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이체/김주희
십일월의 이른 아침, 조카결혼식에 함께 나설 남자, 잠시 기온이 올
랐다고 얇은 트렌치코트를 걸친다 계절에 맞는 외투를 걸치라는 잔소
리에 베란다 란타나꽃이 웃는다
대전역에서 커피와 빵을 사들고 좌석에 앉았을 때, 쏟지 말 라고 당
부한다 외투를 뒤집어 각자 무릎에 놓는다
빵가루를 털어주며 미간 주름이 요동친다 잠시 후 , 빗나감을 비웃듯
코트 안감에 엎지른 커피, 엿가락 같은 총구에 김이 서린다
대학총장의 주례사,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라고 한다 추
워서 떨든, 빵가루를 흘리든, 커피를 쏟든 상관하지 말아야 할까?
해질녘, 창을 내리며
커피 맛 같은 낙엽냄새를 훅 들이킨다
창을 올리는 남자,
감기 들잖아!
차창 밖 수북이 쌓인 낙엽은 다른 색깔 마다않고 함께 뒹굴며 껴묻
고 있다.
첫댓글 이심이체가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거 같아요~ 선생님^^ 그만큼 서로를 존중하며 살라는 말인데
계속 참견하게 되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