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와서 안면트고, 내면을 알게되면서 정신적 교류를 빙자한 친분을 쌓아가고 있는 전직 교수이자 소설가분이 가져다 준 3권의 책. 이번에 출간된 소설집 3권이랍니다. 한권만 나오는 줄 알았는데 3권이나 나왔으니, 한권만 해도 감탄지경인데 3권이라니... 존경스럽기만 합니다.
비가 심하게 내리니 갑자기 사방이 조용해진 듯, 음산한 정적이 가득입니다. 제주도는 비만 온다싶으면 하던 일이 모두 중단되는 묘한 속성이 있습니다. 관광과 농업이 주류를 이루는 사회속성때문일겁니다. 천둥 번개를 동반한 굵은 빗줄기이니 사회적 생산활동은 멈춰지는 듯 일하던 사람들조차 일손놓고 사라져 버리곤 합니다. 비로 인해 경제적 활동이 중단되는, 도시에서는 보기드문 일입니다.
빗줄기가 심해짐과 동시에 밀려드는 정적 속에서 오늘 선물받은 책을 열어 조금씩 읽어봅니다. 늘 그를 대할 때마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애매모호하다고 느끼곤 했지만 그런 경계의 모호함이 그의 글 속에 그대로 살아 꿈틀대곤 합니다. 상상의 세계 속에서 싫컷 날아다니면서 현실 속 사람과 상황을 묘하게 접목시키는 기술...
ADHD기질 중 하나가 상상과 현실세계의 구분이 애매하기도 해서 어제 보았던 로봇 애니매이션이나 환타지물을 실제인양 묘사하는 아이들도 있곤 합니다. 자폐친구들이 극도로 발달시키기 어려운 좌뇌영역이지만 좌뇌가 강해질수록 이런 상상의 나래는 줄어들어 현실적 감각만이 강해지게 되는데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이제 내 머리는 논리와 정확한 인과관계, 사실에 바탕을 둔 판단우선 속성 등 이미 상상의 세계를 돌아다니기에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데 이런 현실인식이 갑자기 제게 초조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이제 나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인이군... 이란 자각은 그의 상상세계의 난해함을 잘 읽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간만의 우뇌자극 작업에 심취해보는데, 여타 이 사람 저 사람, 이 일 저 일 등 일상의 산만함으로 인해 길게가진 못했지만, 색다른 자극이자 색다른 발상에의 조우입니다. 이제 저도 책을 내게 된다면 그의 글과는 완전 대척점을 이루는 사실바탕의 논리로만 풀어야 하는 내용이 되겠지만 그래도 '책을 출간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그의 노고에 큰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저도 멀지않아 이런 기쁨을 맛볼 날이 있겠지요...라는 최면을 스스로에게 걸며...
첫댓글 예, 응원하고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