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종주
#통일전망대_해금강
#메가스_큰사람_TheGreat
28년 지기가 있다. 위아랫집 이웃으로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나와는 동갑내기로 같은 천주쟁이이기도 하다. 이이는 아들이 둘, 내게는 딸이 둘. 아이들 나이도 공교롭게 같아 어려서 함께 어우러져 곧잘 머리를 맞대고 공부도 함께 했더랬다. 큰아들은 육사 출신의 현역 육군 소령. 군의 엘리트 코스를 거치며 본연의 길을 순항 중이다. 둘째는 이 나라 최고 학부 수학 중에 행시(재경 부문)에 합격하곤 올해 졸업했다. 연수원 입과 전 혼자 유럽 배낭 여행을 하며 자유를 만끽 중이다.
이 부부가 지난 2월 초 해파랑길 종주를 시작했다. 중간에 두 차례 잠깐 일상을 정비하는 시간을 가진 것 외에는 줄창 30일을 걸었다. 폭설과 한파, 거센 비바람을 맞으며 육십 중반의 부부는드디어 어제 마지막 종착지인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2009년 산티아고 순례길 800킬로를 단신 완주했던 뚝심의 사나이다. 부인인 로사 자매는 오래전 교통사고로 몸이 여의치 않았음에도 남편과 함께 내내 동행하며 응원했다. 도중 일부 어려운 코스는 불가불 버스로 이동했다고. 등단 시인이기도 하다.
엊그제 하루는 포구의 우리 집에서 하루를 묵었고 마지막 날 밤엔 자신의 고향인 고성 공현진 집(부업으로 펜션을 리모트 운영한다.)에 무거운 여장을 덜었다.
대장정을 마친 어제가 이들 부부 결혼 35주년 기념일이란다. 통일전망대에서 이들의 완주를 뜨겁게 축하해주었다. 공현진 인근의 맛집에서 생선회와 매운탕을 곁들여 대미 장식을 도왔다.
이들은 오늘 오후 자신들의 거처이자 처가(친정)가 있는 원주로 간다. 그리고는 서울과 원주, 공현진을 오가는 분주한 일상으로 되돌아 간다. 오가는 중에 이곳 항구에서의 우애도 변함없이 지속 나누게 될 터이다. 하늘의 축복은 당근, 늘 함께하실 것이다.
덧.
오전 미사를 마친 후 귀갓길.
날은 약간 흐리고 바람도 조금 거세나 봄은 차근차근 삶으로 들어오는 중이다. 성당 주변 마을에 홍매화가 활짝
피었다. 꽃 속에 소담한 집, 느긋한 카페, 친근한 PET Care 공간 등 작고 소중한 평화가 자리한다. 우리들 공동체의 이 작은 평화(계명)라도 스스로 지키고 이를 가르치는 자, 그 자가 정말 큰사람(메가스, The Great)이다.(루카 5,19/이기범 요셉 신부)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자(경위지사傾危之士)는 단연코 배척해야 할 것이거늘.(이기범 요셉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