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중앙 병원도 이럴까?...^^;
음...본과 가선 공부 열씨미 해야겠군...
근데 의문이 드는데...말이야...
이사람은 자신도 의료사고를 했을 수도 있다는 걸 알까?..
이건 아까 이사람이 언급한거지만....^^
어쨌든 우리가 완벽할 수 없다는게
안타깝다........
: 제목: Fw: 전 서울대병원·삼성의료원 의사의 고 백 “미숙한 의사 방치한 병원은 죽음의 집”
:
: 전 서울대병원·삼성의료원 의사의 고백
: >
: -미숙한 의사 방치한 병원은 죽음의 집 -
: >
: > 사람을 살려야 할 정식 면허를 받은 의사가 무지와 미숙으로 ‘살인자’가
: 될 수 있고 병을 고쳐야 할 병원이 ‘죽음의 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 충격을 금치 못했다.
: >
: > 이종태 한국의료평가센터소장
: >
: --------------------------------------------------------------------------------
: >
: > 문화방송의 연속극 ‘허준’의 인기가 대단하다. 조선시대 헐벗고 병든
: 민중들에 대한 헌신적인 의사의 모습에 시청자들이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
: 의사인 나는 이 연속극을 보면서 시청자들이 ‘참된 의사상’에 얼마나 갈증이
: 심한지를 느낄 수 있었다.
: >
: > 나는 1991년 2월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의사 면허를 취득하고
: 그해 3월부터 서울대병원에서 인턴 생활을 시작했다. 그후 96년 2월에는 내과
: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고 내과전문의 자격을 취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 나는 소위 남들이 부러워하는 ‘의사 코스’를 평탄하게 밟아왔다. 그러나
: 96년 3월부터 98년 2월까지 서울대병원과 삼성의료원 등 대형 종합병원에서
: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로 일하면서 나는 의사로서 부끄럽고 참담한 사건을 수없이
: 목격해야만 했다.
: >
: > 사람을 살리라는 정식 면허를 받은 의사가 무지와 미숙으로 ‘살인자’가
: 될 수 있고 병을 고쳐야 할 병원이 ‘죽음의 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 충격을 금치 못했다. 지방병원에서 올라오는 환자의 ‘차트’를 보고 전국에서
: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지 전율을 느꼈다.
: >
: > 나는 동료 의사나 선후배 의사들에게 진단이나 치료가 잘못됐다는 고언을
: 아끼지 않았다. 사실 내 환자만 돌보고 다른 환자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는
: 편이 처세에는 나을지 모르지만 나는 잘못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들을 그냥
: 지나칠 수 없었다. 물론 의사들 중에는 나의 충고를 받아들인 경우도 있지만
: 대부분 기분 나빠 하거나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나는 의사 사회의 침묵이
: 무서웠다. 의사의 실수나 잘못은 교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환자의
: 건강과 생명과 직결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왕따’를 당하면서도 나는 고독한
: 목소리를 냈지만 침묵의 벽은 두터웠다.
: >
: > 결국 나는 환자를 치료하는 일선에서 물러나 서울대병원
: 임상의학연구소에서 6개월 정도 근무하다가 그만두고 말았다. 의사로서 한 사람의 환자를
: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 사회의 무거운 침묵의 벽을 부수기 위해
: 혼자서라도 싸워야겠다는 각오를 한 것이다. 비록 이 길이 멀고 험할지라도 나는
: 포기할 수가 없다. 동료 의사나 선후배 의사들로부터 ‘너는 얼마나
: 잘났나”하는 손가락질을 받고 따돌림을 당할지라도 더 이상 의사들의 잘못과 무지를
: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증언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직접
: 목격하고 관련자료들을 검토한 것들이다.
: >
: >
: > 양성종양을 악성종양으로 잘못 치료
: >
: >
: --------------------------------------------------------------------------------
: >
: > 97년 8월경의 일이다. 서울 강남 S병원 병동의 칠판에 ‘근상피종’이라는
: 진단명이 적혀 있는 40대의 남자 환자가 있었다. 근상피종은 양성종양인데
: 악성종양과 달리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종괴로 인해 장기의
: 기능 장애나, 증상이 있을 때 혹은 미용상 문제가 있을 때 외과에서 수술로
: 제거하면 된다. 그 환자는 내과에서 더 이상 치료할 필요가 없는데 내과
: 병동에 입원해 있기에 의아해서 담당 전공의에게 “저 환자는 왜 입원해 있느냐,
: 지금 무슨 치료를 하고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 >
: > 전공의는 지금 수술 후 보조적 항암화학요법(adjuvant chemotherapy)을
: 받고 있다고 했다. 이 요법은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후 재발 방지를 위하여
: 보조적으로 하는 치료다. 현재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단위 임상연구를
: 통하여 그 효과가 입증된 종양은 유방암, 대장암, 직장암, 연부조직육종,
: 골육종 밖에 없다.
: >
: > 나는 담당 전임의에게 가서 따지듯이 말했다.
: >
: > “지금 전공의가 양성종양 환자를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왜
: 양성종양 환자가 필요 없는 치료로 3주 마다 1주일씩 입원해서 고통을 받아야
: 하나. 사회생활을 못하기 때문에 겪는 경제적, 정신적 손실은 고사하고라도
: 항암화학요법의 부작용이 클 뿐만 아니라, 만약에 화학요법으로 인하여
: 백혈구가 감소해 감염으로 사망하면 어떻게 할 거냐. 빨리 담당 스태프에게
: 말해서 지금이라도 그 요법을 중지하게 하라.”
: >
: > 전임의의 대답은 어이가 없었다.
: >
: > “지금 와서 환자에게 어떻게 필요 없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그만두자고
: 하느냐, 담당 전공의가 하겠다는데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
: >
: > 너무나 무책임한 대답에 흥분한 나는 재차 이야기했다.
: >
: > “지금 중단하지 않으면 앞으로 최소한 4차례나 더 치료를 받을 건데
: 그러다 부작용으로 환자가 목숨을 잃으면 어떡하냐.”
: >
: > 그러나 전임의는 “내가 상관할 바 아니다, 이런 일이 한두 번이냐” 라고
: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뭐라고 말할 기분이 나지 않아 돌아서고 말았다. 그
: 전임의 말대로 환자가 모르는 게 당장은 아무 말썽이 없을 지 모른다. 그리고
: 대한민국 병원에서 어디 이런 일이 한둘인가 하며 자위도 해보았다. 그러나
: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 보면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일인데 치료하는
: 의사가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똑같은 과실을 반복한다면, 그리고 동료
: 의사가 이를 방관한다면 도대체 환자들은 누구를 믿는단 말인가. 나는 치미는
: 분노와 자괴감에 어쩔 줄 몰랐다.
: >
: >
: > 과다 투여된 항암제의 독성으로 사망
: >
: >
: --------------------------------------------------------------------------------
: >
: > 96년 3월경 강북의 S병원에서 일어난 일이다. 악성
: 림프종(malignantlymphoma)에 걸린 남자 환자가 자가골수이식술(autologous bone marrow
: transplantat ion)을 받던 중 상태가 악화되어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 사망했다. 환자 보호자들은 중환자실 창문을 부수며, 의사가 잘못하여 환자를
: 죽게 만들었다고 거세게 항의했다. 진료를 담당했던 병원 스태프는
: 보호자들에게 시달려 외래진료도 제대로 못보고 병원 내에서 도망다니고 있는
: 상태였다.
: >
: > 동료 의사들은 “열심히 치료를 해주었는데 보호자들이 이렇게 난동을
: 부리면 어떡하냐. 진료담당 스태프가 지금 상당히 고통을 받고 있는데 환자
: 보호자들이 나쁜 사람들 아니냐”고 말했다. 당시 나는 외부 파견근무 중이었기
: 때문에 자세한 사정을 알 수 없었다.
: >
: > 이후 파견근무를 끝내고 돌아와 지내던 중 그 환자를 담당했던 스태프와
: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 사건이
: 궁금해 조심스럽게 거론했다. 그 스태프는 “예전과 달라 환자나 환자
: 보호자들이 의사에 대한 고마움이나 존경심은 고사하고, 열심히 진료하다가 어쩔 수
: 없이 상태가 나빠지면, 난동이나 부리는 이런 분위기에서 어떻게 환자를 볼
: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나도 심정적으로 공감이 갔다.
: >
: > 그런데 얼마 후 사망한 그 환자의 의무기록지를 볼 기회가 생겼다.
: 의무기록지를 보는 순간 이것이 문제의 그 환자 기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 자세히 검토해 보았다.
: >
: > 환자는 악성 림프종으로 진단 받고, 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받은 경력이
: 있었다. 이후 재발해, 구제항암화학요법(salv-age chemotherapy)을 여러
: 차례 받았지만 항암제가 효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구제항암화학요법이란
: 재치료로 완치 가능성이 있을 때 사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기존 재래적
: 항암화학요법(conven- tional chemotherapy)으로는 더 이상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없기
: 때문에 고용량 항암화학요법(high dose chemotherapy)과 자가골수이식술을
: 받은 것이었다.
: >
: > 그런데 환자는 자가골수이식술 후 완전히 회복되기 전에 사망했는데
: 의무기록지의 기록으로만 보면 사망원인은 심부전(heart failure)으로
: 추정되었다. 나는 심부전의 원인을 찾기 위하여, 의무기록지를 자세히 검토했다. 그
: 결과 림프종 치료 시 사용한 항암제 독소루비신(doxor ubicin)의 심장독성으로
: 인한 심부전이었다.
: >
: > 독소루비신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암제의 일종이어서 심장에 미치는
: 독성에 대하여 아주 자세히 알려져 있다. 이 약을 오래 사용하면 독성이 체내에
: 축적된다. 일반적으로 축적된 치료용량이 체표면적 1㎡당 550mg 이상이 되면
: 심장독성으로 인하여 심부전이 발생, 환자의 생명이 위험하기 때문에 더
: 이상 치료제로 사용할 수가 없는 약제다. 그러므로 이 약제를 사용할 때는
: 그동안 환자의 치료 경력을 자세히 물어 이 약을 사용했는지, 사용했으면 어느
: 정도나 사용했는가를 확인, 앞으로 얼마나 더 사용할 수 있는지 충분히
: 검토한 후에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특히 요즈음은 해외에서 치료 받다가 오는
: 환자도 많아 외국 병원의 기록도 검토해야 한다.
: >
: > 이 환자는 처음 림프종 진단을 받고 두 차례의 항암화학요법을 받았을 때
: 이미 독소루비신 사용이 한계용량을 넘긴 상태였다. 그런데도 혈액내과로
: 옮겨져 자가골수이식술 전에 치료 효과를 증가시키기 위해 세번째
: 항암화학요법을 받았다. 이때 독소루비신을 또 사용하는 바람에 심부전이 발생,
: 자가골수이식술 중 사망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 >
: > 세 번째 항암화학요법을 하기 전에 어떤 항암제로 치료를 받아왔는지
: 검토해보아야 했다. 이는 의사라면 의무적으로 검토해야 할 사항이었다.
: 항암치료를 오래 받은 환자이기에 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상태이므로 그 이전에
: 사용해 효과가 없는 항암제를 피하는 것이 첫번째 목적이고, 두번째는 항암제
: 가운데 한계용량을 초과하면 치명적인 독성이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 한계용량에 도달한 항암제는 사용하지 않기 위한 것이다.
: >
: > 실제 의사가 이 환자의 이전 치료경력을 검토해 보는 주의만 기울였더라면
: 독소루비신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독소루비신을
: 사용하지 않았다면 환자가 자가골수이식술이 끝나기도 전에 사망하지는
: 않았을 것이다. 이 환자의 경우 자가골수이식술 전에 이미 심장독성으로 사망할
: 수밖에 없는 상태에 있었고 그 증상이 자가골수이식술과 맞물려 나타났을
: 뿐이라고 확신한다.
: >
: > 나는 이 환자의 기록을 보고 의사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으면 최소한
: 약제의 독성으로 인한 심부전으로 사망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너무나
: 안타까웠다.
: >
: >
: > 무지하고, 경험없는 의사의 치료로 사망
: >
: >
: --------------------------------------------------------------------------------
: >
: > 97년 8월경이었다. 삼성의료원에 입원한 환자는 키가 180cm가 넘는 아주
: 건장한 20세 가량의 남자 대학생이었다. 내가 처음 보았을 때 그 환자는 숨이
: 차서 걷지도 못할 상태여서 침대에 누워 지내야 했다. 젊은 대학생의 처지가
: 너무나 안쓰러워 보호자에게 자세한 사정을 물어보았다.
: >
: > 환자의 보호자는 “림프종으로 진단받고 17번이나 항암치료를 받았는데
: 숨이 차기 시작하더니, 점점 악화되어 지금은 걸을 수도 없는 상태가
: 되었다”고 말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환자의 보호자가 림프종의 항암화학요법 중에
: 한 방법인 CHOP(cy-clophosphamide, doxorubicin, vincristine, Pd 등 4가지
: 항암제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현재 악성림프종치료의 표준제제임, 보통
: 찹이라고 칭함)을 몰라서 잘못 말하는 줄 알았다.
: >
: > 항암화학요법을 할 의사가 독성이 있는 독소루비신이 포함된 CHOP을
: 17번이나 투여하였으리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 환자가 삼성의료원에 오기 전에 치료받았던 대구의 C병원에서 치료한 의사가
: 적어준 기록을 검토해 보았다.
: >
: > “환자는 NHL-AILD 타이프(악성림프종의 한 종류)로 진단 받고 CHOP
: 유지화학요법 17 사이클 시행 중 환자가 숨이 차 전원(轉院) 시킴.”
: >
: > 이 기록을 본 순간 나는 세상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가 하는
: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 기록을 의사가 썼다고는 도저히 믿기지가
: 않았다. 도대체 항암화학요법을 한다는 의사가 악성림프종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 치료방법도 모르고, 치료 약의 부작용도 모르고 완치가 가능한 20세의
: 건장한 청년을 숨이 차 걷지도 못하게 만들었단 말인가. 이 환자는 결국 사망하고
: 말았는데 이 의사는 앞으로도 완치가 가능한 환자를 죽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 들어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 림프종은 항암화학요법에 반응이 좋고, 완치가 가능한 암이다. 따라서
: 완전관해(임상적이나 검사상으로 병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 상태)를 유도하는
: 것이 중요하고, 보통 6사이클로 완전관해가 오면 치료를 끝낸다. 이런
: 항암화학요법을 관해유도항암화학요법이라고 부른다. 림프종 치료에는
: 유지화학요법의 효과가 없기 때문에 유지화학요법이라는 말을 사용할 일이 없다.
: >
: > 더구나 림프종 치료에 같은 항암제를 17 사이클이나 사용한다는 것은
: 앞에서도 말했듯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독소루비신의 한계용량을 넘어서기
: 때문에 이로 인해 심부전으로 사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 따라서 이 의사는 환자가 심부전이 온 이유도 모르고 자신이 살인자임을
: 고백하는 거나 다름이 없는 내용의 치료기록을 스스로 적어놓은 것이다.
: >
: > 완치 가능한 20세의 건장한 청년이 종양이 무엇인지, 치료를 어떻게
: 하는지, 항암화학요법이 무엇인지 등을 전혀 모르는 의사때문에, 한창 젊은
: 나이에 생명을 잃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 >
: >
: >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
: >
: >
: --------------------------------------------------------------------------------
: >
: > 97년 8월 서울 강남 S병원에 20대 남자 환자가 고열로 입원했다. 이
: 환자는 윌슨씨 병(Wilsons disease)으로 진단돼
: 디-페니실라민(D-penicillamine)으로 치료를 받던 중이었다. 이 병은 13번 염색체 이상으로 생기는 유전적
: 질환의 하나로, 체내에 구리가 과다 축적되어 장기가 상하는 병인데
: 디-페니실라민은 구리를 제거하는 치료제다. 그런데 이 치료제의 대표적 부작용은
: 범혈구 감소증이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검사를
: 받아야 한다. 만약 범혈구 감소증이 발생하면 백혈구 수가 줄어들어 환자가
: 감염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 >
: > 이 환자의 피를 검사한 결과 백혈구, 혈소판 등 범혈구 감소증이 있었고,
: 백혈구의 감소로 인한 면역기능 저하로 감염이 발생하여 패혈증이 있었다.
: 이 환자는 항생제 등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패혈증증후증(sepsis
: syndrome)이 발생, 사망하고 말았다.
: >
: > 이 환자의 의무기록지를 검토한 결과 담당의사는 디-페니실라민을 수
: 개월동안 사용하면서도 피검사를 한번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 있었다. 만일 전혈검사(피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했다면 범혈구 감소증 발생을
: 확인, 약제를 끊음으로써 범혈구 감소증의 진행을 막고, 골수 기능이 회복.
: 백혈구 등이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되어 감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 생명을 잃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담당의사는 아무 생각도 없이 무조건
: 약만 계속 투여하는 중대하고, 치명적인 과실을 범한 것이다.
: >
: >
: > 오진으로 잘못 치료해 사망
: >
: >
: --------------------------------------------------------------------------------
: >
: > 97년 1월 젊은 남자가 림프종 치료를 받던 중 패혈증에 걸려 사망한 일이
: 있었다. 사망원인은 림프종이 백혈병으로 진행되었고, 감염되어 합병증이
: 발생, 이것이 패혈증으로 진행된 것이었다. 환자의 의무기록지를 자세히
: 검토해 보았다.
: >
: > 해부병리과의 검사결과 이 환자는 처음에는 저등급 림프종(low grade
: nonhod-gkins lymphoma)으로 나왔다. 림프종은 완만히 진행되는 저등급 림프종,
: 빠르게 진행하는 중등급 림프종, 급격히 진행되는 고등급 림프종 3가지가
: 있는데 치료 방법이 각각 다르다. 저등급일 경우 일반적으로 치료해도 완치가
: 거의 안되며, 병은 7~10년 간다. 중등급과 고등급은 완치가 가능하며,
: 치료를 하지 않을 시 중등급 환자는 수개월 내에, 고등급환자는 수 주내에
: 사망하게 된다.
: >
: > 따라서 저등급일 경우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 환자에게 부작용이 적은 치료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그러나 중등급과 고등급은
: 병이 빨리 진행되고, 완치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부작용과 독성은 심하지만
: 고강도의 치료방식을 택하게 된다.
: >
: > 이 환자는 저등급에 준하는 치료를 1년간 받았다. 그러나 그는 사실은
: 중등급 림프종 환자였다. 해부병리과는 첫 잠정 진단 후 2주 정도 지나
: 최종결과를 중등급으로 진단했고 그 결과지가 의무기록지에 붙어있었다. 담당의사가
: 이를 확인하지 않고 저등급 치료를 계속하는 바람에 결국 환자를 죽게 한
: 것이다.
: >
: > 만약에 경험 있는 의사였다면 환자가 사망하기 훨씬 전에, 처음 진단에
: 의심을 가지고 다시 한번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하여 의무기록지를
: 검토해보았을 것이고, 그렇게 했더라면 의무기록지에 붙어 있는 최종결과지를 보고
: 즉시 치료 방법을 바꾸었을 것이다.
: >
: > 해부병리과 의사도 잠정진단 결과와 최종진단 결과가 다르면, 결과지를
: 내보내면서 담당의사에게 전화나 서면으로 잠정진단이 바뀌었다고 알려주어야
: 한다. 그렇게만 했다면 젊은 환자가 어이없게 사망하는 일은 없었을지도
: 모른다.
: >
: >
: > 백혈병양 반응과 백혈병의 혼동
: >
: >
: --------------------------------------------------------------------------------
: >
: > 97년 6월 20대 남자 환자는 천안의 D병원에서 서울 S병원 응급실로
: 옮겨졌다. 당시 환자는 고열과 황달기가 있는 상태에서 매우 심한 고통을 받고
: 있었다. D병원의 기록은 다음과 같았다.
: >
: > “환자는 고열과 황달을 주소(主所)로 내원, 진단적 검사결과 말초형 티
: 세포 림프종(PTCL, peripheral T cell lymphoma)으로 의심되며 환자와
: 보호자가 원하여 전원시킵니다.”
: >
: > 티 세포 림프종은 동양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특히 고열과 말초혈액검사상
: 범혈구 감소증이 보일 때, 안 좋은 편이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중등급
: 림프종 치료에 따른다. 대부분의 환자는 원인 불명성 발열이라는 임상 진단 하에
: 그 원인을 알아내느라 여러 검사를 받다가 최종 진단에 이르는데 평균
: 1~3개월 걸린다. 그러나 경험 있는 의사가 환자를 처음 볼 때부터 의심을 가지고
: 검사를 하면 바로 진단이 가능하다.
: >
: > 그런데 D병원에서 시행한 검사결과는 간기능이 매우 나쁜 것으로 나왔고
: 점점 악화되는 중이었다. 말초혈액 전혈 검사상(CBC complete blood count:
: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혈색소, 분화된 백혈구 수 등을 확인하기 위한
: 검사로 CBC 결과만 잘 판독하면 혈액관련 질환 및 기타 질환을 거의 대부분
: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 백혈구 수가 증가해 있었고, 혈소판은 감소되어
: 있었다.
: >
: > 응급실에서 검사결과 백혈구가 상당히 증가되어 있었고,
: 블래스트(blast:주로 백혈병에서 보이며, 감염 등으로 인하여 백혈병양 반응시도 보임)도
: 나왔다. 간기능은 조금 좋아진 상태였다.
: >
: > 환자는 병실에 입원,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하여 추가적인 검사를
: 시행했는데 그러는 동안 발열도 사라지고 전반적인 상태가 좋아졌으며 검사결과도
: 빌리루빈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였다. 간기능 및 혈액응고장애 정도를
: 반영해주는 검사결과도 계속 좋아지고 있었다.
: >
: > 이런 상태에서 환자의 정확한 진단은 여러 임상적인 상태와 검사결과를
: 종합해내려야 한다. 임상병리과의 골수 생체검사결과는 백혈병으로 나왔지만
: 그것만으로 진단을 확정지어서는 안된다. 왜냐 하면 감염으로 인하여
: 백혈구와 블래스트가 증가하는 백혈병양 반응도 임상병리과에서는 백혈병으로
: 진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 >
: > 실제 백혈병과 백혈병양 반응은 부검을 해도 조직학적 검사로는 감별이
: 안된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는 환자의 전신 상태나 병의 경과과정, 다른
: 검사의 결과 등을 참고하여 종합적인 진단을 붙여야 한다. 한 가지 검사에
: 의존해서 진단을 붙이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 >
: > 이 환자를 담당한 스태프는 임상병리과의 검사결과에만 의존, 백혈병으로
: 진단했고 이와 관련한 치료를 당장 시작하려고 했다. 나는 이 환자의 담당
: 전임의에게 말했다.
: >
: > “지금 이 환자의 진단은 불확실한 상태다. 만약 백혈병에 의하여 환자가
: 발열이 생겼고 간기능 등 여러 장기가 손상되었다면, 백혈병에 대한 치료는
: 현재까지 전혀 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백혈병은 점점 진행될 것이다.
: 그렇다면 환자의 증상 발열과 간기능 검사 등은 점점 악화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 지금 환자는 어떤가. 발열도 없어지고, 간기능 검사 등 다른 검사결과도
: 질병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지 않았느냐. 이러한 것들은 백혈병의
: 경과와는 전혀 맞지 않는 것 아니냐. 병의 진행경과를 보면 바이러스나 기타
: 감염으로 인하여 전신상태가 나빠졌고, 백혈병양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그
: 정확한 원인은 무엇이었든지 간에 현재 병의 정점을 지나 회복기에 접어
: 들었을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지금은 환자를 조금 더 관찰해야 할 상태다.
: >
: > 환자의 전신상태나 질병의 자연경과 과정에 기반을 두고 치료해야지,
: 진단에만 의존,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진단에 대한 좋은 치료가 있다
: 하더라도 환자가 치료를 견딜 수 없을 상태라면 치료로 인하여 환자의
: 고통만 더 증가시키고, 죽음을 앞당길 수도 있는 것이다.
: >
: > 지금 환자의 진단이 100% 백혈병이라고 치자. 그렇게 가정하면 환자는
: 백혈병이 있는 상태에서 감염이 겹쳤을 것이다. 현재 감염이 좋아지고 있다지만
: 완전히 조절된 것은 아닌 상태다. 또한 간기능은 어떤가, 간기능도 치료를
: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좋아진 것은 아니다.
: >
: > 따라서 지금 백혈병 치료를 하면 항암제에 의하여 회복되고 있는 간
: 기능이 다시 악화, 간기능 부전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에 감염질환이
: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면 항암제에 의하여 면역기능이 완전히 제거돼 감염이
: 다시 악화, 환자가 사망할 가능성도 크다. 현재 환자는 전신상태도, 간기능도
: 회복되어 가고 있으니 백혈병이라 하더라도 지금 당장 치료하는 것보다는
: 조금 더 지켜보고 회복된 뒤에 치료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 결론적으로 말하면 지금 이 환자에게 백혈병 치료를 하는 것은 살인 행위다.”
: >
: > 이 말을 들은 담당 전임의는 “지금 치료하는 것이 살인 행위라면 살인을
: 할 수는 없잖아. 백혈병을 치료하는 항암화학요법 제제를 내 손으로 쓰지
: 않겠다”며 내 의견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런데 전임의가 치료를 할 수 없다고
: 하는데 담당 스태프가 직접 항암화학요법제제를 의무기록지에 써 내일부터
: 치료를 시작하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내 귀에 들어왔다.
: >
: > 이 말을 들은 나는 치료를 하면 좋아지던 환자가 곧 죽을 것이 불 보듯
: 뻔한데 그냥 보고 있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 어린 환자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급히 혈액종양내과 과장을
: 찾아갔다.
: >
: > “현재 병동에서 살인 행위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말릴 사람은 과장님밖에
: 없는 것 같습니다. 함께 가셔서 환자를 살펴본 뒤 대책을 세워 주십시오.”
: >
: > 이렇게 간절하게 말하니까 과장은 “한번 병동에 가보자”고 했다. 병동에
: 도착한 나와 과장은 환자와 검토했다. 과장은 환자와 의무기록지를 검토하고
: 난 뒤 “지금 치료를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치료를 늦추고 좀 지켜보자고
: 담당스태프에게 이야기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 >
: > 나는 이 말을 듣고 마음이 놓여 자리를 떴다. 몇 시간 후 과장으로부터
: 전화를 받았는데, 담당 스태프의 의견은 이 환자의 병명은 백혈병이기에 꼭
: 치료를 해야겠다고 한다는 것이었다. 과장은 “스태프 자신이 책임을 지겠다고
: 하니, 환자를 담당한 스태프에게 맡기자”고 말했다. 나도 더는 어찌할
: 도리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 며칠후 그 환자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담당 전임의에게 물어보니 “치료
: 시작 후 며칠이 안되어 상태가 악화, 중환자실로 내려갔지만 곧 죽었다”고
: 말했다. 나는 마치 전기에 감염이 된 듯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 >
: >
: > 오진으로 인하여 진단이 늦어진 사례
: >
: >
: >
: >
: --------------------------------------------------------------------------------
: >
: >
: > 98년 9월경 경기도 분당의 J병원에서 한 환자는 당뇨병성 족부궤양으로
: 내분비내과에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다. 환자는 입원 당시 흉부방사성 사진을
: 찍었다. 이후 족부궤양에 대하여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우측 경부에
: 림프절이 감지되어, 재차 흉부방사성 검사 후 조직을 떼내 세포학적 검사를
: 시행했는데 결과는 상피세포성 폐암으로 나왔다.
: >
: > 나는 처음 입원 당시 시행한 흉부방사성 사진을 검토해보았다. 당시의
: 사진에 벌써 림프절이 커진 것이 조금만 경험 있는 의사라면 바로 알 수 있을
: 정도였다.
: >
: > 요즈음은 진단방사선과도 두경부만 전문으로, 흉부만 전문으로, 복부만
: 전문으로, 근골격계만 전문으로 보는 식으로 세분되어 각각 자기 전문 부분만
: 보고 판독하는 실정이다. 이 환자의 흉부방사성 사진을 판독한 의사도
: 흉부만 전문으로 보는 진단방사선과 의사였다. 그러나 흉부만 전문으로 보는
: 방사선과 의사라도 어느 정도 경험만 있으면 볼 수 있을 만큼 커진 림프절을
: 정상으로 판독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처음에 정확하게 판독했다면
: 폐암이라는 진단이 몇 달간 지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는 명백한 진단 방사선과
: 의사의 과실인 것이다.
: >
: > 올해 1월 서울 S병원에 입원했던 60대 남자 환자는 4개월 전 위장관
: 조영술(위장내 촬영)을 받은 후 담당 의사로부터 아무 설명도 듣지 못한 채
: 지내다가 토혈로 분당의 J병원 응급실을 방문, 위내시경 검사를 했고 위암으로
: 진단 받았다. 이때는 벌써 위암이 간에 전이돼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여서
: 고식적 항암화학요법(완치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증상의 완화를 목적으로 하는
: 항암화학요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 >
: > 환자의 보호자는 4개월 전에 상부위장관 조영술을 받았을 때 위암이
: 없었는데 어떻게 갑자기 위암이 생기느냐며 상부위장관 조영술을 시행한 병원에
: 가 당시의 검사기록을 확인해보았다. 당시 상부위장관 조영술 결과는 위의
: 체부에 궤양이 있는 것으로 나왔는데, 같은 위치에 위암이 있었다. 따라서
: 4개월 전 상부위장관 조영술시 발견된 위의 병변은 위암이었다.
: >
: > 이 병원 의사는 중대한 과실을 범한 것이다. 위에 궤양이 발견되었으면
: 환자의 나이와 궤양 위치가 체부라는 사실을 감안하여 위내시경검사를 시행,
: 조직검사를 하고, 악성 유무를 평가해야 했다. 설사 조직검사결과 위궤양으로
: 나왔다 하더라도 항궤양 치료를 4주간 시행 후 치료에 대한 반응의 여부를
: 평가하여, 반응이 없으면 위암을 의심, 재조직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 >
: > 위의 사례를 정리해보면 상부위장관 조영술로 충분히 진단할 수 있었던
: 위암을 의사의 과실로 진단 기회를 놓치고, 4개월이 지난 뒤에야 제대로
: 진단을 하게 된 것이다. 이때는 벌써 위암이 간으로 전이되어 수술이 불가능한
: 상태였다. 4개월 전 진단을 제대로 했더라면 환자는 토혈과 같은 응급상황을
: 맞지 않았을지도 모르고, 근치적 수술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 >
: >
: > 경험 없는 의사의 수술
: >
: >
: --------------------------------------------------------------------------------
: > 일반적으로 수술로 치료해야 할 병의 치료 성적은 수술을 얼마나 잘
: 하느냐에 좌우된다. 수술을 잘못하면 수술 후 회복과정에 여러 합병증이
: 생긴다거나, 재수술을 한다거나, 혹은 암수술의 경우 림프절을 완전히 제거하지
: 못하면 당장은 괜찮으나 시간이 지난 뒤 재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수술의
: 실기는 외과의사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 >
: > 내가 경험한 어느 일반외과의사의 경우 40대 초반 환자의 동맥-정맥 누관
: 수술을 하는데 10시간이나 걸렸다. 이 환자는 그 다음날 수술한 동-정맥
: 누관으로 혈액이 통하지 않고, 동-정맥 누관 이하로 또한 동맥이 막혀 피가
: 통하지 않아 손이 차고 퍼렇게 변하며 통증을 호소했다.
: >
: > 결국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보내 재수술을 해야 했다. 1시간이면 끝날
: 수술을 10시간이나 한 데다 그나마 혈관을 다 망쳐 놓아 다시 재수술을 받아야
: 하니, 만성신부전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에게 더 큰 고통을 안겨 주는
: 행위가 아닐 수 없다.
: >
: > 이 일반외과의사는 그 전에도 똑같은 수술을 여러 시간 걸려 한 후에
: 혈관이 막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재수술하러 보낸 적이 있었다. 수술을 수백번
: 하는 중에 한 두번 이런 일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서너 번 하는 가운데
: 2번이나 이런 합병증을 일으키니 이런 사실을 환자가 안다면 누가 이 의사에게
: 수술을 받으려고 하겠는가.
: >
: > 이 일반외과의사에게 위암수술을 받은 네댓명의 환자 중 2명이 수술부위의
: 협착으로 인하여 재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 일반외과의사의 수술 기술은
: 문제가 있는 것이다. 수술시 도와주는 간호사들은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이
: 의사를 ‘킬러’라고 부른다는 말을 후에 들었다. 나는 아무리 한 병원에
: 근무하는 동료 의사라 해도 절대로 이런 의사에게 환자의 수술을 의뢰하지
: 않을 것이다. 동료의사도 의사지만 수술을 받는 환자를 생각하면 있을 수 없는
: 일이기 때문이다.
: >
: >
: > 내과전문의 시험문제 비리
: >
: >
: --------------------------------------------------------------------------------
: > 위에서 든 여러 사례는 수많은 의료사고 중에서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 내가 근무했던 병원은 우리나라에서 알아주는 곳이고 유능한 의사들이 있는
: 곳으로 알려진 곳인데도 이 정도였다. 그러니 전국의 수많은 병원에서
: 저질러지는 각종 의료사고는 어떨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물론 의사도 인간이기
: 때문에 실수할 수도 있고 오진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최선을
: 다하다가 이런 의료사고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자질도 없는 의사들이 무지와
: 미숙으로 인해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대부분의 동료의사들이 이를
: 방관하고 있다는 데 있다.
: >
: > 이렇게 의사들의 과실이 난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 전문의를 배출하는 과정에서부터 문제가 있다. 내과 전문의 시험제도는
: 조금만 과장해서 말하면 순기능을 상실한 조직 범죄다. 내과 전문의 시험제도의
: 본래 취지는 내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한 의사를 대상으로 환자를 진료할
: 기본적인 자질을 갖춘 내과 전문의 자격을 평가, 인정해주는 제도다.
: 내과학회에서 시험문제 출제위원을 선발하고, 이들이 각 대학 병원의 스태프에게
: 시험문제 출제를 의뢰해서 스태프들이 제출한 문제 중에서 시험문제를 추출,
: 이것으로 시험을 치르고, 합격한 사람에게 전문의 자격증을 주는 것이다.
: >
: > 그런데 실제 문제 제출을 의뢰 받은 각 대학병원의 스태프는 일부
: 극소수의 대학병원 스태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험을 쳐야 할 학생, 즉 내과
: 전공의들에게 출제를 다시 의뢰한다. 한마디로 시험 대상자가 스스로 시험문제를
: 만드는 아이러니가 연출되는 것이다. 더구나 이들은 내과전문의로서 반드시
: 알아야 할 수준의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만든 자기들만 맞힐
: 수가 있고, 문제를 미리 보지 않은 다른 내과 전공의들은 맞히지 못할 정도로
: 아주 어려운 문제를 만들어 스태프에게 갖다 주면 그 스태프는 이 학생이
: 만든 문제를 출제위원에게 제출한다. 이렇게 미리 보지 않으면 문제를 낸 사람
: 이외에는 도저히 맞힐 수가 없기에 조직범죄라고까지 극언하는 것이다.
: >
: > 이렇게 각 병원에서 학생들이 출제한 문제는 전국적으로 몇 개의 군으로
: 나뉘어 모이게 되는데, 크게 한강 이남지역과(속칭 삼남지역이라고 함.
: 경상도 전라도 지역의 병원과, 고려대병원, 가톨릭대 병원), 한강 이북 지역의
: 병원(서울대병원, 연세대병원 등을 포함한 기타 병원) 군으로 나뉜다.
: >
: > 그런데 한강 이남과 한강 이북 지역의 병원들은 서로 시험문제를
: 교환하기도 한다. 그러나 서로 교환하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때에는 상대편이 제출한
: 시험문제를 미리 보지 않으면 답을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서로 문제를 빼내기
: 위하여 온갖 수를 다 쓰게 된다. 어처구니 없는 것은 상대편이 답을 알 수
: 없도록 하기 위하여, 가짜문제를 진짜 문제처럼 유출시켜 상대편에 혼란을
: 야기하는 수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가짜 문제지에는 제대로 정답을 맞히기
: 위해서는 모든 책을 펴놓고 풀어도 하루가 걸리는 문제들이 수두룩하다.
: >
: >
: > 수백만원짜리 문제지 유출
: >
: >
: --------------------------------------------------------------------------------
: >
: > 서울대, 연세대, 경북대, 전남대 등 대형 대학병원 학생들은 그나마
: 형편이 괜찮은 편이지만 문제는 이런 대형 대학병원에서 수련 받지 않고
: 내과전공의 수가 네댓명정도 되는 군소 종합병원의 전공의들이다. 이들 군소
: 종합병원의 전공의들은 자기가 일하는 지역의 가까운 대형 대학병원이나 진짜
: 문제를 많이 보유한 것으로 소문난 병원에 가서 수백만원을 주고 시험문제를 보고
: 있는 실정이다.
: >
: > 또한 이들 중소 종합병원의 전공의들은 4년차가 되면 병원 일은 뒷전에
: 두고 1년 동안 이들 대형 병원에 가서 시험문제를 보기에 급급하다. 내과
: 전공의 과정은 3년만 해도 충분한데 4년으로 바뀐 가장 큰 이유가 4년차만 되면
: 이렇게 1년동안 시험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 >
: >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 시험칠 때가 되면 학생들은 시험문제를 빼내
: 조직적으로 돌려보기 위해 모두 호텔에 들어가 합숙을 하는 실정이다. 호텔에
: 지불하는 비용도 엄청나다. 시험을 칠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어두컴컴하고,
: 책상도 제대로 없고, 식사도 불편한 호텔에 들어가 공부하는 이유가 어디 있단
: 말인가. 이는 오로지 출제된 문제를 미리 빼내 조직적으로 돌려보기 위한
: 것이다. 문제를 미리 보지 않으면 거의 맞힐 수가 없기 때문에 이렇게
: 필사적으로 호텔에 들어가 합숙을 하는 것이다.
: >
: > 나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면서 이런 조직적인 범죄사실에 접하고, 도저히
: 이런 범죄적인 시험을 치를 수가 없었다. 나름대로 이러한 조직적인
: 범죄행위를 고쳐 보고자, 여러 가지 노력을 했다. 이는 도저히 내과학회 자체적으로
: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언론에 제보도 해봤지만 증거가
: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보도되지 못했다.
: >
: > 결국에는 나도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시내 호텔에서 합숙하면서 내과
: 전문의 시험을 준비했다. 그런데 시험 전날 어느 병원 전공의가 문제를 수십
: 가지 들고 와 내일 시험에 출제될 문제라고 하여, 전체가 돌려보았는데 그
: 다음날 시험장에 가보니 그 문제가 그대로 출제되었다. 어떻게 문제를 빼냈는지
: 참 신기한 일이었다. 출제위원이 빼돌리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이다.
: 이러한 내과 전문의 시험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문제지가 수백만원에
: 거래되고 있다.
: >
: > 내과전문의 시험은 내과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친 의사가 내과전문의로서
: 환자를 진료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자질에 관한 객관적인 시험이어야 하는데
: 이렇게 미리 보지 않으면 맞힐 수가 없는 문제를 돈으로 거래하는 마당에
: 어떻게 자질 있는 의사가 나오겠는가.
: >
: > 최근 내과학회에서 분과 전문의 제도를 만들었는데 이 역시 문제가 많은
: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의 내과 전문의가 개업을 하는 실정이지만
: 미국과는 달리 개업을 하면 그 전문의의 지식과 경험을 활용하기가 어렵다.
: 왜냐 하면 미국은 병원이 개방된 형태이기에 대부분의 의사는 병원 주위에
: 사무실을 하나 얻어놓고 환자를 진료할 필요가 있으면 환자를 병원에
: 입원시켜놓고, 아침 저녁으로 병원에 들러 진료하고, 낮에는 사무실에서 외래환자를 볼
: 수 있기에 자기의 전공을 살릴 수가 있다. 그러나 한국은 병원이 폐쇄된
: 형태를 취하고 있어 입원할 환자가 오면, 직접 진료할 수가 없고, 종합병원으로
: 환자를 보내주어야 한다. 따라서 간단한 질병의 환자를 볼 수밖에 없다.
: >
: >
: > 불필요한 분과전문의 제도
: >
: >
: --------------------------------------------------------------------------------
: >
: > 이런 실정에 분과 전문의제도가 생기자 개업을 하여 1차 진료를 담당할
: 내과전문의들 대부분이 다시 분과전문의 자격증을 따기 위하여, 1~2년간
: 병원에 들어가 분과를 하나씩 선택, 분과전문의 과정을 밟게 됐다. 1차 진료를
: 담당하려면 내과 전반을 알아야 하는 데 분과 전문의 과정을 거치는 동안 1차
: 진료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 세부지식만 배우고 다른 전반적인 지식은 신경을
: 못쓰게 됨으로써 실제 개업하여 1차 진료를 하는데는 분과전문의 제도가
: 오히려 장애만 될 뿐이다.
: >
: >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분과 전문의도 마찬가지다. 분과전문의라면
: 내과전문의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내과 전반의 지식기반 위에 전문지식을 쌓아야
: 하는 데 분과전문의라면 마치 타 분과에 관해서는 몰라도 된다는 식이 돼
: 환자를 진료하는데 실수를 범할 우려가 있다.
: >
: > 나는 분과전문의 제도가 생겼을 때 이 제도 또한 문제가 많다고 생각해서
: 시험을 치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문제점을 거론했지만 혼자서는
: 보이코트하기에 역부족이었다. 결국 시험은 쳐두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시험을
: 쳐보았는데, 이 역시 내과전문의 시험보다 더 심한 범죄였다.
: >
: > 시험 당일 시험장에 가 보니까, 전날 벌써 수험생들끼리 모임이 있었고
: 시험 시작 한 시간 전에 어느 병원 출신인지 문제를 수십 개 가지고 이번에
: 출제될 문제라고 떠들었다. 막상 시험문제를 받아 보니 바로 그 문제가 철자
: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이 출제되었다.
: >
: >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도대체 누가 문제를 빼돌리고,
: 누가 훔쳐냈단 말인가. 머지않아 내과분과 전문의 시험제도도 서로 문제를
: 훔쳐내고, 돈 받고 파는 제도로 전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 >
: > 이외에도 임상의나 개업의의 관점에서 보면 학회의 무분별한 난립,
: 필요없는 박사학위, 연구비의 낭비, 신설의대의 양산 등 문제점이 한두가지가
: 아니다.
: >
: >
: > 객관적 평가제도 마련돼야
: >
: >
: --------------------------------------------------------------------------------
: >
: > 무엇보다도 의료과실이 난무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규제와 객관적 평가의
: 부재다. 미국과 같이 투명하고 개방적인 사회에도 의료과실에 있어서는
: 의사들끼리 서로 동료를 보호하는 바람에 의료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기가 매우
: 어려운 실정이다.
: >
: > 그런만큼 한국처럼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상황에서 객관적인 평가나 규제가
: 이루어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더구나 동료 의사의 이익에 반하는
: 증언을 한다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의사가 과실을 범해도
: 의사끼리 서로 감싸주기에 의사는 전혀 가책이나 자기반성이 없이, 같은 과실을
: 반복하여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 >
: > 의사의 과실을 줄여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과실을 객관적으로
: 평가하고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의료과실에 대한 보상시 의사
: 개인적으로 부담하기에 벅차므로 의사를 위한 책임보험제도 같은 것도
: 마련되어야 하고, 전문 의료인으로 구성된 객관적인 의료평가기관도 있어야 하고,
: 또한 병원 자체적으로 평가 시스템을 마련, 자체적인 규제도 가해야만 한다.
: >
: > 의료과실시 전문적인 의료지식이 부족한 환자나 보호자를 위하여 객관적인
: 전문가의 의견을 제공해줄 수 있는 제도도 마련돼야 한다. 이렇게
: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면 의사는 진료시 좀더 주의를 기울이고, 의료과실을 범했을
: 때 그에 따른 불이익과 규제가 따른다면 같은 과실을 반복하지는 않을
: 것이다.
: >
: > 의료기관과 의사를 평가하여 환자에게 그 정보를 공개하고, 환자는 치료
: 받기 전에 더 훌륭한 의료기관이나 의사를 선택할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 한다. 이렇게 되면 의료기관이나 의사들 간 자유경쟁이 이루어지고 의료의 질을
: 향상시킬 수 있고, 과실을 줄일 수 있게 될 것이며 환자의 권익은 존중되고
: 신장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