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서리꾼을 우연히 읽었다. 전에 읽었던 축제에 일부 소개된 동화다. 할머니가 나이가 들면서 더 작아지고 생각도 더 어려지는 것은 컷던 키와 쌓았던 지혜를 후손에게 나눠줘서라는 내용이다. 생각해보면 부모는 자신의 살을 자녀에게 베어먹이더라도 아프지않고 늙어가면서 더 어려지고 아기처럼 똥오줌도 가리지 못하게 된다. 이야기 서리꾼도 할미꽃 동화와 비슷하게 일흔이 넘은 할배가 아이처럼 투정을 부리곤 한다. 요즈음은 배가 불러서 서리도 하지않는다고 하자 아빠가 대신 서리이야기를 청해서 3대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서리는 집단으로 농축산물을 무단 취식하는 행위로 70년대까지 배가 고팠기에 20대까지에 대해서는 용서하는 분위기였지만, 참외나 닭정도까지가 한계였다. 30대나 수박, 돼지정도가 되면 당연히 절도범으로 콩밥을 먹을 가능성이 커진다. 지금은 배가 고픈 것도 아니고 동네 아이들이 아닌 타지인이 하는 행동이 많아 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경향이다. 돼지는 몰라도 수박이 왜 용서되지않았는지는 덩굴식물이이게 중간에 잘못따거나 가지를 밟으면 전부가 절단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할배의 서리는 참외로 시작된다.
서리는 수박을 거쳐 토끼로 그리고 결국은 새끼돼지까지 진행되고 결국은 들켜서 양자택일을 하게된다. 파출소에 가든지 아니면 서리지킴이가 되든지. 할배는 서리지킴이가 되어 서리에서 졸업하게 된다. 하지만 일흔이 넘은 지금은 자신의 경험과 들은 이야기를 혼동하고 지났던 대부분의 일을 아름답게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