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봉에 일찍 도착해봤자 일출을 기다린다고 추위에 떨어야기에
느긋하게 쉬어가며 천천히 오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네요.
쉴수록 더 춥기만하기에 대청봉에서의 일출을 포기하고
그대로 올라 얼마후 대청봉 정상에 이릅니다.
정체가 심해 3시간 정도 예상했는데... 충분히 쉬어가며
천천히 올랐는데도 2시간40분 밖에 걸리지 않았네요.
얼마후 일출이 시작되려는듯 칠흙같던
어둠도 서서히 걷히기 시작합니다.
그러기에 대청봉 정상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정상석과 함께 인증 사진을 찍으려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일출 감상은 관두고… 아침 식사를 하기로
계획된 중청대피소로 내려갑니다.
대피소 지하로 가서 추위와 바람을
피해 편안하게 식사 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대청봉 옆으로 드러난 오늘의 태양을 보니
산행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더욱 부풀어 오릅니다.
중청 대피소에서 일출을
맞이하는 사람들
중청대피소
끝청 갈림길을 지나 소청봉으로 가는 사면길에서
대청봉과 지나온 중청 대피소를 돌아봅니다.
그나저나 큰 기대를 갖고 찾은 설악산인데… 오늘의 하늘을
보니 청명한 가을 하늘이 아니고 개스 가득한 탁한
하늘이기에 실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2주전 도봉산 산행때도 이러했는데…
하늘이 정말 야속하기 짝이 없습니다. 에휴…ㅠ
소청봉으로 내려가는 계단길도 운치 있는데…
실망감에 아무런 감흥도 받지 못하고…ㅠ
봉정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열리는 소청봉을 지나 희운각 대피소로
내려서니 계단 주변으로 보기 좋은 가을색이 차츰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오늘 산행의 메인 이벤트 ‘공룡능선’도
아래로 내려갈수록 완연하게 모습을 드러냅니다.
탁한 시계 때문에 우울했었지만 또 이렇게
가을 정취를 보고 느끼게되니 좋네요^^
희운각 대피소로 오니 공룡능선 구간이 정체되어 10시간 이상
걸릴것 같다며 서둘러 출발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천불동
계곡으로 진행하길 권하는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공룡능선을 목표로 하고 왔기에 그럴 순 없고 현재 시간이 8시를 지났지만
빠르게 진행하면 설악동 주차장까지 오후 3시안에 도달할 수
있을거라 확신하며 공룡능선으로 가기로 합니다.
무너미재를 지나 우회로를 따라 안부로
떨어진 후 가파르게 신선대로 오릅니다.
초반 힘을 쏟아부어
신선대에 올랐습니다.
장엄하게 펼쳐지는 공룡능선과 천화대, 범봉을 보며 설악에
감탄하고... 가야할 여정에 가슴은 요동치고 설레입니다.
그 옆으론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이힘차게 뻗어가고 있습니다.
신선대 정상을 다녀오고 싶었지만 시계가 좋지 못해 관두고...
등로 옆 포토존으로 가서 공룡능선과 범봉 줄기를 다시 담아봅니다.
범봉~천화대 리지와 칠형제봉 리지 사이에 형성된 잦은 바위골을
내려다보며 언젠가 저곳의 50m폭, 100m폭을 오르게될 날을 꿈꿔 봅니다.
천화대 리지의 최고봉인
범봉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칠형제봉 리지
마등령을 가리키는 첫 이정표를 만납니다.
일반적인 능선의 3.6km는 짧은 거리이지만 기복이 극심한
공룡능선의 3.6km는 참으로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갈길이 멀다지만 우회로만 따른다면 의미가
없겠기에 또다른 조망처로 올라봅니다.
천화대 너머로 공룡능선의 1275m봉, 큰새봉,
나한봉이 앞서보다 더 잘 드러납니다.
공룡능선에서 분리되어 제 갈길을
가고 있는 천화대 리지가 확인됩니다.
뒤돌아 내려온 대청봉을 돌아보니 그 높이와 웅장함이
주변을 압도하고 설악의 맹주다운 풍모가 느껴집니다.
용아장성 너머로 귀때기청봉도
희미하게나마 드러납니다.
이곳에 이르러 본격적으로 공룡의 세계로 들어서게됩니다.
왼쪽의 사람들이 있는 쪽이 공룡능선 방향이고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범봉, 천화대 리지 혹은 설악좌골을 따르다 설악골로 내려가게 됩니다.
공룡의 세계로 들어오니
1275m봉이 차츰 다가옵니다.
화사한 단풍마저도 1275m봉 앞에선 주연을
빛내기 위한 조연에 불과한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단풍길에서 마등령까지 2.7km 거리라는 이정표를 만나고...
그 아래엔 비박 산행시 아주 요긴한 샘이 있습니다.
공룡능선의 심장부 1275m봉 목전에 이르니
첨탑을 보는듯 그 위용이 실로 대단합니다.
왕관봉, 희야봉, 범봉으로 이어지는
천화대 리지도 아주 가깝습니다.
옆의 연봉들마저 압도해버리는
1275m봉에 마음과 시선이 빼앗기다보니 노인봉을
거치며 지나온 구간이 조금 평범하게 보입니다.
이제 1275m봉을 향한
긴 오름이 시작됩니다.
촛대바위를 닮은
이런 바위도 지나고요.
한참을 올라서야 1275m봉 바로 아래에 있는 안부에 닿게 되었고...
등로는 1275m봉 정상을 오르지 않고 고개를 넘어가지만
배낭과 스틱을 맡겨두고 1275m봉 꼭대기로 올라가봅니다.
1275m봉 아래의 바위가
코끼리 주름같아 보입니다.
어렵지않게 1275m봉
정상부에 이릅니다.
1275m봉 정상에 서니 앞으로 가야할 큰새봉,
나한봉, 마등령이 차례로 이어지고 확인됩니다.
북쪽으로의 조망을 보기 위해 바위를 넘어가니 발딛을
공간이 정말 좁고 위태롭습니다. 그 아래가 천길
절벽 낭떠러지라 아찔하기까지하고요.
그리고 그 좁은 곳 뒤엔 '고 김수현'님의
추모동판이 부착되어 있었습니다.
설악골을 내려다보며
후일 산행을 기약해봅니다.
왕관봉, 희야봉, 범봉으로 이어지는
천화대 리지도 다시 담아 봅니다.
저 어디엔가 흑범길, 염라길 그리고 가슴 아픈
슬픈 사랑의 석주길도 있겠지요.
1275m봉을 내려오자 새가 날개를 펼친 형상이라하여
큰새봉(右)이란 별칭을 얻은 나월봉이 웅장하고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큰새봉(中)과 무명암(右)
산사태로 인해 사태골로도 불리는 설악우골로
내려가는 사태골 안부를 지납니다.
이곳에서 마등령까진 1.7km,
희운각대피소는 3.4km
뒤로 소뿔같은 세존봉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무명 기암
고정된 쇠줄 로프가 설치된 직벽바위를 내려서기
앞서 지나온 1275m봉을 돌아봅니다.
오름길에 뒤돌아본 1275m봉이 단풍과
어우러져 단아한 느낌을 줍니다.
얼마간 올랐더니 큰새봉 옆 무명
암봉이 바로 곁에 와있습니다.
아직도 마등령은
1.1km나 남았습니다.
나한봉이 정면으로 가깝게 다가왔고 오른쪽으로
마등봉으로 불리는 마등령 정상도 확인됩니다.
나한봉을 앞두고 로프를 잡고 가파르게
오르며 또 한차례 체력을 소진합니다.
가파르게 오른후 지나온 공룡능선을
돌아보려고 저 조망바위로 올라가봅니다.
아래로 천길 낭떠러지의 전망대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저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화채봉부터 시작해 범봉과 지나온 1275m봉,
큰새봉을 돌아보며 설악에 감동하고... 감격합니다.
나한봉이 바로 앞에 다가왔습니다.
나한봉 정상 아래를 지나며 세존봉과 그 아래로
비선대로 이어지는 길을 살펴 봅니다.
마등령과 마등봉
드디어 마등령으로 왔습니다. (11:50)
희운각대피소에서 3시간45분 걸렸네요.
원래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려 했으나 떡만
몇조각 먹으며 쉬었다갑니다. (10분 휴식)
휴식을 마치고 완만하게 오르니 마등령 정상이란 안내판이 있는 곳에
이르고 대청봉에서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왔던 백두대간과도
작별을 하고 계단을 따라 비선대로 내려갑니다.
지금 이 산행기를 쓰며 사진의 이 지점 (금강문 입구)을 지난 곳이 설악 원골
(우골로 칭하는 경우도 있음)에서 올라오는 지점이란 것을 알게 되었고
향후 설악 원골, 설악 우골, 설악 좌골, 잦은바위골, 천화대
등으로 엮여진 설악산 산행을 기약해봅니다.
천상의 선녀들이 설악산의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하고 노닐다가 하늘로
오른 곳이라 하여 유선대라는 이름을 갖게된 암봉을 만납니다.
금강굴이 있는 장군봉에 이릅니다.
금강굴을 올라가보지 않고 천불동계곡에서
내려오는 길이 합류되는 지점으로 내려왔습니다.
소공원 주차장까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기에
계곡으로 내려와 조심히 얼굴에 물을 적셔봅니다.
비선대
비선대 위로 장군봉, 형제봉, 선녀봉
왁자지껄한 휴게소를 지나 한결
여유로운 발걸음으로 걸어갑니다.
설원교와 금강교를 차례로
지나자 통일대불을 만납니다.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고 만남의
광장 휴게소를 지나갑니다.
소공원을 지나 매표소를 통과한 후
설악 휴게소 뒤 주차장으로 왔습니다.
산악회 버스가 있는
C2주차장까지 걸어갑니다.
B주차창을 지나 C주차장에 이르는 것으로 설악의
품에서 한없이 즐거웠던 산행을 마감합니다.
진행구간 #1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산행기를 보니 서지님께서 찾으신 날의 하늘이 훨씬 좋더군요^^
말씀대로 공룡능선의 우람한 매력에 흠뻑 빠졌답니다.
저도 기회닿는대로 용아장성을 찾아 여성미를 느껴보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공룡능선을 다시 보니 역시나 웅장함이... 서유기에 나오는 장면 같습니다. 수고하셨네요 ^^
칭찬의 말씀 감사드립니다.
휴일 멋진 산행 다녀오셨으면 합니다~
멋지게 설악과 데이트 하셨군요 . . 설악에 간지가 벌써 십년이 지났습니다 ㅠㅠ
머지않아 설악과 멋진 데이트하시겠지요^^
감사합니다~~
반갑습니다.. 산에들다님!^^ 99클럽 회원이시군요. 그날 소청 근처에서 99클럽 몇몇 회원님들과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공능은 지난 유월에 다녀왔기에 저는 희운각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면서 설악의 설익은 단풍을 느꼈습니다.
상세하고 친철한 사진과 설명을 고맙게 잘보았습니다.. 다음에 설악에 가게되면 참고서로 하고싶은 산행기입니다!^^
맑은냇물님 안녕하세요?
아!! 이런 인연이... 그날 함께 같은 시간대에 같은 곳에 있었군요.
99클럽은 설악산을 간다기에 게스트자격으로 처음 참가했었고...
산악회는 다른 곳에 몸담고 있답니다^^
저는 이제서야 처음으로 공룡능선을 다녀오게 되었는데... 역시 참 좋더군요.
다음 기회엔 저도 천불동계곡으로 내려가며 설악의 아름다운 단풍을 맘껏 감상하고 싶습니다.
허접한 산행기에 불과한데... 칭찬해주시니 제가 더 고마운데요.
격려의 말씀에 감사드리며 언제나 즐거운 산행 내내 계속 되셔으면합니다.
감사합니다~~
날씨가 좋아서 풍광이 보기 좋았겠습니다. 전 10월 28일~29일 다녔왔는데 비오구하여 경치는 구경도 못했네여.
안전한 산행 되십시요
안녕하세요? June마루님
개스가 많아 하늘이 맑지 못해 아쉬었었는데...
June마루님이 산행하실때에 비하면 그래도 호사스런 투정이었네요.
우중산행하시느라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다음에 좋은 날이 있겠지요^^ 저도 그런 날 다시 이곳을 찾고 싶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June마루님께서도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되십시오~~
멋진 설악입니다~ ^^
공룡능선... 19km라..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