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에지디오 공동체, 제34차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
산 에지디오 공동체 대변인 로베르토 주콜리니는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열리는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를 소개하며 프란치스코 교황도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주콜리니 대변인은 이번 만남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각 종교 지도자들은 전쟁과 전염병으로 상처받은 인류를 희망으로 초대할 것입니다.”
Fabio Colagrande / 번역 이재협 신부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20일 화요일 산 에지디오 공동체가 주관하는 제34차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에 참석한다. 올해 기도의 날 행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의 영향 때문에 반나절 일정으로 축소해 로마 캄피돌리오 언덕에서 진행된다. “평화와 형제애, 누구도 홀로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는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1세를 비롯해 유다교, 이슬람, 불교의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한다. 회의는 크게 두 부분으로 진행된다. 오후 4시에는 각 종교 대표자들이 따로 마련된 장소에서 각자 평화를 위한 기도를 바치고 산타 마리아 인 아라첼리 성당에서 교황과 함께 범종교간 만남을 이어간다. 오후 5시15분에는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평화를 위한 공동성명서에 서명하는 마침 예식으로 행사의 막을 내린다. 마침 예식에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도 참석한다. 산 에지디오 공동체 대변인 로베르토 주콜리니(Roberto Zuccolini)는 이번 기도의 날 행사의 의의와 관련해 「바티칸 뉴스」와 일문일답을 나눴다.
이하 주콜리니 대변인과 일문일답:
“지금 전 세계는 유례없는 특별한 순간을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결과들이 그것입니다. 곧, 최근의 현상으로 인해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우려로 점철된 순간을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오늘날 “평화와 형제애, 누구도 홀로 살아남을 수는 없습니다”라는 주제로 진행될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는 커다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분명한 목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다른 그 무엇보다 진정으로 희망이 지금 이 시기에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기도의 날 행사는 보통 3일의 일정으로 참석자들의 자유토론, 토의, 만남의 시간을 갖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단 하루, 그것도 오후 반나절만 산타 마리아 인 아라첼리 성당에서 짧은 만남의 순간을 가지고, 이후 야외(캄피돌리오 광장)에서 마침 예식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짧은 만남의 순간이지만 그럼에도 저희는 이번 기도의 날 행사 또한 전 세계가 주목할 만한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제애와 평화’, 이 두 단어는 오늘날 모든 이를 위한 이정표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외에도, 오랜 시간 지속되고 있는 내전을 비롯해 지금도 계속되는 분쟁 때문에 역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이 부분을 종종 언급하셨는데요. (…)
“물론입니다. 시리아 내전 같은 경우 10년 동안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 국제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우려하는 나고르노카라바흐(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분쟁과 같은 새로운 갈등도 저희는 주목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이러한 내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전염병의 시기에 무력충돌은 더 심각하고 위급한 문제입니다. 저는 이번 기도의 날 행사가 이와 같은 무력충돌을 멈추고 평화적 방법을 통해 가능한 빨리 해결을 촉구하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황님도 이 같은 염원을 최근 발표하신 회칙 「Fratelli tutti」에서 여러 번 말씀하셨죠.”
아시시에서 시작된 기도의 날 행사 전통에는 그리스도교 대표자들뿐 아니라 이슬람, 유다교, 불교의 종교 지도자들이 각각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기도를 바쳤는데, 올해도 개별 기도를 바치는 시간이 마련돼 있는지요. (…)
“물론입니다. 유다교 지도자들은 회당에서 기도할 예정이고, 이슬람과 불교 대표자들은 캄피돌리오 박물관 내에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기도할 예정입니다. 이러한 (개별 기도의) 전통은 지난 1986년 범종교간 만남 때부터 시작해 계속 이어져 온 아시시 평화의 정신입니다. 산타 마리아 인 아라첼리 성당에서의 기도 시간을 마무리하고 난 뒤에는 캄피돌리오 광장에서 범종교간 만남이 있을 예정입니다. 이 자리에서 교황님은 각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십니다. 이 자리에는 최근 알-아즈하르 대학 총장을 대표해 회칙 「Fratelli tutti」 반포에 참석했던 이슬람교 대표 모하메드 압델살람 압델라티프(Mohamed Abdelsalam Abdellatif),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있기 전) 범종교간 기도에도 참석할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가 함께하실 예정입니다. 그리고 프랑스 유다교 지도자 하임 코르시아(Haim Korsia) 랍비를 비롯한 유다교 대표자들과, 이미 다섯 번에 걸쳐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 모임에 참석한 바 있는 소토 선불교 대표 쇼텐 미네기시(Shoten Minegishi) 및 불교 대표자들도 참석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저희는 교황님이 이번 만남에 참석하신다는 점을 크나큰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교황님은 지난 2016년 9월 20일 제30차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 행사에도 참석하신 바 있습니다. 교황님은 올해 행사에서 산타 마리아 인 아라첼리 성당에서의 기도 시간과 마침 예식 등 두 차례에 걸쳐 연설을 하실 예정입니다.”
마침 예식에서 종교 지도자들이 전 세계에 전하려는 이야기, 곧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의 미래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
“네. 각 종교 지도자들이 오늘날 세상에 전하려는 이야기가 많을 것입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한 시대를 마감하고 또 다른 시대를 시작할 모든 인류를 향해 희망으로 미래를 열자고 이야기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것은 희망으로 미래를 여는 것입니다. 최근의 상황은 어떤 나라들, 예를 들어 시리아처럼 내전으로 고통받는 나라에게는 분명 더 비극적으로 보입니다. 700만 명의 주민이 고국을 버리고 떠나야 했으며 최근 몇 년간 내전으로 많은 희생자가 생기는 등 시리아 국민들의 비극적인 삶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위기상황으로 빈곤에 처한 다른 많은 민족과 가정들이 있습니다. 저는 여러 종교 지도자들이 분명 이와 관련한 주제에 대해 전하려는 많은 이야기가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미래를 마주해야 하는 모든 이에게 힘을 주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방역지침에 따라 비록 우리 모두가 광장에 나올 수는 없겠지만 8개 언어로 전 세계로 생중계되는 방송을 통해 전 세계가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에 함께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