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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국무총리가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
멜라민 사태 촛불집회'가 없었던 것에 대해 "다행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쇠고기 정국과 멜라민 파동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다고 보냐"는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통해서다.
앞서 강 의원은 미국 쇠고기 사태와 멜라민 파동과 관련, "이렇게 똑같이 국민들의 건강과 식탁을 위협한다고 하면서도 '멜라민 촛불'이 등장 등의 요란한 행동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국민들이 건강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좋은 일이다"면서도 "다만 멜라민 사태는 (미국) 쇠고기보다 건강에 위해했던 것인데도 조용히 넘어간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미 감정이 있는 사람들이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이용했다는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 총리는 "쇠고기 정국은 미국에 대해 감정을 좋지 않게 가지고 있는 일부가 그것을 이용한 면도 없지 않아 있다"며 "이와 같은 일은 다시는 일어나면 안 된다"고 말했다.
------------------- 그리고 위 기사을 보니 생각나는.... 예전에 진중권교수가 쓴글
미국에서 김창준이라는 이름의 전직 연방하원의원이 재미있는 질문을 던졌다. 왜 멜라민 사태에 대해서는 촛불시위를 안 하는가?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인데, 왜 중국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관대하냐는 것이다. 여기서 그는 그 질문 못지않게 맹구스러운 결론을 도출한다. '따라서 촛불시위는 반미감정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맹구가 운을 띄우자 옆에서 맹순이가 장단을 맞춘다. 우리의 전여옥 의사. 듣자 하니 자기 블로그에 그 질문에 나름대로 해답을 올려놓았단다. "우리 국민들은 지난 광우병 촛불시위에서 허위와 거짓으로 선동한 이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똑똑히 현실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거, 나름대로 머리 많이 써서 작성한 답안이다.
원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왜 멜라민에 대해서는 촛불집회가 안 일어나는 걸까? 뇌의 재료로 단백질보다 석재를 선호하는 특이한 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이 물음에 좀 다른 식으로 대답해 드리겠다. 즉 멜라민에 대해서도 촛불집회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열거하는 거다. 경우에 따라서는 멜라민 사태에 대해서도 촛불집회가 일어날 수 있다. 한번 그 조건을 열거해 볼까?
1. 중국 정부에서 멜라민 든 식품을 계속 수입하지 않으면, 앞으로 한국에서 핸드폰이나 자동차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2. 이명박이 장쩌민과 사진 한 방 찍고, 지금 내려진 멜라민이 든 중국산 식품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해제하기로 결정한다.
3. 앞으로 중국에서 멜라민 먹고 사람이 죽을 경우에도 계속 중국산 식품을 수입할 수 있도록, 검역 및 통관 절차를 대폭 완화한다.
4. 이명박 정부에서는 주요 일간신문에 대문짝만하게 광고를 내어 중국산 식품의 안전성을 대대적으로 홍보한다.
5. 정부 측 전문가들은 방송에 나와 멜라민 든 식품 먹고 죽을 확률은 골프 치다가 벼락 맞아 죽을 확률보다 낮다고 주장한다.
6. 심재철 의원은 중국산 분유라도 멜라민이 들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가루만 살살 빼서 먹으면 절대로 안전하다고 말한다.
7. 전여옥 의원이 뉴라이트 단체와 함께 중국 대사관에서 먹는 커피크림을 구해다가 모닝커피 시음회를 연다.
만약에 멜라민 사태에 대해서도 정부가 이렇게 쇠고기 정국 때와 같은 행동을 보여준다면, 그때는 아마 촛불 정도로 그치지 않고 아마 길거리에 화염병이 날아다닐 게다. 정 못 믿겠으면, 실사구시 정신으로 한 번 실험을 해 보든지. 전여옥 의원님, 이렇게 얘기해 드렸는데도 이해가 안 되시거든, 그때는 두뇌를 'Format:C'해서 새 인생 사시거나, 아니면 이승은 포기하고 내세를 기약하세요. 전, 바빠서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