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목적을 상실한 상태에서도 방조제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새만금 간척사업의 실상과 어민 피해를 고발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됩니다. 이번 기자회견은 새만금 방조제 안과 밖, 새만근 연안과 내륙으로 연결된 모든 지역의 피해사항을 총망라하여 집대성한 내용을 지역주민과 어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새만금 연안 피해주민 대표자들은 증언과 피해사례를 전 사회에 고발함으로써 새만금의 재앙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 새만금 갯벌을 살릴 수 있는 상생의 방법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특히 이번 기자회견은 새만금 인근 지역주민 대표자들이 처음으로 모이는 자리이며, 이후 지역주민에 의해 새만금 투쟁의 계획을 처음으로 밝히는 뜻깊은 자리이기에 언론사의 적극적인 관심과 많은 취재를 요청드립니다.
〈기자회견 순서〉
일시 : 2004. 9. 23. 11시
장소 : 안국동 한국걸스카우트 10층 강당 (안국역1번출구)
참가자 소개 및 취지 설명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지역별 연안 피해상황
주민 대표자 발언(5명)
기자회견문 낭독
질의 응답
*참고사항 : 기자회견 후 국무총리실에 항의서한을 직접 전달할 예정입니다.
새만금 연안 피해 주민 대표자 일동
☎ 문의 : 부안새만금생명평화모임 연대사업국장 조태경
( 018-396-2350, / )
새만금 연안 피해 주민 생존권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
-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 중단과
방조제 4공구 일부구간 철거 후 교량 연결 촉구하며 -
일시 : 2004. 9. 23. 11시
장소 : 안국동 한국걸스카우트 10층 강당 (안국역1번출구)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주용기ㆍ새만금사업 중단을 위한 전북사람들 상임집행위원장
참가자 소개 및 취지 설명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지역별 연안 피해상황
주민 대표자 발언(5명)
기자회견문 낭독
질의 응답
*참고사항 : 기자회견 후 국무총리실에 항의서한을 직접 전달할 예정입니다.
첨부자료 : 1.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지역별 연안 피해상황
2. 기자회견문
3. 항 의 서 한
새만금 연안 피해 주민 대표자 일동
전라북도 부안군 서외리 445-3 새만금연안피해주민 대표자 회의실 |전화 063) 584 - 7774|
#. 첨부자료 1
【새만금사업으로 인한 지역별 연안 피해상황】
1991년부터 새만금간척사업이 진행되어 온 10여년간 그 현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있어왔는가. 새만금방조제 공사가 군산, 김제, 부안의 연안 및 내륙지방에 미쳤던 영향으로 인하여 방조제 안팎의 해당지역엔 어떠한 변화가 있어왔는가. 정부는 '새만금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죽음의 굿판, '대국민 사기극'의 국가적 토목범죄였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 새만금사업의 영향으로 인하여 포구마다 항구로써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유령도시처럼 폐촌이 생겨나고, 학교는 폐교가 되어야 했다. 어장의 황폐화로 생존수단이 희박해져 가면서 집을 버리고 떠나고 있고, 마을공동체는 파괴되고 있으며, 보상금 몇 푼에 삶의 터전을 완전히 몰수당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군산과 김제·부안 사이로 흐르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틀어막아 농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으로 돌아오고 있는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참담함을 겸허한 심정으로 직시하며, 새만금 방조제공사로 인하여 변화된 환경을 지역별로 구체적인 서술을 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의 사례들은 현지 어민들의 증언과 학계·시민단체의 생태계조사를 종합한 것임을 밝힌다.
1. 새만금 방조제 내부 어업지역
군산시 하제와 어은리, 김제시 거전 등에서는 갯벌바닥이 점점 더 두터워지고 딱딱해지고 있으며, 갯벌표면이 녹조류로 덮힌 지역이 늘어나서 그 아래에는 조개들이 폐사하고 있다. 4공구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1년 사이에 놀랍게 두터워진 갯벌을 눈으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고운 모래입자들이 갯벌 위에 차곡차곡 쌓여 뻘이 걸어다니기 어려울 정도이다.
① 내초도 - 전북 군산시 옥서면
내초도는 새만금 4호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작년 6월 이후 주민들의 생존권에 가장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지역이다.
만경강 물의 대부분이 방조제 4공구 방향(야미도와 비응도 사이)으로 흘러 들어오고 나가고 하는데 방조제 4공구가 막히면서 야미도와 내초도, 하제로 이어지는 지역이 만입형태가 되면서 물의 흐름이 원형을 이루고 속도가 느려지면서 모래갯벌이 점점 뻘갯벌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초도 주민들의 주 수입원이던 맛조개와 생합 등이 거의 잡히지 않고 있고, 내초도 주민들의 주 이동수단이던 경운기 등을 이용하지 못함으로서 갯벌을 거의 생계터전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로인해 내초도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단지 일부만이 인근 공장으로 일당을 받거나 쓰레기선별장에 종사하는 등 직업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장시간 노동을 해야 하고, 야근수당으로 시간당 3,000정도 만 받고 힘들게 일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많은 주민들은 이러한 직장도 찾지 못해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② 하제 - 군산시 옥서면 선연리
하제는 매년 50억 정도, 하루 3천∼4천만원 정도의 어획고를 올렸고, 4개 마을에 99%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고 450여 가구에 2,0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주로 목선을 이용하여 백합을 잡고 있다. 만경강과 동진강이 만나는 지점 부근에서 주로 그물을 이용하여 백합을 잡고 있다. 일정 크기 이상만을 잡도록 규정을 정하여 서로 지키도록 어촌계에서 관리하고 있다. 4호 방조제가 막히면서 백합이 잡히는 지역이 내만지역으로 조금 이동한 지역에서도 잡히고 있다. 아직까지는 어확량에 큰 변동없이 잘 잡히고 있으나, 언제 급감할지 모른다. 내초도 부근에서도 4년전에 이전에는 없던 백합과 바지락이 대량으로 잡히다가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미군기지 주둔으로 인한 재산권 행사 제한과 전투기 소음 등으로 인해 생활환경이 악화된 상태인데,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주 생계수단인 백합이 사라지게 되어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한 실정이다. 4호 방조제가 막히면서 포구에 뻘이 쌓이면서 배가 들어오고 나가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조금때는 배가 수로를 따라 나가지 못하고 있다. 갯벌등들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 유속이 빨라져 배 전복 위험이 있다.
③ 어은리 - 군산시 옥구면
어은리 포구에 뻘이 쌓이 면서 배를 포구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멀리 대고 있는 실정이다. 막히면서 고기도 나오지 않고 백합이 덜 나와 생계가 점점 어려워 지고 있다.
④ 청하 - 김제시 청하면
김제시 청하면은 만경강하구에 위치한 지역으로 어민과 농민이 섞여 사는 곳이다. 어민들은 과거에는 많은 물고기와 실뱀장어를 잡아 생계로 이용하였다. 그러나 점점 만경강 수질이 오염되어 장마철에는 썩은 냄새가 많아 나고 숭어를 잡아보면 썪은 갯벌이 입에 들어가 있다. 방조제 막혀가면서 죽뻘이 쌓이면서 닻을 내려 놓고 조업을 하다 보면 뻘속으로 닻이 계속 들어갈 정도이다. 방조제가 막히면서 3년전부터 비가 많이 오면 민물이 많아져 바닷물과 희석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염도가 계속 낮아지면서 과거 토정리에서 어업을 하던 장소가 고사, 어은동, 오봉까지 더 하류로 내려가야 한다. 계속 어획량은 줄어들고 요즈음은 숭어와 새우만이 주로 잡히고 있어 생계에 많은 어려움이 겪고 있다. 만약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면 김제시 지역은 모두 육지와 담수호로 변하기 때문에 완전히 생계를 잃어 버린다.
⑤ 김제시 진봉면 심포, 안하, 거전, 고사마을
방조제 4공구 물막이 공사 이후 물의 흐름이 바뀌고 민물이 많아지면서 염도가 낮아짐에 따라 생합이나 새우 등이 급감하고 있고 산란을 거의 하지 않아 내년에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 낚시로 잡던 풀망둥어의 경우, 작년에 비해 1/10로 줄어들었다. 숭어도 많이 줄었다. 심포항 횟집들도 점점 문을 닫고 있으며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⑥ 계화도 - 부안군 계화면
갯벌에 들어가 주로 백합과 동죽 등 조개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장금마을로 들어가는 방향으로는 경운기를 타고 대략 30분이상 들어가 백합을 잡고 있다. 양지포구로 나가는 주민들은 대부분 배를 이용하여 멀리 갯벌등까지 나가 백합을 잡고 있다. 물쌀이 빠른곳은 더욱 빨라지고 물이 회전하는 지역은 하루종일 회전만 하는 곳이 생기고 있어 배 전복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도 아줌머니 한분당 5만원에서 많게는 15만원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 그러나 갯벌이 높아지고 물이 흐르는 갯골이 깊어짐에 따라 조개들이 한지역으로 몰리고 있다. 생합 중 대합은 아직 나오고 있으나, 중합ㆍ소합은 별로 없다. 올해 들어서는 점점 생산량이 줄어 들고 있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다. 내년에는 생합도 거의 나오지 않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계화도 주변 500가구에 200여명의 어민 중 절반정도가 어업만 하고 있으며, 농사만 짓는 사람은 1%도 안되며, 나머지 반농반어를 하고 있다. 만약 새만금 사업이 완료되면, 수많은 주민들의 생계는 막막해지고 고향을 등져야 하고 과연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지 막막한 실정이다.
⑦ 돈지 - 부안군 계화면 의복리
1994년 새만금방조제 1공구가 완공되면서 돈지갯벌의 급속한 변화를 맞이하였다. 죽벌이 쌓여가면서 백합과 모시조개 등의 어패류 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 2003년부터는 수확량이 미미하여 돈지갯벌로에서 조개잡이 맨손어업을 하는 주민들이 사라졌다. 2001년 18학급의 초등학교가 폐교되었으며, 부안에서 가장 번창하였다는 돈지포구도 기능을 잃고 폐항처럼 변하고 말았다.
2. 새만금 방조제 외부 어업지역
① 장항 - 충남 서천군 장항읍
금강하구뚝 바깥 뿐만이 아니라 선착장까지 뻘이 쌓임으로서 여객선과 어선배들의 항해에 많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 더욱이 잡히던 어류와 패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② 부안 격포와 위도
부안 격포 수락동에서는 겨울철에 김양식을 많이 하는데 밀물과 썰물흐름의 변동이 심하여 부유식 김양식용 그물이 뒤집히기도 하고, 뻘이 자꾸 그물에 붙어 김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 격포와 위도근해까지 죽뻘이 쌓이거나 앙금이 생겨서 갯바위에 부착해 있는 지충이 등 해초류가 죽고 있다. 특히 갯바위 낚시를 나가보면 물고기가 감소하고 있다. 다이버 장비로 바다에 들어가보면, 수심이 7m이던 지역이 5∼6m로 감소하고 있다.
격포와 위도 사이 근해에서 죽뻘이 바닥에 많이 쌓임으로 인해 봄철에 주로 잡히던 쭈꾸미 어획량이 올해 많이 줄어 들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적조현상이 8월 한달동안 심하게 발생하여 올해 가을철 주민들의 주 소득원인 전어 어획량이 급감하여 작년에 피해 1/10로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위도에서는 그물에 죽뻘이 끼면서 자주 밖으로 끄집어 내어 새척하거나 햇볕에 말려서 떨어내야 하다. 그 물에 죽뻘이 묻어 있으면 유속이 느려져서 고기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고기가 그물에 잘 걸리지 않고 그물안으로 들어 왔더라도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
3. 새만금 사업지구 주변 농업지역
① 주산 - 부안군 주산면
새만금간척의 영향은 어민들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니고 농민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부안군 주산면, 행안면, 정읍시 고부면, 영원면에서는 방조제 건설로 물이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하여 침수된 논이 많아 지고 부안댐의 예에서처럼 안개가 많이 끼어 작물의 성장과 사람의 신체에까지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강을 메우고 담수호를 만들려고하는 계획도 시화호의 예에서처럼 수질관리의 어려움으로 물이 썩었음을 볼 때 비옥한 토양을 자랑하는 전북의 곡창지대도 자신할 수 없다. 또한 2002년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끝낸 경기도 화옹호의 경우처럼 공사이후 물이 빠진 뒤, 표면으로 염분이 솟아오르면서 바람이 불때마다 인근 작물에 날라들어 심각한 피해를 입힐 것이다. 그리고 수질관리에 성공한다 해도 그 넓은 호수에서 발생하는 안개로 인해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하지 못해 양질의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할 것이 자명한 일이다.
#. 첨부자료 2
기 자 회 견 문
- 새만금 연안 피해 주민 생존권 보장하라. -
우리는 김제, 군산, 부안 지역 해안가 어민들이다. 우리가 이렇게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그동안 각 지역마다 새만금사업 반대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오늘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무엇이 우리를 한자리에 모이게 하고 낯선 서울 땅으로 이끌었는가?
그것은 우리의 소박하고도 정당한 권리인 우리의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것과 대대손손 누려온 우리의 삶의 터전인 바다와 갯벌에서 어부로 살고 싶은 간절한 욕구 때문이다.
새만금 간척사업 이후 바다의 물길이 인위적으로 바뀌고 갯벌이 변해가고 있는 현실에서 바다에 의지해 살아온 우리 어민들의 생존권은 크게 위협받고 있으며, 먹고사는 문제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희망을 건져 올리지 못한 채, 절망의 깊이만 더해가고 있는 상황이 우리를 이곳으로 이끌었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우리를 이 정도까지 절망으로 내몰지는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나라에서 추진하는 사업이고 먹고살기 좋아진다고 해서, 설마 했는데 이제는 사람을 잡으려고 한다.
몇일후면 한가위다.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풍년이 기쁨을 안겨주지는 못하더라도, 잘 자란 농작물이 흐뭇함과 넉넉함을 안겨주지만, 새만금에서의 어업권을 상실당한 우리는, 넉넉함은 커녕 조상님 뵐 면목도 없는 신세가 되었다. 대대손손 이어져온 삶의 뿌리와 터전을 잃어버릴 처지에서 어떻게 조상님들을 모실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염치없게도 또다시 조상님들께 애원할 것이다. 우리의 절박함을 담아 조상님들의 힘과 영험을 빌려서라도 우리들 소박하지만 소중한 바램이 이루어지도록...
"우리를 어부로 살게 해 주십시요."
1. 전북어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부안 격포 수락동에서는 밀물과 썰물 현상이 뒤 바뀌어 부유식 김 생산을 하는데도 어려움이 많고, 군산시 하제와 어은리, 김제시 거전 등에서는 갯벌바닥이 점점 더 두터워지고 딱딱해지고 있으며, 갯벌표면이 녹조류로 덮힌 지역이 늘어나서 그 아래에는 조개들이 폐사하고 있다. 4공구 방조제 물막이 공사 이후 1년 사이에 놀랍게 두터워진 갯벌을 눈으로도 쉽게 식별할 수 있다. 고운 모래입자들이 갯벌 위에 차곡차곡 쌓여 뻘이 뻑뻑해지고 있다.
또한 군산 내초도는 4공구 물막이 공사 이후 갯벌의 기능이 거의 상실되어 가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어민들도 삶의 터전을 잃고 인근의 공장으로 가거나 목숨을 걸고 바다 멀리까지 걸어가 생계를 그나마 이어가고 있다. 4년 전에는 일시적으로 백합이 대량으로 나오다가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역주민들은 이제야 느끼고 있다. 백합이 일시적으로 많이 나온 것은 자신의 생명의 위기를 느낀 처절한 몸부림이었다는 것을...
야근수당으로 시간당 3,000원을 받으며 공장에서 막노동을 하는 여성어민의 삶을, 아직도 바다멀리까지 나가더라도 갯벌에 의지해 살고자 하는 우리 어민의 마음을 어느 누가 달랠 수 있는가?
2. 새만금 간척사업은 어민들을 절망으로 내몰고 있다.
방조제 건설 이후 갯벌과 바다의 변화는 이를 터전으로 살아왔던 사람의 삶도 변화시켰다. 넉넉하고 활기찼던 어촌은 점점 쇠락해 가고 있고 갈곳 없는 어민들은 불안한 미래에 하루하루를 힘겹게 보내고 있다. 바다에 기댄 어민들의 현 상황을 모르고 외지에서 온 낚시 관광객들에게 고운 시선을 보내기가 어렵고, 그들이 갯벌에 들어가 조개라도 캐 가면 우리의 가슴팍을 헤집어 놓는 것 같아 마음이 아릴 지경이다.
우리 고장을 찾아 온 외지인에게 따뜻하게 맞이했던 우리의 순박한 심성이, 방조제로 바다와 갯벌이 막히면서 점점 더 메말라가고 있다.
또한 백합이 일시적으로 많이 나오는 몇몇 지역에서는 맨손으로 조개를 잡는 사람들에 더해서 갈 곳 없는 배들이 몰리면서 어민들간의 불화가 생겨나고 있다. 주민들간의 불화는 모두가 생계로 인해 고통받으면서 언제 사라질지 모를 조개를 보면서 조급함과 미래의 불안함에 기인한 것이다. 싱싱하고 풍성한 고기와 조개를 통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바다의 공유 속에서 함께 살아온 조상들의 슬기로운 삶의 문화가 우리 대에 와서 파괴되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괴되고 오염된 환경의 복구보다 더 어려운 주민들 간의 평화로운 관계가 이 순수하지 못한, 발상부터 오염된 새만금 사업으로 인해 깨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절망의 한 가운데에서 일본의 새만금사업이라 불렸던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의 일본재판부의 공사중지 결정은 우리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다.
이사하야 간척사업은 한국정부와 농림부에 의해 새만금 간척사업의 초기 모델로서 소개되었으며 새만금과 관련한 수많은 논쟁에 많이 등장했던 사업이다. 일본어민들과 양심적인 학자들이 우리 새만금 피해주민들과 만나 새만금 사업의 부당성을 공유하는 자리도 있었기에 그리 낯설지 않은 이름이었다.
이 재판은 간척공사로 인해 갯벌이 소실되어 김과 조개가 잡히지 않아서 어업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 공사를 중지할 것을 요구하여 어민들이 가처분 신청을 내었고 재판부가 받아들인 것이다.
2006년 완공을 목표로 2003년말 전체공사의 94%가 완공된 시점에서 일본 재판부는 "완성된 부분도 포함하여 사업 전체를 재검토한다. 공사가 진행되면 재검토 자체가 곤란해진다. 환경영향평가의 예측을 초월하는 지역에까지 피해가 미치고 있다는 것이 일단 인정되며 어업피해는 심각하다"라며 간척사업과 어업피해의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이 재판이 우리 어민들에게 시사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전체 공정이 94%나 진행된 시점에서 이 판결이 받아들여졌다는 점이다.
방조제 건설만 90%정도 진행, 전체공정의 20%수준인 새만금 간척사업의 진행정도에서 우리는 이사하야만 간척사업의 경험을 통해 시간과 투여될 재정을 아끼고 어민들의 고통을 줄이면서 겸허하게 검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와 지역언론, 관을 총동원하여 새만금 간척공사가 90%이상 진행되었다라고 거짓 선전해 온 새만금 추진세력에 의해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새만금 사업은 물건너 간 것이 아닌가라는 거짓믿음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다시 새만금 문제에 다가설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주고 있다.
완성된 부분도 포함하여 사업 전체를 재검토한다는 결정은 새만금 피해지역 주민들 중 소박한 생각을 하고 있는, 즉 이 만큼 진행된 시점에서 어떻게 되돌려 낼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물음을 던지는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그동안 새만금 사업의 논의속에서 철저하게 무시되어진 피해어민들의 입장에서 사법부의 결정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환경단체와 종교인들의 순결하고, 존경스러운 새만금 반대 운동을 동해 사업의 경제성과 타당성, 그리고 환경에 끼치는 영향 등에 관해서는 집중 부각, 논의가 되었으나 정부당국은 정작 바다에 목을 걸고 있는 우리 어민들의 고통에의 관심은 미약했었고, 새만금 간척사업이 진행될수록 그 피해에서 오는 고통은 모두 어민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이나 일본이든 바다와 갯벌에 기대 삶을 영위해온 것은 어부일진데 우리 정부나 사법부가 어찌 우리나라 어민들의 피해에 눈을 감고 모른 체 할 수 있단 말인가?
3. 단지 우리 어민만 살겠다는 것이 아니다.
부안 핵폐기장반대 투쟁의 예에서 처럼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인 반대의사에도 불구하고 전북발전의 명분으로 강행추진하고 있는 강현욱 전북지사의 행태는 새만금 사업추진의 명분인 전북발전이, 지역주민들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동안 우리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인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작은 고통이 전북도민의 삶에 활력을 주고 이 기름진 들녘과 산과 강을 더욱 융성하게 하여 더욱 이로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방조제가 막히면서 바다와 갯벌이 변해가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과 지역어민들의 고통에 눈길조차 주지 않는 전라북도의 행태를 볼 때, 이들이 말하는 지역발전이 단지 소수 개발업자와 정치인들만의 이익만을 채우고 지역주민의 고통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새만금간척의 영향은 어민들에게만 미치는 것이 아님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부안군 주산면, 행안면, 정읍시 고부면, 영원면에서는 방조제 건설로 물이 원활히 빠져나가지 못하여 침수된 논이 많아 지고 부안댐의 예에서처럼 안개가 많이 끼어 작물의 성장과 사람의 신체에까지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강을 메우고 담수호를 만들려하는 계획도 시화호의 예에서처럼 수질관리의 어려움으로 물이 썩었음을 볼 때 비옥한 토양을 자랑하는 전북의 곡창지대도 자신할 수 없다. 정화시설을 하여 1급수를 유입시켜도 수 천년간 갯벌에 쌓인 퇴적물이 썩어 떠올라 호수는 썩을 수 밖에 없다. 또한 2002년 방조제 물막이 공사를 끝낸 경기도 화옹호의 경우처럼 공사이후 물이 빠진 뒤, 표면으로 염분이 솟아오르면서 바람이 불때마다 인근 작물에 날라들어 심각한 피해를 입힌다. 그리고 수질관리에 성공한다 해도 그 넓은 호수에서 발생하는 안개로 인해 충분한 일조량을 확보하지 못해 양질의 농작물을 수확하지 못할 것이 자명한 일이다.
전북도는 더 이상 전북도민들의 소외의식을 이용하여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고 권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잘못된 생각을 중단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절망에서 어떻게 희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가? 농민이 농토에서 절망하고 어민들이 바다에서 고통받고 있는데 무엇이 진정 지역발전인가?
새만금 간척지역의 원래 토지이용목적이었던 농지조성 계획은 이미 그 타당성과 실현의지에서 의의를 잃어버렸다. 농업직불제와 휴경보상제를 실시하여 농토가 방치되고, 정부의 대안없는 쌀 개방을 통해 그 피해를 농민에게 전가하려는 이 시기에 농지조성계획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또한 전라북도를 비롯한 새만금 간척사업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농지조성에는 관심과 기대를 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법으로 규정한 "농지조성 후 20년간은 용도변경을 하지 않는다"는 원래 이용방안은 한낱 휴지조각으로 전락된 상태이다. 새만금 간척사업 이전 풍요로웠던 갯벌을 막아농지를 조성하여 농어민들에게 되팔겠다는 발상은 건강한 농지의 유지와 보전문제를 떠나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
1960년대부터 정부의 저곡가 정책으로 농민의 삶과 농촌사회가 해체되고 피폐해져왔음에도 그나마 지금까지 농촌이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바다와 갯벌에서 나오는 싱싱하고 풍부한 수산자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륙이 힘들 때 그 숨통을 조금이나마 트여준 것은 바다로 부터이다.
특히 전북지역은 만경강이 바다와 만나는 천혜의 어장으로서 각종 어패류의 서식처이자 연안어류들의 산란장이었다. 또한 전남 영광앞 바다의 일곱 개 섬에서 위도, 곰소만, 고군산군도의 비안도에 이르기까지 형성된 어장을 칠산어장이라 부르는데 유지와 근접한 어장으로 넓은 갯벌이 있어 어족이 다양할 뿐만이 아니라 그 양도 쉽게 고갈되지 않는 황금어장이었다. 이러한 천혜의 조건을 이용하여 우리 어민들은 우리의 생계뿐만이 아니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자연이 준 이 은혜로운 환경을 유지하고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인위적으로 강을 막고 갯벌을 매운다면 이보다 더 어리석은 일은 어디있겠는가?
새만금 사업이 처음 이야기 될 때만 해도 우리 김제, 군산, 부안사람들은 서해안 시대가 열린다는 환상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개발에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깨닫고 있다. 우리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고통과 절망에 빠진 지금에서야 바다와 갯벌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고 있다. 바다와 갯벌이 옛날부터 그대로 논이었고 공장이었다는 것을, 그 터전에서 삶의 윤택함과 행복을 누려왔다는 것을, 그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을 바다와 갯벌을 빼앗긴 후에야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이 안에서 진정한 전라북도의 힘과 희망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전라북도 단체장인 강현욱 지사의 세계최대 540홀 규모의 골프장과 카지노 등 복합 레저관광도시 건설 발언은 우리 어민들에게 분노를 넘어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애초 이용방안인 농지 조성발언을 스스로 부정하는 그의 발언은 이미 바다도시, 복합산업단지, 국제해양관광도시, 기업도시 등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장밋빛 환상을 부풀리는 공수표를 남발하였던 점에서 검토할 가치조차 느끼지 못한다. 정말로 전북도민들을 위한 간척사업이라면 외국의 비슷한 경험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그 오류의 전례를 밟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숱하게 비판받았던 골프장건설을 세계 최대규모로 짓겠다는 그의 발언은 도대체 그가 우리나라의 고위 공무원인지 의심스럽게 만들 정도이다. 새만금 사업을 두고 환경단체와의 힘 겨루기가 계속되어 왔음에도 그가 생각해 낸 토지이용계획이 거대한 갯벌생턔계와 주민생존권을 파괴하면서 골프장을 건설하겠다고 하니,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강현욱 지사의 이런 한마디에 목이 졸리는 듯 답답해했던 우리 주민들로서는 이제는 그와 전라북도에 의해 휘둘려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생존권을 더 이상 그들에게 맡기지 않을 것이다.
4. 우리의 살아 갈 권리를 이야기함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새만금을 둘러싼 논의 속에서 정작 바다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존재는 무시되었다. 우리 스스로가 보상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인해 우리의 권리를 분명하게 이야기하지 못한 채 주변인으로만 머물렀었다.
정부측이 제시한 몇푼의 돈과 관, 언론을 동원한 개발의 당위성만이 우리의 눈과 귀를 멀게하고 갖은 회유와 협박의 분위기 속에서 반강제적으로 합의를 요구했음에도, 정부는 합법적으로 동의를 받았다고 선전하면서 우리를 새만금사업의 모든 논의에서 철저하게 소외시키고 있다. 우리들 또한 새만금 논의의 주체로 당당하게 나서야 함에도 스스로가 발목이 잡혀 우리의 입장을 모아내는데도 소홀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자각하고 있다.
바다가 힘들어 요동치고 갯벌이 처절한 생존본능으로 몸부림치고 있는 이 슬픈 현실을 목도하고서야, 정부에서 쥐어준 몇푼의 돈이 바다와 더불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의 터전을, 우리아이들의 미래를 철저히 짓밟는 댓가였음을 자각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가 결정할수 있는 근원적인 권리가 있다.
세상의 순리에 반하지 않는 한 누구에게도 침범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더구나 우리의 요구가 전 지구적으로 환영받고 있는 생명존중과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고자하는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음에 당당할 수 있다.
더 이상 우리는 바다의 힘겨움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며, 지역의 진정한 발전방향에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며 정당한 권리를 이야기 함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이땅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권리를 이야기하며 살아가는 많은 이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간절하고도 소박한 권리이다.
- 우리의 요구 -
1. 농지조성 목적을 상실한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잠정 중단하라.
2. 새만금사업에 관련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지역어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라.
3. 새만금 연안 지역주민들의 피해실태를 엄밀히 조사하고 그 대책을 세워라.
4. 바다와 갯벌을 최대한 살려내어 지역어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5. 4공구 방조제를 트고 그 곳에 교량을 설치하여 해수유통을 시켜라.
2004. 9. 23
새만금 연안 피해 주민 대표자 일동
#. 첨부자료 3
항 의 서 한
수 신 : 이해찬 국무총리님
참 조 : 이정우 비서실장님
이해찬 국무총리님!
우리는 새만금 지역에 살고 있는 어민입니다. 우리는 오늘 '새만금 공사로 인한 지역의 피해사례'에 대하여 기자회견을 하였습니다. 지난 10년동안 진행되어온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우리 어민들이 겪어야 했던 고통을 사회에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이해찬 국무총리님!
오늘 우리는 새만금 지역의 피해 어민들의 대표자로서 절박한 심정으로 서울에 올라왔습니다. 우리 어민들은 새만금 사업이 국책사업이라는 명분 하에 자자손손 이어왔던 삶의 터전도 황금어장도 빼앗겼습니다. 현재 새만금 방조제 공사 때문에 군산, 김제, 부안을 총망라하여 황폐화되지 않은 마을이 없습니다. 전북발전을 위하여 새만금 사업이 필요하다며 이렇게까지 우리들을 내몰아도 되는 것입니까.
저희 대표자 일동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을 긴급하게 요청합니다. 구국적인 차원에서 '새만금 방조제 공사 잠정중단결정'을 단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계속 시행되고 방조제가 완공된다면 어민들은 살아갈 방도가 막막한 실정입니다. 정말로 전북의 발전을 위한다면 '새만금 바다도 살리고 전북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여 지원을 아끼지 말아 주십시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 목적도 불분명한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잠시라도 중단한 후, 4공구 방조제 일부 구간이라도 우선 긴급하게 터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새만금 갯벌과 바다에 기대어 사는 우리 어민들은 희망이 없습니다.
이해찬 국무총리님!
새만금 사업을 추진하는 정치인들과 지자체장들은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지역민들을 볼모로 하고 있습니다. 전북이 발전하기 위해 무조건 새만금 사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우리 어민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무조건 강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무엇 때문에 새만금 간척사업을 해야 하는지 설명조차 하지 못하면서, 어민들의 생존권은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계속 강행해야 한다고 합니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새만금 갯벌과 바다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 말입니까?
이해찬 국무총리님!
지금이라도 지역 어민들의 절규와 처지를 심각하게 고려해 주십시오. 이제는 사업목적도 불분명한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어민들도 살아갈 대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대안 모색을 위해서는 정부와 관련 전라북도, 환경단체, 지역어민 등의 대화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새만금 갯벌과 바다가 살아야 지역어민들이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하는 현명한 판단을 요청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