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것을 좋아하는 몇 사람이 한 곳에 모여 제각기 옛것을 꺼내 놓고 서로 다투고 있었다.
어떤 이가 원(元)·송(宋)과 오계(五季, 五代) 때의 물건을 꺼내 놓으니, 대중들이 서로 눈짓하며 슬며시 웃었다.
이윽고 당(唐)·진(晋)·한(漢)·진(秦)과 삼대(三代, 하·은·주)의 것 등 없는 것이 없었다. 다만 고신씨(高辛氏)의 노구솥, 수인씨(燧人氏)가 사용하던 불 비비는 송곳, 신농씨(神農氏)의 거문고, 태호씨(太皞氏, 복희)의 비파, 여와씨(女媧氏)가 갈던 오색 돌 따위를 구하지 못해 안타까워하고 있었다.
좌중에 어떤 사람이 말했다.
"그대들이 가지고 있는 것도 참으로 옛날 것이기는 하지만 태고의 것은 아니며, 태고보다 더 먼 태고의 것은 더욱 아니네."
대중이 말하였다.
"그럼 해와 달을 두고 하는 말이군!"
"그것도 옛날 것은 아니네. 천지가 있고 난 다음에 해와 달이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천지를 두고 하는 말인가?"
"이것도 옛날 것은 아니네. 허공이 있고 난 다음에 천지가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허공인가?"
"그것도 아니네. 내가 갖고 있는 것은 해와 달이 생기기 전, 천지가 나뉘기 이전, 공겁(空劫) 이전의 물건이네. 그대들이 천금을 아까워하지 않고 한갓 화로나 도자기나 글씨·그림 따위나 사 모으고 있으면서, 그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을 보물로 여길 줄 모르니, 실로 유감이네."
대중이 서로 쳐다보며 말이 없었다.
첫댓글 공겁 이전의 한 물건.
나무아미타불 _()_
우리가 보물이라 여기는 것들 다 부질 없는 것이다. 나무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