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이는 신선대에 상봉아!(광양 백운산 20230110)
백운산!
흔한 이름이지만 어디에 있던 이름값을 한다.
어디서 건 만나는 그 나름의 예사롭지 않은 정취, 풍치
그럼에도 오늘은 그저 한겨울에다 연초이기에 휴식 정도로 접근
사실 들머리 논실마을 주차장에서 바라본 산이 그저 그랬다.
멀리 보이는 성채 모습의 상봉을 빼고는 그저 그랬다.
기억 속에서 백운산은 고로쇠와 매화꽃 잔치만 요란했음이야!
들머리를 지나 한재까지 올라가는데 멀리서 볼 때는 없던 눈밭, 눈길
한재에 이르러서는 아이젠을 신고 눈길을 서서히 올라가는데
겨울나무 앙상한 가지 사이로 억센 바위의 쉴 새 없는 공격이여!
어렴풋이 그랬던 기억, 기억 속의 낯익은 바위도 보였지만
만나는 바위마다 제 나름의 모습이 또렷하며 형상미가 돋보였다.
이리저리 기웃거리지 않을 수 없는 풍광에 잠겨
지리산 천왕봉을 조망하며 봄날 같은 겨울 산행!
눈길에도 황홀한데 거기다 억년 그 함묵의 바위라니
무심코 바위를 따라 걷는데
선행자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거기 바위 덤이
일부 점심을 끝내고 우측으로 바위를 돌아가는데
그랬다. 생각 없이 봐도 좌측으로 보이는 바위의 위세
생각 없이 걷는데 놀랍게도 거기에 완연히 철제나무 계단길이 있었다.
산행 동료들에게 안내하고 기듯 돌고 돌아 올라서니
뜻밖에도 거기가 신선대일 줄이야! 깜짝이야!!!!!
이 백운산을 매화꽃 필 때면 몇 번 다녔었지만
그야말로 신선대는 처음, 놀랍게도 깜짝 등정이었다.
신선대의 오똑한 정취에 소롯히 빠져 이리저리
거기다 백운산 상봉의 풍경을 더욱 화려하게 그리고 있었다.
백운산 상봉이 저렇게 아름다웠었던가....깜짝이야!!!!!
즐겁게 즐기며 내리닫는 하산길이 거칠었다.
진틀로 향하는 구간의 나무계단 보수공사가 한창이었다.
추운 겨울에 산 중턱에서 공사하는 수고에 감사하면서도
늘 행정편의 방식 그대로 통행금지부터 해놓고 본다.
물론 안전의 영역이라면 조금 과잉 대응할 수도 있지만
긴급 사안이 아니라면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한 방식은 없을까....
지난여름의 힌남노 이후 출입 금지 지역이 아직도 많다.
하긴 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생각 없이 막아놓을 게 분명함이야!
그렇든 어떻든 아름다운 금수강산 어디든 멋져 버렸음이야!
하산 날머리 논실교, 거기 동곡계곡은 겨울임에도 옥수가 철철!
거대한 바위따라 흘러내리는 계곡물 역시 아름다움의 극치임이야!
그래 백운산의 하루가 이렇게 멋져 버리다니 상상하지 못했다.
춥고 스산한 겨울이 처량하더니 지난번 소백산에 이어 백운산!
산에 서면 하루살이처럼 철없이 멋대로 덤벙거린다.
우린 영원히 살지 못한다. 삶의 순간은 그저 찰나!
작으면 작은 대로 그릇에 맞춰 원대로 티 없이 살거라!
다시 보는 백운산의 정취에 풍광.... 멋져라!
계묘년 새해 새 출발도 한창....그래라 나를 다시 보거라!
살아온 날이 초라해도 그게 나이니 어쩌랴!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며 자애로움으로 나를 다시 보거라!
혹시 내 안에 신선대가 있을지....
그 신선대에서 보이는 상봉의 풍경을 그리며
세상을 다시 보고
나를 도 다시 보자!
계묘년 20230110 우정화요산악회 광양 백운산!
첫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전 오로지님이 여자분인줄 알았습니다.
글을 맛깔스럽게 쓰시기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