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3년 7월, 토론토 근처 시골 마을에서 하인과 하녀가 공모해 집주인과 그의 정부였던 가정부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다. 잔혹성으로 유명해진 이 사건은 범인 중 한 명이 16세 소녀라는 점이 밝혀지며 더욱 더 논란이 커졌다. 이 소녀가 바로 캐나다 역사상 가장 악명 높은 여성 범죄자이자 이 책의 주인공, 그레이스 마크스다.
실제 역사 속의 그레이스는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30년간 정신병원과 교도소를 오갔다고 한다. <시녀 이야기>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는 사료를 기반으로 그레이스의 삶의 궤적을 좇으며 진실 게임을 시작한다. 가난과 술에 찌들어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 밑에서 보낸 유년기. 도움을 준다 하여 믿었던 높은 분들은 무지한 그레이스를 속이고, 그녀는 재판에서 그들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진술한다. 그러다 또 다른 높은 분들의 결정에 따라 종신형을 선고받는다.
이 소설은 기묘한 매력을 지닌 여인 그레이스 마크스와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복잡한 욕망을 파헤치는 심리 소이다. 그레이스가 수감된 지 16년 후의 이야기로, 정신과 의사 사이먼 조던과의 대화를 통해 그녀의 삶과 행적을 쫓는다. 그레이스가 대화를 나누는 동안 줄곧 퀼트를 하면서 이불 조각을 만드는 것처럼, 작가 역시 남아 있는 사료들을 기반으로 퀼트 조각을 맞추듯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그레이스, 마거릿 애트우드, 이은선, 반양장본, 696쪽, 202*135mm, 15,800원,민음사