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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유적 답사를 갔다가 갈비 골목에 들어섰습니다. 이곳에는 맛있는 갈비식당이 여럿 있습니다만 마침 숯불을 피우고 있던 백조갈비 사장님이랑 눈이 따-악 마주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식당 안은 대도시의 큰 갈비집에 비하면 규모가 작습니다만 손님들이 테이블마다 꽉꽉 들어차서 사장님과 서빙 처녀는 매우 바빴습니다. 당연히 주방에서는 상차림하느라 정신 없었겠지요. 기본 상차림입니다.
한 테이블에 아주 적당한 양의 접시가 놓였습니다. 찬 하나하나가 아주 정갈해보입니다.
모든 찬이 다 손이 갈 만큼 맛이 있었습니다. 오른쪽 편에 간을 썰어 놓은 접시가 보입니다.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옆 테이블에서 간을 한 번 더 요청해 먹는 것을 보고 저도 사진 속의 간을 다 먹고 한 접시 더 부탁했습니다. 웬만하면 한 번으로 족할 텐데 그날따라 맛이 있어 식탐을 부렸습니다.
이제 숯불이 들어와서 갈비살을 한 대 집어 들었습니다. 갈비살이 좋은 맛이 날 것 같은 색깔이었습니다. 이 식당에서는 갈비뼈는 잘라서 다시 주방으로 들고 갑니다.
불판에 올린 모습입니다. 사진을 찍느라 분주히 움직이니까 건너편에 앉은 우리집 마누라님이 핀잔을 줍니다. 이종카페의 횟집실장님이 식신인 우리들을 위해서 좋은 사진 많이 올려주시는데 디테일하게 찍으시느라 얼마나 고충이 크실지 짐작이 갑니다. 연신 음식맛 떨어진다고 투덜대는데 사진 속에 보이지 않아 천만다행입니다.
불판에 한 점 올려놓아 봅니다.
불판에 두 점 올려놓아 봅니다.
어느새 고기는 숯불의 열기로 빨간 살점이 노릿노릿 익어갑니다. 사진 찍느라 잠깐 한 눈 파는 사이 고기는 노릿노릿을 지나 검은 빛을 띠기 시작합니다.
하필 디테일한 묘사를 위해 집어달라고 했던 고기 한 점이 검게 그을은 놈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죠. 우리집 투덜님에게 한 번 더 부탁할 용기는 없었습니다.
고기가 익었으니 당연히 함께 해야 하는 것이 있죠. 담배갑과 라이타, 핸드폰이 없어 좀 빈약하긴 하지만 평소 애용하는 소주 한 잔.
소주가 두 병 정도 뱃속으로 들어가고 나니 예쁜 사진이고 뭐고 없어졌습니다. 고기도 먹는 속도에 비례하여 자꾸 올려봅니다. 한 접시를 더 시켜서 마구 올려놓고 있습니다.
친절한 사장님은 고기빼고는 부족한 것을 계속 무료로 가져다 주십니다.
고기로도 배가 찼지만 이 식당에서는 아까 가져간 갈비뼈를 이용하여 갈비찜을 요리해주므로 일부러라도 밥을 먹어야 합니다. 식사를 시키면 갈비찜과 우거지고기국을 함께 내어줍니다. 앞에 구워먹은 갈비도 맛있지만 이 두 가지 요리는 더욱 입맛을 당기게 합니다.
모든 음식이 뱃속으로 정리되고 난 후의 식탁은 별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닙니다. 마지막에 내어준 안동식혜,입니다.
안동식혜는 찹쌀, 엿기름, 무, 생강, 고추가루를 넣어 삭힌 음식입니다. 보통 식후에 디저트로 먹는 커피하고는 비교도 안되는 별미입니다. 안동에 들르면 진짜 가 볼만한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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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한우갈비 안주로 이슬이 한 잔 마시고 후식으로 안동 식혜를 마시는 맛을 아는 사람은 알랑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