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파적 언론 생태계- 현실과 해법
다양한 분야에서 윤리 규범을 발전시키는 언론이 정파성만 만나면 기본적인 사실 확인도 하지 않은 보도를 아무렇지 않게 내보낸다. 내 편의 큰 잘못은 눈감아주고 상대편의 티끌은 침소봉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지금 한국에서 정파성은 모든 언론윤리 규범을 무력화시키는 블랙혹이다.
정말 무서운 것은 돈 문제와 달리 정파성 문제에서는 무엇이 정상인지 분별하기조차 쉽지 않다는 점이다 문제를 일으킨 당사자가 오히려 당당하게 큰소리를 치는 일도 다반사다. 자기 나름의 정의를 실천학 있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자기는 사안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주장을 하면서 정파성을 열심히 추구하면서, 오히려 언론개혁을 주장하기도 하고 공정성이니 뭐니 하는 가치를 당당하게 깃발로 내건다. 아예 대놓고 정파성이 뭐가 문제냐는 주장을 하는 사람도 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어느 쪽이든 편을 들어주는 언론은 사회에 해악을 끼친다. 정파적인 언론의 길을 선택하면 적어도 한 진영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생존 문제도 쉽게 해결된다. 정파적이지 않은 언론은 어느 쪽의 환영도 받지 못한다. 모두에게 불편하기 때문이다. 손쉽게 어느 편을 선택하지 않는 언론과 언론인도 불편하고, 독자들도 자기편의 잘못을 지적하는 언론을 보면 일단 불편하다 이제는 우리 모두 그런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정파적 언론 생태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
ㅇ 언론의 정파성에 대한 인식 전환에서 출발해야 : 그 이전의 문제점도 분명하게 지적해야만 합리적인 논의가 가능하다. 공영방송 문제를 비롯해 언론 관련 문제 논의에서 제일 먼저 정파성을 내려놓아야 한다
ㅇ 정치와 언론 사이에 방화벽을 높이자 : 언론규제기구에서 정파성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방통위원•방통심의위원 결격 사유를 확대하는 방안. 여야 '나눠먹기' 구조를 바꿔야, 운영 방식도 개선 필요. 방통심의위 구성 방식, 근본적 개편해야. '공영방송 장악론'을 끝낼 지배구조 만들어야. 언론 관련 기관에 정파성 배제 원칙 세워야
ㅇ 정치와의 관계 재정립을 위해 언론인이 해야 할 것들 : 언론인의 정치권 진출에 관한 공동 원칙 세워야. 언론인의 SNS 활동 등에서 정치성 배제해야. 언론인 전체 규율하는 자율규제기구가 필요하다.
ㅇ 사실 중심 보도로 자극적•대립적 보도 악순환 끊어야 : 자극적•대립적 보도만 자제해도 정파성 크게 완화할 수 있어. 가치 추구도 저널리즘 원칙에 따라야.
ㅇ 뉴스 리터러시 교육으로 공론장을 살리자 ; 건강한 언론 생태계는 건강한 소비자가 만든다. 정권 영향 배제한 뉴스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건강한 언론이 없는 사회는 정상적인 민주주의 사회일 수가 없다. 정치적 편향성, 즉 정파성에 기초해 작동하는 언론은 이런 민주주의 사회 운영에 필요한 공론장을 황폐하게 만든다. 공론장이 살아야 민주주의가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이를 위해서는 정파성을 찌든 언론 생태계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각자의 역할이 있다.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 언론계와 언론인들이 해야 할 일, 그리고 시민 사회와 일반 뉴스 소비자들이 해야 할 일이 있다. 각자 자기가 할 역할은 하지 않은 채 그 이유를 다른 곳에서 찾으면서 책임을 미뤄서는 답이 없다. 자기가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