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벌레들이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시기이고 사람들의 야외 활동과 야영도 많아지므로 벌레에 물리거나 침에 쏘이는 일이 잦아진다.
가장 흔한 경우는 모기에게 물리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개미에게 물리는 것인데, 모기나 개미에게 물리는 것은 물린 부위가 약간 부어오르면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정도여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 최근에 말라리아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가려움증이 심하여 불편할 경우에는 얼음찜질을 하거나 항히스타민제와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차가움 때문에 불편하거나 즉각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반면에 벌에 쏘이는 것은 드물게 생명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독사에 물려 사망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지만 벌에 쏘여 사망하는 사람은 그보다 훨씬 많다.
벌에 쏘였을 때 사람이 사망에 이르는 것은 벌독의 독성 때문이 아니라 벌독 성분에 대한 인체의 과민성 반응 때문이다. 즉 과민성 반응으로 환자의 피 속에 혈관 확장물질이 다량으로 분비되면서 심한 저혈압이 유발되는 것과 피부 두드러기와 비슷한 연조직 부종이 전신에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연조직 부종이 기도와 기관지에 발생하면서 기도가 좁아지며 호흡 곤란에 빠지는 것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게 된다.
벌은 꽁무니에 있는 길고 가느다란 침을 통하여 독액을 주사하는데, 꿀벌은 침을 쏘면 사람의 피부에 침과 함께 독액 주머니가 붙어 남아 있지만 땅벌이나 말벌은 침이 사람의 피부에 남지 않는다.
따라서 꿀벌에 쏘였을 때는 피부에 꽂혀 있는 침과 독액 주머니를 제거해야 추가적인 벌독 주입을 방지할 수 있는데, 제거할 때 독액 주머니를 짜서 벌독을 더 주입시키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으로 문지르지 말고 신용카드와 같은 것으로 옆으로 긁듯이 제거하면 안전하다.
땅벌이나 말벌처럼 큰 종류는 상처가 감염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지만, 꿀벌의 경우 쏘인 피부는 부어오르면서 아프고 화끈거리며 염증이 한 동안 지속되는 정도이지 심하게 곪거나 조직 괴사가 발생하는 일은 아주 드물다.
따라서 꿀벌의 경우에는 침을 제거한 후 깨끗이 씻고, 필요하면 얼음찜질을 하거나 항히스타민제와 소염진통제 등을 복용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전신적인 과민반응이 발생하면 신속히 병원으로 가야만 한다.야외에서 병원까지 가는데 필요한 시간이 상당하므로 전신적인 과민반응의 시작을 조기에 인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할 수 있는데, 벌레에 물리거나 쏘인 후 그 자리가 아닌 멀리 떨어진 전신 피부에 발적이나 발진이 발생하면 일단 우려가 된다.
피부가 아니라 내부 장기에 부종이 시작되는 경우에는 특히 위험하므로, 입술 및 혀의 점막이 부어오르거나, 가슴이 답답해지며 숨이 가빠오거나, 쌕쌕거리는 호흡음이 들리거나, 또는 메스꺼움과 구토가 생기면서 복통이 발생하면 곧 기도폐쇄가 뒤따라 올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일단 시작되면 빠르게 기관지 부종 및 수축 등으로 호흡곤란으로 진행하는데, 이런 환자는 병원이 아닌 현장에서는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가 없다.
또한 환자가 창백해지며 식은 땀을 흘리고 의식저하가 발생하면서 쓰러지면 심한 저혈압이 발생한 것이다. 호흡곤란이 동반되지 않고 이런 저혈압만 유발된 환자도 있는데, 이런 환자는 반듯이 누이고 머리를 젖혀 기도를 확보해 주면 대개는 119 구급대가 올 때까지 견뎌낼 수 있다. 단, 혹시 구토할 때 토물을 즉시 제거해 줄 수 있도록 면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물론 호흡곤란과 저혈압이 동시에 오는 경우도 있다.
심한 과민성 반응에 대한 치료로서 병원 밖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으므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즉시 119 구급대를 호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한다. 팔,다리 부위에 물렸을 때는 그 부위보다 심장 가까운 쪽을 고무밴드나 손수건으로 가볍게 묶어 독액의 심장쪽으로의 유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일단 과민성 반응이 발생하고 난 후에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요약하면, 과민성 반응 시작의 단서를 조기에 인지하여, 즉시 119 구급대를 호출하고, 환자를 옮기기 어려울 때는 반듯이 누운 자세로 누이고 기도를 확보하고 119의 도착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대처 방법이다. |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머리속에 꼭꼭 기억해얄텐데... 요즘은 머리속에 남는게 없는것같은...ㅎㅎ 119는 기억하겠습니다,초원님.
저는 주말농가에 다녀올 때마다 몸 여기저기에 벌레에 물린 자국이 생깁니다. 호랑이연고를 즐겨 사용하는데, 제게는 분명 효과가 있습니다. 벌에 한 번 물린 경험이 있는데, 피크닉 테이블 밑에 말벌이 집을 지었더랬어요. 갑자기 벌이 나타나서 손을 물었고, 읍내 병원에 갔더니 주사를 놔 주었어요. 별 효과 없이 일주일 정도 고생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벌독 자체보다는 벌독에 대한 인체의 과민성 반응 때문에 사망하는 거군요. 신용카드 같은 것으로 벌침을 빼내면 좋다는 말을 저도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