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여름철 재해의 주요 원인은 집중호우다. 이 때문에 폭염으로 인한 피해의 집계나 대비책 마련에 소홀한 편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폭염에 따른 인명 및 경제적 피해는 홍수피해 못지않게 크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가 지난 1980년부터 2003년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기상재해 중 10억달러 이상의 경제적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폭염 및 가뭄에 의한 기상재해 발생건수는 전체의 17.8%(54건 중 10건)를 차지했다. 그럼에도 경제적 피해액은 42.5%(1445억 달러)나 됐고, 인명 피해는 91.6%(2만154명 중 1만8458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980년엔 낮 최고기온이 37도 이상인 날이 무려 42일이나 계속되면서 사망자 수가 1만여명, 경제적 피해액은 200억달러에 이르렀다. 1988년에도 더위가 가을까지 계속되면서 사망자 수가 7500명을 넘었다.
유럽에서도 폭염 피해는 컸다. 1993년 영국에서 16명이 사망하고 11억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났다. 지난해에는 3만5000명이 사망하고 130억달러의 피해를 입는 사상 최악의 폭염 피해를 겪었다.
우리나라는 10년전인 1994년 여름, 짧은 장마 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 당시 낮 최고기온이 광주 38.5도, 전주 38.2도를 기록해 55년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서울도 38.4도로 50년만에 최고기온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