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강 금강 여행후기
금강여전도회총무 이혜정집사
삶이 흐르는 게 두렵다.
나를 놔두고 멋대로 흐르는 시간, 대책없이 흐르기만 하는 일상의 시간에 저항하며 온 힘으로
그 시간을 정지하고 싶은 나이. 40대. 금강
아직은 청년의 싱싱함을 가지고 있지만 40의 굴곡점을 넘는것이 약간은 두려운 30대. 남한강
누군가의 딸이기도 하고, 누군가의 엄마이기도 한 남한강, 금강의 여인들은 여름과 가을이 만나는
9월의 첫째주,
분주한 일상과 쉼의 주말이 만나는 금,토
경상도와 전라도와 충청도가 함께 만나는 무주에서 리트릿(retreat) 물러섬과 나아감의 만남을 가졌다.
하루의 일상을 정리하는 저녁7시30분은 이미 해가 넘어가 어둑어둑했지만 새로운 공간과 새로운
시간의 기대는 이미 침침해진 눈을 반짝반짝 긴장시키며 2시간의 공간이동을 가능하게 했다.
막내, 남한강의 G는 숙소부터 장보는것, 그리고 총무일까지 싹싹 해낸다.
우리 중에 제일 어리지만 모든 사람을 이미 담아낼 준비가 되어 있는것처럼, 그녀의 표정,
목소리는 따스한 봄바람 같았다
일터에서 분주하게 도착한 J는 옥수수 반쪽에 체해 끙끙거린다.
체한 몸에 손길만 닿아도 화들짝 놀라는것 보니 몸이 너무 굳어있다.
보면 볼수록 웃는 얼굴이 얼마나 예쁜지, 몸도 얼굴도 건강하게 평안하게 풀어졌으면 하는 바램.
카랑카랑한 성격과 차분차분한 목소리의 조화가 매력적인 H,
이성적인듯 감성적이고, 차가운데 뜨겁기도 하고, 혼자만 빛나는 것 같은데 함께 어울릴때 더 빛나는
그녀, 삶의 열심과 뜨거움에 우리 모두는 마음을 다해 응원한다
옥구슬에 쟁반굴러가듯 유쾌 상쾌 통쾌한 수다의 즐거움과, 때론 언니처럼 삶의 지혜까지 조곤조곤
이야기해줄 수 있는 K. ‘일상의 지혜로움’과 ‘일상의 사랑스러움’이 이런거구나,,그녀의 일상에서
다져진 단단한 삶의 내공을 본다.
그 얼굴에서, 그 말에서, 그 행동에서 삶의 평안함과 거룩함을 보게되는 N,
가만가만 삶의 그림을 드려주는 그녀는 ‘우렁우렁 잎들을 키우는 사랑이야말로 짙푸른 숲이 되고
산이 되어 메아리로 남는 다는 것을..’ 안치환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의 노래 한 귀절이 저절로
떠오른다.
가을이다. 지난여름 주님은 위대하게 일하셨다.
삶의 변곡점에서 내 손에 쥐어진 열매가 하나도 없어 어느날 허전함으로 마음이 상할 때
주님은 말씀하신다. 주변을 돌아보라고,.
얼마나 아름다운 가을이 너에게 있냐고..
얼마나 아름다운 사람들이 너에게 있냐고..
지치고 무더운 여름이 있으며 시원하고 풍성한 가을이 있고
일에 쫓기는 낮이 있으면 휴식과 행복이 있는 아늑한 밤이 있다고
인생살이 쉬운 것이 아니지만 그 속에 기쁨이 있고 열매가 있다고
달리며 춤추며 노래하며 울부짖으며 사랑하며 참회하며 열심히 흘러가는 남한강과 금강.
참 잘 살고 있노라고, 열심히 살고 있노라고..너희의 어깨위에 가족의 평안과 공동체의 자라남이 있다고..
주님께서 툭툭 말씀하시는 듯하다.
하나님 앞에서 결산해야 할 한 해의 삶이 뚜벅뚜벅 다가와 두려울 때 이 가을을 생각하자.
이렇게 다 달라서 좋은 사람, 함께 공감하는 이야기가 있어서 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그려낸
1박2일의 그림. 그 관계 속에서 그 이야기 속에서 열매를 바라보자. 그럼 덜 두렵겠지..
주님..이 가을에 기도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