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강원 강릉) - 동해바다와 어우러진 그림같은 역
바다와의 만남은 언제나 가슴
설레는 일이다. 바다, 특히 동해와 일출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지닌 사람에게 정동진역은 보석과 같은 곳이다.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 1리
정동진역. 바다와 나란히 누워 해안을 달려가는 철로, 해풍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져 있는 철로 주변의 소나무들,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로 온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왜소한 역사(驛舍), 정동진역의 모든 것들은 바다를 돋보이게 만든다.
정동진역을 설명하는 수식어들은 이외에도
많다. 바다와의 거리는 50m도 채 되지 않아 전국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기차역, 서울 광화문에서 정동(正東)쪽에 위치해 있다는 정동진 해안을
바라보고 있는 기차역 등. 특히 화제를 모았던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였다는 점은 정동진역을 일약 스타급 기차역으로 부상시켰다.
정동진역에 들어서면 해안선을 따라 끝없이 그려진 철로를 만난다. 해송들은 바닷바람에 일제히 역사쪽으로 기울어져있다. 그중에
「고현정 소나무」라 불리는 나무 한그루가 있다. 역사와 플랫폼을 잇는 길목에 홀로선 나무. 「모래시계」는 이 작고 볼품없는 나무를 「정동진
명물」로 만들었다.
당국의 수배를 피해 외딴 어촌에 내려와 숨어 살던 혜린(고현정 분). 집주인의 신고로 경찰에 쫓기게 된 혜린은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향한다. 혜린은 소나무 아래서 기차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멀리 기적이 울리고 역내로 서서히 기차가 들어오지만 경찰이
한발 먼저 들이 닥친다. 기차는 그냥 출발하고 혜린은 손목에 수갑이 채워진 채 안타까운 눈빛으로 기차를 바라본다. 화면 가득 흐르는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소나타 변주곡….
이 명장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마치 자신이 주인공이라도 된양 나무에 몸을 기대보기도 하고 그 아래
놓여진 의자에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뭐라 해도 정동진 제일경은 일출. 소나무와 철길이 어우러진 일출 장면은 한국에서 오직
한곳, 정동진만의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정동진역은 이제 가상의 드라마 촬영지가
아닌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질 낭만의 장소로 변화, "추억만들기"를 원하는 "낭만파"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주변 볼거리로는
강릉방면 2.5km 지점에 6.25남침사적공원이 있고 이곳에서 5백m쯤 더 올라 가면 고찰 등명낙가사가 있다. 다시 5백m 앞으로 가면 96년
9월18일 남침 북한잠수함을 볼 수 있다. 기차시간표 문의는 정동진역(033)644-5062
◆여행 메모
: ① 서울에서 밤 9시대와
10시대에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면 일출시각전에 정동진역에 닿게 된다. 다음날 밤 열차를 타고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밤차만
타고 왕복하기는 지루하고 피곤한 일.
아침에 정동진 관광이 끝나고 가까운 강릉으로 나가 참소리박물관(☎033-652-2500)이나
환선굴, 무릉계곡 등 관광을 마치고 바로 고속버스를 이용하면 편안히 돌아올 수 있다. 열차는 편도 9시간, 고속버스는 4시간 걸린다.
② 정동진 일출 구경이 끝난 직후 역앞 관광안내소(영동관광 ☎033-644-5698, 648-8011)를 통하면 인근 명소를 도는
일일관광(아침 8시~오후 3시)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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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박물관, 주문진 해수사우나, 하조대 해금강, 삼척 환선굴 등 4개 코스 관광버스가 아침마다 출발한다. 요금 1만원. 돌아오는 길에
강릉역이나 고속버스 터미널 등에서 내릴 수도 있다.
③ 직접 차를 몰고 인근을 관광하려면 정동진역 앞에서 렌트카를 이용한다.
엑센트 4만원에서 미니버스 10만원까지(현대렌트카 ☎033-642-8900, 7474). 사용후 터미널 공항 강릉역 등에서 반납해도 된다.
주말과 연휴를 제외한 주중 20%가 할인된다.
출처 : 국토연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