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규, 첫 무대서 잇단 선방
김신욱, 공중전에서 진가 확인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한국은 27일(한국 시각) 브라질월드컵 조별 리그 최종전인 벨기에전(1대0 벨기에 승)에서 패하며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발굴했다. 국내 K리그 울산 소속의 골키퍼 김승규(24)와 스트라이커 김신욱(26)이다. 정성룡과 박주영의 후보였던 두 선수는 16강 진출의 분수령이었던 이날 경기에 첫 선발 출전해 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올랐다.
김승규는 생애 첫 월드컵 무대였던 벨기에전에서 안정적인 몸놀림과 순발력을 보였다. 1골을 내주긴 했지만 무려 7회의 세이브(save·선방)를 기록하는 '선방쇼'를 선보였다. 상대팀인 벨기에의 세계 정상급 골키퍼인 티보 쿠르투아(3경기 9세이브)보다 적은 횟수이지만 경기당으로 따지면 김승규가 더 많다. 2경기를 뛴 정성룡은 5세이브에 그쳤다.
김승규는 생애 첫 월드컵 무대였던 벨기에전에서 안정적인 몸놀림과 순발력을 보였다. 1골을 내주긴 했지만 무려 7회의 세이브(save·선방)를 기록하는 '선방쇼'를 선보였다. 상대팀인 벨기에의 세계 정상급 골키퍼인 티보 쿠르투아(3경기 9세이브)보다 적은 횟수이지만 경기당으로 따지면 김승규가 더 많다. 2경기를 뛴 정성룡은 5세이브에 그쳤다.
- (왼쪽 사진)처음 선발 출전한 골키퍼 김승규는 벨기에를 상대로 여러 차례 선방하는 활약을 펼쳤다. (오른쪽 사진)김신욱은 벨기에전에서도 큰 키(197㎝)를 이용해 여러 차례 공중볼을 따냈다. /AP 뉴시스·조인원 기자
김승규는 1994 미국월드컵 당시 후보 골키퍼였던 이운재(은퇴)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이운재는 조별 리그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3대2 독일 승)에서 0―3으로 끌려가던 후반에 교체 투입되며 45분 동안 독일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 한국이 1골 차까지 추격할 수 있도록 도왔기 때문이다. 훗날 이운재가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발돋움했던 것처럼 김승규의 이날 활약은 수문장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신장 197㎝, 대표팀 최장신 공격수 김신욱의 진가는 '공중(空中)'에서 확연했다. 공중볼 경합 땐 벨기에 니콜라스 롬바르츠와 무사 뎀벨레 두 선수가 따라붙었지만 밀리지 않았다. 유럽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신욱은 조별 리그 출전 선수 중 공중볼 경합 승리 횟수 7.5개로 27일 현재 이 부문 1위다. 지난 23일 알제리전에서도 후반 12분 교체 출전해 총 12개의 공중볼을 따내며 헤딩 패스로 이근호의 추격 골을 돕기도 했다. 알제리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김신욱이 들어오면서 고전했다"고 할 정도였다.
경기 후 "피지컬과 스피드가 세계적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며 자책했지만 김신욱은 이날 경기에서 왕성한 활동량을 보였다. 스트라이커임에도 전반에만 5299m를 뛰었고 이는 팀 내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공수를 안 가리고 그라운드를 누비던 김신욱은 결국 전반 44분 우리 진영에서 공을 걷어내다 스테번 드푸르의 퇴장을 이끌어냈다.
두 선수는 이미 K리그에서는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규는 2008년 프로에 데뷔해 67경기에 출전해 62골(경기당 0.93실점)만 내줬다. 대표팀 동료인 정성룡(평균 1.06실점)이나 이범영(평균 1.33실점)보다 나은 기록이다. 작년 K리그 최우수 선수로 선발된 김신욱은 지난 3월 29일 개인 통산 34번째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K리그 최다 헤딩골의 역사를 새로 썼다. 김승규와 김신욱은 지난달 "월드컵에서 K리그의 자존심을 걸고 뛰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약속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