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안 문화재 "경이정" 관리 소흘로 훼손 우려!
600년이 넘은 태안의 문화재인 경이정(憬夷亭)이 관계당국의 관리소홀로 인해 훼손의 우려와 화재위험에 노출되는 등 심각한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태안읍 동문리573에 소재한 태안읍사무소 앞에 위치한 경이정(도유형 문화재123호)은 600년이 넘은 문화재다.
관리인도 없고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울타리도 없이 개방되어 있다 보니 동네 놀이터로 변하여 낮에는 경이정 안에서 텐트를 치고 낮잠을 자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밤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회용 부탄가스를 이용하여 라면과 각종 음식을 조리해 먹고 있어 화재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불특정 다수의 술자리로 변하여 밤늦도록 고성방가로 동네가 시끄럽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각종 음식물과 쓰레기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몇 년 전 숭례문 화재 사고도 술취한 사람의 부주의로 화재가 발생하여 귀중한 국보1호가 전소된 일이 생각난다.
경이정은 조선시대 태안현 관청 건물의 일부로 행정청의 입구에 해당한다. 건립 시기는 1399-1400년(정종원년-2년)사이에 지은 것으로 추정되며, 그 후 여러 차례의 보수 공사가 이어졌다.
경이정(憬夷亭)이라는 말은 멀리 항해하는 사신의 평안함을 빈다는 뜻으로 중국의 사신이 안흥항을 통하여 육지에 돌아올 때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이용 되었다고 한다. 또한 이곳 해안을 지키는 방어사(防御使)가 군사에 관한 명령을 내릴 때도 이곳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조선후기에는 정월 보름날에 주민들의 안녕과 평안을 비는 재우제를 지냈으며 오늘날에는 이곳에서 중앙대제를 지내는 곳이기도 하다.
관계 기관에서는 태안군의 소중한 자산인 경이정이 군민들로부터 오래도록 사랑받고 유지 보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