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섬 2 /葉舟
고대광실 많고많은 도시의섬 한복판에
잔치한번 벌려보세 질펀하게 놀아보세
전국팔도 이름있는 요리명인 다불러서
너는덩실 나는들썩 잔치상을 차려보세.
전주광주 나주군산 솜씨좋은 전라도라
새콤쌉쌀 여수돌산 갓김치를 가져오고
경주부산 상주대구 우직스런 경상도는
갖은해물 다넣어서 동래파전 지져오네.
충주대전 청주공주 인심좋은 충청도라
향기좋은 온갖과일 가득가득 실어오고
강릉춘천 원주속초 산이높은 강원도는
감자갈아 옹심이를 한솥가득 끓여오네.
인천평택 여주이천 재간둥이 경기도라
쌀막걸리 익는냄새 온천지에 진동하고
한라산이 우뚝솟은 삼다도라 제주에선
펄펄뛰는 갈치에다 생고등어 날아왔네.
없는솜씨 뽐내려고 칼을갈고 불지피고
가짜명인 야단법석 이게무슨 헛다린가
만들어진 요리들을 가지고만 오라했지
좁아터진 이곳에서 다된요리 손대랬나.
먹기좋고 보기좋게 차리기만 하면되지
다된죽에 코푸는가 놀부심보 따로없네
팔도요리 모두모아 헛손질만 하고있어
무지막지 요리사야 이제그만 손을놓게.
더이상은 안되겠네 이러다간 파장나고
별러왔던 잔칫상이 엉망진창 깨지겠네
주인장은 쫓겨나고 객들모여 아귀다툼
잔치날이 아니오라 초상날로 바뀌겠네.
너못났다 나잘났다 가는고함 오는삿대
이러다간 쪽박깨져 주객전도 십상이네
일한날짜 나흘인데 사년봉급 달라하니
전답팔고 집도팔아 주고나니 깡통찼네.
요리사님 한데모아 가까운곳 섬나라로
불쌍한놈 동냥주듯 선심이나 써볼까나
그나라는 주인좋아 요리솜씨 안따지니
어디한번 솜씨자랑 하던대로 해보시게.
행여무슨 말안되는 트집잡고 까탈피면
이보시요 무슨소리 내솜씨가 천하제일
당신네들 눈가림을 어찌나랑 비교하오
황당하게 창씨개명 조상마저 울렸잖소.
내선일체 황국신민 허울좋은 미명인가
남아일언 중천금이 마파람에 날려갔나
내솜씨는 당신네들 선조님께 배운건데
이제와서 가타부타 땅속조상 통곡하오.
쫓겨나온 한반도에 한분조상 읊으셨지
이러한들 어떠리오 저러한들 어떠리오
이내운명 불쌍커든 내치지는 말아주소
천년만년 살고지고 애원하면 들어주리.
첫댓글 ㅎㅎ 이 글 올리신 외고집님 생각하다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