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을 사면서 기도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것은 무궁무진하게 많지만 그 모든 것을 갖고 있는 사람도 없고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또한 없습니다. 세상에서 완전한 것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완벽한 것을 동경하고 완전하신 하느님께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베풀어 주시기만 하시는 하느님을 향하여 사람들은 많은 것을 큰 목소리로 구하는데 후하게 베풀어 주시는 사랑의 하느님이시지만 인간의 욕심대로 주실 수는 없습니다.
나는 아주 가끔 복권을 사서 월요일부터 기도합니다. ‘하느님 딱 한 번만 인간적인 제 욕심을 들어주시기를 청합니다. 당신께서는 언제나 청하면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오늘 한 번만 이 로또가 당첨되어 일등이 되도록 밀어주십시오. 제가 얼마나 열심히 세상을 살았는지 주님은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지금 치사하게 이렇게 조르는 제 입장도 충분히 아시잖습니까?’ 그렇게 화요일까지 하느님과 간절한 흥정을 하지요. 수요일에는 약간 욕심이 줄어듭니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마음으로 듣지요. “야고보야, 일등을 시켜달라고 조르는 사람이 대한민국에서만 천만 명이나 된단다. 그러니 어렵지 않겠니?” 그래서 수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그럼, 2등이라도...’ 그러나 계속 어렵다는 주님의 말씀을 생각하다가 금요일 쯤 되면 대폭 수정합니다. ‘주님, 본전이라도 찾을 수 있게 하시면 안 될까요?’ 그리고 막상 토요일이 되면, ‘주님, 제 뜻대로 하시지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 그래서 나는 지금껏 본전도 한번 찾은 적 없이 월요일이면 혹시나 하고 다시 복권을 삽니다.
내가 청한 것은 무엇인가요? 물론 내가 청한 것은 세속적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일 것입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성령을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성령을 청하고 주님께서 주시는 성령으로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어느 누가 열매를 맺어 주는 것이 아니라서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열매를 충실히 맺어야 합니다. '자강불식'(自彊不息)이라는 말이 있지요. <스스로 최선을 다하여 힘쓰고 가다듬어 쉬지 아니함>을 말합니다. 성령의 열매는 우리가 삶 속에서 최선을 다해 맺어야 하는 숙제입니다.
주님은 찾으면 얻는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내가 주님께 찾는 것은 무엇인가요? 우리가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하고, 교회에 다니면서 과연 무엇을 찾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보면 망설여집니다. 습관적으로 주일에 성당에 가서 헌금하고, 영성체를 모시면 주일의무를 다 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때로는 정말 내가 주님께 진정 찾는 것이 무엇인지 흐릿할 때가 많습니다. 물론 제일 먼저 우리가 찾는 것은 하느님을 찾아 교회에 나가고 이웃을 찾고 내가 이웃이 되기 위해서 교회에 다닙니다. 우리는 신앙 안에서 그 모든 것을 부수적으로 찾고 이 모든 것들을 성심을 다해서 찾을 때 우리는 하느님을 얻고, 이웃도 얻을 수 있습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주님을 찾고, 이웃을 찾는 구체적인 방법을 일러주십니다.
두드리면 열린다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어떤 것을 어떻게 두드려야 할까요. 주님의 마음을 두드리고 이웃의 마음을 쉬지 않고 두드려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의 마음도 열게 하시고 당신의 마음도 열어주십니다. 뿐만 아니라 이웃도 열게 하시고, 이웃 안에서 살아 있는 당신의 성령을 우리에게 열어 주신다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선교할 때도 우리가 하는 것 같지만 주님께서 성령을 보내 주시어 선교하게 하시고, 예비신자나 냉담한 신자들을 다시 교회에 데려오시는 분도 성령이심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 성령께서 우리의 야무진 손 안에서 문을 두드리고 마음을 열게 이끌어 주십니다. 나는 요즘 무척 괴롭습니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이 주님과 점점 멀어지고, 담을 쌓고 문을 걸어 잠그고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려고 하여도 도무지 열리지가 않아서 조급해 하는데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내가 성령을 찾지 않고, 내 욕심으로 그들을 열려고 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흔히'습여성성'(習與性成)<습관이 오래 되면 천성이 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좋은 습관이 잘 들으면 천성이 되고 훌륭한 덕이 됩니다. 예를 들어 기도하고 선행을 하는 습관이 든다면 우리의 천성은 주님의 천성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좋지 않은 습관이 든다면 우리는 악마의 노예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항상 주님께 성령을 보내 주시기를 청하고, 찾으며, 두드리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저희에게 청하고 찾으며 두드리면 열린다고 말씀하신 주님, 저희가 그동안 너무 교만하여 저희의 뜻대로 기도하고 청하였나이다. 당신의 마음을 찾지 않고, 당신이 살아계시는 이웃을 찾지 않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문을 굳게 닫고 살았나이다. 이제 진실로 당신의 성령을 찾아 열심히 두드리고 열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게 하소서. 그래서 저희가 주님의 천성을 간직하고 살 수 있도록 성령으로 도와주소서. 생명의 주인이 주님!!!
야고보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