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영을 앞두고 있는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서’의 초반 최강치(이승기 분)의 도움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모면한 담여울(수지 분)이 자신을 구하려다 칼에 찔린 강치가 걱정돼 상처에 바르는 연고를 보내는 장면이 나왔다. 두 사람이 사랑을 이어가는 중요한 도구로서 한방연고가 사용되었던 것.
실제로 동의보감에서는 칼이나 쇠붙이에 다친 상처등에 사용하는 바르는 약들이 꽤 많이 나온다. 태을고(太乙膏) 선응고(善應膏) 같은 연고들도 있고, 화예석산(花蘂石散)이나 혈갈, 노송피등을 가루내어 가루약으로 상처에 뿌리는 가루 약들도 있다.
이런 상처에 바르는 연고 뿐만이 아니라 미용이나 미백을 위한 연고들도 많았다. 이런 미백효과를 위한 연고제제는 그 역사가 오래되는데 상고시대에도 미백효과를 위해 쑥과 마늘을 이용한 연고제제를 사용했다. 삼국시대에는 백분의 제조기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기에 더욱 발달하였다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도 여드름과 주근깨를 없애고 분독으로 인한 뽀드락지 기미등에 사용하는 연고제제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옥용고(玉容膏) 옥용서시산(玉容西施散) 홍옥산(紅玉散)등이 그 예인데 얼굴을 옥처럼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인지 옥자를 약이름에 많이 사용했다.
또 한 가지 동의보감에서 바르는 약을 많이 사용한 질병이 있는데 바로 탈모이다. 다른 질환들은 복용하는 약들도 다수 소개되어 있는데 반해 탈모에는 주로 직접 머리가 빠진 부위에 바르는 약들이 많다. 금주녹운유(金珠綠雲油) 생독오운유(生禿烏雲油) 무운산(巫雲散) 국화산(菊花散)등이 그 예이다.
조선시대 후기 근대초기에는 ‘이명래고약’이 유명했다. 종기치료에 아주 탁월하다 하여 대부분의 가정에 상비약으로 구비해 놓을 정도였다. 지금도 연세있으신 분들은 대부분 이명래고약을 기억하시리라.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대부분 ‘이명래고약’을 잘 모를 것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쓰기 편하고 저렴하며 효과도 좋은 연고들이 많이 나오고, 자연히 한방연고는 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한의원에서의 한방연고 사용도 차츰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는 아토피, 비염, 탈모, 화상치료, 동상치료등 특정질환들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자운고’이다. 기본방에 필요한 약재들을 가감하여 화상치료, 동상치료, 아토피치료등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