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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스크랩 이탈리아 돌로미티 횡단 트레킹(8).. 페데뤼산장~비엘라산장~프라토피아자 2018.9.10
윤우로 추천 0 조회 1,213 18.10.01 07:1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여행 8일차 : 페데뤼산장~비엘라산장~프라토피아자


약속한데로 8시에 호텔 앞으로 택시가 와있다.

다시 택시를 타고 페데뤼산장까지 올라간다.

오늘 비엘라산장을 거쳐 폰티첼로까지만 가 준다면 하루일정 까먹은 것을 완전히 복구할 수 있을 것이다. 



멋진 택시 기사분과 그의 노란색 택시와 함께 페데뤼산장 앞에서.. 8:30 출발.



출발부터 다시 오름길에 시작이다.

가파른 길이 이리저리 꾸불텅대며 나있다.

알타비아 1코스답게 길은 넓은 편이고 전형적인 트레킹 루트다운 모습이다.

산객이라면 조금은 지루할 수도 있는 길이다.



여유롭게 쉬어가는 부부도 만나고..


이곳 사람들은 몸에서 베어나오는 뉘앙스가 아주 여유롭고 평화로워 보인다.

사람도 자연을 닮아가는 듯 치열하게 경쟁하며 아둥바둥 살면서 찌든 모습하고는 거리가 멀다.

관광수입으로만도 생계를 충분히 하면서 편안하게 지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거기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먹고살기 힘든 구조를 안고 있기에 모든 게 급하고 살기 위해 악착같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누군들 여유부리며 살고 싶지 않으랴..  


우리가 이만큼 살아가는 것도 우리 생태에 맞게 아둥바둥 살았기 때문에 여기까지나마 올 수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런면에서 우리민족은 참 강인한 민족이다. 근대에 들어 일제침략과 6.25전쟁을 겪고 그 이전엔 거의 중국이나 몽고지배

하에 있었고, 그러면서도 자존을 가지고 지금껏 생존하고 그 이상 선진국을 향하여 나갈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세계사적인

일이다. 지금의 나의 조국은 아직 설익은 음식이지만 우리도 반드시 이런 여유로움을 가질 날이 그리 멀지 않았을 것이라

믿고 싶다.



페스쿠 평원.



페데뤼산장에서 1시간반 정도 지나서 세네스산장(2,126m)이 나타났다.

이른 시간이지만 산장에서 모닝커피 한잔하며 쉬어가기로 했다.



이어서 1시간 넘게 걸어가니 비엘라 산장(2,327m)이 나타난다.



생맥주 한잔을 하며 싸온 빵으로 점심을 먹는다.

점심때 산장에서 훌륭한 풍광아래 시원한 생맥주 한잔 하는 맛이 너무도 좋다.

향과 맛이 진하다.. 아마 오랫동안 잊지 못할 듯..


미국인그룹이 자리를 뜨면서 담고 남은 생수를 친절하게도 넘겨주고 간다.

꽤 많은 양이라 우리도 충분히 수통에 담을 수 있었다.   



산장 뒤로 보이는 이 산은 코로다 델 벨코산(2,810m)이다.

마치 판자처럼 얇은 바위를 첩첩 붙혀놓은 듯하다. 

급경사 전 오른쪽으로 알타비아 1루트가 이어져 있다.

대표적 루트답게 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알타비아는 영어로 하이루트, 우리말로는 '높은 길'이란 뜻이다. 

지금까지 돌로미티에는 90~190km에 이르는 알타비아 코스가 10개 있다.

루트 이름은 순차적으로 붙혀졌는데, 숫자가 높을수록 난이도가 높다.   



조금 더 진행하면 드디어 알타비아 1루트와 헤어져 3번 트레일로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부터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고립무원의 산세가 이어진다.



4번길은 폰티첼로로 3번길은 프라토피아짜로 직접 가는 길이다.

폰티첼로에서의 숙박이 아니라면 어차피 내일 프라토피아짜까지 버스로 올라야 하기에 3번길을 타야겠지만 숙박이 어찌

될지 몰라 계획대로 폰티첼로로 방향을 잡는다.




피콜로 크로다 로싸(2,859m).



중앙에 높은 피크는 크로다 로싸(3,146m)로 유명한 산이다.




 Malga Cavalli di Sopra 산장(2,164m)을 지난다.

이곳은 숙박시설은 없는 곳이다.



폰티첼로로 내려서는 길은 넓기는 했지만 잔돌이 많은 급경사에 연속이었다.

여정님이 내려오다 미끄러져 조금 찰과상을 입은 듯..

큰 부상은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발목이나 인대라도 삐긋한다면 사실상 걷는 것이 어려워져 멀리까지 어렵게와서 낭패를 만날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폰티첼로로 내려가서 숙박을 알아보았는데 호텔은 방이 없었다. 오후 3:30 도착.

꽃다지님이 수소문 한 결과 우리가 내일 버스를 타고 올라가려던 프라토피아자쪽 호텔에 룸이 있다고 한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래도 일단 예약을 했다. 아니면 차를 타고 또 마을로 내려가야 하기에 오히려 비용이 더 많이 들 수가

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어렵게 폰티첼로까지 내려오지 않고 3번 루트 능선을 타고 바로 프라토피아자로 갈 수도 있었는데..

자유여행에서 이 정도는 양념에 불과하다. 가는 길에 호텔을 구할 수 있다는 것만도 큰 다행이었다.

그래도 우리에겐 최후의 수단인 비박이 있지 않은가..




폰티첼로에서 프로토피아자를 오가는 443번 버스에 탑승했다. 

내일 아침 오르려 한 길을 미리 오르니 나쁘지 않았다.



프라토피아자에 도착하니 산장이 있고, 바로 위로 우리가 예약한 "호텔 크로다 로싸"가 있었다.

혹시나 해서 율두스님이 산장에 방이 있는지 알아보았더니 없다고 한다. 조금이라도 싼 곳에 가려고 했는데, 역시나 없었다.

호텔은 가격이 비싸서 아직 방이 남아있는 것 같다.



상당히 규모가 큰 호텔이다. Hohe Gaisl은 독일어 표기이다.

1박 2식에 와인 포함 1인당 89유로 정도 비용이 들었으니 여행 중 가장 비싼 곳임엔 틀림 없었다.



호텔에서 정면으로 크로다 로싸가 바라다 보인다. 실로 멋진 풍광이 아닐 수 없었다.

비싼만큼 그 가치는 충분한 것 같다.


광활한 목초지 너머로 적벽(赤壁)이라는 뜻의 크로다 로싸는 중간에 쩍갈라진 협곡 뒤로 펼쳐진 적벽이 인상적이다.

새벽 일출 햇빛을 받으면 붉게 물든 모습에서 유래된 이름이라고..



왼쪽 산능성이에는 풍화침식작용으로 생긴 천연 구름다리가 보인다.

저런 곳은 한번 직접 올라가봤으면 하는 욕심이 생긴다.



사우나는 물론 실내수영장까지 갖추고 있어 산중에서 대단한 호사를 누렸다.

여성들은 사우나로 남자들은 수영장으로..

잠시나마 수영을 하고나니 뻐근했던 몸이 아주 개운해졌다.



 

저녁식사는 역시 와인을 곁들여 만찬이 이어졌다.



식사후 밤하늘을 보러 밖으로 나왔다.

여정님이 은하수를 발견하고 알려준다.


별이 초롱초롱한 밤인데 산중 기온이 많이 내려가 무척 쌀쌀했다.

이곳은 곳 겨울이 다가올 모양이다.

호텔 내부에 걸린 사진을 우연히 보았는데, 겨울에는 온통 은빛으로 빛나는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모해 있었다.

이런 사진 한장이 왜 이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지.. 

 


*  구간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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