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동포의 러시아 이주 16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회의 '문화의 교차점에 선 고려인: 전통과 현대'(Российские корейцы на перекрестке культур: традиции и современность)가 7일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엠게우)의 한국학 센터에서 열렸다. 엠게우 힌국학 센터와 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공동 주최.
이날 학술회의는 이주 160년을 맞은 고려인 동포의 특별한 역사와 삶, 시련을 극복하고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군 성과를 분석하고 앞날을 전망한다는 취지로 개최됐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중앙아시아로, 또 소련 해체를 계기로 각 지역으로 흩어진 고려인 동포사회의 굴곡진 역사를 있는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학술 행사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와 남부 로스토프나도누,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한국 등지와 화상으로 연결하는 입체적 방식으로 진행됐다.
고려인 이주 160주년 학술회의 모습/
모스크바 회의장에서는 모스크바 대학의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대학(원)생을 비롯해 고려인 유명 인사들과 모스크바 소수민족 전문가 등 수십명이 참석해 이날 학술회의를 지켜봤다.
행사는 조 바실리 전(全)러시아고려인연합회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엠게우 한국학 센터 소장 김 나탈리아의 환영사, 엄 넬리 전 모스크바 1086 학교(고려인 쉬콜라·학교) 교장의 축사에 이은 각 분야 주제 발표로 진행됐다. 엄 교장은 축사에서 "고려인이 진정한 자기 정체성을 찾기 위해서는, 한국어와 한국의 전통및 관습을 바탕으로 러시아어 구사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소련)에서 고려인들은 정착 초기부터 러시아식 생활 방식을 수용하고 러시아어를 사용했지만, 한국 특유의 전통과 관습, 언어 등을 계승, 발전시키면서 러시아내 소수민족으로 자리잡았다. 그 과정에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등 모든 분야에서 비교적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학술회의 주제 발표 모습. 위로부터 김 게르만, 율리아 피스쿨로바, 김 모이세이
이날 주요 주제 발표는 다음과 같다.
△김 모이세이(전러시아고려인연합회 고문단 의장, 모스크바):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한국인(고려인 동포)의 특징: 어제와 오늘, 내일
△김 게르만(카자흐스탄 알마티): 소련 극동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의 고려인 집단농장에 대한 분석
△율리아 피스쿨로바(러시아독립유공자후손협회장, 이범진주러 공사 외손녀, 모스크바): 1910-1945년 한국 독립투사 후예들의 현재및 활동
△텐 잔나(한국 인천): 한국내 고려인들의 통합과 권리에 관한 새로운 시각
△김 나탈리아(모스크바): (해방 직후) 북한에서 활동한 고려인(1945-1948): 애국심 or 국제적 의무감?
△한 발레리(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CIS내 한인의 이주와 인구통계학적 특징
글·사진:김원일 러시아민족우호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