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장 살인자(殺人者) ..2
* * *
대가(大家).....!
단순히 큰 집을 말하는 것일까?
하나 중화의 대가란 그 규모가 상상을 불허한다.
둘레만도 십여 리(里), 그러한 소리를 들을 정도의 대가라고 하면 최소한
하나의 가산(假山)을 끼고 있을 정도이며 심할 경우라면 진산(眞山)을 휘감고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또한 그 산속에는 도처에 정자이며 별채가 허다하고, 하물며 집의 주인마
저 흥에 겨워 지어놓고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일 정도!
또한 그렇게 생각하면 대지주(大地主) 천원(千原)의 집,
그것은 확실히 전형적인 그러한 대가였다.
본채를 빼고도 주위에 분포된 별원만도 수 십여 채.....!
문을 들어서면 속은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거의 미로를 방
불케 할 정도였다.
촤아.....! 깔리는 어둠과 물소리,
"호호호..... 어쩜, 이 살결 좀봐. 씻기고 나니 속살이 정말 박속 같네?"
"호호..... 그러게. 도저히 산채의 여자라고는 믿겨지지 않아. 대인께서
무척 좋아 하시겠는걸?"
그러한 가운데, 도적의 여식이라고 했었던가?
여자는 한 욕실 속에서 실오라기 하나 남기우지 않은 채 벌거 벗겨져 몇
몇의 수다스런 계집들에게 깨끗이 씻기워지고 있었다.
두리뭉실, 우유빛 흰 피부와 나올데와 들어갈데가 분명한 균형잡힌 몸
매.....
분명 도적인 아비가 도대귀에게 죽고 얼결에 끌려온 그녀인터라 당황스럽
기 그지없는 심정이긴 했었으나 달리 저항할 방도는 없었다.
욕실 밖에는 지금도 몇몇의 무섭고 우왁스러운 무사들이 지키고 있는게
분명하므로.....!
"호호..... 가만히 있거라! 대인의 눈에 들기만 하면 이제 넌 팔자가 펴이는
거야. 아무렴 까짓 산채 따위가 기억에나 남으려고.....!"
둘러싼 계집들은 여자의 몸 구석구석을 씻으며 계속 수다를 떨고 있었다.
* * *
같은 시각, 대가 서쪽에 자리잡은 한 밀원(密園).
담장 주위에는 운치있게 가꾸어진 넓직한 정원이 자리잡고 있었으며, 밀
원이라는 명칭답게 넓직한 뜨락속에 인적은 전혀 얼씬거리지 않았다.
대가를 소유한 자들이 이런 밀원을 세우는 까닭은 당연히 자신의 그 무엇
인가 은밀한 치부를 감추기 위함.
따라서 이 속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던 외부에 쉽게 알려지지 않으며,
일단 같은 집안의 사람이라 할지라도 담장을 넘으면 속의 일에 대해 실로 알
기가 쉽지 않다.
또한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는 누구도 함부로 들어설 수 없었으며 설사
들어섰다 하더라도 나가기 조차 용이하지 않았는데.....
세칭 가신이라 불리우는 장원의 무사(武士)들이 바깥의 담장을 돌아가며
세 겹 네 겹으로 삼엄히 경계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데 칠흑같은 어둠속에 삼켜진 이 밀원의 지붕 위,
스스스..... 여전히 메마런 바람이 부는 속에.....
이런 경계망을 무용케하며 언제부터인가 도대귀를 한 칼에 베어낸 검은
죽립사내는 소리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느릿느릿..... 거의 바늘귀 하나 떨어지는 소리조차 내지않고 어느새 지붕
의 한 쪽 통풍구를 뜯어낸 채 지붕밑의 천정속으로 침입해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뒤따라 그는 천정 속, 서까래 위를 흡사 도마뱀처럼 기어다니며 내부의
여러 개 방과 거실을 하나하나 확인했으며, 마지막으로 화려한 금침(衾枕)이
깔린 침실위에 이르렀을 때,
".........."
사내는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한양 모든 동작을 끝내고 장검을 품속에 쓸
어안은 채 서까래 위에 등을 붙이고 누워 숨소리 하나 없이 눈을 감았다.
잠이라도 청하려는 것일까?
이런 그의 모습은 마치 한 마리 크다란 거미가 꼼짝않고 서까래 위에 들
어붙은 것도 같았다.
덜컹.....!
그리고 죽립사내가 다시 눈을 뜬것은 그로부터 약 한 시진 후 쯤!
"호호호..... 자, 그럼 여기에서 잠시 기다리고 있거라. 곧 대인께서 오실테
니.....!"
"호강을 하느냐 한갖 시녀로 전락하느냐는 이제부터 네 행동여하에 달린
거야."
별안간 천정아래로 부터 깔깔 거리는 계집들의 수다스런 음성들이 들려온
것이었다.
이에 실올만큼 갈라진 천정의 이음새 사이로 사내가 밑을 보자, 도적의
딸! 침실에는 마침내 깨끗이 씻기워진채 곱게 분단장을 한 여자가 세 계집의
손에 이끌려 들어오고 있었다.
속이 환하게 비치는 얇은 잠옷이 입혀진 상태,
그러나 함께 들어온 세 계집은 가지고 온 조촐한 술과 안주 등을 실내 중
간에 위치한 탁자위에 차려놓은 후 곧 다시 문을 닫고 바깥으로 자취를 감췄
다.
그러자 실내에 남은 것은 이제 도적의 딸 하나,
사내는 이때부터 더욱 숨을 죽이고 계속 이음새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여자는 몹시 불안한 표정으로 계속 실내를 두리번 거렸다.
이런 상태라면 주위에는 이제 아무도 없고, 분명 여기에서 만큼은 도망치
기 용이한 것이다.
하지만 바깥의 하늘을 찌를 듯 치솟은 담장과 그 주위를 에워싸듯 경계하
고 있는 많은 무사들을 생각하면.....!
역시 도망친다는 것은 모험일 수 밖에 없다.
자칫 그들의 눈에 발각되면 목숨을 잃을수도 있을 것이고, 그나마 천만다
행으로 탈출해 나가 자유를 뒤찾는다 해도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가?
농투성이의 아내? 기녀.....?
더 불안한 것은 앞이 보이지 않았다.
반면 천원이라는 자가 자신을 여기까지 끌고 와 분단장까지 시킨 속셈이
란 뻔한 것, 분명 자신에게 욕정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어차피 아비가 살해당한 후 이미 도대귀란 놈에게 몇 번이고 당한 몸이었
다.
따라서 불안한 앞보다는, 어쩌면 여기에서 그의 사랑을 받으며 무난한 부
귀를 누리며 사는 것이 편할지도 몰랐다.
하지만 행여나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한갖 노비(奴婢)로 전락하는 날이
면.....!
더우기 남자가 무서웠다.
이제 불과 열여섯에 불과한 자신의 몸을 찢으며 짓이겨온 도대귀의 가혹
한 유린을 생각해보면.....!
이에 여자는 입술이 바싹바싹 타들어갈 만치 초조한 심정이었으나 계속
주위를 두리번 거리며 쉽사리 자신의 태도를 결정지울 수 없었던 것이다.
이때,
"핫핫..... 귀여운 것! 뭘 그리 두리번 거리고 있느냐? 자리에 좀 않지 않
고!"
덜컥, 여자의 눈에 문이 열리며 급기야 지주 천원이 잠옷차림으로 들어서
는 모습이 가득히 들어왔다.
부숭부숭 털이 잔뜩 자란 가슴을 드러낸채 이미 전주(前酒)가있었던 듯
불과한 표정.
"헉.....!"
순간 천정위 사내의 눈은 한 줄기 미묘한 기광을 쏟아냈고, 여자는 그만
질리는 기색으로 주춤 뒷걸음질 쳤다.
칠 척이 넘는 거구에 부숭거리는 가슴 털.....
짐승의 냄새를 맡은 것이다.
그러나 아랑곳않고 천원은 털썩 술상이 차려진 탁자옆에 주저앉아 불그레
한 실핏줄이 선 눈으로 훤히 비치는 여자의 몸을 뱀처럼 ㅎ었다.
"흐흐흐..... 호(好)! 역시 씻기고 나니 예상한데로 미색이로군! 자고로 여자
가 그런 미색을 지녔다는 것은 대단한 재산이지."
벌컥벌컥,
이어 그는 아무렇게나 탁자위의 술 주전자를 집어들어 들이킨 후 마침내
여자를 향해 거구를 일어켰다.
"흐흐..... 자, 그럼 이리로 오너라! 귀여워 해줄터이니.....!"
게슴츠레한 눈은 이미 솟구치는 정욕으로 가득차 있었다.
"아..... 안돼요.....!"
이에 여자는 등골이 오싹해지는 느낌에 본능으로 잔뜩 몸을 오그렸다.
순간적으로 또..... 처녀를 잃던 날, 짐승같기만 했던 도대귀의 그 행위가
뇌리속에 떠올랐던 것이다.
"흐흐흐..... 안되긴! 어서 이리로.....!"
하지만 아무리 그녀가 몸을 웅크린들 거구의 천원이 여자 하나를 다루지
못할리가 없었다.
더우기 태극권에도 조예가 깊다고 했었던가?
슬쩍, 가볍게 한 번 어깨를 움직이는가 싶은 순간 어느틈에 다가섰는지
그는 찰나간에 그녀의 조그마한 몸을 들어 침대위로 집어던진 후 훌쩍 그 위
에 자신을 실었다.
"안돼요! 제발.....!"
숨이 막힐 듯한 압박감!
여자는 순간 까무라칠 듯한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하지만 이미 천원의 손은 이미 거침없이 그녀가 입고 있던 얇은 잠옷을
찢어발기듯 거칠게 벗겨 내리고 있었고, 두 다리가 어느새 방비할 수 조차
없는 힘에 활짝 벌려졌다.
"싫어.....!"
순간 여자는 두 손으로 마구 천원의 어깨를 두드리고 할켰다.
그러나 아랑곳없이, 다음 순간 그녀의 아랫도리에 뭔가 쿡 하는 감각이
전해져 왔고.....
"아아악.....! 아파!"
찰나 여자는 거의 까무라치듯 한 비명을 터뜨리고 말았다.
도대귀에게 당할 때와는 도저히 비교도 되지않는 불기둥같은 남자가 몸속
으로 파고 든 것이다.
"흐흐흐..... 설마 처녀였더냐?"
동시에 천원의 털이 부숭부숭한 몸이 여자를 뱀처럼 휘어감은 채 이윽고
그의 남자가 거칠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윽..... 제..... 제발.....!"
마치 하체가 난도질 되듯 한 느낌.....!
여자는 마구 몸을 비틀었고, 종내에는 그만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천원은 무지막지 했다.
여자가 고통을 느끼던 말던 오로지 자신의 한 순간을 향해 끝도 없이 집
요하게 치달렸다.
"아악..... 엉엉.....!"
실내에는 이제 고통에 겨운 비명과 울음소리로만 가득찼다.
".........."
천정 위의 사내는 이 광경을 하나도 남김없이 낱낱이 주시하고 있었다.
눈빛은 한 올의 흔들림도 없이 차갑게 번뜩이고 사뭇 들뜨기 쉬운 이런
광경에도 숨 소리 하나 높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한 순간,
"헉..... 이젠 더 이상! 썩 좋구나.....!"
"아앗.....!"
거칠게 요동치던 천원의 거구가 부르르 경련을 일으키며 여자의 벌려진
나신위에서 멈칫 경직되었다.
살인율 제 육(六), 기회포착(機會捕捉)ㅡㅡ!
이때다! 죽여라!
찰나지간, 급기야 천정위 사내의 번개같은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콰자작ㅡㅡ!
돌연 지금껏 커다란 거미처럼 기둥위에 몸을 붙이고 있었던 그가 홱 몸을
뒤집어 그대로 천정을뚫고, 절정에 몸이 경직된 침대위의 천원을 내리덮친
것이다.
"헉..... 누..... 누구.....?"
그러나 천원은 아직도 절정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몸조차 일으키지 못했
으며, 그 순간 어느틈에 사내의 시퍼런 장검이 퍽! 그의 등과 뒤엉킨 여자의
가슴을 한꺼번에 꿰뚤어버렸다.
"크아..... 아아아악.....!"
크고 작은 두 마디의 소름끼치는 비명이 뒤섞여 울려퍼진 것은 바로 그
직후,
또한 비로소 돌려진 천원의 시야를 비집고 죽립사내의 모습이 가득히 들
어왔다.
"헉.....! 이..... 럴수가.....! 너는 바로.....!?"
숨이 막힐듯 입술 사이를 비집고 흘러나온 신음같은 음성!
하지만 왜ㅡ 라는 질문을 할 사이도 없이, 박힌 사내의 칼이 뽑혀지며 퍽
퍽 그의 등을 두어 번 더 꿰뚤어 놓은 것 또한 같은 순간의 일이었다.
당연히 아래에 깔린 여자역시도 다시 함께 가슴이 꿰ㄸ혔다.
"크으으.....!"
이에 천원은 이제 도저히 어떻게 이 살신(殺神)을 피할 사이도 없이 완전
히 숨이 끊어져 여자와 함께 축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는데.....!
그가 얼마만한 무예를 지닌 고수인지는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으나
이런 상황에서는 설혹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다 해도 피할 수 없었을 것은
자명한 이치,
그러나 천정이 부숴져 내리는 등, 그의 마지막 토해낸 비명은 워낙 컸기
로 밖을 지키는 무사들도 들었다.
하지만 무사들 중 누구 하나도 이 소리에 유심히 귀를 기우린 자는 없었
다.
"흐흐..... 대인께서 이번에는 아주 끝내주는 계집을 얻은 모양이군! 지독한
반항에 절정의 외침에.....!"
"야성적인 산채의 계집이니 당연히 그럴 수 밖에! 그 맛이 또 오죽하겠
나?"
"크핫하하.....!"
놈들은 하나같이 그냥 웃고 넘겼을 다름인 것이다.
하지만 그랬던 것이 불과 일 각 후,
"응.....?"
"뭐야 저건!"
그들이라고 마냥 웃고 있을 수 만도 없었다.
느닷없이 천원의 밀원 속으로 부터 원인모를 불길이 한 순간에 치솟아 오
르기 한 것!
"으앗! 아니.....?"
"불이다! 대인의 처소에서 불이 났다!"
이에 무사들은 한 순간 크게 당황해 우왕좌왕 마구 사방을 뛰어나며 부르
짖기 시작했다.
"불을 꺼라! 어서 물을.....!"
뒤따라 그들이 마침내 혼란속에서 불길을 잡고자 물을 퍼붓기 시작했을
즈음,
".........."
검은 죽립 사내는 이 무렵, 밀원은 커녕 어느틈에 바깥까지 빠져나와 멀
찌기 활활 타오르는 장원의 불길이 내려다 보이는 한 언덕에서 싸늘한 바람
을 맞고 있었다.
"어차피 노리개가 되어 이놈저놈에게 돌아가며 실컷 맛이나 보여준 후에
는 한갖 노비(奴婢)로 전락하게 된다. 차라리 이쯤에서 죽는게 좋아.....!"
그와함께 죽은 도적의 딸을 두고 한 소리임이 분명한 듯한, 사내의 입에
서 처음으로 음울한 음성이 나직히 흘러나왔다.
뒤따라 사내는 마침내 훌쩍 몸을 돌려 불타 오르는 장원을 뒤로 하고 어
둠속으로 사라져가기 시작했는데.....
더불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확인하고 쫓고 잠입하고 해치고.....!
지금까지 그가 행한것은 분명 열 개의 살인율!
사내는 일 인의 숙련된 자객이었음이 확실한 것이다.
하나에서 열, 기계같이 정확히 십 결을 이행해 낸.....!
첫댓글 즐~~감!
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즐~~~감!
즐감합니다.
즐독입니다
감사합니다.
즐독입니다
즐감하고 감니다
감사합니다
즐독 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즐독 입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보고 있습니다~~~
즐독입니다
시원시원한 진행, 굿입니다^^
즐독이랍니다
재미 있게 읽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