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예배당 올라오는 길을 정리하는데 고양이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려니 했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새끼 고양이 소리도 같이 들렸습니다. 얼마 전 얼룩이라고 부르는 고양이가 낳은 새끼 두 마리를 봤는데 그 식구들 같아서 찾아봤습니다. 주의를 기울였더니 바로 저희가 고양이 밥을 주는 곳입니다. 밥 먹는 장소에서 어미 고양이가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새끼들보고 이곳으로 오라는 소리입니다. 얼룩이의 엄마가 하던 방식입니다. 예배당 주변에 새끼를 낳고 젖을 주다 때가 되면 조금씩 밥 먹는 곳으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냉정하게 어미는 새끼를 두고 떠나면 남은 새끼들은 스스로 살아내야 합니다.
계획대로 되나 궁금해서 봤더니 새끼들은 밥 보다는 저희 사택 현관문 방충망 앞에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어미가 부르자 한 마리는 가고 한 마리는 여전히 방충망 앞에서 서성거렸습니다. 제가 그 광경을 보며 재미있어서 사진을 찍자 어미가 새끼들을 데리고 떠났습니다. 저는 다시 일하러 가려는데 한 마리가 나무 주변에 있다가 저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제가 약간의 액션을 취하자 놀래서 어미가 간 방향의 반대편으로 움직였습니다. 제가 한 번 더 장난을 치자 쏜살같이 더 먼 반대편으로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도망쳐 갔습니다. 전 그 광경을 보면서 너무 멀리 가네 했습니다. 잠시 후 어미가 나타났습니다. 새끼를 찾으러 온 것입니다. 소리로 자신이 거기 있음을 알려도 새끼는 오지 않았습니다. 가더니 또 와서 울어도 새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일하다가 보니 여전히 어미가 있었는데 제가 새끼가 간 방향으로 몰아내서 보냈습니다. 그쪽에 가면 새끼 있다 하면서요.
일을 마치고 오려는데 어미 고양이도 와서 밥 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까와 달리 평온해 보였습니다. 새끼들이 아직 사료를 먹지 못하는 것을 봤기에 많이 먹고 가서 젖이나 많이 주라며 사료를 퍼줬습니다. 이 때 이웃 할머니가 지나시면서 자기네 고양이도 새끼 낳은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고양이가 어미 고양이의 어미 즉 할머니입니다. 모든 고양이들의 시작입니다. 그 어미도 조만간 조금씩 이곳으로 새끼들을 데리고 올 것입니다. 그저 궁금합니다. 애절한 모성애가 어떻게 그렇게 냉정하게 끝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