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재미 중 하나는 약체가 강호를 제압하는 이변이다.
약체의 반란은 적자생존, 약육강식이 지배하는 프로 세계에서 흔하지 않다. 희소성이 높은 특별한 경우다.
클럽간의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서열이 고착화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지만 약체의 반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각변동의 중심이 창단 이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진입한 승격팀이라면 감동과 재미는 더욱 크다.
위건 애슬레틱이 일으킨 2005-06시즌 돌풍은 예사롭지 않았다. 지난 1932년 창단된 위건은 2004-05 시즌 챔피언리그(2부리그)을 2위로 마감해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했다. 창단 이후 최초였다.
승격팀이 으레 그렇듯 위건도 잔류가 1차 목표였다. 하지만 위건은 15승6무17패·승점 51점으로 10위를 기록, 당초 목표보다 훨씬 뛰어넘는 성적표를 받았다. 또 칼링컵 준우승을 차지해 창단 이후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후 올시즌까지 4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서 자웅을 겨루고 있다.
위건 돌풍은 2006-07시즌 레딩으로 계승됐다. 레딩은 2005-06 챔피언십서 승점 106점으로 1위를 차지해 창단 이후 최초로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했다. 승점 106점은 2부리그 역대 최다 승점이다. 설기현도 처음으로 승격한 레딩으로 이적, 프리미어리그에 데뷔했다.
챔피언십을 평정하고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온 레딩은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16승7무15패·승점 55점을 기록, 8위로 시즌을 마쳤다. 스티브 코펠 감독은 지도력을 인정받아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됐다.
지난 시즌엔 승격팀의 돌풍은 없었다. 대신 레딩이 18위로 곤두박질쳐 다시 챔피언십으로 강등됐다.
소멸되는 듯한 승격팀의 돌풍은 올시즌 헐시티에 의해 부활했다. 웨스트브로미치, 스토크시티 등과 함께 프리미어리그로 올라온 헐시티는 4승2무1패·승점 14점으로 첼시, 리버풀에 뒤를 이어 보무도 당당하게 3위에 올라있다.
'호랑이 군단'이 별명인 헐시티의 숨어있던 발톱에 프리미어리그 강호 아스날, 토트넘이 쓰러졌다.
지난 1904년 창단 이후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에 얼굴을 내민 헐시티의 돌격대장은 3골을 터트린 브라질 출신 미드필더 지오바니다. 맨체스터 시티서 활약하다 올시즌 헐시티에 입단한 지오바니는 아스날, 토트넘전서 각각 1골씩을 터트려 대어 사냥의 선봉에 섰다. 호빙요, 조(이상 맨체스터 시티), 안데르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보다 유명하지 않지만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불어닥친 브라질발 태풍의 핵인 존재다.
수비력도 꾸준한 편이다. 11골을 허용해 골득실차가 -1이지만 위건에게 5골을 헌납했던 영향이 크다. 아스날에게 1실점, 토트넘에게 무실점을 허용한 것은 헐시티의 수비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선수비 후역습을 펼쳐도 강호에게 소나기골을 허용하는 것이 승격팀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헐시티의 프리미어리그 공습이 계속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선수층이 얇다. 라운드를 거듭하면 부상자가 발생하고, 체력은 고갈되는 것이 당연지사다. 전력의 핵 지오바니가 부상이라도 당한다면 헐시티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조병호 기자 coloratum@imbc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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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네이버뉴스 - iMBCspor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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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정말 ㅎㄷㄷㄷㄷㄷㄷ
지오반니는 저번에 맨유전에도 그러더니 올시즌엔 아스날 토튼햄전;; 경계대상 1호 -_-;;
헐은 워낙 영입한선수들이 헐이라...
헐 시티에 가렸지만 웨스트브롬이 현재 9위라지요. 스토크 시티 빼고 승격팀들이 선전하는 듯,,,
알짜베기 선수들 영입이 효과를본듯~
3팀다 창단 처음으로 프리미어 올라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