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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01
S#1. 병원 로비
혜영이 출근 중이다. 시계 5시 20분. 로비는 텅 비어 있다.
S#2. 응급실
무전 받고 준비중인 응급실. 응급실로 몰려드는 다른 교통사고 환자들 두어 건.
그 사이로 남편과 걸어 들어오는 배부른 산모 소은(진통이 느껴지는 듯).
e : 8중 추돌이랍니다.
e : 신경외과 정형외과 콜했어?
e : 산모도 한명 있답니다.
e : 산부인과는?
나름대로 교통사고 환자들 몰려올 것을 대비하는 응급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과 바삐 움직이는 의료진들로 정신없고.
S#3. 복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 가는 혜영, 산부인과 앞에 선다.
심호흡 한번 하고 들어가는 혜영.
S#4. 응급실
응급의 : 산부인과 샘! 여기 산모 분 오셨는데...
경우 : (원래 소은 보러 내려온 게 아닌데 어쩌다보니...) 어떻게 오셨어요?
소은 : 아, 큰 애가 제 배를 때려서요. 그 때부터 배가 아프네요.
경우 : (오면서) 큰애요?
소은 : 다섯 살짜린데...
응급 : 정과장님?
정과장 : (잠이 덜 깬 정과장 내려와 뒤에서 다가오며) 교통사고환자 아직 안 왔냐?
경우 : 네.
정과장 : (경우보던 산모 보면서) 왜?
응급 : 아이에게 배를 얻어맞았답니다. 다섯 살짜리요.
정과장 : 내가 있을 테니까 넌 분만장 가서 Labor 산모 보고있어. 영 힘을 못 주더라.
Push 좀 하고 있어. 옮길 때 연락하고....아니다....니가 그냥 받아라... (경우 분만장으로)
경우 : 네.. (분만장으로 올라간다)
S#5. 도로
앰블런스 달리는 중.
S#6. 신생아실 앞
신생아실 앞 복도를 걸어가다 신생아실 유리창을 통해 아기들을 둘러보는 혜영. 갓 태어난 아기들의 모습들 위에.
S#7. 응급실
정과장 : (소은에게) 여기 다니세요?
소은 : 아니요.. 다른데 다니는데 여기가 가까워서 이리로 왔어요.
정과장 : (응급의에게) 여기 초음파 있나?
응급의 : 네....여기....근데 간이 초음파라 성능이 안 좋은데...
정과장 : (초음파 보며) 34주이시고 윗배가 아프고 아기가 잘 안노는 것 같다구요...밑으로 흐르는 것은 없구요..
음....초음파 상은 괜찮아보이는데.... 배 아파요?
소은 : 조금요. 아기도 잘 안노는 거 같구요.
정과장 : 배 아픈 거 없고 질 출혈도 없으시다구요?
소은 : 네, 괜찮아요.
정과장 : (별거 아니라는 듯) 분만장 가서 태동검사를 받아야 되나?
S#8. 응급실 밖
도착하는 앰뷸런스.
S#9. 응급실
e : 응급 TA산모 도착했습니다.
정과장 : (소은 팽개치고 응급실 앞으로)
S#10. 신생아실 복도
e 계속되는 앰뷸런스 소리
혜영 소리나는 쪽을 본다.
S#11. 응급실 밖
앰뷸런스 내부 뒷문 활짝 열린다.
외상과 골절 출혈이 있는 산모 은경. 피칠갑에 아주 중상이고 응급한 것처럼 보이는 은경.
구급요원 같이 타고 있다 내리면서. 은경 들어오자 응급의와 정과장 따라 붙는다.
구급e : 40주 산모입니다. 티에이로(TA,교통사고) 차가 뒤집혔고 조수석에 끼어 있었고 차문 절단 후 꺼내왔습니다.
의식 명료하고 바이탈은 스테이블하며 우측 대퇴부 골절 의심됩니다. 라이트 피머 프랙쳐(Rt. femur fracture) 의심됩니다.
질출혈과 양막파수(ROM.알오엠) 같이 있어 태아 상태 체크해야 필요합니다.
남편 : 괜찮을까요? 선생님. (남편도 같이 사고 당한 상태이나 경상) 애기는요?
정과장 : (은경의 다리를 본다) 양막파수에 조기 박리 의심되는군. 배 아파요? 간이 초음파 준비시켜!
산모 카트에서 내려져 응급실 안으로 밀고 들어가는 중.
S#12. 복도
급한 걸음으로 걸어가는 혜영.
E 걸음소리 점점 빨라지고
E 앰뷸런스 소리 점점 가까워지고 커지면서.
S#13. 응급실
혜영 입구에서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응급실을 보고 있다. 그러다 정과장과 함께 들어오는 은경을 본다.
정과장 : (배를 눌러보며) 아파요?
은경 : 네. 아파요 선생님.
정과장 : 태반박리가 의심되는데. (간이 초음파 보면서)
응급레지 : 태반박리요?
정과장 : 아긴 아직 괜찮으니까 일단 산모 엑스레이 찍고 응급처치만 해서 분만장으로 올려요.
처치 끝나면 정형외과 선생도 분만실로 오시라고 해. (나간다)
은경이 응급레지들에게 처치 받고 이동되고 하는 모습보면서 혜영 돌아서려다 안색 엉망인 소은 발견한다.
소은 : 선생님. (정과장 부른다)
정과장 : (소은 보면서 대수롭지 않게 그때서야 소은 보며) 분만장으로 올라가세요.
소은 : 네. (일어나 걸어서 나가는 수준)
혜영 : (그녀를 불안하게 주시)
소은 : (천천히 걸어올라간다)
S#14. 분만장
소은 분만장 옮겨서 태동검사 달았다. 한쪽에서는 교통사고 산모 은경에게 몰려들어 처치 의논중.
정형외과 : 아주 급하지는 않지만 대퇴골절 수술 필요합니다. 아기는 어때요?
정과장 : 지금까지는 괜찮은데 질출혈이 있으니 태반박리 의심 해야합니다.
정형외과 : 산부인과에서 씨섹(C/S 제왕절개)하면 저희가 이어서 수술하겠습니다.
정과장 : (경우에게) 빨리 수술장 어렌쥐 했어?
경우 : 간호파트는 어렌지 됐는데 마취과 인력이 부족하답니다. 3~40분 기다리라는데요.
혜영 분만장에 수술복 갈아입고 들어온다. 혼자 있는 소은을 보고 차트 확인한 뒤 태아 모니터를 본다. Late deceleration 보임.
혜영 들어와 은경의 상태를 체크하다가 아까의 산모 소은을 본다. 모니터에 아기 톤이 뚝뚝 떨어진다.
소은 : (얼굴 찡그리며 참고있다)
혜영 : 어디가 아프세요?
소은 : 윗배요...
혜영 : (배를 누르면서) 아프세요?
소은 : 참을만해요.
혜영 : (배를 눌렀다가 갑자기 뗀다)
소은 : 아! (아프다)
혜영 : 어떻게 아프세요?
소은 : 배 전체가 울리듯이 아파요.
혜영 : 수술한 적 있어요? 첫애 자연분만 하셨나요?
소은 : 아뇨. 근종수술하고 첫애 제왕절개했어요.
혜영 : 여기 응급제왕 절개 들어갑니다. 수술장 잡아 주세요.
분만실 간호사 경우 정과장 등등 서로 얼굴 쳐다본다.
경우 : 누구신지?
혜영 : 오늘부터 출근하는 산과 서혜영 과장입니다. 초 응급이에요. 수술장 잡아요.
정과장 : 새로 온다는 산과 과장이 당신이요?
혜영 : 네 그렇습니다.
정과장 : 소문대로군. 미안하지만 비켜요.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아?
혜영 : 이 환자가 더 응급입니다.
정과장 : (피식 웃으며) 그 산모는 다섯 살 아이가 한 대 쳤을 뿐이고, 이쪽은 4중 추돌 교통사고 환자에 질 출혈이 있습니다.
태반박리가 진행 중이라고까지 설명해야 합니까? 누가 더 응급인지 보면 몰라?
경우 : 동시에 C/S 두 개는 못합니다. 새벽이라 마취과 당직이 부족해서 수술장은 30분 정도 있어야 된답니다.
정과장 : (경우에게) 당연히 이 환자가 먼저지.... 니 눈엔 출혈도 안 보여?
혜영 : 양보해주시죠. 대퇴골절에 질 출혈이 있지만 아기 상태는 훨씬 낫습니다. (태아 모니터 보면 소은 아기보다는 덜 위중한)
정과장 : 응급 구분부터 할 줄 알아야겠군요. 뭐해 산모 옮기지 않고.
(수술장으로 먼저 가려한다. 정형외과의와 간호사들 시선 모이고. 경우 은경을 옮기려)
혜영 : (태아 모니터의 소리를 키운다. 분당 60대의 태아심음) 아기 상태 최악이야. 이 소리 안 들려요! 옮겨.
혜영 혼자 침대를 끌고 가고 다른 사람들이 달라붙는다.
정과장 본인의 실수 눈치 채고 한발 물러나는.
경우 : (눈치 보면서) 마취과 어렌지가 아직...
S#15. 수술실 (빈 수술실)
간호인력 노닥거리고 있거나 한가하게 아직 준비 중이다.
소은 싣고 들이 닥치는 경우와 혜영 일행.
간호 : 30분 뒤라고. (시계 본다)
혜영 : (어수선하게 노닥거리는 간호사들에게) 당장 세트 풀어요.
간호 : (헉!)
소은 : 선생님! 우리 애기 안 좋아요?
혜영 : 자궁파열이 의심되는 상황이예요. 최대한 빨리 아기를 꺼내야 됩니다.
(인턴에게) 일단 로컬(Local)로 열 테니까 마취과 데려와. 피 시키고, NICU 콜해. (간호사에게) 리도카인 100씨씨 두 개.
(당황하는 인턴에게) 자궁파열이 의심되는 최악의 상황이다. 일단 배를 가를 테니까 마취과 데려와.
간호사 리도카인 가득 찬 큰 주사기 가져오고.
혜영 배 위에 리도카인 주루룩 뽑아내면서 국소 마취 시작한다.
옆구리와 사타구니에도 주사, 베타딘 들이 붓는다.
혜영 가운입고, 간호사 눈치 보며 거들어주고.
장갑 끼는 혜영, 소독포 씌운다.
혜영 : 메스.
일동 : (헉) 마취과 아직 안 왔는데...그냥....가를 건가?
(헉) 정말 국소 마취로 가를 건가?
소은 : 우리 애기 살려주세요.....
간호 : (메스 건네면)
혜영 : 좀 아플 겁니다.
일동 : (정말 놀래고) 정말 마취도 안하고 가르겠단 거야?
혜영 : (경우에게) 뭐해. 넌 마취과 올 때까지 바이탈 잡아. 비피(BP) 안떨어지게 하고.... 마취 올 때까진 국소마취로 절제한다.
정과장 : (수술장 밖에서 들여다보고) 마취도 안 된 산모를 저거 저거. 마취과 불러.
혜영 : (좌악 배를 세로로 갈라버린다)
수술실 안 사람들 경악.
혜영 : (배를 좌악 가르고, 스킨 좌악 가른다. 보통의 가로로 스킨을 절제하고 근육을 다시 세로로 자르지만
응급이므로 그냥 세로로 그어 버린다)
혜영이 메스와 손으로 좍좍 긋고 나가자 혜영 얼굴로 피가 튄다. (보비 안씁니다)
과감하게 그어대는 메스. Peritoneum(복막)을 열자 흥건한 피. 복강내 흥건한 출혈 자궁 파열 상태.
경우 : 럽쳐(rupture).
마취과 : (들이 닥치면서) 뭐야 지금? 미친 거 아냐? (하다가) 럽쳐야?
혜영 : (침착) 출혈이 많을 것 같으니 바이탈 잘 잡아주세요.
마취과 : (정맥주사하고 기도삽관을 하고 마취기계에 연결한다)
정과장 : (밖에서 보다가) 저 또라이.
손으로 뱃속에 피를 푼다. 썩션으로 피를 빨아들인다.
자궁이 보이고 다시 좌악 긋는다. 자궁이 보인다.
자궁 아래부분이 세로로 찢어져있고 아기 팔이 그 사이로 나와 있다. 찢어진 틈을 더 벌린다.
놀라는데 이미 자궁 절제 끝내고 아기를 찾는다.
피가 튀거나 말거나 피바다 속에 손을 넣어 아기부터 꺼내는 혜영. 피투성이 아기가 나온다.
그러나 축 늘어져 거의 사산처럼 보이는 아기. 아기가 나온다.
경우 막 수술가운 입고 혜영 맞은편에 선다.
혜영 아기를 분만실 간호사 영미에게 건네준다. 경우 탯줄 자른다.
경우 : 출혈이 너무 심합니다.
혜영 : 아기를 꺼냈으니 이제부턴 출혈을 잡습니다.
애기 추욱 늘어져 있고, 영미는 아기 석션하고 신생아 간호 취한다. 이물질 제거등등.
한쪽에서 소아과 케어 중. 거꾸로 잡고 두들기고 등등.
반응이 없는 아기. 시계가 째깍거리며 흘러간다. 울음소리가 없다.
아기 상태에 동요하는 경우.
혜영 : 동요하지 마. 최선을 다했고, 아기를 꺼냈으니 소아과에 맡겨. 지금부턴 산모 출혈만 생각합니다.
경우 : 자궁은?
혜영 : 살려보죠.
그러나 흔들림 없이 수술에 집중하는 혜영.
모두들 감탄하는 눈빛교환.
태반을 떼어낸다.
혜영 : 옥시토신 좀 주세요.
찢어진 부분을 봉합 중. 출혈량이 줄어들고 바이탈이 스테이블해진다.
모두들 감탄한다.
e 미약한 애기 울음소리.
영미 : 어머! 애기가 울어요!
일동 자신들도 모르게 안도하고 환호하는. 혜영의 표정 변화.
자궁을 다 봉합했다. 더 이상 출혈 없다. 바이탈은 안정됨.
혜영 : 마무리 할 수 있죠?
경우 : 네.
혜영 : (땀 닦으면서 나간다)
경우 : (넋 놓고 보는)
레지1 : 와 스킨 절제부터 애기 꺼내는 데까지 2분 걸렸나?
경우 : (수술마무리 하면서 시계본다) 3분 걸렸네. 말로만 듣던 강호의 고수구나.
애 꺼내는 거 봤어? 어떻게 헛손질이 한번도 없냐.
S#16. 병원외경 (이른 아침)
아까보다 좀 더 시간이 경과된 시점.
S#17. 로비
다산 코리아 등등의 슬로건들 붙어 있다.
수선생 잡지에서 빠져나온 거 같은 차림에 세팅한 머리에 망사 스타킹.
재석 뒤따라 붙으며.
재석 : 좋은 아침입니다.
수선생 : 또 외박하셨네?
재석 : 누가? (친한 누나 대하듯 비위좋게 편하고 명확하게 말하는 타입)
수선생 : 누군 누구에요. 왕 선생이지.
재석 : 당신이 내 마누라야? 도대체 이놈의 병원 좁아 터져서는. 사생활 보장이 안 돼.
나 싱글이에요 싱글. 사생활 좀 하자구. 그러는 수 선생님. 바람났어?
수선생 : 뭐?
재석 : 그 패션의 정체가 뭐야? 대체.
수선생 : 나 오늘 급식당번이야. 우리 애 2학년 됐잖아.
일동 : 아아... (하면서 내려다보면 화려한 패션에 망사 스타킹)
e 주임과장 : 그러니까 이 전기 배선을 요렇게 빼면 정수기가 문제고 정수기를 저쪽으로 놓자니 동선이 문제라 이거지.
일행 그 목소리에 긴장 빠직.
수선생 : (빨리 가자고 눈짓)
인부 : 마무리 하실 거에요 말 거에요.
주임과장 : 아 그러니까 내 말이. 어이 거기 분만실 이리들 와 봐. (분만실팀 갑자기 빠른 걸음으로 도망)
주임과장 : ........
S#18. 센터안
우루루-- 문 닫아 버리는 분만실 팀.
재석 : 이건 뭐 센터가 날마다 공사야.
수선생 : 그래도 센터장님 어깨에 힘 빡 들어갔잖아. 얼마나 힘들여서 따낸 예산인데.
재석 : 덕분에 주임과장님만 신나셨다. 요새 공사하느라고 집에도 안 들어가실 걸.
S#19. 분만실 스테이션 (st)
수선생 : 새로 오는 과장이 왕선생님 동기들이지? 누가 오는지 알아?
재석 : 궁금하지도 않아. 1번 준재벌 딸, 2번 학장 사위, 3번은 올일 없으니 패스하고 누굴 원해?
수선생 : 성실한 사람을 원해. 누가 됐든 지금이 몇 시야? 아직도 안 왔으면 근무태도에 문제 있는 거 아냐?
병원 평가가 코앞인데, 환자 파악은 해야 할 거 아냐.
스테이션 뒤편 간이 회의실(간식도 먹고 하는 공간)에서 정과장 수술실 쪽에서 나오다가 들어온다.
정과장 : 아 정말. (모자 벗어 구겨 쓰레기통에 패대기친다) 어 성질은 저만 있어? (팽개치고 나간다)
수선생 : 왜 저래?
경우 : 오늘 응급실에서 새로 온 과장님하고 한 판 하셨어요.
수선생 : 새로 온 과장?
일동 : (주욱 재석 얼굴을 본다. 누구냐는 얼굴)
재석 : (자신도 매우 의아) 3번인데.... 근데 정말 걔가 왔어?
수선생 : 3번은 누구야?
S#20. 다산센터 센터장실
센터장의 기사와 TV출연물 사방에 액자해서 걸려있다. 다산 코리아와 관련된 팜플렛 등이 보이고.
50대의 여자 센터장.
e마취과 : 신선생 수술장에 마취과 허락도 없이 밀고 들어와서 배를 갈랐어요.
e정과장 : (옆에서 일러바치는 중) 이건 뭐 위아래도 없고.
센터장 : (혜영의 이력서 보면서 피식 웃는다)
마취과 : 엄연히 순서가 있고 절차가 있는 건데.
센터장 : 산모 아기 넷 다 살았다면서?
정과장 : (할 말 없고)
마취과 : 앞으로는 제발.
센터장 : 주의 주지요. 나가 봐요.
마취과 : 그럼 센터장님만 믿겠습니다.
센터장 : (이력서 본다)
정과장 : (뭔가 또 이르려 입을 달싹하는데) 거기서 스캔들이
센터장 : (손으로 말 자르며 나가라는 손짓)
(경과)
센터장 : 펠로우 전에 로컬에서 경험이 1년 있었군.
혜영 : 네.
센터장 : 흠. 이 성적에 그 배포에 여길 왔다?
혜영 : 발령을 받았을 뿐입니다.
센터장 : 아무리 벤츠라도 주차장에 자리 없음 별 수 없지.
혜영 : ...
센터장 : 6개월 동안 사고치지 말고 조용히 있다 갔으면 좋겠는데.
혜영 : (?)
센터장 : 본원에선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여긴 사고치면 수습할 사람이 없어. (뒤를 봐줄 사람이 없다는 뜻)
새벽부터 응급실이 시끄러웠다지?
혜영 : (답 없고)
센터장 : 왜 할 말 있나?
혜영 : 산모를 살리려는 노력을 사고라고 표현하신 거라면 전 그 약속 드릴 수가 없습니다.
적임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시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센터장 : (오호 이것 봐라 만만치 않은 느낌)
혜영 : 그럼 나가보겠습니다. (인사하고 나가는)
센터장 : (어이없어 웃는다. 기분 나쁘지만은 않다) 당돌하네.....재밌어지겠어.
S#21. 분만실 스테이션
주임과장 : 다들 인사하지. (직원들 가리키며) 분만실 식구들. 2산과과장 서혜영 선생이에요.
우수한 인재를 보내 달랬더니 정말 깜짝 놀랠 정도의 인재가 왔어요 허허허.
재석 : 환영한다. 서혜영.
주임과장 : 왕선생하고는 출신 학교가 다르잖아. 아는 사인가?
재석 : 너무 잘 알죠.
주임과장 : 너무 잘 알아? (호기심)
일동 : (재석의 경력을 아는 일동 호기심 어린 눈빛)
재석 : 왼쪽어깨 죽지 아래 삼각형 모양으로 점이 있는 것도 아는 사이랄까.
간호1 : (소근소근) 역시 왕의 여자였던 거야? 그런 거야?
혜영 : (재석의 성격 너무 잘 안다 무시)
주임과장 : 흠흠. 생각보다 많이 가까운 사이였나 보군. 맞아요? 삼각형.
혜영 : 안 보여서 모르겠습니다.
주임과장 :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하하.
수선생 : 오자마자 응급 수술에 정신 없으셨겠어요. 담당하던 환자들도 아니고 아직 차트도 못 보셨을 텐데
바로 회진 바로 가능하시겠어요?
S#22. 조기 진통실 회진
혜영 : (산모 보면서 경우에게) 조기진통 산모 초음파 얼마마다 보지? 이 산모는 초음파 본지 2주가 넘었잖아.
1)임산부 보면서.
혜영 : (산모 보면서 간호사에게) MG 사용 중인데 I&O가 왜 이래요? 당직의에게 노티했나요?
2)리토드린 쓰는 산모.
혜영 : 어제 체스트 피에이(Chest PA) 오더있었는데 안 찍었네요. 왜죠?
S#23. 스테이션
수선생 : (자존심 빠직 상하는) 언제 그렇게 환자 파악을 다 파악하셨어요?
혜영 : (무심하게) 제가 볼 환자가 12명도 안되더군요. (나간다)
일동 : (벙........)
재석 : 내가 뭐랬어. 걱정하지 말랬잖아. (나가고) 서선생!
영미 : 5시에 출근하셨어요.
수선생 : 얘 감탄은 그만하고 나도 얼굴 좀 들고 살자. 오자마자 이런지적 나오게 할래.
S#24. 복도
재석 : 뭐 먹을래? 여기 음식 나쁘지 않는데.
혜영 : 선지국.
재석 : 뭐? 임신했냐. 웬, 알았어. 요 앞 4거리 나가면 24시간 해장국집 있어.
고개들면 거제도 의료봉사 간 상식의 쪽지 붙어 있고.
혜영의 눈에 거제도라는 글씨만 들어온다. 상식 사진 CU에서 디졸브.
S#25. 거제도 파출소
축구하는 상식, 옆으로 지나가는 혜영 차.
S#26. 해안도로
달리는 혜영 차. 혜영 심란하다.
S#27. 파출소
할머니 : 니가 그 의원집 둘째여?
상식 : 네.
할머니 : 느 형은?
상식 : 이번에 같이 한국 왔어요.
할머니 : 그려? 사람 구실은 허고 살어?
상식 : 하하. 네. 그럼요. 결혼도 했구요. 애기도 둘이나 있구요. 돈두 저보다 잘 벌어요!
할머니 : 하이고 그려? 느 엄마가 그렇게 유난 떤다구 느 고모가 욕을 그렇게 하구 그래쌌더니 그 말이 쏙 들어가긴 혔드라.
할머니 옆엔 고구마가 한 박스.
상식 : (진료해준 아기 말고 따라온 아이 입술을 유심히 본다. 아이 둘, 효정이 서준이)
효정이가 혹시 숨차하거나 힘들어하지 않던가요?
서준 : 밖에서 놀면 숨차서 헉헉 거렸어요.
상식 : 얼마나 오래 됐는지 기억나니?
서준 : (가만 생각하다가) 여름?
상식 : 피검사를 해야겠어요. 혹시 햄 좋아하니?
효정 : 아니요.
상식 : (잠시 생각하다가) 그럼 우물물 먹여요?
할머니 : 응. 지하수가 좋잖어. 왜?
상식 : 입술색이 보라색이고 숨이 차 하는 것이 몸에 산소공급이 정상적으로 되지 않았을 거에요,
메트헤모글로빈이 의심되니까 피검사를 해보셔야 되요.
할머니 : 피검사? 무슨 큰 병이야?
상식 : 그냥 방치했을 때 문제가 되는 거지, 진단이 되면 치료가 어렵지 않아요.
걱정 마세요. 할머니. 그리고 이제부터는 지하수 먹이면 안 되구요, 수돗물 먹이세요.
S#28. 병원
도착하는 혜영 차.
(E) 이게 얼마만이야, 서선생.
S#29. 진료실
김선생 : 이 먼데까지 웬일이야? 이게 얼마만이니. 지금 어딨어? (반갑고)
혜영 : .... d&c 날짜 잡아줘요.
김선생 : (당황하며 본다)
혜영 : 실수를 했어. 다음 주에 올께요.
김선생 : 실수? 임신?
혜영 : 응.
김선생 : 애 아빠 누구니?
혜영 : 그런 거 안 물어 볼 거 같은 사람 고르고 골라 찾아왔는데 왜 이래.
김선생 : (뻔히 본다) 그렇구나. 의논은 했어?
혜영 : 달라질 거 없어요.
김선생 : 그깟 교수 몇 년쯤 늦게 되면 어때?
혜영 : 몇 년 그 자리가 나를 기다려줄까.
김선생 : 요새 신문에 자주 보이더라. 대쪽같고 훌륭하던 그 교수님은 아니지만 (살짝 실망한듯 그러나 달래야하므로)
뭐.... 남자한테 그 정도 정치욕 흠도 아니구. 그냥 결혼해. 애는 또 어찌어찌 키워지더라.
혜영 : (픽 웃음) 유부남하고 무슨 의논을 하고 결혼을 해.
김선생 : (놀라고) 그 부부 아직도 그러고 있어? 장난해? 우리 학생 때부터 별거했잖아?
혜영 : 이혼할 이유가 없었겠지.
김선생 : 암튼 니 태도두 문제야. 왜 서류 정리해 와라 그러질 않아.
혜영 : (웃음) 정리해오면 책임져야 하잖아.
김선생 : 이혼이라도 했다면 바로 이리 달려오진 않았겠지.
혜영 : 그랬겠지. 다음주에 올께요. 그 사람 집으로 들어간대.
김선생 : 점입가경이네. (어이없고) 얘. 그리고 여기 마취과 의사 니가 아는 사람이야. 그 입싼 박시영.
여긴 안돼. 그리고 요즘 개원가에서도 수술 함부로 못 해줘.
혜영 : ....
김선생 : 그 사람한테도 꼭 알려. (보고) ......왜 끝날까 두렵니?
혜영 : ..
김선생 : 이 정도에 끝날 사랑이면 아까울 거 하나 없다. 집어 쳐.
S#30. 방파제
고구마 실은 상식의 자전거 방파제를 달린다.
자전거 주차하고 보면 옆에 외제차 한 대 세워져있고 ‘한국병원 산부인과’라는 주차스티커 차창에 붙어져있다.
반가운 마음에 고개들어 보면 저 멀리 등대 옆에 한 여인이 바다를 보고 서있다.
괜히 반가운 마음에 그 옆에 가서 보면 여자 울고 있다.
말도 못 붙이고 뒤에서 가만히 보는 상식.
둘의 모습, 바다와 함께 CA 롱샷으로 보인다. F.O
S#31. 병원인서트&초음파실
남편과 함께 온 환자 김연임.
혜영 : (초음파를 보면서) 20주네요. 태아는 건강하구요. 머리 보이세요?
연임 : 자기 보여?
연임남 : 보여.
연임 : 어디?
연임남 : 여깄잖아. 여기 여기 맞죠, 선생님?
혜영 : 거긴 발인데요.
연임남 : 아아 그 놈 참 날 닮아서 발이 큰가 봐.
연임 : ...그럼 머리는 어디야~
연임남 : 여긴가 봐. 여기.
혜영 : (닭살 돋는 부부의 기쁨의 순간을 심드렁하게 구경 중)
연임 : 자기야 나 토마토 주스 먹고 싶어.
연임남 : 가다 사줄게.
연임 : 지금 당장~ 애기가 먹고 싶대.
연임남 : 애기가? 알았어.
연임 : 생과일 주스로~.
연임남 : 알았다구. (나간다)
혜영 : (닭살 짓도 가지가지 한다...는 표정)
연임 : (혜영을 빤히 본다)
혜영 : 더 궁금한 거 있으세요?
연임 : 피 검사 해주세요.
혜영 : (차트 보며) 빈혈기 있으세요? 헤모글로빈 수치 정상인데요.
연임 : 저 말고 아이요.
혜영 : ?
연임 : 이 정도 컸으면 혈액형도 알 수 있죠?
혜영 : 네.
연임 : 해주세요.
혜영 : (멍......)
연임 : 알아요. 무슨 생각하는지..... 해주실 거죠?
혜영 : 태아 혈액형 검사는 법적으로 남편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데요?
연임 : 남편 동의를 어떻게 받아요?? 뭐라 그러고.
혜영 : 거야 환자분 사정이구요.
연임 : 위험한 것도 아니잖아요? 같은 여자끼리 정말 너무하네.
혜영 : 태아혈액형을 알려면 제대혈검사를 해야합니다. 이 검사는 시술로 인해 태아가 사망할 확률이 1.4%정도로 큰 편이에요.
남편 분 동의 받아 오세요. 그렇잖음 못해드립니다.
연임 : (신경질적으로 가방을 확 낚아채며) 이상한 병원야 진짜. 의자두 아주 후져 가지구.
혜영 : (어이없어 보다가)
간호사 : (커텐 안으로 들어오며) 괜찮으세요?
혜영 : ...네.
간호사 : ? 바람 폈나 봐요. 누구 앤지 몰라서 저러는 거죠? 지금?
혜영 : ? (했다가 피식)
간호사 : 그래놓고 어디 와서 골을 내? 웃기는 여자야 진짜.
혜영 : (의자를 보더니) 내가 봐도 후지긴 하네... 다음 환자요.
S#32. 대학 병원 현관
고급 대형 승용차가 미끄러져 들어온다. 뒤이어 따라 들어오는 고급차.
문이 열리고 옆에서 양복 입은 젊은 여자 튀어나와 뒷좌석을 열고 젊은 임산부 부축해서 내린다.
정문 쪽에 근무하던 일행들 좌악 길 열거나 도열하거나 안내하거나 카트나 휠체어 밀고 들어온다.
연임 그 틈을 비집고 당당하게 간다.
S#33. 현관에서 로비 엘리베이터
현관 로비까지 연결되는 동선마다 vip에 대한 최고의 예우가 보여진다. 무전기로 안내하거나 길이 열리거나 등등.
센터장이 직접 나와서 맞이한다. 연임 바로 그들 옆을 지난다.
센터장 : 우리 다산 센터를 이용해 주시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시설도 새로 리모델링 했고, 유펜 출신까지 영입했어요.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겁니다.
이윤진 : (응대용 미소)
센터장 : 서혜영 선생 스케줄 좀 알아 봐.
연임, 걷다가 멈춰 서서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윤진의 모습을 보며 입 벌린다.
S#34. 정과장의 진료실
정과장 : (진료보면서) 출혈 때문에 놀래신 모양인데요. 전치태반이라고 해도 아직 30주째니까
좀 더 지켜봐야 할지 아니면 좀 이르지만 제왕 절개를 할지 결정해야 하는데 .....안정을 좀 취하면서 지켜보는 편이.
이윤진 : 네.
정과장 : 먼저 다니던 병원 기록과 초음파 사진 같은 건 다음에 올때 가져오시면 되구요. 오늘 초음파 보고 가시구요.
아... 그리고 수술 날짜는 언제가 좋으시겠습니까?
이윤진 : 2월 4일이 좋겠어요.
정과장 : 시간은?
이윤진 : 편한 시간에.. (미묘한 표정으로) 제가 주중에 지방에 행사가 있어서 다녀와야 하는데 괜찮을까요? 먼길이라서요.
정과장 :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그 전에 만에 하나라도 배가 뭉친다거나 조기 진통이 온다면 지체 말고 연락하시구요.
초음파 보고 가시죠?
이윤진 : 네.
정과장 : (내선 번호 누르며) 오늘 초음파실에 누가 있나?
e간호 : 3년차 남은선 선생입니다.
센터장 : (들어오면서) 아 서혜영 선생 수술 끝났다니까 초음파 보라고 해요.
정과장 : 서혜영 선생이요? (표정관리 안되고)
센터장 : 전치태반이면 수술할 때 같이 참여할 선생이 직접 초음파를 보는 게 아무래도 좋을 거 같네요.
S#35. 복도 분만실 스테이션
복도에서 우글우글 모여서 이윤진 보다가 분만실 스테이션으로 들어오면서.
수선생 : 이윤진씨가 본원으로 안 가고 왜 이리 오는 거야?
영미 : 친정이 이 근처잖아요.
간호1 : 아 친정? 혹시 별거설이 사실이야?
수선생 : 루머가 사실인가? 왜 지금 아이가 남편 아이가 아니라서 별거한다는 소문 있잖아.
영미 : 별거 중이면 저렇게 수행원들이 따라올까요?
수선생 : 그럼 남편애가 맞나? 근데 결혼 바로 직전까지 양다리였다고 인터넷에 날짜 박힌 사진까지 돌아 다니고 그랬잖아.
친자 확인은 안한대?
영미 : 설마요.
간호사1 : 여기 네티즌 수사대가 추적한 날짜를 보면 그때까지 남친을 만나긴 한거 같아요.
뭐가 됐든 임신해서 결혼했다는 건 사실인 거네요,
(결혼기사 검색해 보면서) 속도위반 아니라고 그렇게 부인하더니 날짜가 그렇잖아요.
수선생 : 근데 원래 저렇게 이뻤니? 부티가 좔좔 흐른다 얘. 깜찍하게 생겨가지고 하는 짓도 깜찍하네.
S#36. 초음파실
아기가 움직이는 초음파.
혜영 : 전치태반이긴 한데, 아직 30주차고, 임신중기에는 6% 정도이지만 36주 넘어가면 0.5%로 줄어드니까 좀 기다려보세요.
혹시 자궁이 커지면서 올라가게 되면 자연분만도 가능해져요. 그렇지만 만약 출혈이 있으면 지체말고 오셔야 되요.
윤진 : 잘 노나요?
혜영 : 활발하진 않지만 이 정도면. (하다가 초음파 자세히 보려)
윤진 : (표정 어두워지고)
혜영 : 아기가 좀 많이 작지만 잘 노네요. (초음파 보다가) 어....혹시 정밀 초음파에서 이상있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심장쪽이 좀 이상한데.... 심실중격결손이네요.
윤진 : 네.
혜영 : 양수검사는 하셨죠?
윤진 : 네.
혜영 : 아....다행이군요. 심실중격결손이 의심되는데 동반된 기형이 없다면 태어난 후 수술로 완치가 됩니다.
윤진 : 괜찬지 않아요. 동반기형이 있어요.
혜영 : ?
윤진 : 다운이에요.
혜영 : (놀랜다)
윤진 : 시댁에서는 아직 몰라요, 소문 때문에 이 병원으로 왔는데 비밀 유지가 될지 모르겠어요.
혜영 : 아. (표정 관리) 네.
S#37. 병원 주차장
차에 열쇠를 꽂는데 전화.
F서진 : 보구 싶다.
혜영 : ..
F서진 : 지금 볼까?
혜영 : 지금요? (둘러보는데)
하는데 서진의 차가 주차장 저 쪽에서 휙 나타난다.
서진 : (스스로 깜짝쇼를 즐기는 상태) 타.
혜영 : (이런 깜짝쇼를 반가워 할 기분은 아니지만 맞춰준다)
S#38. 차안
서진 : (벨트를 매주려는데)
혜영 : (제지하고 자기가 맨다)
서진 : (? 했다가) 구차한 핑계 대고 날아온 내기분도 좀 맞춰줘라. 뭐 먹고 싶어?
S#39. 마트
장 보는 두 사람. 부부 같다. 수산 코너 근처에서.
서진 : (카트 밀고 나오며) 내시경 해봤어? 소화 안되는 게 며칠 가네.
연임 부부 장 보는 중.
연임 : 실물은 진짜 볼 거 없더라. 다 화장발 조명발인 거 있지.
남편 : (별 관심없고) 누가.
연임 : (짜증내며) 이윤진!
남편 : 누군데?
연임 : 아 왜 그 얼마 전에 재벌가루 시집간 아나운서 있잖아. 그 10시 뉴스하던 애.
남편 : 그런 여자도 다닌다며 왜 옮기겠단 거야?
연임 : (발끈) 그런 여자도 라니? 내가 걔보다 못하단 거야?
남편 : 아니....걔보단 당신이 훨씬 낫지.
연임 : 그치그치? 그치. 얼굴도 가슴도 다 고쳤을 거야. 진짜 볼 것두 없는 애가 무슨 팔자가 그렇게 좋아.
남편 : 병원 옮기면 힘들지 않겠어? (분량 많으면 생략가능)
연임 부부 혜영을 발견한다.
유기농 코너에서 버섯과 두부를 담는 서진. 옆에서 샐러드 소스를 고르는 혜영을 보면서.
연임 : (혜영을 보자 얼굴이 굳는다) 재수없어. 재췬가? 나이 차 좀 나 보이지?
연임남 : 모르겠는데.
S#40. 주차장
트렁크에 식료품을 싣는 서진, 제법 장을 많이 봤다.
E전화벨
혜영 : (서진의 전화) 내가 갈게요. (트렁크 닫고 카트 제자리에 두러 간다)
S#41. 주차장 일각
주차장 한쪽으로 걸어오며 전화를 받는 서진.
서진 : 어디긴.. 강릉이지. 세미나를 재미로 하나? 처남이 승진했어? 제냐 좋아하던데 양복 한 벌 해줘.
어 그래 우리 공주님... 아빠 보고 싶어쪄요. 아빠두 보구 싶어쪄요.
화면 빠지면 눈이 동그랗게 커지는 연임.
연임 : 어머 어머 웬일이니 웬일이니. 난 그래도 유부남은 안만난다 야. (갑자기 우월의식)
그 앞으로 차를 빼오는 남편.
연임남편 : 타.
연임 : 자기야~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진다) 나 그 병원 그냥 다닌다~
연임남편 : (아내의 변덕에 ?)
S#42. 혜영의 아파트
S#43. 주방
혜영 피곤한지 쇼파로 가서 쓰러지듯 눕는다.
서진 봐온 것들 주방으로 가져간다.
서진 : 피곤하면 연속극보고 있어. 안심 구워줄테니까. (식재료 테이블에 정리하면서)
혜영 : (사무적으로) 고마워. (리모콘으로 이리저리 틀어본다)
서진 : 그러게 의논도 없이 이리 덜렁 와버린 거야? 차라리 미국을 가라니까.
그럼 나도 뒤따라 가서 두어달 같이 지낼 수 있었잖아. 돌판 어딨어.
혜영 : 어디다 풀었는지 모르겠네. 찾아봐요. 거기 어디.
서진 : (식탁 아래서 찾아내고) 하긴 자기처럼 쿨하고 깔끔한 여자도 별로 없다.
혜영 : 어디가 쿨한데?
E서진 : (이하 얼굴은 안 보이고 요리 준비하는 손만 보인다. 버섯 따서 정리하고 양파도 썰고 샐러드 척척 볼에 담는)
사고가 세련됐잖아. 촌스럽지 않고. 합리적이고 감정기복 심하지 않고.
혜영 : 질척거리지 않고 신경 쓰이지 않게 들여보내주고 부인자리 탐내지 않고?
서진 : (쇠고기 깍둑썰기 하면서) 무슨 주간이야?
혜영 : 안 해.
서진 : (전골냄비 꺼내고) 예민해 보이네. 컨디션도 별로인 거 같고.
혜영 : 체온이 37도를 넘어가고 감기기운이 있고 졸음도 오네.
서진 : 몸이 시원찮았군. 따끈한 국물 요리 좀 멕이고 이따가 주물러 놔야겠네. (깍둑썰기)
혜영 : 두통도 좀 있고 헛구역질도 나. 입덧하나 봐.
서진 : (웃는다)
e혜영 : 임신했어.
서진 : (파를 썰다가 칼질 딱 멈춘다)
혜영 : 피임을 했는데 어떻게 생겼느냐? 내 아이는 맞느냐? 안 물어 봐?
서진 : 100%가 어딨어. 생길만 하니까 생겼겠지... (다시 칼질 시작하며) 배고파. 밥부터 먹고 얘기하자.
혜영 : (누워서 요리를 하는 그의 모습을 묘한 감정으로 본다)
S#44. 주방
제법 신경 써서 세팅한 식탁. 꽃도 꽂았고 촛불도 붙였다. 와인도 꺼냈고 샐러드나 음식도 정성스럽다.
그러나 묘한 기류가 흐른다. 평상심을 잃지 않고 식사중인 두 사람.
서진 : 짜지?
혜영 : 괜찮은데.
서진 : 아냐 짜.
혜영 : 당신 입맛이 짠 거겠지. (식사에 열중하는)
서진 : 몇 주야?
혜영 : ...5주.
서진 : 뭐 아직...
혜영 : (보면)
서진 : (눈길 돌리는)
S#45. 쇼파
티비를 보는 중이다. 서진 혜영을 안고 있다.
혜영 : 힘들겠지?
서진 : ...
혜영 : 낳는 거.
서진 : 낳고 싶어?...
혜영 : 낳고 싶으면 낳아도 돼?
서진 : 파견 끝나면 자리 만들어질 텐데, 배불러 어떡하려고?
결혼도 안 한 여자가 배불러 다니면 학교에서 받아줄 거 같애. 내가 아무리 밀어도 안 돼.
혜영 : 내가 궁금한 건 (눈 맞추며) 상황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야.
서진 : ...솔직하길 원해?
혜영 : 응.
서진 : (침묵)
혜영 : ......
서진 : (침묵)
혜영 : 그렇군.
서진 : 난 아무 대답도 안 했어.
혜영 : 침묵 이상 확실한 답이 어딨어?
서진 : 이혼은 힘들어. 양해된 사항이잖아.
혜영 : 사생아는 나도 싫어.
서진 : (안도한다) 언제 시간 내면 돼? 같이 가줄게. (진심으로 배려 하는 듯)
혜영 : (배려하지 않아도 좋을 것에만 신경써주는 서진이 실망스럽다) 신경 쓰지 마. 내가 알아서 할게.
서진 : 역시. 이제야 서혜영이 같군. 역시 당신은...... (안아주려)
혜영 : (피하면서 일어난다)
서진 : ?
혜영 : (변명처럼) 목욕 좀 할게요. (욕실로 들어간다) 당신도 그만 일어나요.
서진 : (오늘은 여기 더 있겠다 하기 어려운 분위기)
S#46. 욕실
욕조에 몸 담그고 있는 혜영. 욕조 옆에 놓인 동전을 만져 본다.
e 문소리 달그락 문소리 들린다.
S#47. 병원외경 (아침)
S#48. 진료실
연임 대기실에 있다가 혜영이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반갑게 인사한다.
연임 : 어머! 안녕하세요 선생님. 이제 출근하세요.
혜영 : (? 왜 또 왔지) 네에.
S#49. 진료실
김연임 산모의 차트가 접수 돼 있다.
가운을 입으며 아리송한 표정으로 차트를 보는 혜영.
연임 : (생글 생글 웃으면서 들어온다) 어젠 제가 좀 그랬죠? 성격이 좀 예민한 편이라...
혜영 : 그게 문제면 신경정신과로 컨설트 내드리죠.
연임 : (뜨아. 애써 참으며) 동병상련이라고 아세요?
혜영 : ?
연임 : (작정하고 소근소근) 다른 남잘 만났어요. 제 입으로 이런 말 하긴 좀 그런데 제가 동안이라서 나이트만 갔다하면
그렇게 부킹이 쏟아져 들어와요. (자랑) 재밌구 몸 좋은 애들 널렸거든요. 물 좋은데 알려드릴까요?
혜영 : (그냥 본다)
연임 : ...그러다 갑자기 임신이 된 거죠. 남편하고는 몇 년을 살아도 안 생기더니...
그래도 당연히 누구앤지 헷갈리잖아요. 그 사람 애일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혹시 남편 애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어요.
혜영 : 그런 얘긴 친구하고 하세요. 점집엘 가시든지.
연임 : (무시하고) 선생님은 이해하실 거라구 믿어요. 남편이 오형인데 제가 비형이거든요?
그런데 그 남자가 에이형이래요. 에이형이나 에비형 나오면 완전 황 되는 거잖아요.
혜영 : 계속하시게요?
연임 : 선생님도 같은 입장 아니세요?
혜영 : (?)
연임 : (간호사 쪽을 보면서 소근소근) 어제 밤 9시 반 반디마트에서 만난 그 분 부인 따로 있죠?
혜영 : (어이없고 기막히고 우습기도 하고)
연임 : 선생님도 소문나는 거 싫으시잖아요.
혜영 : 상관없는데?
연임 : 설마.
혜영 : 나 여기 몇 달 있음 그만둬요.
연임 : (이게 아닌데) 아.
혜영 : 잘 들으세요. 이 검사는 단지 쉬운 검사가 아니에요. 태아의 제대혈 탯줄에 주사를 찔러 넣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위험이 따라요. 그런데 단지 누구 앤지 알기 위해 더구나 낙태를 할 것인지 아닌지 감별하기 위한 목적으로
그 시술을 해달란 거잖아요?
연임 : 내가 지금 낙태하기 위해 몇 번씩 여길 왔다구 생각하세요? 7년만에 겨우 생긴 애라구요.
남편과 상관없이 애 낳을 능력 있음 좋겠지만 그게 안 되잖아요. 난 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 검사를 요구하는 거에요.
혜영 : .......
연임 : 벌써 21주거든요. 더 미룰 수도 없다구요. 선생님이 검사를 안 해주면 지금 당장 여기서 나가는 대로
곧장 다른 병원 가서 수술 받으을 거에요. 거짓말 같죠?? 협박 같죠? 천만에요. 난 애 땜에 인생 망칠 생각 없거든요.
그래도 선생님이 검사해주면 이 아이가 살 확률이 반은 되지 않겠어요? 나도 살리고 싶다구요.
(절박, 약간의 절규와 협박) 내가 여기서 나가잖아요. 그럼 선생님도 공범이에요. (발딱 일어난다)
S#50. 대기실
윤진 선글라스에 모자 쓰고 앉아 있다.
혜영 나오다가 윤진을 발견한다.
S#51. 옥상
혜영 : 여기면 괜찮으시겠어요?
윤진 : (망설이다) 전치태반 수술이 어렵나요?
혜영 : 위험도가 아무래도 좀 높아지죠.
윤진 : 위험도가 높다는 건...... 누구한테 위험하다는 건가요? 태아의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건가요?
혜영 : 출혈이나 진통이 있다해도 빨리 병원에 오면 산모의 위험도는 그리 높지 않습니다.
다만 그 상황이 언제 오느냐가 문제죠. 태아는 일찍 나올수록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윤진 : 빨리오면 산모 위험도는 높지 않다구요? 아기는요? 지체되면 태아가 위험해진다는 뜻인가요?
혜영 : 그렇죠. 그렇지만 출혈이 심해지면 자궁적출도 각오하셔야 합니다.
윤진 : (본다) 눈치채셨나요.
혜영 : 무슨 눈치요.
윤진 : (무시) 2주전에 알았어요. 이미.... 수술 시기를 놓친 거죠.
혜영 : 네.
윤진 : 남편에게 말하고 나서부터 부부사이는 지금 말할 수 없는 미묘한 냉기가 감돌아요.
아시죠? 제가 어떻게 결혼했는지?
혜영 : 아뇨.
윤진 : 전국민이 다 아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 분도 있군요. 저는 이 결혼 하느라 많은 걸 버렸어요.
아나운서 시험 합격할 때까지 뒷바라지 하던 남자 친구도 버렸구요. 다운 증후군 동생의 존재도 감췄구요.
그리고 바로 영악하게 임신을 했죠. 시부모님이 알게 되고 그게 우리 집안 병력인걸 알게 되면 전 어떻게 될까요?
수술할까도 생각했어요. 아마 해주는 데가 있겠죠.
비밀 보장도 안 될 거고 시부모님도 애가 왜 떨어졌는지 어느 병원엘 갔는지 다 조사해볼 거구.
남편 아이가 아니라서 수술했다는 루머는 더 기승을 부릴 테죠.
세상에 공짜는 없더라구요. 애 걱정 하기도 벅찬데 전 쫒겨날까 전전긍긍이나 하고. (약간의 동정심 자극)
혜영 : 이윤진씨.
윤진 : 네.
혜영 : 저에게 뭘 원하시나요?
윤진 : (질문에 당황)
혜영 : 이런 속사정 아무에게나 털어놓질 않죠. 지금 자신의 치부를 저에게 드러낼 때는 이유가 있으신 거 아닌가요?
윤진 : (표정) 수술할 때 아이를 포기해 주세요.
혜영 : (놀라고)
윤진 : 이게 가장 자연스럽고 좋은 방법인 듯 싶어요. 낙태를 하면 일파만파 소문이 나겠지만, 낳으면서 실패하는 거.
(이왕 드러낸 속셈 그냥 솔직하고 정말 좋은 방법이라는 듯)
혜영 : (벙)
윤진 : 물론 선생님 경력에 흠이 좀 생기겠죠. 그렇지만 불쌍한 여자 인생 하나 구제해준다 생각할 순 없으신가요?
의료소송 절대 안한다는 각서 쓸께요.
혜영 : 이윤진씨.
윤진 : (무시) 그럼 동정표도 얻을 수 있겠죠. 그 동안 무수했던 입방아도 다 잠재울 수 있구요. (나름대로 열심히 생각한 계략)
혜영 : 그래서 절 찾아오신 거에요?
윤진 : 먼저 병원에서도 수술을 해주고 시끄러웠다면서요?
어차피 이 아기는 발육 부진이라 겨우 24주 웨이트 밖에 안되요. 24주라고 생각 하심 되잖아요?
혜영 : (놀라지 않고)
윤진 : 놀라지 않으시네요?
혜영 : 원치 않는 임신이 어떤 것인지 ...... 어떤 부담을 안아야 하는지 잘 압니다.
그건 정말 ....빨리 치워버리고 싶은 쓰레기라고 느껴지죠. (자신의 이야기)
윤진 : (기대를 가지고 본다)
혜영 : 마음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해드릴 수 없는 일입니다. (돌아선다)
윤진 : 오죽하면 이런 추악한 부탁을 하겠어요. 제 인생도 한 번쯤 생각해 달라는 거에요.
e응급콜
혜영 : 산부인과 의사는 산모와 아이 두 생명을 다룹니다. (간다)
윤진 : (보고)
S#52. 혜영집 주차장
혜영 아파트 주차장을 보면 서진의 고급차가 들어와 있고 올려다보면 창에 불이 켜져 있다.
차를 돌리는 혜영.
e전화.
F재석 : 밥 먹었니?
S#53. 곱창집
곱창 굽고 노랗게 구워진 곱창을 날름날름 먹어대는 혜영.
재석 : 야. 좀 천천히 먹어라. 구워 대기도 바쁘다. 사장님 여기 1인분 추가요.
혜영 : (작정하지 않고 지나가는 말처럼) 다운 수술 몇 주까지 해줘?
재석 : 난 안하지. 보통 한 22주?
혜영 : 아 천주교 신자였지.
재석 : 그것도 그렇고. 불임시술하는 의사가 낙태시술하면 부정타.
다운이면 그냥 알려주는 걸로 내 임무는 끝내지. 몇 준데?
혜영 : 30주.
재석 : 30주면 너무했다. 꺼내놓으면 인큐베이터 안 들어가도 될텐데 형편이 어려워?
혜영 : 어려우면 해주게?
재석 : 어디 시설 보내야지. 난 어제 초음파를 보는데 오른쪽 손가락이 두 개인 거야.
혜영 : 그래서?
재석 : 아직 안 알려줬는데, 여자애던데... 여자애가 그렇게 살긴 인생이 험난하겠지.
혜영 : 알려줘. 부모가 결정하게. (역시 작정하지 않고 편하게 툭) 산모가 제왕절개 때 애를 늦게 꺼내 달래.
재석 : 헐, 독하다 그 여자. 지 손으로 갖다 버리지 왜 너더러 죽여달래.
혜영 : ...... 노래하러 갈래?
재석 : (웬일이냐?) 오 노래방. 콜~
S#54. 노래방
단란주점급 노래방. 붉은 노을 노래 부르는 혜영, 재석.
전화가 온다. ‘부재중 전화 5통’ 전화기 꺼버린다.
점수표 나온다. 100점. 가수로 데뷔하세요~
혜영 : (순간 뿌듯하고)
재석 : 기계 미친 거 아냐? 하긴, 가수도 노래방 가서 자기 노래 불러도 80점도 안 나온다니까.
혜영 : 내가 못하는 게 뭐 있어. 노래도 잘하지 공부도 잘하지. 수술도 잘 하지.
여기까진 재석이 들어도 되고 자리에 앉으러오고 재석 노래 하러 가고 자연스런 동작에서.
혜영 : (배 내려다보면서 혼잣말) 심지어 임신두 잘되냐.
S#55. 도로 (밤)
앰뷸런스가 달린다. 한국병원 보이고.
S#56. 노래방 앞
재석 전화받으며 캔 커피 두 개 들고 나온다.
재석 : 전화 꺼놨어?
혜영 : 응.
재석 : 이윤진 산모 진통와서 응급실로 오는 중이라고.
너 전화 안된다고 나더러 혹시 모르니까 근처에 있으라고 전화왔다. 갈거야?
혜영 : (무신경하게) 당직 있잖아.
재석 : 니가 웬일로 수술을 마다하냐.
혜영 : 당직 있잖아.
재석 : 있지. 근데 정과장이지.
혜영 : vip 전담이라며?
재석 : 어, 이 양반이 엄청 꼼꼼하거든. 절제하면 실핏줄 하나하나 다 지져. (평범하고 진지하게 말한다)
혜영 : 설마? (하다가 농담으로 듣고 웃는다)
재석 : 보통 씨섹 두시간 걸리지. 손이 엄청 느려. 두 시간이면 애는 축 늘어져 나오고.
...그때 응급실에서 수술장 양보 안 한거 정교수면 가능해. 출혈에 강박있거든.
정상적 판단이 안 됐을 거야. 일단 피 칠갑을 했으니까.
그래도 씨섹까지 뭐 괜찮을텐데 전치태반이라 조금 불안하긴 하다.
혜영 : (망설인다) 니가 가. 혹시 일 생기면 서포트 해.
재석 : 나 술 취해서 못 간다 그랬어. (그런 혜영이 이상하다) 아까 그 산모가 혹시 이윤진이야?
혜영 :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재석 : (혜영의 태도 갑자기 급이해 했다) 음.. 정과장이라면 본의 아니게 산모가 원하는 대로 해줄지도 모르겠는데.
e전화
재석 : (받고) 어어 오빠야. 오늘? 어어 알았어. 내가 들어가 볼라 그랬는데, 볼 일이 생겼다.
(가다가) 아, 근데 애기는 그렇다 치는데 문젠 산모가 이미 출혈이 좀 있는 상태에서 발견됐다는데? 산모는 괜찮으려나?
혜영 : (저 자식 저런 말을 왜 하는 거야)
재석 : (유유히 사라진다)
S#57. 교수 탈의실 (밤)
정과장 : (경우에게) 출혈이 언제부터 됐대?
경우 : 화장실에 피가 흥건한 채로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1시간 이상 된 것 같습니다.
정과장 : 바로 오라고 했더니 그 큰집에 살면서 부를 사람도 없었나? 이상한 여자네...
센터장 : 서혜영 선생 연락해봐!
레지 : 오늘 오프입니다.
정과장 : (오바하면서) 오프? 정신 나갔군. vip 예정일이 가까운데 오프를 내? 기본이 안 된 친구네.
(센터장에게) 참 나 본원에 있을 땐 집에도 안가고 363일 병원에서 산다구 소문났더니...여긴 본원이 아니라 이거죠?
센터장 : 빨리 서혜영 선생 찾아. 그리고 왕재석 선생도 혹시 모르니 찾아 대기시키고. 응급실엔 누가 내려갔어?
S#58. 엘리베이터 앞
혜영 잠시 망설이는 표정으로 전화기를 켜본다. 그러나 밧데리 방전.
상식(거제도에서 돌아오는 짐+먹을 것 든 봉투 들고) 걸어온다.
문이 열리고 혜영이 탄다.
혜영 : (상식이 타지 않자 표정으로 묻는)
상식 : 먼저 가세요.
혜영 : ?
상식 : 한국에서는 늦은 시간에 여자들이 남자와 엘리베이터 타는 걸 꺼린다고 들어서요.
혜영 : 타세요. 내가 이길 거 같으니까.
상식 : (듣다 보니 살짝 자존심 상하는. 혜영 팔뚝 보며) 어딜 봐서...
S#59. 스테이션
수선생 : 아니 온지 얼마나 됐다구. 서선생을 찾는 거야?
경우 : 이윤진씨 질출혈이 오는데, 전치태반이거든.
영미 : 전치태반? 어떡해요 정과장님 손 되게 느리시잖아요. (목소리 죽여서)
경우 : 그러니까. 근데 서선생님 전화 꺼놨다.
수선생 : ......아 수술방 멤버가 (경우 보면서) 미안하지만 좀 후지네? 야간에 vip의 전치태반인 거 치곤?
경우 : 꼭 집어 얘기 안 해줘도 알거든요.
영미 : 면전에 두고 정말 너무 하세요. 안선생님 잘 하실 거에요. 파이팅!
수선생 : (그러는 영미 보면서 가소롭다)
경우 피식 웃는다.
S#60. 엘리베이터
조용하게 올라가다 갑자기 엘리베이터 덜컹거리며 전원이 나가 버린다.
상식 : 어어 이거 왜 이래.
혜영 : (? 했다가 엘리베이터가 멈춘 걸 알았다. 비상벨 누르고)
상식 : (반응없자 봉투 내려놓고 자신이 비상벨 눌러보는...) 아 고장인가 보네... (문을 쾅쾅 두들기다가) 꺼내 주겠죠?
혜영 : ...그렇겠죠.
상식 : (뻘쭘)
S#61. 수술실
이윤진 환자가 카트에 실려 들어오고 마취과 준비중.
누워 있는 윤진. 정과장 스킨을 절제하고 근육을 벌린다.
정과장 : 근이완제 좀 더 써주세요.
마취 : 부족하세요.
정과장 : 근육이 말을 안듣네.
S#62. 수술실
스킨을 절제중인 정과장, 하나 하나 실핏줄 지져가면서 절개중인.
주위 사람들 답답하지만 내색 못하고 무사하기만을 바라는.
S#63. 참관실
짧게 비춰주고 수술장면과 대사는 적당히 그림위에 얹어도 됩니다.
S#64. 수술실
실핏줄 지지는 위로.
E센터장 : 저 친구 지금 뭐하는 건가?
E주임과장 : 실핏줄 하나씩 지지고 있는데요.
E센터장 : 저걸 왜 지져?
E주임과장 : 출혈에 강박증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 : 정과장이 원래 손이 느리고 간이 작지요.
센터장 : 그래도 여태까지 별 사고 없었지?
교수 : 어려운 수술은 아예 안 하니까요.
센터장 : 서선생은 연락 안됐어요?
주임과장 : 전화기가 꺼져 있답니다.
센터장 : (생각하다가............) 혹시 모르니까 산과에 수술 잘하는 다른 스탭 콜할 사람 없나?
주임과장 : 노학주 과장이 이태리 학회참석중이라서..
센터장 : (한숨.....쉬다 놀란다)
S#65. 엘리베이터
혜영 무표정... 상황을 모르는지 별 동요없고.
상식 : 휴대폰 있으세요?
혜영 : 방전이에요.
상식 : (약간 뻘쭘한 표정)
S#66. 혜영집 앞
주차장 차안. 서진 전화중.
E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안내음)
S#67. 엘리베이터
바닥에 앉았다.
상식 : 우리 어디서 만난 적 있죠?
혜영 : 좀 더 참신한 멘트를 날려 주시죠.
상식 : (졸지에 작업남... 아놔) 본 적 있는데......
혜영 : (생까고)
상식 : (쇼핑백에서 음료수를 꺼내서 잠시 망설이다가 혜영에게 하나 건넨다) 드실래요?
혜영 : 생수 주세요.
상식 : ? 아 예. (봉투에서 커다란 생수병을 꺼내서 건넨다)
혜영 : (지갑에서 지폐 한 장 꺼내서 건넨다)
상식 : (뻥해서 보다가) 천재지변이잖아요.
혜영 : (여전히 돈 내민 채로) 거기 육포도 하나 주세요.
상식 : (푹 웃더니) 아 얼마든지 드세요. 이 정도야 뭐.
혜영 : (돈 건넨다)
상식 : (돈 받더니,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뭔가 꺼낸다. 뭐하나 보니 잔돈 꺼내서 대충 헤아려 보더니 혜영에게 준다)
혜영 : (벙)
상식 :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쿨하게 물 건넨다) 계산할거면 정확해야죠.
혜영 : (물 받아 마신다. 그러다 우욱 입덧을 하려는 듯 손으로 받으려는 듯)
상식 : (쇼핑한 물건들을 우루루 바닥에 쏟아 버리고 비닐 봉투를 건넨다)
혜영 : (봉투에 토할 듯이... 그러나 토하진 않고)
플레시컷 등대에서 토하던 모습.
상식 : (아 그때)
혜영 : (눈가에 눈물... 토해서 난 것인지 알 수 없는)
상식 : (보면 눈가에 눈물 보인다... 손수건을 건네고) 손 좀 주세요.
혜영 : (? 정신 차리고) 뭘 줘요?
상식 : 손 좀 달라고요.
혜영 : 이 사람이 진짜 어따 대구. (미친 거 아냐? 벌레보듯 보는 시선)
S#68. 수술참관실
주임과장 : 난리났네요. 집에 있는 부인과 스탭들이라도 콜해요.
S#69. 엘리베이터
상식 : (이미 침통에서 침 꺼내들고) 입덧 아닌가?
혜영 : (당황)
상식 : 이거 맞으면 좀 가라앉는데.
혜영 : (뭐야 저거? 설마 저걸 나한테? 단호) 싫은데요.
상식 : ? 입덧 되게 심한 체질 같은데?
혜영 : 비과학적인 거 싫고.
상식 : 체했을 때 따본 적 없어요?
혜영 : ...
상식 : 밑져야 본전 아닌가? 한번 맞으면 일주일은 괜찮을텐데...
(에라 모르겠다) 못 먹고 토하는 사람이 고생이지 내가 고생하나.
(침통 챙긴다. 그 침통이 왠지 익숙하게 많이 사용한 느낌. 침통은 왠지 신뢰감이 묻어나는)
혜영 : (망설인다. 팔 내밀고)
상식 : (피식 웃으며 팔을 잡고 팔목 안쪽에 침을 조로록 꽂고 있다)
혜영 : (따끔) 한의사에요?
상식 : (꽂으면서 무심하게) 아뇨.
혜영 : 그럼 불법 의료행위잖아요.
상식 : 불법 아니거든요. 얹혔을 때 따는 건 다 그럼 불법인가? 어때요?
혜영 : 잘 모르겠는데.
상식 : (귤이나 자몽을 까서 건넨다) 신 걸 좀 먹어 보세요.
혜영 : (보다가) 그건 안 먹어요. 몇시에요?
상식 : (시계본다) 10시 20분요.
S#70. 수술실
복막을 열고 복강 내에 진입하였으나 매우 심한 유착이 있다. 장과 방광이 붙어있다.
일동 놀란다.
정과장 : 아이씨....뱃속이 완전 떡이잖아!
경우 : 질출혈 계속 되고있어요. 빨리 꺼내야되는데....
정과장 : 시간이 오래 걸리겠네...빨리 꺼내야되는데...(땀 삐질삐질) 어! 이거 무슨 물이지?
경우 : 유린(urin, 소변) 같은데요? 방광 열린것 같습니다. (일동 한숨....)
인턴 : .....어.....퍼크레타다!
정과장 : 머..머....머? 전치태반에 유착태반? (손이 덜덜.....) 비뇨기과 콜해!
경우 : 태반 제거할 수 있을까요? 자궁을 떼야할수도.......
정과장 : 수술에나 집중해! (부들부들. 자궁을 절제한다. 피가 튄다. 아기가 잡히지 않는다)
레지던트 : 티라이 같습니다. 버티칼 인씨젼 넣어야하지 않을까요? (답답)
정과장 : 지금도 피바단데 더 째면 출혈은 어떻게 잡을꺼야?
S#71. 엘리베이터
혜영 졸고 있다. 상식이 고개를 돌려준다. 졸다가 상식이한테 기대서 존다.
밖에서 두런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엘리베이터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상식 조용히 혜영을 깨운다.
상식 : 작동하는데요.
혜영 : 아... (살짝 졸다 깬)
상식 : 봉투 안 쓰실거면.
혜영 : (봉투 건네면)
상식 : (바닥에 쏟아진 생필품들 주워 담으며) 며칠은 괜찮을 거에요.
혜영 : 고마웠어요. (먼저 나가 또각 또각 걸어간다. 상식이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가는 거 보고 맞은편 정도)
S#72. 달리는 차 & 차안
핸드폰 충전기 꽂는다. 쏟아지는 콜키퍼.
e서진 : 어디야 도대체. 지금 어디 가 있는 거야. 빨리 연락해.
e경우 : 서선생님 이윤진씨가 조기 진통이 와서 응급수술 들어갑니다. 센터장님이 서선생님 찾으세요. 빨리 오세요.
S#73. 상식의 집
상식 집에 들어와 응답기를 보면 반짝이는 불빛들.
레지 : 아직 거제도세요? 급하게 nicu 자리를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요..
뛰어나가는 상식.
S#74. 도로
운전하는 혜영.
e연임 : 난 애 땜에 인생 망칠 생각 없거든요.
연임 : 그래도 선생님이 검사해주면 이 아이가 살 확률이 반은 되지 않겠어요? 나도 살리고 싶다구요.
윤진 : 얼마나 지체되면 태아가 위험해지는 건가요?
서진 : 낳고 싶어?...
혼란스러운 혜영.
S#75. 수술실
레지던트 : 자궁 안떼고 살릴 수 있을까요?
정과장 : 너 이 산모 누군지 몰라서 그래? 자궁 살려야돼! (부들부들....)
S#76. 병원 로비
급하게 차를 세우는 혜영.
S#77. 참관실
센터장 기함하고 쓰러지는 상황.
주임과장 : 신문에 나게 생겼구만. 어떻게 저라도 들어갈까요?
센터장 : 그 우유부단한 성격에 저길 들어가겠다는 말이 나와요? 지금?
주임과장 : 그래도 저렇게 피바단데. (안절부절) 어떻게 자궁을 떼더라도 산모는 살려야 하지 않겠어요?
저러다 산모까지 잡겠는데요.
센터장 : 누군 산모 안 살리고 싶어 이래요?
e전화벨
센터장 : 아 네. 원장님께서 어떻게?
S#78. 엘리베이터
후다닥 뛰어올라 타는 혜영.
S#79. 탈의실
훌훌 옷을 벗어 던지고 수술복을 급하게 입는 혜영.
혜영 : 그래서?
인턴 : (따라오며) 방광까지 뚫린 상태구요. 아직 애기도 못 꺼내고 있습니다.
혜영 : (마음 급해진다)
S#80. 복도
달려가는 혜영. 나타나 따라가는 서진.
서진 : 도대체 전화도 꺼놓고 어딜 갔었어?
혜영 : (대꾸 않고 마스크 써버리는, 모자와 마스크 사이로 눈만 보이는데)
서진 : 들어가지 마.
혜영 : 전치태반에 유착태반이면.
서진 : (주위 살피며) 상황 들어보니, 이미 어설프게 건드려서 출혈도 못 잡고 있어.
환자는 거의 패닉상태야. 이 상태에 들어가 봐야 그 오명을 다 써야 한다구.
오프였으니까 연락 못받았다 해도 니 책임 아니야. 그냥 모른 척해. 부인과에서도 왔다가 이미 거절했어.
S#81. 수술장
피가 솟구치는데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진 정과장.
경우 : 서선생 왔어요.
정과장 : (긴장이 쫙 풀리는......그러나 말은 곱게 안나간다) 이제와서 뭘 어쩌겠단 거야?
S#82. 수술장 밖
손 급하게 막 씻는데.
서진 : 소나기를 피하고 보는 거야. 쓸데없는데 목 걸지 마.
혜영 : 쓸데없는 일이라뇨. 환자 목숨이 왔다갔다해요.
서진 : 살리기만 한다면 본원교수 자리로 좀 더 빨리 갈 수 있겠지만,
지금 들어갔다가 잘못되면 교수자리는 내가 아무리 힘을 써도 힘들어져.
혜영 : 실망스럽네요.
서진 : ?
혜영 : 언제부터 환자 목숨이 교수자리를 위한 징검다리가 됐던가요.
서진 : 기조실장 입장에서가 아니라 온전하게 널 위해서 하는 말이야.
혜영 : 나의 무엇을 위해서요?
서진 : 너의 장래.
혜영 : 나에 대해 너무 모르시군요. 더구나 날 믿지도 못하구요. (확 밀고 들어간다)
S#83. 수술실
이윤진 전신마취중이다. 응급상황이므로 전신마취가 빠르다.
눈 마주치거나 의식 가물걸릴 일 없이 그냥 마취중.
혜영 : (들어와 수술복 위에 수술가운 입으며 이윤진 쪽 보는데)
e경우 : 출혈이 있는데, 바로 오지 않고 있다가 쓰러졌답니다.
정과장 : (피범벅 속에서 아기를 꺼내지 못하고 있다)
혜영 : (홍교수와 자리 바꾸면서) 정신들 차려. 지금 뭐하는 거야. 메스! 자궁을 더 절제해서 공간을 확보합니다.
경우 : 출혈이 더 심해질 텐데요.
혜영 : 출혈이고 뭐고 아기부터 꺼내야지! (레지던트들에게)
경우 : 티라입니다. (티라이)
혜영 : (비장하게 자궁을 확 절제해 공간을 확보하고 팔을 깊이 넣어 잠시 멈춘다. 약간의 정지시간... 아기 위치를 찾는 듯)
e윤진 : 얼마나 지체되면 태아가 위험해지는 건가요? (뱃속에 손을 넣어 정지시간인 느낌)
혜영 : (그 상태로 정지 시간. 잡았다! 아기를 꺼내 올리는. 그러나 아기 이미 축 늘 어져 새파랗게 질려 나온다.
태반박리가 된지 좀 된 것)
경우 : (당황한 레지던트 석션도 안하고 애기를 옮기지도 못하고 있다)
혜영 : 정신 차려. 뭐해! 안 옮기고. 애고 산모고 다 포기할 거야? (자신이 건네준다)
영미 : (아기를 받는다) 애기 얼굴이 좀.....
경우 : (넘겨다보며 놀라는데) ?
혜영 : (딱 잘라) 호들갑 떨지 마.
정과장 : (옆에서 아기를 보며) 알고 있었어요? 신생아실에서는 누가 내려오나? 연락 됐어요?
혜영 : (침착한 대응)
워머나 인큐베이터 대기 중이고 수술막 너머 윤진의 얼굴이 보이고.
소아과레지 : 아프가 숫치 0.2 아직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그때 마스크 쓰고 들어오는 사람, 상식. 소아과 레지 아기를 건네받고 상식에게 뭔가 이야기 한다.
상식 아이를 살피며 워머나 인큐베이터에 넣는다.
혜영 아이와 상식에게 잠시 시선 준다. 상식과 눈 마주친다.
서로를 알아 봤는지 못 알아 봤는지 눈이 마주치는 두 사람.
산모의 상태도 급속하게 나빠지는 기계음들이 요란하게 들린다.
e혜영 : 힘을 내요. 제발. 애기는 애기고 당신 삶은 당신거잖아. (간절한 눈빛의 혜영과 이를 보는 상식의 눈)
혜영 : (피범벅 속에서 출혈을 잡으며) 피! 피! 더 걸어.
이윤진 의식 불명으로 빠져 들고 피가 혜영의 얼굴로 튀어 오르고 1회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