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성합(Ciborium)
『Book T』에서 컵의 여왕은 다음과 같이 묘사된다.
컵의 여왕은 “가재가 솟아 나오는 컵을 들고 있다. 그녀의 얼굴은 몽환적이다. 그녀는 따오기의 형상 위에 연꽃을 들고 있다.”
웨이트-콜먼 스미스 타로에서 여왕이 들고 있는 물건은 가톨릭 미사에서 축성된 성체를 보관하는 용기인, 매우 화려하게 장식된 성합(ciborium)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이것은 아서왕 전설에 등장하는 성배로 볼 수도 있으며, 또는 정교하게 장식된 뚜껑 부분을 속죄소(mercy seat)로 본다면 계약의 궤(Ark of the Covenant)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 덱의 상징체계가 대응관계를 제외하면 아서왕 전설의 상징에서 벗어나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 덱의 주요 상징체계는 기독교적이고 신비주의적이며 가톨릭적이고, 서사적 구성에서는 셰익스피어적인 성격을 지닌다.
성합은 축성된 성체, 즉 신의 아들인 그리스도의 상징적 몸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신성한 그릇이자 성배를 나타낸다.
이러한 의미에서 컵의 여왕은 자신의 감정적 영성 안에 잠재적인 그리스도, 즉 신성을 추구하는 모든 사람이 신성과 영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릇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살펴보면 단순하게 그려진 사자와 독수리, 그리고 황소의 뿔 달린 머리로 보이는 형상이 있다. 이것들은 테트라모프(Tetramorph)의 네 상징 가운데 세 가지이며, 네 복음서의 저자들과 『에스겔서』 및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상징들을 나타낸다.
사자 = 마가
독수리 = 요한
황소 = 누가
사람(천사) = 마태
네 번째 상징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릇 양쪽에 두 천사가 있기 때문에 이들이 마태를 대신하여 나타내는 것일 수도 있다.
그릇에는 정교하게 장식된 윗부분 또는 뚜껑이 있으며, 그 꼭대기에는 십자가가 있다. 이것을 ‘봉인되어 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되지만, 도상의 구성상 어느 쪽으로도 논의할 여지는 있다.
받침 부분은 견고하게 지지되어 있다. 받침 중앙에 있는 ‘붉은 보석’을 상징적으로 해석하고 싶을 수도 있지만, 파멜라 콜먼 스미스가 특정한 색채 상징을 의도했거나 직접 채색을 담당했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요약하면, 이 중요한 상징은 비전을 통해 영적인 삶이 현실에 나타날 수 있는 잠재력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상적인 차원에서는 자신의 꿈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며, 잘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녀는 물가에 앉아있고 가장 무방비 상태이다. 파도가 치면 온몸이 흠뻑 젖고 춥고 감기에 걸리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그녀는 물가를 떠나지 않는다. 그 모든것을 맨몸으로 받아내고 드디어 성배를 본다. 끓어오르는 눈물, 탄식, 체념을 지나... 그럼에도 그녀는 끈을 놓지 않았기에.#
-아침에 배달된 포스트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