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를 쓰기에는 산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산행기를 쓸만한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할 실력도 안되는데, 주변의 권유(?)와 격려에 힘입어 처음 산행기를 써 본다.
산행기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것이다.
신문기자도 정치부, 사회부, 연예부 등 자신의 전공이 있고,
역사 기록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와 같이 정사와 야사가 있지 아니한가.
악수님의 산행기가 산행시작부터 종료까지 자세히 산행코스와 시간을 기록하여 남기시는 정사라 한다면, 나는 산행의 뒷이야기를 적어 남겨보는 야사와 같은 산행기를 흉내내 볼까 한다.
2014-1(칠갑산)(1)
산행 별칭: 먹자산행
산행시간: 09:40 ~16:20(6시간 40분), 이동시간 4시간 40분
도상거리: 16 km
동행자;버들, 영희누님, 다휜, 산아, 악수, 대간거사총대장, 챔프, 더산, 온내, 상고대, 덕산, 해피, 인샬라, 승연, 메아리.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해 코스트코 양재점 앞을 지날때 시간이 6시 54분이다.
아침에 일찍 나들이를 나서는 사람들은 산에 가는 사람들 이외에도 낚시가는 사람들도 부지런하다.
수능이 끊난 주말이라 그런지 행락객이 많아 이른 시간 부터 벌써 서해안 고속도로가 막힌다.
아래로 산소리님이 보내준 청송사과 박스가 보인다.
악수님이 발 뻗을 자리 마련을 위해 출발하며 내용물을 나눠주며 처리하셨다. 내 짐작이 틀리지 않을 것이다.
서해대교 위를 지날때 해양경찰 관재탑이 있는 평택항 마린센터 옆을 지난다.
세월호 사고 이후 관심이 더 가는 건물이 되었다.
오늘은 아침 안개가 자욱히 끼어 있다.
안개란 시정거리가 1 km 이하일 경우 안개라고 한다.
산행 출발지점인 짐대울 고개에 도착하여 등산화 끈을 조이며 산에 오를 채비를 한다.
오늘 산행의 첫 먹거리인 버들표 도토리묵이다. 직접 쑤어 만들었단다.
막걸리와 함께 다들 맛있다고 한점씩 즐긴다.
버들님이 다음에도 묵을 쑤어 오겠다고 약속했다. 참고로 다음주는 버들님이 안나오신다.
입산주를 즐기고 다시 대덕산을 오른다.
대덕산에 올라 해피가 준비한 점심 반찬인 데친 오징어를 꺼낸다.
당진 터미널에서 남당님이 주신 쭈꾸미를 점심에 먹을 것인데, 그때는 자기반찬이 홀대 받을 것이기에 베낭에 넣어 왔단다.
해피가 신입답지 않게 눈치가 빠르고 뭔가 할 시점을 잘 찾는 것 같다.
칠갑문 근처 쉼터에 단풍이 아름다운 곳 밑에 점심자리를 최종적으로 잡았다.
두메님이 처음 차를 주차한 곳이 마땅찮다고 하여, 칠갑산 주차장 정자 옆으로 갔다가 불피우기가 적당찮아, 처음에 봐둔 곳으로 다시 내려와 최종적으로 정착한 명당이다.
점심은 4그룹으로 나뉘었다. 평소 같으면 다 함께 둘러 않아 먹는데 오늘은 조금 달랐다.
버너 3대를 중심으로 한팀씩 그리고 싸온 도시락을 즐기는 한팀으로 나뉘었다.
오늘 점심에는 쭈꾸미를 샤브샤브해 먹어야 하기에 버너가 필요하다.
총대장, 버들, 온내, 해피 한팀,
메대장, 악수, 챔프 한팀,
승연, 상고대 한팀,
나머지두메님을 포함한 7명 도시락팀으로 나뉘어 점심을 먹는다.
설명한 점심식사 전체 그룹 배치대형이다.
오는 길에 악수님이 좋은 사진기를 가지고 똑딱이로 사용한다는 지적에 다른 모드로 돌렸더니 연사되면 겹쳐서 찍히는 설정이었던 것 같다. 빨리 사진기 작동메뉴얼을 이해해야겠다. 한번 읽어 보긴 했는데 너무 기능이 많고 복잡하다.
메대장, 악수, 챔프 조
승연, 상고대조.
둘이 티걱대면서도 먹을 때는 힘을 합쳐 둘이서 버너하나 차지하고 잘도 먹는다.
도시락조 다훤, 산아, 영이언니...... 두메님의 반쪽 표정이 조금 거시기해 보인다.
해피와 챔프는 기회를 잘 포착하여 이팀 저팀으로 이적하며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 제1 메뉴는 산아님이 준비해 오신 자연산 생굴이다. 싱싱하고 참 맛있었다.
초고추장에 찍어 숫가락으로 퍼 먹었다.
나도 먹기에 바빠 사진을 잘 못 찍엇다.
승연이 가져온 잣술이 굴과 잘 어울렸다. 다들 한잔씩...
제 2메뉴는 남당님이 준비해 주신 쭈꾸미다.
접시에 쭈꾸미 머리가 보인다.
해피님이 칠갑산 공원 식당에서 가위를 빌려와 쭈꾸미를 살짝 데친후 다리와 머리를 잘라, 다리를 먼저 먹고, 머리는 더 익혀서 먹었다. 바닷가 출신이라 해산물 요리에 해박하다.
사진에 찍힌 젓가락은 내 젓가락이다. 완전히 전투태세로 사진을 찍으면서도 젓가락 만큼은 내려놓지 않았다.
제 3메뉴는 바지락 끓여 낸 물에 쭈꾸미를 데쳐내고 그 국물에 라면을 삶아 먹는 특수해물라면이다.
라면 밑 통에 쭈쭈미 다리도 보인다.
우리 총대장님 라면이 푹 삶아지지 않으면 못 드신단다.
그러니 항상 익지도 않은 꼬돌꼬돌한 라면을 남들이 다 건져 먹고 남으면 푹 퍼진 라면을 즐긴다.
오늘 물어 보았다. 왜 총대장님은 푹 퍼진 라면을 드시냐고?
푹 퍼지지 않으면 소화가 안되어 속이 아프단다. 취향이 그런줄 알았는데 그런 아픔이 있는 줄 몰랐다.
다음부터는 푹 퍼지게 꼬돌한것 다 건져 먹지 말고 남겨 드려야 겠다.
꼬돌할때 먼저 다 건져 먹어 미안해요, 다음부터는 많이 남겨드릴께요.
상고대님이 지난 산행때 수확하여 담근 마가목주를 가져왔다.
향기가 매우 좋았다. 특히 마가목주가 남아있는 다용도 술잔에 총대장님이 특수해물 라면을 부어주신다. 마가목특수해물라면의 탄생이다. 그런데 그향기가 꼬냑 저리가라였고 맛 또한 끊내주었다. 국물 맛과 향기가 너무 좋아 돌아가며 한 모금씩 즐겼다.
제 4메뉴 구수한 커피,
코펠에다 센 버너불로 커피믹스를 16개 넣고 끓이면 메밀 커피 맛이 난다.
끓이는데 특별한 노하우 2가지가 있다. 첫째는 커피가루를 녹이는 방법으로 거품이 넘치려 하면 들어올려 낮추고 거품이 낮아지면 다시센불로 끓이고 이렇게 반복하여 커피 가루를 거품이 품고 들어가 자연스럽게 녹여서 끓여야 메밀 맛이 난다.
또 한가지는 일시에 커피분말 16개를 코펠에 투하하는 것이다.
오늘은 총대장님, 해피, 덕산 3명이 꼭지를 따서 한 손에 뭉쳐서 들고 있다가 동시에 코펠로 투하 하였다. 그런데 첫 산행인 덕산은 내용물만 투하하는데, 해피는 그만 껍질 두개도 함께 코펠에 투하하고 말았다.
총대장님의 질책이 불 같았다. 3개월만에 획득한 커피투하 임무인데 다음부터 덕산에게 양보한단다.
덕분에 구수한 커피를 즐겼다.
점심을 배불리 먹고 칠갑산을 오른다.
오르는길에 "챔프님"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정색을하고
"여기 콩밭이 어디에요?" 하며 묻는다. 질문의 진지함에 행락객들 돌연 당황해 한다.
그리고 메꼬롬한 등산객이 내려가면 " 콩밭메는 아낙네는 어디에 가면 볼수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한 행락객 왈 "육이오때 전부 폭격맞아 죽었단다".
챔프님 실망이 매우 컷을 것이다.
올라가는 등로에 세워진 칠갑산 비와,
콩밭 매는 아낙네상
칠갑산 정상에 오르니 행락객들이 많다.
우리도 쉼터에 자리를 차지하고, 식당에서 가위 빌려준 고마움의 댓가로 구입한 지역 막걸리로 한잔씩
여기서도 해피와 챔프님은 자리 확보가 확실하다.
칠갑산 정상에서 버들님과 상고대,
나도 처음 만난 왕년의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 리스트인 챔프님과 한컷, 알고보니 챔프님이 내가 가까이 지내는 직장동료와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란다.
참 세상 좁다.
정상에서 쉴때도 산행코스를 챙기시는 총대장님과 메대장님, 그 옆에 인샬라와 다훤이 한 수 거든다.
하산길에 두번의 알바가 있었다.
396봉에서 앞서 가던 메대장 일행을 돌려 세워 우측 능선으로 가라는 총대장님과 상고대의 말에 우측 능선으로 내려 갔다.
그때 나와 해피는 갈라지는 분기점에 있어 선두 그룹으로 우측 능선으로 내려 갔다.
그런데 다시 돌아오란다.
아까 메대장이 갔던 길로 다시 가란다.
남들의 알바를 즐기시는 총대장님과 상고대,
빨리 독도를 익혀야 겠다.
그 후 또 한번의 행로를 놓고 선 그은 대로 가자, 그은선이 능선이다 아니다 골짜기다라는 의견이 있었고 앞에 메대장, 다훤, 인샬라가 지도를 확인하고 있다.
해피는 앞으로 안나가고 뒷팀이 어디로 가는지 간을 보고 있다. 조금이라도 알바를 줄이겠다는 매우 빠른 학습속도다.
산행 종료지점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하였다.
떨어진 단풍이 더욱 아름답다는 영희언니와 산아는 사진찍기에 몰두해 있다.
목욕후 특산물 가게에서 저녁을 먹는다
승연과 메대장님 ㄷㄷㅈ 제조에 애쓰시고 계신다.
오지를 ~~~ 위하여!!!!
ㄷㄷㅈ로 건배를 하고,
지역 특산물을 안주로 저녁을 즐겼다.
점심때 열지도 않았던 오늘 싸온 도시락들을 여기서 풀었다.
당진 시내 들어가기전 기지시리 틀모시로에서 저녁을 즐겼다.
이름이 아름다워 한 컷.
오늘 산행경로다.
이렇게 16 km를 식도락을 즐기며 산행했다.
이름하여 먹자산행.
첫댓글 재미 만땅이어유.. 일연스님의 재래라 하겠으니 오지팀의 홍복이구만유.
다음 산행기 기대에 벌써 부터 마음이 설레유.
총대장님 라면 남겨드릴께요. 기대하지 마세요.
당진의 옛이름이 틀무시라고 들었슴다...진짜 먹자판이네유
고맙습니다.
한가지 또 배웠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다음과 같은 설명이 나오네요.
원래 기지시는 당진군 송악면 기지시리를 말합니다.기지시는 원래 줄다리기로 유명합니다.당진에서는 틀무시 또는 틀모시라고 부르는 지역입니다. 그 지역의 생김새가 꼭 베짜는 기계와 비슷하다고 해서 생긴 지명으로 알고 있으며,
틀은 베틀 즉 베짜는 기계를 말하고 모시는 못 즉 연못 이나 습지를 뜻합니다.
원래는 틀무시라는 고유의 지역명칭을 한자로 표현하다보니 그렇게 된겁니다.
機池市 베틀기 연못지 시장시
@온내(김만구) 하튼 그 동네에 제철소가 들어온거 보믄 그게 더 신기하죠
단풍도 보이고 큰 나무,낙엽도 있는디 ...
친목도모시간?그치만 아주 재미있게 쓰셨네요.
모닥불님 계셨으면 더욱 재미 있었을 것 입니다.
서운했어요.
이렇게 풍부한 먹거리가 있을 줄 알았지요~~
ㅠ.ㅠ 열심히 삶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산행기에서 또 다른 지식도 알려주시네요!
가시거리 1키로 이하는 안개라고~~^^
직업병이 있어서요.
산행 높이 그래프 단위가 어찌되나요?
먹고만 온것 같은데~ 업 다운이 꽤~~~ㅋㅋ
종축: 148 m ~ 580 m 입니다.
실망????
ㅎㅎㅎ
온내성님의 글 또다른 재미가 있네요...^^
산행기를 보니 순간순간 재미나는 상황이 그대로 연출되었네요..
저도 못찍었는데 남당님표 쭈꾸미가 보이질 않아서..좀 아쉽지만
잘 봤습니다....
인샬라도 쭈꾸미 먹기가 바빴구먼, 다 먹고 나니 생각났지요?
몸살이 나 못갔는데 먹자산행이였다고 미리 얘기했으면 갈수있었는데.. 아쉽다 ,, 아무튼 쭈꾸미는 이때가 제일 맛있어요 ,,난 못가도 오지팀을 좋아해요
쭈꾸미 잘먹엇어요
남당성님....제가 지금까지 먹어본 쭈구미보다 이날 먹었던 쭈꾸미가 젤로 맛이 있었습니다.
부드럽고...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라고나할까요?
정말 최고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쭈꾸미 너무 맜있어 다 먹고나니 사진 찍는 것 생각나더라구요.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남당님 반가웠어요. 처음에 못 알아봐 죄송했고요! 남당님과 1999년 가을을 떠올리며 대간거사님,더산님과 더불어 함께한 산행을 추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짧은 시간의 대화라 아쉬웠지만 즐거웠습니다.
@산아 99년이믄 나두 함께 산행했을땐데 맞쥬
@캐이 네 맞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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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도 결국 '사람이 살다가 죽는 것'에 대한 기록입니다.
엑기스만 추려 전체적으로 잘 이해될뿐더러 보기도 좋습니다.
앞으로 오지산행이 더욱 재미있을 듯합니다. 기대합니다.^^
악수님의 기대에 부담 백배입니다.
감사합니다.
엄청 맛있어 보입니다. 쉴 때마다 드시는 것들이........저도 먹고 싶네요, 특히 쭈꾸미.....ㅠㅠ
감악산님도 빨리 함께 하시죠.
사진보다 댓글에 더욱 입맛 다셔집니다...꿀~~~꺽!! ㅋㅋ
순수 자연 도토리묵에~
오징어 숙회, 자연산꿀, 쭈꾸미~~~~!!
온내님과 처음으로 함께한 산행 즐거웠습니다. 첫 산행기 또한 잘 보았네요. 뵐 수는 없지만 산행기만큼은 자주 볼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준비해 오신 자연산 굴 잘 먹었습니다.
산아님까지 푸쉬하시니 부담 천배네요. 우선 산행에 자주 참석해야 하는데, 그게 문제네요
@온내(김만구) 오지팀 산행기가 가장 좋겠지만
바람 난 산행기라도 자주 올려주세요~^^
소라가져가면 소라가 제일 맛있다고하고 멍게주가져가면 이것또한 별미라고하고 쭈꾸미가져가면 이게 제일 맛있다고하면 ,,, 맛이없다고해야 다음엔 안가져갈뗀데 매번 맛있다고만 하니 안가져갈수도없고 ,,, 그럼 다음엔 아무거나 가져가도 맛있다고 하겠네요 모르겠다 다음엔 아무거나 가지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