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로 나아가는 희망의 길
김 철 웅
저는 일본무교회 초청으로 여러 차례 일본을 방문하였습니다. 그 중에서 이번의 일본 방문은 저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일본무교회전국집회에서 생각지도 않았던 성서강의를 한 것입니다. 원고는 古川 京子 선생님께서 훌륭하게 번역해 주어서 서툰 일본어로 더듬거리며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발표한 후에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은 칭찬과 격려의 말씀을 해 주셔서 안심했습니다. 古川 京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전국집회에서 여러 선생님들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저는 ‘영농형발전’이라는 말을 近藤 惠 씨의 강연에서 처음 들었습니다. 대체에너지 사업의 실현을 위해 수고하는 분들을 응원합니다. 한국에서도 이런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일요일 経堂 집회에서의 예배는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집회원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은 우리가 믿음 안에서 한 형제임을 실감하였습니다.
고려박물관 견학은 제 기억으로는 3번째의 방문인 것 같은데,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받습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본과 코리아(남・북)의 교류사를 일본 국민들에게 알려, 양국의 화해의 기틀을 마련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은 언제나 감동을 줍니다. 특히 금년은 관동대지진이 발생한지 100년이 되는 해라고 하여, 그때를 기억하려는 각종 행사를 주도하시는 모습에 감명 받았습니다.
고려박물관에서 관동대지진 관련 자료를 보고 들은 후에, 다시 小林孝吉 선생의 “희망과 화해”의 말씀을 들으면서 한국인으로서 여러 가지 마음이 교차하였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개인적으로도 가해자와 피해자는 있기 마련입니다. 보통은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생생하게 기억하지만, 가해자는 잊고 사는 경우가 많지요. 국가 간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가해자는 가해한 사실을 축소하거나 부정하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안에는 양심적인 사람들이 있어, 과거 조선에 가했던 잘못을 기억하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사죄의 마음을 갖게 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반면 한국 안에는 오히려 과거를 망각하고 현실의 이익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우리가 과거를 기억해야 하는 것은 가해자를 미워하고 복수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피해를 당했던 사람은 가해자보다 더욱 과거를 반성하고, 앞으로는 양국이 어떻게 화해하고 평화를 유지할 것인가를 더 깊고 넓게 생각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화해로 나아가는 희망의 길은 과거를 바르게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나이 드신 선생님들께서 저희를 위해 늦은 시간까지 열어주신 환영회는 주님 안에서의 사랑을 만끽(滿喫)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우리들을 입국부터 출국까지 숙식을 같이하며 동행하여 주신 山本 浩 선생님,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일본무교회의 선생님들 모두 주님 안에서 강건하셨다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