 (다른 날)
판사, 판결하고 있다. 판사 판결문 읽는 동안 인물들 스케치 되고...
제니와 인우 로펌 변호사, 변호사 석에 있고 인우는 제니 바로 뒷자리에 유족으로 앉아있고
혜리, 인우와 떨어진 곳에 애자와 앉아있다.
판사 : 마상태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결정문 및 그 사건의 증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15년 전 유명우는 마상태와 시비가 붙어
마상태의 폭행으로 인해 사망한 사실이 명백하고, 피고인은 유명우가 사망한 직후 범행 현장에 도착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이 유명우를 살해하였다는 점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여 피고인은 무죄입니다.
인우 : (울컥하는, 작게) 아버지...
혜리 : (역시 눈물 어려 보는)
애자 : (혜리 손 잡고)
제니 : (시큰해서 인우 돌아보는)
[시간경과]
제니와 감격의 포옹하고 있는 인우, 우정의 포옹이다.
쉽게 다가가서 축하한다고 못하고 주저주저 서있는 혜리와 애자.
둘 보는 인우, 포옹 풀고 혜리 쪽 본다.
애자, 손 모으며 작게 ‘축하...’ 하려다 얼른 미안한 얼굴로 ‘미안해요...’ 하고.
인우, 정중한 목례로 대신한다. 얼른 따라서 더 깊게 고개 숙이는 걸로 인사 대신하는 혜리.
힐긋 혜리 보고 인우에게 다가가는 기자 김영석.
인우, 사태 눈치 채고 얼른 싹 돌아서 제니 데리고 간다.
인우 마음 모르고 멈칫 보는 혜리, 마치 인우의 외면으로 보인다.
S#28. 혜리 빌라 (다른 날)
이런 경험 없어서 어색하고 뻘쭘하게 한 쪽에 서있는 혜리. 부동산 중개업자와 혜리 또래 젊은 커플, 빌라 둘러보고 있다.
중개 : 결혼해서 두 분이 살기 딱 좋아요.
여자 : (맘에 드는 듯) 자긴 어때?
남자 : 여기 테라스가 더 좋대.
중개 : 환상이죠, 나가서 보세요.
커플 : (테라스 쪽으로 가고)
중개 : 살림도 다 두고 나가신다니까 그거만 해도 어디에요?
혜리 : (아쉬운 듯 빌라 둘러보는)
S#29. 진검 집 외경 (다른 날 저녁)
시끌법적한 검사들 목소리...
S#30. 진검 집 거실 (저녁)
소파는 밀거나 치우고 상에 둘러앉아 저녁 먹고 있는 5부 검사들.
부장, 행주 깔린 작은 쟁반에 폭탄주 두잔 놓고 진검에게 한잔 건넨다.
진검 : (받고 기다리는)
부장 : (폭탄사하는) 우리 형사5부의 진정한 검사 진검의 춘천지검 발령을 맞이하야, 음... 됐다, 쿨하게 이별하자.
채검 : 이별에 쿨한 게 어딨어요? 모든 이별은 아파, 슬퍼.
이검 : 헤어짐에 적응 못하면 검사 못해 먹죠. 2년 마다 인사 이동인데.
혜리 : (서운하게 진검 보는)
진검 : 저 팔 떨어져요.
윤검 : 부장님, 빨리 드세요.
부장 : 그래. 난 쿨하니까. (진검과 쨍하면) 오늘은 안 봐준다.
진검 : 그럼요. (쨍하고 쭉 마시면)
윤검 : (작게) 천천히 마셔라.
부장 : (쭉 마시고) 싱글의 특징이 말야, 모기가 말해도 편드는 건 다 들려. 이제 윤검 진검 편 못 들어줘서 어쩐다냐.
채검 : (장단 맞추는) 가뜩이나 하루에 몇 마디 안 하시는데.
이검 : 요새는 마검이 윤선배 이상이죠.
모두 : (혜리 보면)
혜리 : (생각에 잠겨있다 정신 차리고) 아 제가 제조할 차례에요?
진검 : (짠한) 말 좀 하라고, 나한테 할 말 없어?
혜리 : 이 집은 어떻게 하실 거에요?
진검 : 내 걱정은 안 되고 집 걱정이 돼?
혜리 : (멋쩍은) 선배님 걱정을 왜 해요?... (농담 반 진담 반) 집 걱정이 먼저죠.
진검 : (못 알아듣고) 우리 집 걱정을 왜 해? 울 엄마 계시는데?
미옥 : (주방에서 오다가) 나 너 따라서 춘천 갈 거야.
진검 : (놀라) 나 따라 온다구?
미옥 : 난 앞으로 너 발령 나는 데마다 따라 다닐거야. 외로워 혼자 살기 싫어.
부장 : 그렇죠! 혼자 살면 외롭죠... 아주 아주 외롭죠...
진검 : (전혀 몰랐다. 당혹스럽게 보는)
S#31. 동네 길 (밤)
뭔가 윤검에게 할 말 있어서 따라오는 진검. 윤검, 여유작작이다.
윤검 : 야... 춘천 기대된다. 공지천에 닭갈비에, 막국수에...
진검 : (황당한) 아니 걱정이 되셔야지 기대가 되시면 어떡합니까?
윤검 : 왜 걱정을 해야 되는데? 춘천 지검에 잘생긴 검사 없다드라.
진검 : 선배님! 전 남자 얼굴 안 봅니다.
윤검 : 안 봐? (그럼 난? 하듯 손으로 자기 가리키는)
진검 : (순간) 아니 제가 뭐 선배님이 잘 생겨서 좋아한 줄 아십니까?
윤검 : (피식 웃는)
진검 : 아... 아니 지금 그렇게 웃고 농담하실 때가 아닙니다.
윤검 : 그럼 떠날 때까지 울고 다니랴?
진검 : (멈칫하는)
윤검 : 대체 뭐가 걱정인건데?
진검 : (그걸 몰라?) 빈이요... 아까 엄마 얘기 들으셨잖아요. 저 따라 춘천 오시면 빈이 어쩌실지 걱정도 안 돼요?
윤검 : 니가 있는데 내가 왜 빈이 걱정을 하냐? 니가 걱정이지.
진검 : (벙해서) 그게 무슨...
윤검 : 빈이 너랑 살 거야. 어머니하고 얘기 다 끝냈는데?
진검 : (놀라서 더 둘러대는) 우리 엄마요? 어? 어 이거 좀 이상하다? 뭔가 한 단계가 빠진 거 같은데요...
윤검 : (진검 손 탁 잡으며) 남들하고 똑같이 하면 재미없잖아. 섞여 있는 퍼즐 맞추듯 살자, 우리.
진검 : 그니까요, 손을 이제야 잡네요... (끄덕이며) 괜찮네요, 기대도 되고.
윤검 : 뭐? (보는)
진검 : (헉) 아닙니다! (손 잡은 채 숨는다는 게 윤검 팔로 얼굴 가리는)
윤검 : (귀엽다) 기대는 내가 더 되네. 왜 몰랐지? 귀여운 걸. (팔로 얼굴 가리게 한 채 가는)
S#32. 혜리 빌라 일각 (밤)
진검 집에서 혼자 돌아오는 혜리, 멈춰 서서 빌라 쳐다본다. 혜리 기다리며 서있는 인우.
혜리 : 진선배도 이별이고 너하구도 이별이구나... (하다 인우 보는)
인우 : (다가오는) 중얼 중얼해요.
혜리 : 아니에요... (의아한, 약간 부어서) 왜 갑자기 아는 척이세요?...
인우 : 나도 인사는 해야겠어서, 아버지 때 와줬는데 인사도 못했고.
혜리 : (생각나는, 인우 태도 서운함 보다는 아버지 일로 밝아지는) 아- 그거 정말 축하해요, (아차) 아니다, 정말 잘 됐어요...
인우 : (담담한) 고마워요.
혜리 : (다시 거리감에 작게 끄덕이며) 아닙니다... (보는)
인우 : (마지막으로 보는)
혜리 : (더 이상은 어색한, 머뭇거리다 작게 목례하고 돌아서 가는데)
인우 : 잠깐만요.
혜리 : (돌아보면)
인우 : (다가와서 악수 청하며) 기운 내요, 잘 될 거야.
혜리 : (어쩐지 손 못 내밀겠는, 도리어 더 몸에 딱 붙이는)
인우 : (악수 하자고 손 더 내미는)
혜리 : (어쩔 수 없이 손잡는데, 쿵... 느껴진다)
둘 : (악수로 흔드는 게 아니라 그냥 잡고 있는)
[11회 8씬 중에서]
혜리 : (동시에 손 보는, 얼른 하하 하며) 우리 처음 손 잡았네.
인우 : (멈칫, 정신 차리는, 손 푸는)
둘 : (현재, 동시에 기억 떠올리고 서로 보는, 동시에 눈물 나는데 참는)
혜리 : (인우가 떠나기로 했구나...) (E) 가요?... (언제 가는지는 모르는)
인우 : (E) 가요...
둘 : (대놓고 이별 말 못하고 이별하는, 눈물 고인 상태, 절대 흘리지는 말고, 그렇게 손 잡은 채 서로를 본다) ....
S#33. 혜리 빌라 (밤)
잠자고 있는 혜리.
S#34. 빌라 앞 큰길 (이른 새벽, 꿈)
프리지아 꽃다발 한 아름 안고 서있는 인우, 슬픈 표정이다.
열 발자국 정도 떨어진 곳에 흰색 단정한 원피스 잠옷 (프릴 없는) 입고 서있는 혜리.
혜리, 왜 저러지? 하는 당혹스런 표정으로 보는데... 인우, 돌아서 간다.
혜리, 다가가려는데 발 안 떨어진다. ‘서변’ 하려는데 입도 안 떨어진다.
당황해서 발 떼 보려 하고 소리 내 보려하는데 점점 멀어지는 인우.
혜리, 인우 잡고 싶은 안타까움과 절망으로 눈물 어려서 손으로만 인우 잡으려고 버둥대는데
그 손끝에 닿을 듯 하면서 멀어지는 인우.
S#35. 혜리 빌라 (새벽)
꿈에서처럼 입 떼고 발 떼 보려고 고통으로 버둥대다 벌떡 깨서 일어나 앉는 혜리, 어떤 느낌에 쿵...
S#36. 인우 빌라 (새벽)
전 씬의 잠옷 차림으로 벌컥 문 열고 뛰어 들어오는 혜리, 새벽 빛 속에 인우 빌라 텅 비어있다.
침대와 책상 등 집기만 그대로 있다. 인우가 떠났다...
눈물 어려 ‘서변...’ 하다가 다시 휙 돌아서 뛰어나가는 혜리.
S#37. 공항 출국장
제니와 나란히 출국 게이트로 들어가려던 인우, 멈춰 선다. 그런 인우 쳐다보는 제니, 짠하다는 듯 본다.
잠시... 돌아서지도 않고 고개만 돌릴 듯 하던 인우, 이내 표정 담담해지며 출국장 안으로 사라진다.
S#38. 빌라 앞 큰 길 (새벽)
꿈속의 그 길, 그 시간, 그 자세... 모든 게 꿈속과 똑같은 상태로 서서 하늘 바라보고 있는 혜리...
S#39.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
S#40. 검찰청 일각
[1년 후]
킬힐 신고 걷는 혜리의 뒷모습. 1년 전 보다는 옷차림이나 악세사리 다운 됐지만 여전히 튀는 차림이다.
(목걸이 심플한 걸로, 반지 하나 정도만, 치마 길이 초미니 아니게)
S#41. 혜리 검사실
들어오는 혜리, 아직 아무도 출근하지 않았다.
사무실 분위기 전과 달라졌지만 베이지색 책상보와 의자 커버 등 여전히 다른 사무실 보다는 꾸며져 있다.
책상 위에 가방 놓고 적당한 곳(옷걸이)에 걸려있는 근무복 들고 나가는 혜리.
(혹은 파티션 있다면 파티션 쫙 펴고 그 안으로 들어가던가)
[시간 경과]
출근 옷과 다른 근무복(무채색의 깔끔한 정장) 차림의 혜리, 킬힐도 근무용 하이힐로 바꿔 신은 설정.
대질신문 하고 있다.
혜리 앞에 산제이 암바니(30대, 남, 인도인)와 오혁진(30대 초반) 앉아있다.
혜리 : 오혁진씨, 지난 4월 29일 밤, 버스에서 산제이씨한테 더럽다, 냄새나니까 저리 가라, 라고 하셨죠?
오혁진 : 얘가 먼저 나한테 욕했다니까요?
혜리 : 누구한테 얘래요? 검찰청까지 와서 막말 하실래요!
산제이 : (황당한, 한국말) 냄새난다고 해서 ‘당신도 술 냄새 나’ 그랬어요.
혜리 : 산제이씨가 먼저 욕하지 않았다고 버스 승객이 진술했어요.
오혁진 : (멈칫했다가) 그래요, 냄새나니까 난다고 했는데, 뭐 잘못입니까?
혜리 : (황당한) 사람 많은 버스 안에서 더럽다 저리 가라, 이 새끼 저 새끼...
(기록 보며) 내리라고 밀기까지 했는데 잘못이 아니에요?
오혁진 : 그렇다고 고소를 해요? 우리나라에 와서 벌어먹으면서,
혜리 : (다다다 해대는) 지금 시대가 어느 시댄데 우리보다 못 사는 나라 사람이라고 무시해요?
우리나라도 윗세대들이 광부 간호사 농부 건설 인력으로 독일 남미 중동 가서 고생해서 경제 부흥시켰어요.
오혁진 : (귓구멍 후비는) 아- 됐고, 남자 검사 없어요? 어디 여자가,
혜리 : (갑자기 표정 싸해지는, 그대로 잠시 있고)
오혁진 : (분위기에 눌린다. 찔끔해서 보는)
혜리 : (눈 탁 뜨는, 탁 쏘는) 어디 여자가?
오혁진 : (뻗대는) 그러니까 조사를 하시지 왜 잔소리를 하냐고...
혜리 : 반성을 해야 선처도 할 수 있어서 입 아프게 말을 한건데 잔소리라시니,
(시선 싹 거두고) 산제이씨, 오혁진한테 사과 받았어요?
산제이 : 아뇨, 고소 취하 안 하면 죽여 버린다고 전화했습니다.
혜리 : 아이고 협박까지 받으셨네요? 그럼 모욕죄에다 협박죄까지...
오혁진 : 아니 말 좀 심하게 한 거 갖고 왜 사람을 죄인취급하세요?
혜리 : 죄인이니까 죄인 취급하죠? 인종차별 발언은 모욕죄에요! 범죄라구요!
오혁진 : (그제야 쿵해서) 지, 진짜에요?
S#42. 애자 빵집 외경
작고 아담한 베이커리.
S#43. 빵집
1년 전 보다 훨씬 더 예뻐지고 사랑스런 분위기로 치장하고 있는 애자, 영락없이 꾸미기 좋아하는 혜리 엄마다.
손님들로 북적이는 빵집. 곳곳에 ‘혜리 다이어트 빵’ ‘우울패스추리’ ‘칼로리 제로 뻥 케익’ 등 깃발 꽂혀있다.
뒤로 보이는 주방 쪽에 주방 옷 입고 열심히 반죽하고 있는 상태 보인다.
손님1 : (20대) 이거 정말 칼로리 제로에요?
애자 : 미소가 매력인 고객님, 칼로리 제로는 세상에 절대 없어요. 뻥!
손님2 : (50대, 모녀) 근데 왜 제목을 이렇게 붙였어요?
애자 : 쌍꺼풀 짱 고객님, 심리요법이죠. 먹을 때라도 행복하자는 게, 제 모토에요!
어차피 먹을 거, 아- 나 살찔텐데, 이러지 말자 이거죠.
상태 : (힐긋 보는, 팔 아픈 듯 손 쉬는)
손님1 : 거봐, 엄마 아직 눈 이쁘다니까? 자꾸 눈 처졌다고 쌍꺼풀 수술한대요.
애자 : 오 노노노노! 절대 안 돼요! 그럼 지금 분위기가 없어져요.
상태 : 진짜 구라 잘 친다... 우리 박애자.
애자 : (탁 돌아보는)
상태 : (딱 걸렸다. 팔목 아프다고 팔 흔드는 시늉하는)
애자 : (다가가는, 여전히 친근하게) 마사장님, 반죽을 팔목으로 하지 말고, 몸으로 리듬을 타서 하라니까요?
상태 : 나 이제 빵 좀 만들자. 언제까지 반죽만 시킬 거야?
애자 : 내가요, 이스트 넣은 찐빵부터 반죽한 세월이 30년이에요? 어디고 대박은 다 세월에서 나오는 거다?
혜리 : (들어오는) 엄마- 아빠- 다녀왔어요.
애자 : (돌아보는, 찡그리며) 니 아빠, 너 또 선보게 해달라는 전화 받았단 말야.
상태 : (벌써 달려 나온다) 야야 혜리야, 혜리야.
혜리 : (얼른 빵 몇 개 집는)
상태 : (와서 주머니에서 수첩 꺼내며) 이번엔 서른 하난데 교수래.
혜리 : 아빠, 집으로 유나 오기로 했어, 나중에 얘기해요. (나가는)
S#44. 진검 집 외경
S#45. 진검 집 거실
혜리와 유나, 바닥에 앉아서 탁자에 노트북 올려놓고 인터넷 쇼핑몰 둘러보고 있다.
혜리 : (모니터 가리키며) 이쁜 아가들이 이렇게 많으면 나보고 어쩌라고.
유나 : (클릭하며 신난) 여기 진짜 쇼핑하는 거 같지?
혜리 : 요거 클릭해 봐, 요거. 빨리...
유나 : (클릭하며 안됐다는) 너 이젠 지름신 강림해도 안 되잖아...
혜리 : (천연덕) 지름신 강림하면 클나지... 그래도 짜릿한 건 이게 더 해. (가방 하나 가리키며) 넌 넘버 세븐이다.
유나 : 일곱 개? (말리는) 혜리야.
혜리 : 일곱 개를 다 사겠냐? 찜해 놓은 일곱 개 중에 베스트를 골라서, 담달에 적금 타면 내 품에 데려와야지.
유나 : 맘 내키면 사던 걸 적금 타서 일년에 하나 살려니까 속 터지지?
혜리 : 인간은 적응의 동물! 마, 상, 태.
유나 : 근데 너 그 이상한 변호사는 다 잊었니? 요샌 나 붙잡고 안 울드라?
혜리 : (바로, 여전히 쇼핑몰 보며) 그 사람은... 잊고 말고 그런 게 아닌 사람이야.
유나 : 그럼?
혜리 : 그냥... 그 사람이야. (애잔해지는)
S#46. 공항 청사 앞
카트에 귀국 짐이라 여행용 가방 몇 개 가득 채워서 나오는 인우, 1년 전 보다 더 쓸쓸해 보이는 분위기다.
잠깐 멈춰서 하늘 한번 힐긋 쳐다보고 다시 가는데 핸드폰 울린다.
인우 : (보고 받는, 계속 전화하는 제니가 의아한) 또 왜, 잘 도착했어.
제니(휠) : 잘 도착하면 어떡하니? 난 너 없는 미국 벌써 심심한데.
인우 : 금방 따라 올 거면서 그래.
제니(휠) : (혜리에게 말해주기 위해 확인하는) 사무실 먼저 갈 거지?
인우 : 어, 인사하고 바로 일 시작한다. (왜 이렇게 물어보지?) 됐어?
S#47. 인우 사무실
들어오는 인우. 사무장(남, 30대 중반), 뒤따라 들어온다.
인우, 감회 새로운 듯 사무실 둘러보는데... 책상 위에 꽃바구니 놓여있는 설정.
사무장 : 돌아오신 걸 환영합니다. (꾸벅하며) 저 이정민 사무장입니다.
인우 : (악수 청하며) 처음 뵙죠, 서인웁니다.
사무장 : (의미 감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인우 : 아 제니한테요...
사무장 : (꼭 그건 아니지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인우 : 저두요.
사무장 : 그리고 저기 꽃배달이 왔습니다.
인우 : 저한테요? (책상으로 가며) 어디서요?
사무장 :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는)
인우 : (책상으로 가서 보면 프리지아 꽃바구니다. 카드나 메모 찾아보면 아무 것도 없다.
바구니 들어서 보다 갸웃하는, 생각에 잠기고)
S#48. 건물 로비 + 회전문 (다른날)
서류가방 들고 나오는 인우, 회전문 향해 간다.
막 회전문 안에 들어서는데 밖에서 쓱 들어서는 혜리, 핸드폰하고 있다.
인우, 갑자기 나타난 혜리 보고 헉 놀라는데 미소 지으며 누군가와 다정하게 통화하는 혜리, 인우 쪽으로 시선 주지 않는다.
이렇게 혜리를 만나다니... 뜻밖인 인우, 회전문 통과하는 동안 혜리 보지만 감정 극도로 누른다...
끝내 혜리 아는 척하지 않고 스치는 인우.
S#49. 윤검 집
모여 앉아서 결혼 일정 체크하고 있는 윤검, 진검, 빈. 진검, 목에 USB 목걸이 걸고 있다.
탁자 위에 노트북 놓여있고 포털에 ‘결혼 준비’ 치고 검색한 화면 띄워있다.
진검 :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것 보고 죽 읽는) 청첩장, 드레스, 가구, 하객, 신혼여 행지... 할 게 너무 너무 많아요.
윤검 : 9월이면 아직 네달이나 남았잖아, 천천히 해도 돼.
빈 : 네 달이나 남았어?
진검 : 결혼식은 빈이가 제일 기다리는 거 같애. 아빤 한번 해봐서 그런지 흥 흥, 그러기만 한다.
빈 : 우리 아빠가 실례를 많이 해서 아줌마한테 미안해.
윤검 : (둘 웃기는) 빈아, 너까지 그러기냐?
진검 : 실례를 좀 하시긴 하잖아요? (뿌해서) 엄마랑 둘이 결혼 날 잡으면 다야... 참, 빈아 니 드레스도 골라야지?
(USB목걸이 노트북에 꼽는, 어린이 들러리 드레스와 자기가 찍어놓은 드레스들 쫙 나온다)
윤검 : (피식 보다가 슬쩍 탁자 밑에서 인형 꺼내는)
빈 : 와... (이후 진검과 드레스 보는)
진검 : 어떤 게 이뻐?... (하는데 이승기 ‘결혼해 줄래’ 노래 나온다.
모르고 보다가 음악 소리에 둘러보면 협탁에 놓인 인형에서 노래 나오고 있다) 뭐야?...
윤검 : (어느새 주방에서 뭔가 하는 척하고 있고)
빈 : 결혼해 달래?
진검 : (동시에 인형 손가락에 반지 끼워있다. 놀라서 보는) 어머!... (감격하는, 손으로 입 막고)
윤검 : (돌아보는, 찡하게 보는)
S#50. 빌라 단지 앞 길 (다른날)
운동복 차림으로 가볍게 걸어 내려오는 인우.
S#51. 빌라 앞 인근 길
인우, 운동복 차림으로 조깅하고 있는데... 저만치 맞은편에서 혜리, 운동복 입고 달려오고 있다.
무심코 앞 쳐다보고 혜리 알아보고 기겁해서 놀라는 인우, 자기도 모르게 멈춰 선다.
어느 순간 인우 보는 혜리, 일부러 놀라지도 서지도 않고 인우 빤히 쳐다보면서 계속 달려온다...
인우가 아는 척 하기 바라는 작전이다.
순간 퍼뜩 정신 차리고 다시 뛰는 인우, 정면은 보지만 혜리에게 시선 주지 않고 뛴다. 뭔가 이상한 느낌이다.
혜리, 이번엔 인우가 아는 척 하겠지... 기대하며 뛰는데 가까이 다가온 인우, 혜리 스쳐서 지나간다.
스치면서 뭐야?... 당황하는 혜리, 얼른 싹 돌아서 인우 옆으로 뛰어온다.
혜리 : (나란히 뛰며 천연덕) 오랜만이에요.
인우 : (보고 놀라 멈춰서는)
혜리 : (제자리 걸음으로 뛰는)
인우 : (뭔가 이상한) 지금 뭐하는 겁니까?
혜리 : (멈춰서며, 인우가 했던 넉살 작전) 하하 서변 되게 이상하다? 1년 만에 만난 인사가 왜 그래요?
잘 지냈어요? 가 먼저 아닌가? 아님 보고 싶었어요, 뭐 그러던가.
인우 : (의아한 정색하고) 나 돌아온 거 알았어요?
혜리 : 어머, 돌아온 거에요? 근데 이 동네로 이사 왔어요?
인우 : 아닙니다. 그럼... (가려는데)
혜리 : 집이 어디에요?
인우 : (멈칫하는)
상태(E) : 나 때문에 접근한 내 딸 옆에서... 영원히 사라져 주겠나?
인우(E) : 약속.. 드립니다.
인우 : 그만하시죠, 마혜리 검사님.
혜리 : 뭘요?
인우 : (남 대하듯) 이제 와서 그쪽하고 다시 알고 지내고 싶은 생각, 없어요.
혜리 : (분위기에 멈칫하는)
인우 : (정말인 척 사과하는) 미안합니다. (뛰어가는)
혜리 : (당황하지만 따라 뛰며) 혹시 친구 필요하면 전화해요. 술 마시고 싶거나, 끝장 먹고 토하고 싶을 때,
(인우와 헤어져 있었던 동안 심정 나오는) 외롭 거나 슬플 때, 아프거나 속 털어놓을 사람 없을 때, 스트레스 받을 때...
(인우가 했던 행동 그대로 하기로 작정한지라, 주머니에서 메모지 꺼내주며 숨차서) 전화해요.
인우 : (멈춰서는) 뭐하는 짓이야.
혜리 : (숨 고르며 무조건 기억나는 것 하는) 좋은 변호사 되기 바래요.
인우 : (했던 말 고대로 따라하는) 장난하나?
혜리 : (일단 전화번호 메모지 받으라는) 나 핸드폰 번호 바뀌었어요.
인우 : (안 받을 수는 없고 귀찮다는 듯 탁 채서 받는, 보지도 않고 주머니에 쓱)
혜리 : 그러다 잃어버리는데.
인우 : (더 엮이면 안 된다. 살짝 의례적인 목례하며) 갑니다.
혜리 : (약간 다급한) 난 다시 알고 지내고 싶어요.
인우 : 됐다구요.
혜리 : 또 보게 될 거에요.
인우(E) : 또 봅시다! 볼 일은 있을걸요?
인우 : (멈칫, 보는)
혜리 : 우리도 이미 엮일 만큼 엮였는데, 볼일 생기면 얼굴 보고 삽시다.
인우(E) : 우리도 이미 엮일 만큼 엮였는데, 볼일 생기면 얼굴 보고 살면 되지.
혜리 : 책임지란 말 안 할 테니까, 그만 가혹하게 구시죠.
인우(E) : 책임지란 말 안할 테니까, 지금처럼 지냅시다. 그만 가혹하게 굴고.
인우 : (자기가 했던 말, 행동 고대로 따라하고 있다. 확 쳐다보는) 장난하지 마.
혜리 : (애타서) 내가 장난하는 걸로 보여요?
인우 : 장난 아니면 이거 큰일이네.
혜리 : 그럼 왜 다시 돌아왔어요?
인우 : (보다가 매정하게) 신경 꺼요, 그쪽한테 관심 있어서 돌아온 거 아니니까.
혜리 : (눈물 어려, 작게 혼잣말) ...그럴 리가 없는데...
인우 : (쌩하고 가는)
혜리 : (멈춰서는, 무너지는 기분, 돌아보며) 진짜 다 잊었나? 정리된건가.. (보고 섰는데, 핸드폰 울린다. 받는) 여보세요?
제니(휠) : 잘 돼가요?
혜리 : (편하게 토로하는) 아뇨? 제니씨 서변 베프 맞아요?... 아닌 거 같애요.
S#52. 정선집 거실 (6개월 전)
전혀 혜리답지 않은 머리 부스스한 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제니 쳐다보고 있는 혜리.
제니, 놀라서 그런 혜리 보고 있다.
혜리 : (뜻밖인) 여긴 어떻게 알고 왔어요...
제니 : 세상에 인우 좀 살려 달래려고 왔더니, 같이 죽어가고 있었어요?
혜리 : 그게 무슨... (놀라) 서변 어디 아파요?
[시간경과]
눈물 그렁해서 제니보고 있는 혜리.
제니 : 예전에 인우가 아니에요, 양아버지 회사에서 새벽부터 밤까지 일만 해요. 친구도 안 만나고, 놀지도 않고...
여자도 안 만나요. 보기 싫어 죽겠어요.
혜리 : (놀라고 가슴 아픈)
제니 : 마혜리씨 때문인 게 분명한데... 한국 가서 만나라니까 아니래요, 만나면 안 된대요.
원래는 한국에서 살고 싶어 했으면서.
혜리 : (눈물 어리는) 그랬어요?...
제니 : 정확한 이유는 말 안하는데, 혜리씨 집까지 이렇게 되고 자책하고 많이 힘들어했거든요.
맘 놓고 도움 줄 자격이 없다는 게 특히 더요.
혜리 : (맘 아픈) 자책하기는, 웃기는 사람이야...
제니 : 그래서 혜리씨 마음이 어떤지 알고 싶어서 동경 출장 길에 들렀어요.
혜리 : 그게 무슨?...
제니 : 인우한테 저한테 여기 로펌에서 계속 연락이 오거든요.
망설이고는 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게 되면... 제가 마혜리씨한테 알려 드려도 돼요?
혜리 : 네!
S#53. 빌라 일각 길
제니와 통화하고 있는 혜리.
혜리 : 서변... 진짜 맘 정리했나 봐요. 다 잊었나 봐요... 쳐다도 안 봐요.
제니(휠) : 그럴 리 없어, 일부러 그러는 거에요.
혜리 : 일부러 못되게 하는 거 내가 안 겪어봤나?
제니(휠) : 서인우 속엔 항상 당신이 살고 있어요. 그러니까 혜리씨한테 알려줬죠.
혜리 : 그럼 저렇게 대할 리가 없어요...
제니(휠) : 그거까진 모르지만, 인우 집에 가 봐요.
혜리 : 서변 집 어딘지 알아냈어요?
S#54. 혜리 빌라 앞
예전에 살던 자기 빌라 앞에 서있는 혜리, 주저주저하면서 비밀번호 눌러보는데 문 열린다.
어? 놀라는 혜리, 조심스레 문 연다... 들어가는 혜리.
S#55. 혜리 빌라
들어오는 혜리, 헉! 기겁해서 멈춰 선다. 1년 전, 자기 살 때하고 똑같은 인테리어 그대로다.
침대와 화장대까지 그대로 놓여있다.
놀라서 보던 혜리, 눈물 어린다. 인우의 마음을 다 봐버렸다. 갑자기 가방 탁 침대에 던지는 혜리.
[시간경과]
머리에 손수건 정도로 두건까지 만들어 쓰고 청소 중인 혜리.
[시간 경과]
비밀 번호 누르는 소리에 이어 문 열고 들어오는 인우, 소파 쪽으로 가다가 멈춰 선다.
뭔가 달라진 집안 분위기 느끼고 둘러본다. 갸웃하는 인우.
S#56. 혜리 욕실
평상복 차림으로 들어오는 인우, 손 씻으려고 세면대로 가다가 멈칫 선다.
확 돌아보면 수건걸이에 수건 두개, 호텔 수건처럼 반으로 접혀서 나란히 걸려있다.
갸웃하는 인우, 욕실장 열어본다. 욕실 비품들 깔끔하게 정리되어 진열돼 있다.
의혹의 느낌으로 보는 인우, 설마 혜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S#57. 혜리 빌라 주방
수납장 열어보는 인우, 라면 몇 개, 시리얼 박스, 통조림, 햇반에 죽 등... 거의 인스턴트 음식들 줄 맞춰서 정돈돼 있다.
헉! 놀라는 인우.
[프래쉬 컷-21세기형 동거남이 숨어있던 싱크대 벽장]
혜리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또 그런 놈이 들어왔나... 가서 확 열어보면 아무도 없다. 싱크대 수납장 뒤지고 다니는 인우.
S#58. 혜리 빌라 외경 (다른날, 아침)
S#59. 혜리 빌라
혜리 침대에서 잠자고 있는 인우, 약간 열린 커튼으로 아침 햇살 들어온다.
인우, 곤히 잠들어 있는데... 갑자기 ‘서인우!- 야! 서인우, 인우 인우 서인우!!! 일어나! 출근해야지!’ 소리 들린다.
눌려서 부스스한 머리로 놀라 벌떡 일어나 앉는 인우, 무슨 소린가? 둘러보는데
‘서인우! 마혜리 보러 가야지!!!’ 소리 테라스 쪽에서 나고 있다.
S#60. 인우 테라스 + 혜리 테라스
부스스해서 나오는 인우, 테이블 위에 팔짝 팔짝 뛰는 모양의 귀여운 시계 알람에서 혜리 목소리 들리고 있다.
다시 되풀이 되고 있는 녹음에서 ‘마혜리 보러 가야지!’... 나오고 이어서 혜리 웃음소리 다른 곳에서 들린다.
소리 나는 쪽 보면 예전 자기 테라스에 서서 핸드폰하고 있는 혜리의 뒷모습.
인우, 설마?... 보는데 시계에서 ‘뭘 봐!’ 들린다.
인우, 놀라서 시계 쪽 돌아보면 ‘이쪽! 거기 말고 여기! 여기!’
인우, 다시 테라스 쪽 보면 낚싯대에 양동이 대롱대롱 매달려 내려오고 있다.
인우 : (정말 놀라고 황당한, 자기도 모르게) 아니 왜 거기, 거기서 뭐하는 겁니까?
혜리 : 원더우먼 이용권 효력 발생!
인우 : (너무 뜬금없다) 뭐?
혜리 : (양동이 톡 떨어뜨리는) 그거나 빨리 봐요? (이후 낚싯대 회수)
인우 : (얼결에 보면 빳빳한 종이에 ‘원더우먼 이용권 효력 발생증’ 써있다. 황당해서 혜리 보는데)
혜리 : 그거 원더우먼 이용권, 분명히 기억하죠? 무조건 딱 한번 소원 들어주는 거, 약속했어요?
인우 : (황당해서 말려드는) 그걸 왜 당신이 써? 써도 내가 써야지!
혜리 : 몰랐나? 원더우먼 이용권은 발행한 사람이 쓰는 거야.
인우 : (억지에 벙해지는)
혜리 : 오늘 밤 12시까지 공원으로 나와!
인우 : (멈칫했다가 정신 차리는, 정색하고 화난 듯) 버린 게 언젠데! (돌아서려는)
혜리 : 버리기는? 당신 지갑에 있잖아.
인우 : (멈칫하는)
혜리 : 몰랐나? 나 신기 있는 거.
인우 : (점점? 기막혀 확 돌아보면)
혜리 : 그럼 있다 봐요?
인우 : 안 가!
혜리 : 12시!
인우 : (버럭) 안 간다구!
혜리 : (같이 버럭) 오늘이 마지막이야! 나두 더 이상 안 해! (안으로 싹 없어져 버리는)
인우 : (잠시... 양동이 그대로 둔 채 확 들어가는)
혜리 : (쓱 다시 나타나는, 아쉬운) 아... 그거 잊어먹었다. 내 집이니까! 했어야 되는데...
S#61. 정선 집 거실 (밤)
투닥거리며 싸우고 있는 애자와 상태.
상태 : 도대체 왜 혜리를 내보내? 검찰청하고 집이 먼 것도 아니고!
애자 : 여기 집이 너무 좁잖아?...
상태 : 뭐가 좁아? 처음 이사 왔을 때나 답답했지,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야.
애자 : (능청) 아니 아니 아니 그게 아니라요, 다 큰 딸하고 지내니까 우리가 쫌 그르찮아... (애교 부리는)
상태 : 빨리 혜리 도로 데려 와!
애자 : 내가 번 돈 내가 쫌 쓴다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야?
상태 : 뭐? (확 상처 받는, 기막혀 눈물 나려는, 꿈뻑꿈뻑하는)
애자 : 어... (이게 아닌데) 여보, 마상태씨... 미안해...
상태 : (고개 휙 옆으로 돌리는) 아니다, 당신 말이 맞어... 맞어...
애자 : (진짜 그런 게 아닌데, 속상해서 버럭) 혜리 불쌍해서 그랬어!
상태 : (돌아보는)
애자 : 혜리하고 인우! 그 불쌍한 것들, (맘 아파 눈물 어려) 하도 참고 참고 또 참느라고 속이 짠지가 됐을 거야.
상태 : (놀라) 인우라니, 서동근이 아들?
애자 : (울먹) 그래 서동근이 아들 서인우... 그것들이 지금 어쩌고 있는지 알아?
상태 : (충격으로 보는)
S#62. 공원 (밤)
작정하고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혜리, 부시럭 소리에 놀라서 쳐다본다.
[9회 61씬에서, ‘당신이 얼마나 겁 많은 줄 아는데... ’ 하던 인우]
혜리 : (끄덕이는) 올 거야, 아는데... (시계 보면 막 12시 넘어선다)
S#63. 혜리 빌라 (밤)
침대에 갈등하며 앉아있는 인우, 지갑 꺼낸다. 안에서 접혀있는 종이 꺼낸다. 펼쳐보면 원더우먼 이용권이다...
S#64. 공원 (밤)
들고 있던 후레쉬 켜서 어둠 속 비춰보는 혜리, 더 무섭게 느껴진다.
무릎에 얼굴 묻고 있는 혜리, 무섭다. ‘엄마... 서변...’ 웅얼거리고.
S#65. 혜리 빌라 (밤)
초조하게 왔다 갔다 하는 인우, 나갈까 말까 갈등하는데 현관벨 울린다.
무심코 보다가 모니터로 마상태 보고 깜짝 놀라는 인우.
[시간경과]
취해서 소파에 앉아있는 마상태. 인우, 당혹스럽게 앞에 앉아있다.
상태 : 자네가 왜 여기서 살고 있냐고?
인우 : (따지러 온 줄 안다. 굳어서) 그거까지 말씀드릴 이유 없는데요.
상태 : 혜리 애비다, 나!
인우 : (정색하는) 마상태 사장님하고 약속, 어긴 적 없습니다.
상태 : 진짜?
인우 : 네.
상태 : (타박하듯) 그럴 거면 뭐 하러 돌아왔냐? 여긴 왜 들어와 살아?
인우 : (벙해서 보는) 네?...
상태 : 어이 서동근이 아들... 자네한테 못한 얘기가 있어서 왔어...
자네 아버질 그렇게 만들어 놓고도... 들키고도 사죄를 못했어.
인우 : (미리 알고) 미안하다는 말은 하셨는데요.
상태 : 미안하다는 말은 했지만... (메여서 보는) 잘못했다는 말은 못했잖아.
인우 : (뚝 멈추는, 울컥하는)
상태 : 참... 많이 잘못했네...
인우 : (울컥해서 보는)
상태 : (양쪽 주머니에서 제과점 습자지로 싼 빵 두개 꺼내서 내미는) 먹어. 내가 만든 빵이야.
인우 : (뜻밖인, 무슨 뜻인지 모르는, 상태 보면)
상태 : (인우 손에 쥐어주며) 혜리랑 하나씩 먹든가, 혼자 먹든가...
인우 : (상태가 풀어줬다... 빵 보다가 마음 급해지는, 벌떡 일어서는) 저 좀 나갑니다! (뛰어 나가는)
S#66. 공원 인근 (밤)
급하게 뛰어가는 인우, 뭐에 걸려서 꽈당 넘어진다. (평지가 어려우면 계단)
아- 했다가 얼른 일어나서 약간 절룩이며 다시 뛰어간다. 무릎 깨지고 찢어진 바지 사이로 피도 보인다.
S#67. 공원 (밤)
절룩절룩 오는 인우, 혜리 없다.
인우 : (허탈하게 보다가, 아쉬움에) 시간 지났나?... (선 채로 주머니에서 원더우먼 이용권 펼쳐보는,
‘새벽 2시 이후는 피부 숙면을 위해 안 됨’ 조항 보고 시계 보는) 아직 두시 안 됐는데... (둘러보는데)
혜리 : (다른 곳에 숨어서 인우 보고 있다가 울컥) 딱 걸렸어!
인우 : (혜리 보는, 안도감에 표정 풀어지는)
혜리 : (인우 앞으로 오는, 떨리고 설레고 아직 불안하고) ...
인우 : (복받쳐 오르는 감정 누르며 다가가는)
혜리 : (인우 표정에 안도감과 그간의 마음 고생 섞여서 엉엉 울며 무너지듯 쪼그리고 앉는)
인우 : (놀라 한걸음 다가가는데) 혜리야.
혜리 : (쪼그리고 앉은 위치에서 인우 무릎 보인다. 급히 오다 다쳤구나, 더 크게 엉엉 울며) 다리까지 다치구...
(엉엉하며 앉은 걸음으로 돌아앉는) 업혀...
인우 : (황당한) 뭐?
혜리 : (울며 등 대는) 업히라구우!...
인우 : (보다가 정말 업힌다. 시도만 하고 못하려니 하는데)
혜리 : (정말 있는 모든 힘으로 인우 끙... 업고 일어서는)
인우 : (놀라) 어? 어!
혜리 : (다리 부들거리며 한 두 발짝 뗀다)
인우 : (억장 무너지게 마음 아픈, 내리며) 넌 정말, (바로 혜리 일으키며 폭 감싸 안으며) 어쩔 수가 없게 만들어...
혜리 : (역시 안도감에 후... 안고)
S#68. 도로 (밤)
다리 다친 인우 팔 잡아주고 가는 혜리,
14회 비틀대는 인우 잡을 때 보다 좀더 편히 안정적으로 잡았지만 팔짱 끼는 건 아니고 붙잡는 느낌이다.
인우 : (별로 다치지 않았지만 그냥 두는) 이 밤에 겁도 없이, 안 갔으면 어쩔려구.
혜리 : (고개 젓는) 또 하라 그럼 절대 못해요...
인우 : (갑자기 혜리에게서 팔 빼서 혜리 어깨로 부축 받을 듯 팔 두른다) 부축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혜리 : (멈칫 보는, 어깨에 걸쳐진 손잡는)
인우 : (부축 받는다기 보다 어깨 안는 느낌으로 혜리와 가고)
S#69. 공원 혹은 한적한 야외
손잡고 여유 있게 산책하는 혜리(가방에 인우 카메라 들어있는)와 인우. 근처에서 사진 찍는 연인 보인다.
인우 : 사진기 가져 올 걸... (하다) 참, 내 카메라! 나한테 안 돌려줬지? (하는데)
혜리 : (어느새 가방에서 카메라 꺼내서 주며) 서변도 내 시계 안 돌려줬어요?
인우 : (돌려주는 줄 알고) 이걸 갖고 다녔어?
혜리 : 나 좀 찍어줘요. (쪼르르 가는)
인우 : (순간 아! 알겠다는 듯 웃는)
혜리 : (폼 잡는) 찍어요.
인우 : 찍어는 주는데, 이제 나 따라 하는 거 그만 하시지.
혜리 : (부은 척) 누가 따라 해요? 그날 난 한 장도 안 찍었거든요?
인우 : (부어서 쫑알거릴 때 찍는)
혜리 : 어? 그냥 찍어 버리냐?
인우 : (다가오는) 따로 따로 그만하고, 같이 찍자.
혜리 : (진심처럼 정색하고) 난 아무 남자하고나 사진 안 찍어요.
인우 : (울컥해서) 아무 남자? (하다 아! 생각난, 기막힌) 아주 진짜, 언제까지 따라 할 건데!
혜리 : (놀려먹는) 얘기했잖아요? 내가 창의력은 모자라도 모방력은 뛰어나다구.
인우 : (보다가) 알았어 알았어, 계속해요. 아마 그 뒷말은 안 될 텐데?
[14회 43씬 중에서]
인우 : (능청) 애인 연인도 아니고 될 것도 아니고, 친구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면 아무도 아닌 거지. 안 그래요?
인우 : 해보시지.
혜리 : (능청 바로 나오는) 마누라 남편도 아니고 될지 안 될지도 모르고, 친구도 아니고, 친척도 아니면 아무도 아닌 거지.
안 그래요?
인우 : (순발력에 기막혀 보는)
혜리 : (졌지? 신나서 삐죽하는)
인우 : 당신 지금 속으로 졌지? 했지.
혜리 : (눈 커지는, 장난기) 어떻게 알았지?
인우 : 근데에, 그렇다고 내가 당신이랑 사진을 찍겠냐, 못 찍겠냐?
혜리 : 내가 안 찍는다는데 어떻게 찍어요?
인우 : 이렇게, (하며 왼팔로 혜리 어깨 끌어안아 잡는, 오른손으로 둘 셀카 찍으려는데)
어- 하며 장난기로 있는 힘껏 빠져나가려는 혜리. 인우, 혜리 빠져나갈 것 같자 갑자기 왼팔 어깨에서 내려 허리 확 잡아안는다.
갑자기 허리 잡히고 헉, 꼼짝 못하는 순간 얼굴 바싹 대고 셀카 찍는 인우. 카메라에 약간 놀란 혜리와 씩 웃는 인우 찍힌다.
찍히고 나자 무안해서 인우 한대 탁 때리는 혜리.
웃으며 그런 혜리 뒷머리통 탁 잡아서 데리고 가던 인우,
어느 순간 머리통 끌어당겨 머리칼(이마나 뺨 아닙니다)에 가볍게 입맞춤한다.
그런 둘에게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